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푸는 중학교 첫 연애 썰

중1인가 2였나, 그 때였던 것 같은데.
첫 만남은 학교에서 만난게 아니었다. 난 그 때쯤 이미 학교에선 잠만 잤었고
그래서 같은 초등학교 나왔거나, 같은 반 애들 아니면 누가 누군지도 잘 몰랐음.
나 운동하던 체육관에 걔가 왔었거든, 그게 첫 만남이었어.
상 하의가 다 분홍색에 무슨 잠옷마냥 북슬북슬한 옷이어서 얜 뭐하는 앤가 싶었던 기억은 남아있다.
걔가 왜 체육관에 왔던건진 나도 모르는데, 관장님이 운동 가르쳐주라고 시켰던거 보면
아마 관장님 아는 분 자식이었겠지 싶음.
첫 만남 때, 체육관 구석에 조그만 방 안에 나랑 걔랑 둘 넣어두고 운동 가르쳐주라고 하는데
뭔 상황인지 몰라서 멍 때리다가 첨에 한게
"관장님이 시킨대로 일단 몸풀기 운동부터 하자, 따라해."
하고선 앞에서 좆도 뜬금없이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빨리 하라고 재촉했었다.
근데 얘가 따라하진않고 막 웃더라고, 기분 나빠서 빨리 안 하냐고 하면서 일어났다가 웃는거보니까 할 말이 없어서
"손 풀기 운동부터 할래?" 했었다.
사실상 연애 안 해본 새끼였으니까 여자가 웃으면서 말 거는데 제대로 말도 못 하고 그랬었음.
그러고 한 2주? 3주? 그 정도를 붙어서 준비운동이랑 기본적인 자세들만 가르쳐줬었는데,
내가 볼 땐 얘가 여자앤데도 나보다 운동을 잘하는 것 같았음.
(체력 말고, 유연성이나 운동 신경, 그리고 뭐라해야하나, 탄력? 같은게 좋다는거.)
근데 무슨 동생들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말을 안 듣고 깝죽대서 짜증도 내고……
근데 짜증내면 걔가 또 웃어서 나중엔 걍 한숨쉬면서 가르쳐줬었음.
그리고……솔직히 자꾸 안 따라하지도 않고 까불대서 그렇지 할 땐 잘 했으니까 그럭저럭 가르쳐줬던거같음.
내가 발차기를 하면, 한 5분은 어떻게 하는거냐느니, 모르겠다느니, 이걸 하면 어디를 맞는거냐느니,
해서 일일히 대답해주다가 니는 맞으면 아프냐?, 헤이! 헤이! (기합 소리가지고 장난치는거)하면서 장난치는거란거 알고
뒤늦게 정색하려하면 웃으면서 제대로 해서 혼도 못 내는 그런 식이었음.
그러다가 체육관 왔을 때처럼, 갑자기 사라졌음.
가끔씩 걔가 왜 안 오는지, 그렇게 짧게 배울거면 왜 배운건지 궁금했지만 그걸 어떻게 물어봐.
관장님이나 사범님한테 물어보기엔 뭔가 창피해서 물어보지도 못 하고 이제 내 운동할 수 있겠네~ 하면서 운동하고 그랬다.
그렇게 잊고있다가 한두달 후에 반 배정받는거 때문에 운동장 학교 입구쪽 갔더니
걔가 그 분홍색 잠옷같은거 입고 서있었음
솔직히 반가웠는데 창피해서 애들 앞에선 말을 못 걸었음.
내 반 들어가서 한번 둘러봤는데 없는거보고 좀 실망함.
그러고 한 이틀인가 지났는데 친구들이 전학생 얘기하길래 옆옆반에 보러갔더니 걔였음
첨엔 걔가 화장해서 못 알아봤는데 내 쪽으로 손 흔들길래 누군가 하고 보다가 헤이! 헤이! 하면서
기합소리 내는거보고 알아봤었음
걍 그 자리에서 인사하고 친구들이 물어보길래 아...걍 같은 체육관 다녔었어 하고 넘겼는데
그 날 끝나고 청소시간에 쓰레기 버리러가다가 만나서 내가 체육관 왜 안 나왔냐 물어봤음.
근데 대답은 안 하고 걍 또 웃으면서 장난치더라고, 그래서 그냥 그래 알것다~~~ 하고 가려다가……
솔직히 내가 좀 궁금했어서 폰번이랑 이름 물어봤었음.
이름은 걔가 체육관 첫날에 말해줬었는데 내가 안 부르다보니 잊고있었고, 그래서 다시 물어본거였는데
폰번 물어보다가 저장을 체육관 여자애 하려다가 XX체육관 까지 적었는데 왜 내 이름 안 적냐길래 물어봤드만
"ㅋㅋ와 야 내 이름 몰랐냐??? 너무하네 ㅋㅋㅋㅋ" 하면서 지가 저장해줌.
그 뒤로 뭐, 그냥 저냥 간간히 얼굴 보고 살다가 여름방학하고서 서로 심심하니까 카톡으로 개드립 주고받았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븅신같은게 많았는데,
"야 각도기 20번 외쳐봐."
"ㅇㅇ"
"원 그릴때 쓰는 도구는?"
"컴퍼스"
"아 안 낚이네;"
"바보냐?ㅋㅋ 그거는 얼굴보고 말로 했을때나 먹히는거고 글로 적으면 누가 속아"
이런 거였음.
저러고 그럼 나도 니 좀 놀려보게 얼굴이나 함 보등가~~~ 했는데
올만에 함 보자길래 시청 나갔었지.
근데 시청가니까 다른 애들도 둘이나 있어서 당황했었다.
존나 동네 구멍가게 갈 때마냥 후줄근하게 입고나갔거든.
애초에 그 때 내 옷이랄게 교복이랑 운동복말곤 츄리닝 2벌밖에 없던 터라.
츄리닝 입고 나갔는데 애들이 커플끼리 있었다……
얘도 뭐 남자애 하나 끼고있길래 내가 여기 왜 왔지? 했는데 동생이라면서 돌려보냄.
그러고 나는 걔들을 몰랐는데 걔들은 나를 알더라. 몇명 빼고 다 학교 다른 반 애들이었음.
몇 명은 나랑 인사만 나누고서 지들끼리 할거있다면서 나눠지고 남은 애들끼리 뭐 할지 얘기나누다가
나한테 묻길래 별로 할 말이 없어서 피방가자했었음.
그 땐 게임도 안 할 때긴한데, 게임이야 아이디 새로 만들면 되지만 음치가 노래방가는건 민폐일거같았거든.
그렇게 피방가서 겜 하다가 다른 애들은 하나둘씩 먼저 가고
둘이 10시까지 앉아있다가 걔가 니 오늘 체육관 안 가냐길래 아침에 갔다왔다~~~ 니 집 어디냐? 데려다줄게.
하고 걔네 집까지 데려다주는 길에
"야, 니 체육관에서 뭔 일 있었냐? 왜 안 나와."
"ㅋㅋ왜, 나왔으면 좋겠어?"
"어. 좀 보자. 체육관에서 나한테 장난칠 사람이 사범님 관장님 뿐이라 재미없다."
"ㅋㅋㅋ학교에서 잠만 잔다매, 학교에서 놀아"
"딴 애들은 재미없잖아."
정확하겐 기억 안 나는데, 대충 저런 소리하다가 니 얼굴 보니까 좋다, 내일도 보자, 그런 소리하다가 고백함.
바로 답은 안 왔고, 웃으면서 어~~~ 이건 아니지~~~ 이러면서 집에 들어가길래
ㅋㅋ 아 난 안 되는갑다 하고 걍 버스타고 집에 왔는데
한 12시? 까지 문자 오나 기다리다가 피곤해서 잤는데
자고일어나니까 전화랑 문자 와있더라.
전화 걸어보니까 얘는 새벽 1시에 전화걸었는데 안 받아서 더 걸어보다가 늦게 잤다고 함.
늦잠자는데 전화땜에 깼다길래 미안하다고 했었다.
그 뒤엔 별거 없음
맨날 폰으론 노가리까고 같이 천호동가고 롯데월드가고,
(롯데월드 갔을 때였나, 다른 놀이공원이었나, 그건 기억이 안 나는데 놀이공원갔을 때
귀신의집 들어갔다가 내가 비명지르면서 걔 어깨 잡았다가 헤어질때까지 놀림당함.)
둘 다 아이스크림 좋아해서 자주 먹었는데 난 초콜릿이랑 바닐라 아이스크림 좋아하고
걘 과일, 커피, 녹차 아이스크림 좋아해서 뭐 먹을지로 싸우다가
내가 쌍쌍바 사면 걔가 더위사냥 사고, 고드름이랑 와 하나씩 사고, 하면서 나눠먹고 그랬음.
근데 2달 뒤인가? 학교 축제하고 끝나고서 걔네 집 놀러갔는데 싸한거임
아무도 없다하길래 ;; 아무도 없는데 내가 와도 되나? 하니까
괜찮다길래 아니 그래두;; 했더니 내가 괜찮다는데 왜 니가 걱정하냐는거임
그런데 영 실례하는거같고 불안해서 학교축제 끝나고 저녁시간이라 배도 고프겠다 뭐 먹으러가자~ 했는데
얘가 라면 먹으면되지~ 하고 라면 끓여줌. 내가 끓일까? 했는데 손님한테 그런거 시키는거 아니라면서 지가 끓임
그래서 라면 먹는데 후레이크가 없어서 물어보니까 자긴 야채 싫어한다 함.
몰랐던 사실이라 그렇구나…. 하고 라면 먹었는데
다 먹고 설거지하는거까지 기다리고 나니까 해도 지고 7시 넘겼더라.
깜짝 놀라서 이거 정말 괜찮냐 하니까 9시에 오빠 학원에서 오고, 부모님 오늘 늦게 오셔서 괜찮아 푹 쉬어~ 하더라고
그래서 쇼파에 앉아있다가 아무래도 이건 아닌거같아서 8시 되기 전에 집에 왔음.
집 도착하고 문자로 집 왔어~ 했는데 답장 없더니
그 담날 멍청한 것도 아니고 답답해서 못 사귀겠다고 차였음.
존나 뜬금없어서 아니 왜;; 무슨 일이야;; 하다가 연락 안 받길래 찾아갈까 하다가 많이 화난거같아서 포기했다.
그 때는 왜 차였는지 몰랐는데
그 담에 수련회 갔을 때 친구들이 떡친 썰 풀 때 상황 듣고서 아 그게 그거였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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