어느 50대 유부남의 하소연
아내와의 저녁 식사. 가벼운 잡담 가운데 등산 동호회의 불륜에 대한 얘기를 할 때였다.
“보통 여자들은 성욕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 특히 나이들면 더 그렇고. 나도 이제는 아예 생각자체가 없는데말이야. 오빠도 그렇지 않아? 아닌가?”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이 얼마나 잔인한 말인가. 나이는 50이지만 난 아직 여자가 좋다.
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건가.
“바람 피울거야.”
“그건 안 되지. 이혼해줄까?”
역시 대답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포고에 이은 일방적인 결론. 따르지 않을 경우엔 이혼. 세상에나.
“야. 그럼 내가 너무 불쌍하지 않냐. 어차피 자기가 못 해주는 걸 내가 해소하고 오겠다는데 자기도 나쁠거 없는거 아냐?”
“다른 여자랑 물고 빨고 했던 사람하고 어떻게 같이 사냐.”
말 잘했다. 원래 그걸 해 줘야하는게 배우자야. 부부 관계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섹스는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그리고 나서는 대화가 끊겼다. 아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난 지난 시간을 생각한다. 섹스에 있어서 만큼은 연애시절부터 항상 나만 적극적이었다. 그래도 젊을때는 그나마 눈치껏 오랄에 정액을 먹어주는 서비스까지 해주던 여자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목석이 되어 누워만 있고 분위기 만드는 것부터 적시는 것까지 하나하나 다 내 몫이었다.
마치 여자는 수동적이어야한다 라고 어디서 배운것 같은, 아니 세뇌된 것 같은 모습이다. 젖게 만드는 게 힘들어져서 결국 젤을 구입했고 그다음부터는 좀 편했다.아내는 젊을때부터 커닐링구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 테크닉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내를 만나기 전 관계를 가졌던 다른 여자들에게 했던것과 별다르지 않았고 ‘의욕적일수록 아프다’라는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최대한 부드럽게 하려 애썼다.
내가 핥고 빨아주는걸 좋아하던 여자도 있었고 별 반응 없던 여자도 있었지만, 싫다는 여자는 없었다. 무슨 포르노 영상처럼 손가락으로 난리 부르스를 추는 건 나도 싫어했으니까.
아내의 요청에 의해, 결국 커닐링구스는 없어졌다. 펠라치오도 해달라 할 때만 해주는 수준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마저도 없어졌다. 진짜 형식적인 젤 바르고 삽입, 사정 혹은 실패, 씻고 자기의 연속이었다.
이게 매일이냐면 아니다. 내 직업 특성상 평일은 지방에 있고 주말에만 집에 올라오는 주말부부이기에 일주일에 하루 혹은 이틀만 기회가 있었다.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아내는 잘때 건드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잠은 편하게 자야한다는 지론이다. 하지만 깨어있을때는 둘 다 게임하느라 시간이 모자랐다.
최종적으로 내 기억에 따르면 난 45살 정도부터는 거의 주말마다 집에와서 자위하고 다시 내려가는 형국이었다. 섹스는 한달에 한번… 분기에 한번 하던것이 결국 리스까지 왔다.그리고 아까 대화에서 드디어 절대엄금 선언을 내린 것이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가스라이팅은 놓치지 않는다.
‘보통의 경우, 성욕이 없는게 정상이다. 오빠가 서운하긴 하겠지만 그건 오빠가 알아서 할 일이고 외도는 꿈도 꾸지마라. 이혼이다.’
이게 지금의 내 결혼생활이다.
여자 심리에 대해 완전 선수급 남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결혼후 20~30년 지나면 남편이 그 누구하고도 섹스를 안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여자를 어떻게 알아채야 하는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남녀가 서로 좋아서 웃으며 할 수 있는 즐거운 섹스. 난 이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의 아내 사이에선 말이다.
아내를 만나기 전 사귀었던 여자라면 생각만으로 가슴 설레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어떤 여자는 밝은 술집에서 내 손을 잡아 자기 상의 아래로 넣어 가슴을 만지게 해줬었다.
어떤 여자는 자느라 시들해진 내 자지를 빨아 세우고는 자기가 올라타서 섹스 하다가 내가 잠에서 깨자 웃으며 좋지? 했었다.
대학시절 사귀던 여자애. 내가 첫 남자였는데, 항상 아프다며 싫은 걸 억지로 하는 티를 내다가, 어느날 가벼운 경련과 함께 이상하다며, 되게 좋다며, 미치겠다며… 이러더니 내 온몸을 휘감고 끊이지 않는 진동모드로 돌입했었다. 그게 처음 느끼는 오르가즘이랬고, 바로 이어서 3번을 넘게 했던 기억이 있다.그래. 나도 즐거운 섹스를 했었고 즐거운 연애를, 즐거운 인생을 살았던 적이 있다.
모든 업무에서의 빠른 은퇴 후 집에만 있는 내게 더는 즐거움이 없다. 의욕도, 삶의 이유도 없다. 이걸 아내는 알까. 자기한테도 최소한의 책임이 있다는 걸 알까. 이혼하자고 하겠지. 해 주겠다고.
싫다. 이혼하기 싫다. 하지만 뾰족한 수도 없다. 이미 아내의 마음은 굳어진 것 같다. 결혼후 지금까지 섹스에 대한 극히 수동적이고 회의적인 아내의 태도를 보면 최대한 오래 참아준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난 어떻게 되는거지?답을 모르겠을때는, 해결책이 없을때는 일단 잠을 자라는 말이 있다. 자 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며칠째 생각해봐도 답이 없다. 이혼도 싫고 섹스리스도 싫고 구걸하는 듯 한 섹스도 싫다. 시체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는 아내의 몸도 싫다. 여자의 질도 움직임이 가능하고 조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자체를 모르는 아내가 싫다.
아내 몰래 업소녀를 만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러기엔 돈이 아깝다. 그리고 성병도 무섭다.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자니, 내가 아는 나는 비밀을 지킬 능력이 없는 놈이다. 게다가 아내의 촉은 예리하다.결국 내가 참는 수 밖에 없는 건가.
이게 사는 건가. 이럴 걸 왜 사는가.
신에게 묻고 싶다. 51살 나이에 섹스를 못해서 삶이 힘들다 라고 했을때 무슨 가르침을 주실지.
무신론자라 물어볼 신도 없다. 실업급여 수령이 끝나면 다시 노가다판으로 돌아갈까 생각중이다.
받아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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