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의 추억-9(스압)

내가 9화까지 이리 진지하게 내 얘기를 하게 될 줄이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이러고 있는 내가 어색하네 ㅋ
아무리 길어도 마무리는 하려합니다 못보신분들은 앞에꺼 보시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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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진짜 안간다라며 푸념하던게 몇번이었는지 모르겠어.
그럼에도 어느새 우린 서로가 없는 각자의 삶에 익숙해 지고 있었어. 역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게 이런건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 하루 세끼 챙겨먹듯 일상적으로 영통을 하기도 하고 어떤날은 서로 바빠서 건너뛸때도 있고 그랬지.
나는 맹세코 전혀 마음이 멀어지거나 하지는 않았거든 여전히 뜨거웠고 여전히 원하고 있었어.
내가 역시 여자없이는 못사는 ㅅㄲ라는걸 늘 실감하며 ㅇㅍ와 ㅈㄱ의 유혹과 싸워가며 온갖노력을 다하고 있었어. ㅋ 혼자 ㄸ잡는 횟수가 늘어간다 싶을때쯤 영영 안올것 같던 3월이 오더라.
회사일이 많이 바쁜것도 한몫했지. 사실 늘 일이 많았지만 가끔 일찍 끝나서 빨리 집에가도 할것도 없고 만나는 사람도 없고 하니 더 그랬던것 같아.
주변에 친구들이 결혼하기 시작하면 점점 만나는 사람들이 줄어. 가뜩이나 인맥없는 나인데 그러고 나서는 지네 필요할때만 연락해 ㅆㅂ
은둔형 외톨이가 따로 없었다.
휴가를 쥐어짜고 또짜고 부장님 멱까지 잡아서 겨우 2주 휴가를 받았어. 금요일에 출발해서 2주후 일요일에 도착하는거였거든.
시차적응이고 나발이고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었지. 일단 갔다와서 견뎌보기로 하고 출발했어. 마음이 막 들뜨는게 미치겠더라. 군대에서 휴가나오면 이런기분일까 상상해 봤는데 어렴풋이 이해가 되더라. 여튼 비행기에서 눈뜨고 있는시간에는 혼자 설레고 긴장하고 그랬던것 같아. 도착하니 토요일이었고 입국수속 하고 가방찾아서 빠른걸음으로 입국장으로 나왔지. 나오자마자 딱! 하고 지영이가 멀리 보이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따로 없었어. 사람이 꽤 많았는데도 내눈엔 지영이밖에 안보이고 지영이도 너무 좋았는지 눈물까지 글썽거리더라. 너무 반가우면 말이 잘 안나오는거 알아? 말도 잘 안나오고 서로 감동해서 포옹하고 흐어엉 거리고 있었어. 지영이는 안그래도 좀 마른 형? 슬랜더? 스타일이었는데 떠날때보다 더 말랐더라. 반면에 난 무분별한 생활패턴과 야식으로 배가 좀 나왔었거든ㅋ 지영인 군살이 빠진건지 얼굴은 이목구비가 더 또렷해지고 조금 그을린게 건강해 보였어.
만나서부터 집에가는동안 서로 손 놓을세라 이손 놓게되면 저손잡고 막 그랬어. 공항에서 바로 렌트해서 운전해서 우리의 보금자리로 이동했지.
진짜 전혀 안피곤하더라고. 가는내내 손에 볼에 입을 맞추기도 하고 꽁냥거리면서 즐겁게 운전해서 갔어. 집으로 가는길이 1시간 정도됐는데 중간에 한국마트 들렀다가 다시 운전해서 가는길에 황홀한 순간이 있었는데 지영이가 ㅇㄹ 해줬다!!! 운전하면서 받아봤어? 대박! 여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ㅋ
집에도착해서 짐 내리자마자 바로 침대로 뛰어들었지. 서로 아주 잡아먹을것처럼 ㅅㅅ했어. 진짜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촉이었는지....
내가 도착한 다음 주가 봄방학이었거든. 원래는 둘이 여행가기로 했었는데 다 취소하고 집에만 있기로 계획을 바꿨어ㅋ 도저히 시간이 아까워서 어딜 가지를 못하겠다는거에 동의했지ㅋ 도착한날은 눈만뜨면 키스하고 힘만 생기면 ㅅㅅ했던것 같아. 서로 그리웠던게 마음만은 아니었던것 정도는 말을 안해도 알수 있었지. 지영이가 밥도 차려줬는데 밥먹으려 일어났다가 또 ㅅㅅ했다. 점심때 조금 지나 집에 도착했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그러고 있었으니ㅋ 진짜 침대와 나 지영이 삼위일체가 된거지ㅋㅋㅋㅋㅋ
지영이는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더라. 나도 교회에 대한 어릴적 좋은 추억이 있어서 다음날 별 거부감 없이 따라서 갔어. 총 신도수가 한 50명 정도 되는 진짜작은 교회였는데 분위기는 좋더라고. 내가 가서 지영이 약혼자라고 소개하려 했는데 벌써 다 알고 있었어. 예배하고 밥먹고 집에 와서 또 ㅅㅅ 했지. 미친놈처럼 계속 하다가 자다가 한것 같아. 지영이도 왠지 더 잘느끼는것 같아서 좋았어. 좀 떨어져있다 하니까 새로만난것 같더라.
그러다 밤이되고 그러다 또 아침이 됐어. 시차적응엔 그만한게 없어.
한 몇일 그러고 지내니 어딜 나가긴 해야겠더라고. 지영이는 차가 없어서 학교에 버스타고 다녔는데 마침 내가 차를 렌트했으니 아웃렛도 가고 쇼핑몰도 가고 했어. 지영이가 딱 붙어서 팔짱끼고 다녔는데 진짜 기분 좋더라. 그 담날은 캠퍼스 구경도 하고 느긋하게 보내고 있었어. 시차도 조금 적응 된것 같고 해서 다시 놀러나 가볼까 하는데 지영이가 집으로 친구들을 불러서 같이 저녁먹자고 하더라. 내가 같이 지낼때 같이 친해진 애들도 있고 해서 인사도 할겸 코스코 가서 스테이크고기 사와서 오븐에 구웠어. 미국은 스테이크고기 진짜 좋거든. 가격도 저렴하고. 여튼 집들이 준비하는 신혼부부 마냥 알콩달콩 거리면서 준비하는중에 애들이 오더라. 와인하고 이것저것 사왔더라고. 근데 내가 모르는 애가 한명 있었어. 이제 갓 고딩 졸업한 남자애였는데 얼굴 하얀게 그냥 평범한 대학생처럼 생겼더라.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얘가 형님형님 하면서 싹싹하게 굴어서 아무 신경도 안쓰고 그냥 같이 놀았던것 같아. 그놈 어깨에 문신이 있었던게 기억나는데 그건 좀 멋지데ㅋ 걔를 제외하고는 여자애 4명이 모두 아는 애들이라 즐겁게 같이 논것 같아. 나 없는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서 조금 돌려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지. 역시 지영이는 도서관에서 살았다 하더라고. 내가 걱정했던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거지. 기분이 좋아서 술도 많이 마시고 몇일전 한국마트에서 장본거 다 꺼내서 배 터지게 먹었어. 유학생들이라 한국음식이 귀했는지 뭐만 만들어주면 다 맛있다고 싹싹 긁어먹더라. 나도 간만에 사람들하고 어울려서 재밌게 논것 같아. 물론 내가 애들보다 많게는 10살도 넘게 차이나지만 나이따위는 잊고 게임도 하고 신나게 놀았어.
2~3시쯤 지영이가 먼저 잔다고 침대로 갔었고 내가 얼마 있다가 뒤따라 들어갔던것 같아. 조금 꼼지락 거리다가 금방 잠들었지.
눈을 뜨니 동이 트고 있었어. 애들은 잘 갔나 하는 마음에 거실로 나가니 나머진 갔는지 안보이고 여자애 둘이 소파에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더라. 남자애랑 여자애 둘이 먼저 간것 같은데 별로 걱정은 안됐어. 미국은 밤늦게 어디 갈데도 없고 집에 갔겠지 싶어서 전날 어질러놓은 집정리를 하고 있었어. 지영이도 세상모르고 자고있고 자고있는 둘도 소파에 서로 엉켜 자는모습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데 ㅋ 애들은 애들인가봐. 귀엽더라고. 자는애 한명은 깨워서 지영이 옆으로 보내 자게하고 소파에 자는애 한테는 이불을 덮어주고 뒷정리를 야무지게 했지. 해장으로 3분 육개장을 뜯어 놓고 이제 넣으려고 물이 끊길 기다리고 있는데 지영이 폰으로 전화가 오는거야. 이름이 저장된게 아니라서 그냥 끊고는 무음으로 돌려놓고 다시 음식을 하고 있었어. 근데 무음으로 돌려놓은 전화기에서 같은번호로 자꾸 깜빡깜빡 전화가 오는거야. 그래서 그냥 내가 받았거든.
"헬로?"
"형님 저 xx인데요"
"어~ 집에 잘 들어갔어?"
전화를 끊고 나는 주섬주섬 옷을 챙겼어. 혹시 몰라서 집에있는 먹을것도 좀 챙겼지. 어제 그 꼬맹이 남자가 전화를 한거였는데 지금 경찰서에 있다는거야. 내가 가서 걔를 데리고 나올정도로 영어가 안되니까 자고있는 지영이를 깨울수 밖에 없었어. 부시시 일어난 지영이도 경찰서 소리에 잠이 깼는지 바로 일어나더라. 애들이 술먹고 또 고성방가 정도 했나보다 싶어서 같이가서 데리고 오자 하고는 경찰서 주소를 받아서 여권하고 신분증 챙겨서 그쪽으로 출발했지. 캠퍼스 내에 있는 경찰서였는데 갔더니 미드에서만 보던 경찰복입은 사람앞에 그 꼬맹이가 혼자 멍하니 앉아있더라.
들어갔더니 대뜸 얘 어젯밤에 우리집에 있었냐고 묻는거야. 내가 우리집에서 같이 저녁먹고 시간보냈다고 말했는데 지영이는 표정이 사색이 되어 있더라고. 조금 앗차 싶었는데 벌써 말한거니 어쩔수 없어서 사실대로 다 말했지뭐. 미국은 만21세가 안되면 술을 못마시게 되어 있거든. 아니 사는것만 안되는건가? 여튼. 몇시부터 같이 있었냐 메뉴는 뭐였냐 그런 시덥지 않은것도 묻길래 짧은 영어로 있는데로 이야기해 줬지. 조사하던 경찰관은 흑인 여자경찰이었는데 정중하고 천천히 이야기해 주더라고. 미드나 뉴스에서 보던 그런 무서운 일은 없었어. 신분증도 보여주고 그렇게 몇마디 이야기하더니 나보고 너는 가도 되고 지영이는 남으라는거야. 그래서 같이 왔다고 했더니 그럼 저쪽가서 기다리래. 이때부터 기분이 이상했어.
시키니까 시키는대로 기다리다 밖에가서 담배도 한대피고 있었어. 지영이 혼자 안에 남겨놓고 나온게 초조하고 시간이 참 안가더라. 술먹은 다음날이라 입도 까끌거리고. 좀 떨어진 옆건물에 보니 던킨도넛이 있길래 가서 커피랑 도넛이랑 사서 가지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어. 들어갔더니 경찰관은 문서 같은걸 작성하고 있고 그 옆에 지영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어. 순간 일이 잘못된걸 느꼈다. 내가 도넛하고 커피좀 먹으라고 옆에 가져갔더니 경찰관이 그건 또 웃으며 받데? 지영이보고 먹으라 했더니 말없이 가만히 있는데 내가 왜그러냐고 물어봐도 암말도 안하고 진짜 이상했어. 그렇게 커피와 도넛을 두고는 다시 밖으로 나와서 조금 더 기다리니 지영이와 꼬맹이가 같이 나오더라. 닥달하기 싫어서 그냥 암말도 안하고 좀 기다려 주고 있었어. 이제 막 나왔는데 닥달하기 그렇잖아.
차를 타고 남자애를 집에 내려주러 가다가 너무 궁금해서 물어봤어. 어제 여자애들 둘을 데리고 집으로 가다가 경찰한테 음주운전이 걸렸다고 하는거야. 하기사 잘데가 마땅치 않으니 데리고 간거겠지. 미국은 보통 술먹고 그냥 운전 많이 하거든. 어제는 너무 취해서 운전을 제대로 못한건가 싶어 다시 물었더니 그게 아니고 집앞으로 진입하다가 차사고를 냈데. 상대운전자도 학생이었는데 얘가 술냄새가 나니까 경찰을 부른거지. 웃긴게 경찰이 수갑까지 채웠다고 하는거야. 여자애 둘은 너무 취해서 경찰오기전에 실랑이 할때 집으로 들여보냈다고 하더라고. 뭐가뭔지 모르겠지만 이제 아주 복잡해진거지. 변호사도 선임 해야하고 벌금도 내야하고 미국은 음주단속을 잘 안하는 대신에 걸리면 아주 난리가 나더라고. 마음은 찝찝하지만 어쩌겠어 남자애 집에 내려다주고 같이 아파트 문앞에서 담배나 한대 피고 가려고 차에서 내렸어. 지영이는 차에서 안내리고 슬쩍 눈을 감더라. 피곤하겠지. 내려서 보니 진짜 꼬맹이인데 그렇다고 막 뭐라하기도 좀 그렇잖아. 그래서 사고수습은 잘했냐 보험에 전화했냐 그런거 물어보고 있었어. 그러다 사고부위 사진은 찍어놨냐 그랬더니 찍었다고 하더라. 어디봐봐 했더니 폰을 주길래 봤는데 좀 애매하게 찍힌것도 있고 잘찍은것도 있 근데 부위만 봐서는 누가 잘못한건지 잘 모르겠더라고. 사진을 이리저리 넘기고 있는데
헉
진짜 내 눈을 의심했어. 도저히 말도 안되는 사진이 한장 튀어 나오는거야. 나는 최대한 침착하고 사고난거 보는척하면서 남자애한테 트렁크에 먹을거 있으니 지영이보고 꺼내달라 하라고 했어. 차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거리는 아니었는데 담배냄새 날까 10미터 정도? 떨어져서 피고 있었거든. 가지러간 사이에 얼른 사진을 내폰으로 전송하려했어. 근데 그짧은 찰라에 영하에서처럼 전송하는건 잘 안되더라. 남자애는 바로 차로 가더니 라면몇봉지랑 캔 같은거 좀 챙기고 지영이한테 이거 가져가도 되냐고 저거 가져가도 되냐고 하면서 이것저것 묻데. 전송하려다가 잘 안되서 뒤돌아서서 내 폰으로 걔 폰 화면을 찍었어.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으니 그냥 막무가내로 막 넘기면서 셔터를 눌러댔어. 중간중간 동영상도 있었는데 그걸 볼 시간은 없었지. 정신이 아찔했는데 정줄 붙잡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일단 사진부터 막 찍어댔어. 느낌적느낌으로 걔가 다가 오는것을 느끼고는 다시 폰을 돌려주고 차에 탔어. 속이 끓어 올라서 정신이 없더라. 한 5분정도 운전해서 오는거리였는데 지영이는 자고 있었고 나는 나도 모르게 거칠게 차를 몰아 집으로 온것 같아. 도착해서 말없이 같이 내려서 집으로 들어왔어. 집에오니 애들은 아직 자고 있었고 지영이도 다시 침대로 가서 친구옆에 눕더라고.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서 내 폰을 열었어. 진짜 충격 그 자체더라.
사진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어. 그리고 중간에 못 알아볼 정도로 떨린 사진도 있어서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은 두어개 밖에 없었지. 손이 덜덜 떨리면서 막 소리를 지르고 싶은걸 억지로 참았어. 첫번째 사진속에는 지영이를 포함해서 어제 우리집에서 같이 술마신 여자애 4명이 있었는데 남자애는 사진속에 없는걸로봐서 걔가 찍은것 같아 보였어. 수영장 처럼 보이는 곳이었는데 다들 비키니를 입고있엇는데 비키니 윗옷을 위로 들어 올리고 가슴을 손으로 가리고 있는 포즈인거야. 물론 지영이를 포함해서 말이야. 그 다음 사진엔 옷을 다 벗은 여자의 엎드린 뒷모습이 있었는데 나는 한눈에 그게 지영이인걸 알아볼 수 있었어. 깊게 파인 등골과 허리에서 엉덩이로 떨어지는 라인이 영락없는 지영이었어.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지영이는 그 남자애 앞에서 옷을 벗었고 그걸 걔가 찍은거지. 다음사진은 흐려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또 수영장에서 노는걸 찍은것 같은 사진이더라. 이거 진짜 안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진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게 되더라. 또보고 또봐도 지영이가 확실했어. 배신감과 분노가 한번에 차오르더라고. 근데 나란인간이 참 우스운게 그 순간에도 난 지영이 없으면 못살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그리고 합리화 하고 있더라.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그냥 얘가 몰카찍은걸꺼야 그런 핑게거리를 찾고 있었어. 뒷목이 얼얼해지고 이걸 어떻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밖에서 지영이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오빠~ 화장실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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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음번엔 마무리 할께. 졸려서 더는 못쓰겟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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