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섹스 게임 14
야구에서 볼넷 3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투수, 그 투수는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그 다음 3타자를 전력투구하며 모두 삼진을 잡아냈다. 마치 영호는 그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영호는 일단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고작 3라운드에서 소극적인 행동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도... 우리가 탈락하면... 말짱 꽝이잖아.”
“그건 그렇지. 내가 1번 부부와 3번 부부를 도와주긴 했는데... 그들이 날 돕는다는 보장은 없어. 대신에 1번 부부와 3번 부부가 끝까지 함께한다는 보장도 못하지.”
“무슨 말이야?”
효진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영호에게 물었다. 영호는 효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무엇이 그리 재밌는지, 실실 웃기조차 했다.
“왜 웃어?”
“음... 재밌거든. 1번 부부와 3번 부부... 함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 재밌으니까. 사실 그들을 도와 준 이유 중 하나가... 보는 것 자체가 재밌기 때문이야. 그래서 꼭 결과를 내 눈으로 보고 싶단 말이야.”
“좀 자세히 말해줘! 이해가 안 돼!”
“보통 우리가 내기를 하게 되면 상대방을 관찰한단 말이야. 나 역시 3라운드 게임이 시작되면서 모든 사람들을 지켜봤지. 이 자체가 재밌어.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으니... 내가 아까 영수라는 놈에게 한 말 기억 나?”
“무슨 말?”
“이곳에서 믿음은 비상식적인 단어라는 것... 그런데 1번 부부와 3번 부부가 서로 신뢰를 한다? 고작 몇 시간 만에? 그래서 난 그 결과를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면 자기는 세 번째 게임에서 그들이 틀어진다는 말이야?”
영호의 말을 듣자면, 효진은 1번 부부와 3번 부부가 세 번째 게임에서 틀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틀어진다는 말은 고작 배신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건 모르지.”
“에이 뭐야...”
“모르니까 확인하고 싶다는 거야.”
1번 부부와 3번 부부의 믿음이 깨지면, 효진의 생각에 자신들은 반드시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호는 그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 가능성만 있다는 말 뿐, 영호 역시 그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아참... 나 자기에게 할 말 있는데...”
영호가 효진에게 말을 했다.
“응? 어떤 말?”
“나... 밤에 그 어린 수영이라는 여자애랑 섹스할 거야.”
“섹스?”
“응.”
영호의 말에 효진이 순간 당황을 했다. 사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영호를 말릴 수도 없었다.
“어떻게?”
“방법이야 있지.”
“꼭 해야 해?”
“그냥 하고 싶어. 왠지 그 애랑 섹스하면... 4라운드에 진출할 것 같아. 어린 여자는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잖아. 하하하.”
영호가 이유모를 표정과 함께 웃었다. 그리고 효진은 뾰로통한 얼굴로 그런 영호를 쏘아봤다.
“다시 말하지만 질투하면 안 돼! 4라운드에 진출해야 하니까.”
“알았어!”
***
두 번째 게임 투표가 끝나고 대형 스크린이 있는 로비에는 두 쌍의 부부만이 남았다. 영호 부부가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고, 그 다음에는 5번 부부가 감사 기도를 드려야 한다며 자리를 벗어났다. 즉, 민혁과 서영, 명진과 수영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어찌 된 일이지?”
서영이 두 번째 게임의 피해자였던 수영에게 물었다. 이해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해 줄 사람은 수영 뿐이었다.
“그게 사실은...”
수영이 한참동안 영호와 나눴던 대화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수영은 영수의 계획 그리고 갈등, 또한 서영이 영수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서 했던 행동들까지 영호는 이미 알고 있었음을 알렸다. 수영의 말을 들으며 서영은 매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영의 말대로라면 정말로 영호가 자신을 두 번이나 살려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저... 정말로 우리를 두 번... 이나 도와준 것이었어...”
수영의 말을 다 듣고 난 후, 서영이 홀로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민혁의 표정은 썩 좋지가 않았다. 민혁은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영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혀 자신들을 도와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 믿기 힘든데.”
민혁이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은 수영이 대답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그 사람은 정말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두 번이나 영수라는 사람의 위협에서 우리를 도왔어요.”
“그거야 나중에 끼워 맞춰서 설명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민혁이 여전히 의심스런 표정으로 수영에게 반문했다.
“그렇다면 굳이 두 번째 게임에서 영수 부부를 탈락 시킬 이유가 없죠. 자신의 표로 탈락시켰는데요.”
“그건... 수영이 말이 맞아.”
듣고 있던 서영이 수영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민혁도 이견은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영호의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었으니...
“그럼 세 번째 게임에서 우리는 영호 부부를 탈락시키면 되는 걸까?”
민혁이 세 사람을 향해 질문을 했다. 그리고 수영이 먼저 대답을 했다.
“그럴 수는 없어요.”
“왜 그럴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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