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다녀온 여사친이랑 - 2

기말고사 때문에 과제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조금 늦어졌습니다.
사과 말씀 올리고 시작하겠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조금 쳐다보고 있으니까 혜나가 눈을 뜨더라고
서로 눈 마주치고 있다가 내가 먼저 입 맞춰서 키스 조금 하고
다시 얼굴 떼고 바라보는데
'시발... 어떻하지...' 생각만 두뇌에 가득 차 있었음
몇 년 전에 연락이 끊겼던 첫사랑이랑 갑자기 만나서는
집에 데려와서 그런 짓 까지...
전날은 새벽이라 감수성이 풍부해진 탓인지
제어권을 아랫도리에 넘기고 행동한 내가 참 한심하더라
20년 평생 딸만 잡다가 처음으로 한 경험이었는데...
하여튼 그렇게 자괴감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혜나가 내 볼에 손을 올리더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하고 묻더라고
존나 심란한 표정으로 "... 네 생각"이라고 대답하니까
얕게 한숨을 내쉬더니 "나 때문에 생각이 복잡해...?"라고 묻는데
내가 대답은 안 하고 쳐다만 보고 있으니까
"역시... 좀 그렇지?"하고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옷을 챙겨입더라
옷 다 입으니까 현관으로 쫄쫄쫄 가더니 신발 신으면서 그러더라고
"갑자니 나타나서 심란하지?"라고 살짝 웃으면서 말 하더니
웃으면서 속으로는 울음을 삼키는 표정으로
"미안해"라고 말하고 나가려고 하더라고
옷 입기 시작할 때부터 나가려고 하기 전 까지 침대에 앉아서
아무말도 안 하고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가
"가지마" 한 마디 했는데
정말 세상 밝은 얼굴로 웃어주고는 그냥 나가더라고
나도 옷 입고 쫓아가려고 했는데
화상 강의 시간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더라고
'연락처는 있으니까 강의 들으면서 연락하자' 생각하고
컴퓨터에 앉아서 강의 들어가면서 전화를 했는데
수신음이 끝날 때 까지 안 받더니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만 나오더라고
'무음으로 해놨나?' 싶어서 간격을 조금 두고 5번 정도
통화를 했는데 5번 다 안 받더라고
'하... 연락을 왜 안 받는거야' 생각하면서도
'내가 왜 혜나를 신경쓰고 있는거지?' 생각이 동시에 들더라고
두 생각이 머리에서 맴돌면서 싸우니까
강의는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머리는 머리대로 아프더라고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롤 한 게임 돌리는데
하필이면 또 상대 서포터가 세나인거야
혜나 생각 때문에 머리 아파서 다른 생각이나 하자 하고 게임을 켰는데
게임을 하면서도 혜나 생각이 나니까 결국 게임도 말아먹었음
마침 강의도 롤이 끝나는 거랑 비슷하게 끝나서
강의 끝나는거랑 동시에 컴퓨터 끄고 차키 챙겨서 건물 계단 내려오면서
'누나랑 같이 있었으니까 누나는 뭐라도 알고있겠지' 싶어서
어제 누나한테 받은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음
차에 앉아서 시동 걸려고 하는 참인데
잠에서 막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더라고
"여보세요?"
"누나 저에요 박XX"
"어, 알아. 그런데 왜 전화했어, 내가 오전에 전화하지 말라고 했잖아"
"12시 넘었으니까 오후 맞네요, 그것보다 혜나 어디갔는지 알아요?"
"뭐? 혜나?"
"아니다, 일단 만나서 얘기해요, 누나 아직 그때 그 동네 살죠?"
하고 물어보면서 출발하려는데
"혜나 조금 전에 우리집 들러서 자기 짐 챙겨서 나갔는데?
당분간 지낼 장소 생긴 것 같다면서"
"네?"하고 대답하면서 브레이크 밟고 차 멈추고는 물었음
"어디로 가는데요?"
"그걸 왜 니가 묻냐 ㅋ" 하면서 갑자기 전화를 끊는거야
이게 무슨 상황인지 싶어서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만 들리는거야
'어어 시발 뭐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혜나가 집 앞 골목에서 자기 몸만한 캐리어를 끌고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걸어오는거야
뭘 생각할 것도 없이 차에서 내려서 혜나한테 달려가서 끌어안았어
잠깐 안겨있더니 "XX아... 나 조금 숨막히는데"하고 말을 꺼내더라고
안고있는 채로 있던 팔에 살짝 힘 풀고 물었음
"어디 다녀왔어"
"언니네 집에 있던 짐 좀 챙기러, 부모님이 계서서 눈치 보이더라고"
"전화는 왜 안 받고"
"음... 서프라이즈?"
속으로 '하... 이 불여우 같은 년 어떻하지' 생각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사랑해" 그러더라고
3년 전에 말 없이 사라지기 전에도 가끔씩 뜬금없이 사랑한다 말하고
조금 있다가 농담이라면서 놀렸었거든
분한 마음에 몸 살짝 떼서 얼굴 쳐다보면서
"또 농담이야?"하고 물었더니
"아니, 오늘은 진심" 그러면서 안기더니 자기가 먼저 키스하더라고
분명 방금 전 까지 심란하고 불안했었는데
키스하면서 얽매여오는 혀랑 간간히 느껴지는 숨결에
부정적인 감정들은 사라지고 혜나의 대한 애정만 남더라고.
한 5분을 키스하다가 내가 먼저 얼굴을 떼면서 말했어
"올라가자,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은데"
싱긋 웃으면서 말 없이 내 손에 깍지를 껴오더니
캐리어 손잡이를 넘겨주더라고
나는 그러는 모습 보고 너털웃음 지으면서
"그래, 가자" 하고 캐리어 들고 집으로 올라갔어, 손은 깍지 낀 그대로
혼자있을 때는 그렇게 깔끔해 보이던 집이
혜나랑 손잡고 문 열고 들어오니까 왜 그렇게 너저분해보이는지...
캐리어를 대충 한쪽에 밀어놓고 "침대 가서 앉아있어" 말하는데
어제 일이 생각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는데 그새 그걸 알아채더니
옆에서 "왜애? 부끄러?"하고 묻더라
존나 부끄러워가지고 뒤 돌아서 괜히
"차가운거 마실래 따뜻한거 마실래" 물었더니
얼굴 붉히는게 귀여웠는지
뒤에서 '쿡쿡' 웃으면서 "나는 차가운거" 그러더라고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하고 아이스티 두잔 만들어서 가져갔음
방으로 가져갔더니 침대 머리맡에 비스듬히 누워서 쳐다보고 있더라고
괜히 억울해지길래 침대 옆에 있는 컴퓨터 책상에 잔 두개 내려놓고
약하게 꿀밤 한대 때려주면서 "똑바로 앉아" 그러면서 투덜거렸더니
아프다는 듯이 머리 문지르면서 노려보더라고
책상에 올려놨던 잔을 들어서 하나는 혜나한테 건네주고
하나는 홀짝이면서 컴퓨터 의자에 앉았어
앉아가지고는 혜나가 홀짝거리는거 지켜보고 있다가
다 홀짝거렸나 싶어서 3년동안 가슴속에 묻어놨던 질문을 꺼냈음
"3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너는... '왜 그랬냐'가 아니라 '무슨 일'인지가 궁금한거야?"
"왜 그랬는지는 무슨 일인지 들어보면 알겠지"
살짝 웃으면서 말 하더라고
"3년 전에... 성적 때문에 부모님이랑 크게 싸웠었어,
한 과목만 점수가 조금 떨어졌었는데 그걸 가지고 꼬투리를 잡더니
둘이서 나한테 심하게 뭐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내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싫은거 아니에요?'
하고 물었더니 그때는 내가 한 말을 꼬투리 잡아서 뭐라 하더라고
듣다 듣다 못 참아서 '그럴꺼면 차라리 다른 나라로 보내지 뭐하러
데리고 살고 있냐'고 소리지르니까 '그러면 네가 원하는 대로 유학
보내줄테니까 유학 준비 해'라고 하더라..."
잠깐 말을 끊고는 들고있던 아이스티를 몇 번 홀짝이더니
다시 말을 하기 시작하더라고
"그때는 나도 부모님 얼굴 보기 싫어서 유학 준비했었어,
준비하다가 널 만난거고... 말 했어야 했는데, 날 좋아하는 너한테
유학 간다고 말 할수가 있어야지... ㅋㅋ... 너라면 분명히 기다린다고
말 했을테니까"
듣다가 살짝 화가나서 약간 소리치듯이 말했어
"그렇다고 말도 안 하고 그렇게 사라지면 어떻게 하는데?"
"말 해야지... 말 해야지... 하다가 결국 말 못 하고 중국으로 갔어
기다리고 있을 널 생각해서라도 연락 해 주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쓰던 핸드폰을 잃어버렸거든...
그래서 연락 할 방법이 없더라고"
"한국에는 언제 들어온거야, 중국은 이제 다시 안 가도 돼?
"한국에는 1월 쯤 들어왔어, 대학교는 졸업 하고 왔구"
"그건 그렇다고 치고, 지낼 장소가 없다는 건 무슨 얘기야"
"중국에서 일 하시던 친 할아버지 집에서 머물렀었어
대학교 졸업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하니까
한국으로 건너가서 쓰라고 핸드폰이랑 용돈 조금 주시더라고
그런데 막상 입국 했는데 갈 곳이 마땅치 않으니까
부모님한테 전화를 했어... 했는데...
전화번호도 바뀌어있고, 이사까지 갔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어떻게 전에 쓰던 SNS 계정으로 지인들한테
연락해서 조금씩 지내고 있었어, 그런데 넌 SNS 안 하잖아..."
"하여튼, 그래서 지금 한국에서 지낼데가 없다?"
"아니, 있는데?"
"어디?"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이내 생각하는 척 하다가
슬쩍 일어나서는 나한테 다가오는거야
그러고는 내 무릎 위로 올라와서 앉더니
또 세상 덧없이 환하게 웃으면서 "여기?" 하고 대답하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오더라고
"내가 진짜 너는 못 이기겠ㄷ..."하고 말도 끝나기 전에
내 얼굴을 양 손으로 잡더니 고개 돌려서 키스하더라
겨우 떼어내고 "너 어째 이런게 익숙한 것 같다?" 물었더니
"싫어...?" 하고는 다시 키스하는데
두번째에는 혜나를 들어가지고 침대에 눕혀서 그대로 한 판 했음
다 끝나고 혜나한테 팔배게 해주고 누워있는데
"너... 진짜로 나 받아줘도 괜찮아?"하고 묻는거야
그 때는 여자같던 모습은 싹 사라지고
다시 귀엽고 사랑스러운 혜나로 돌아와있더라
"됐어, 마음 확인 했고 내 품안에 있는거 확인 했는데 뭐가 더 필요해"
말 해주고 안아줬어.
나중에 그 친구놈한테 들은 얘기지만
혜나 유학 가는 거 친구놈은 알고 있었는데
혜나가 말 하지 말라고 했다더라.
내가 잡으면 자기가 유학 못 갈것 같다면서
그 얘기 듣고 그 자리에서 온 힘으로 한대 때려주고 술 샀다 ^^
그래서 그 후로는 신혼부부 마냥 알콩달콩하게 생활하고 있는데
군대도 가야되고 해서 이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조만간 우리 부모님 부르기로 정했다...
아, 혜나는 프리랜서로 중국어 번역하는 외주 받아서 하고있어.
그냥 궁금해할 것 같아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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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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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07.06 | 현재글 유학 다녀온 여사친이랑 - 2 (16) |
2 | 2020.07.05 | 유학 다녀온 여사친이랑 - 1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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