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썰-10-5

전 글에 썼던 휴대폰매장 하는 동생에게 주소 부탁했지만 개인정보유출로 위험하다며 고사해서 그만 두었고
아는 형사에게 납치,감금으로 고소 할수 있냐고 물었지만 나는 아무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언니쪽이 유리하고 오히려 내가 스토킹으로 역풍 맞을수도 있다고 함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미친놈처럼 지내다가 한달 정도 지났는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음
' 오빠 나야. 나 지금 여주에 있는 XX다방에서 일해. 나좀 구해줘'
순간 눈이 뒤집혔음
바로 출발해서 XX다방으로 쳐들어 갔음
A는 안보였음
손님은 한명도 없고 마담으로 보이는 여자만 혼자 지키고 있었음
" 앉으세요"
"여기 XX라고 일하는 아가씨 있죠"
" 글쎄요. 새로온 아가씨 같은데 좀 있으면 나올거예요. 기다리세요. 뉴페이스라 찾는 손님이 많네 ㅎㅎㅎ"
속에서 천불이 솟구쳤지만 일단 자리에 앉아서 사이다를 시켰다.
사이다가 나오자 마자 그 따가운걸 거의 원샷했고 한 시간쯤 지나니 A가 들어오는게 보였다.
"A야"
쫓아가서 와락 껴안았다.
A는 가만히 서서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음.
"오빠 미안해.."
"됐어. 잠시만 기다려"
"마담. 얘 선불금 얼마예요"
" 사장님이 관리하셔서 전 잘 몰라요"
" 사장님 전번 주세요"
" 잠시만요"
받은 전번으로 전화를 햇음
" 저기 A 선불금이 얼마예요"
" 누구신대..."
" 그건 알거 없구요. 얼마냐구요"
" 좀 복잡해서..."
" 복잡할게 뭐가 있어요. 빌린돈 있을거 아니예요"
" 그게 아니라 전 그냥 관리만 하는 사람이고 실제 사장님은 따로 있습니다. 근데 누가 A 데리러 오면 꼭 연락하라고 하셔서..."
" 그 사람 전번 주세요."
받은 전번은 많이 낯이 익었다.
형부 전번 이었음
와... 형부는 피 한방울 안섞였으니 그렇다 치고 진짜 언니라는 년은 찢어죽이고 싶었음
차단을 풀고 전화했음
" 얼만 보내면 돼요"
" 5천이요"
" 뭐? 왜 5천 입니까..."
" 그동안 먹여주고 재워주고 옷도 사주고 많이 들어갔네요..ㅎㅎ"
피가 거꾸로 도는 느낌이 들었음
돈은 전혀 아깝지 않았으나 그 새끼 주머니로 들어가는건 용납하기가 힘들었음
" A야 잠시 차에 가있어"
마담이 막아섰다.
" 보내주지 말라고 했는데...."
" 입금할거 예요. 잠시 가 있으라는 겁니다. 입금하고 출발할 거예요"
예전에 일때문에 알고 지내는 변호사 에게 전화 했음
결론은 내용이 워낙 복잡하니 당장 답을 줄순 없다. 단 위법적인 내용이 많으니 다퉈 볼만하다. A가 여기서 감금 및 협박 당했다는 것만 확인해 줄수 있으면 데리고 와도 된다는 내용 있었음
일단 출발하니 마담이 쫒아와서 전화하는게 백미러로 보였음
바로 형부에게 전화가 왔음
" 어이 뭐 하는거야!!!!!"
" 납치, 감금으로 고소할거니까 준비해라. 시발아. 그리고 돈받고 싶으면 민사걸어. 5년만 다퉈보자. 그때가서 내가 지면 입금해줄게 끊는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고 A 손을 꼭 잡고 집으로 왔음
" 오빠 형부 무서운 사람 이예요. 오빠 다칠수도 있어요"
" 괜찮아. 신경쓰지말고 일단 쉬어. 얘기는 나중에 하자"
그녀를 진정시켜놓고 전화를 돌렷음
여주쪽 잘 아는 친구통해서 그 동네 분위기 및 형부라는 인간에 대해서 뒷조사를 시작했음
결과는 족보도 없는 완전 생양아치 였음
다음날 A와 함께 변호사를 만났음
납치, 감금에 대한 고소 및 민사에 대한 방어 준비를 시작했음
그리고 며칠후에 언니에게 병원이라고 전화가 왔음
그 쓰레기 새끼가 언니를 상대로 폭행을 저지른 거임
아마도 지 분에 못이겨 그런것 같았음
언니를 문병갔지만 둘다 안좋은 소리만 듣고 나왔음
집에와서 A에게 얘기했음
"우리 혼신 신고 할까?"
사실 몇달전부터 고민했었음
동정심인지 사랑인지 많이 생각했고 결론은 사랑이라고 확신했음
그런데 A가 묵묵부답 이었음
조금 당황했지만 일단 기다려 주기로 했음
하긴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내가 도와준건 있지만 본인도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거라고 생각했음
이후 그 형부 양아치가 계속 귀찮게 해서 1천만원에 쇼부치고 더 이상 문제삼지 않는다는 각서받고 입금 시켜 주었음
그러던 어느날 횟집 사장놈한테 만나자고 연락이 왔음
" 가게로 가면 되냐?"
" 아니 밖에서 보자."
이상했지만 횟집근처 까페에서 만났음
" 뭔일인데..."
" 너 A랑 정확하게 뭐야?"
"뭐긴 뭐야..그냥... 몰라 왜?"
" 사실 우리 가게에 자주 오는 회사원들이 있는데 거기 한 사람이 A한테 적극적이다."
"뭐?"
" 나이는 20대 후반이고 사람은 괜찮은것 같아. 내가 남자친구 있다고 했는데 A가 정확하게 얘기를 안하는것 같다."
머릿속이 복잡해졌음
하긴 나야 나이도 많고 나한테 신세진게 많은건 사실이지만 결혼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결정할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머리 한쪽에서는 배신감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했음
집에와서 줄담배를 피워댔음
이후 A와 좀 소원해 졌고 쉬는날이면 같이 집에만 있거나 데이트를 하는게 일상 이었는데 약속있다고 나가는 일이 빈번해 졌음
곰곰히 생각하다가 하루라도 빨리 답을 내리는게 서로에게 좋을것 같아서 A와 간단하게 안주 준비해서 술한잔 하자고 했음
" A야.. 혹시 내 말 생각해 봤니?"
" 아니 ... 아직"
" 나도 많이 생각해 봤는데 너무 내 생각만 한것 같다. 너는 이제 스물이고 아직 하고 싶은것도 많을텐데 혼인신고는 너무 오바 였던것 같다."
A는 아무말도 없었음
" 우리 관계 다시 생각해 보자....."
A의 눈이 동그레 졌음
" 나한테 신세진거는 나중에 갚아도 되니까 네 인생 어떻게 할지 잘 생각해 봐라."
그렇게 남은 소주를 모두 털어놓고 자리를 마무리 했음
이후 2주쯤 지났을때 A가 얘기좀 하자고 하는 거임
"오빠..."
"응"
"오빠는 너무 좋은 사람이야..."
"알아"
"난 당장 결혼할 생각 없어. 이제 스물이고 하고 싶은것도 많아"
"당연하겠지"
"나 따로 나갈게 미안해.."
그녀가 펑펑 울기 시작했음
머리를 망치로 한대 맞은것 같았음
"오빠한테 너무 고맙고 신세도 많이 졌어. 당연히 다 갚을거야. 지금 돈도 모으고 있고 한달에 50만원 정도는 갚을수 있을것 같아. 몇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다 갚아줄게
오빠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 좋은 사람이고 좋아해. 근데 벽 같은게 자꾸 느껴져... 미안해... 진짜 미안해..."
맞는 말 이었음. 나같아도 열네살 차이나는 나같은 놈한테 돈 때문에 코 꿰어서 사는건 아닌것 같았음
"그래. 이해해. 울지마"
" 다음달에 나갈게, 방도 구해놨어"
"돈이 어디있어서...."
" 좀 모아놨었어...."
" 알았다...."
그렇게 얘기를 마무리 짓고 A 앞에서 내색은 못했지만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갔음
멍하니 하루하루 보내던 아느날. 그녀가 나가는 날이 되었음
그녀가 나가는날 차를 불러 주겠다고 했지만 본인이 이미 용달까지 예약했음
그녀가 조용히 봉투를 내밀었음
"뭐야.."
" 일단 좀 모은거야. 나머지도 계산해서 다 갚을게. 그동안 고마웠어"
괜찮다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이상하게 목이 꽉 막혀 버렸음
그녀가 준 봉투를 손에 쥐고 그대로 굳어 버렸음
머리가 텅 빈채로 차가 떠났는대도 그냥 가만히 서있었음
한참후에 봉투를 열어보니 백만원 이었음
돈을 보니 미친듯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햇음
진짜 꺼이꺼이 소리를 내며 한참을 울었던것 같음
한달후 그녀가 50만원을 입금했고 총 금액이 얼마고 자세한 설명까지 카톡을 보냈음
그걸보니 또 눈물이... 스바
그날 친구들과 기억이 안날 정도로 퍼마시고 다음날 아침 11시쯤 간신히 눈을 떠서 물을 마시는데 휴대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가 20통이 와 있는 거임
A 언니, 횟집 사장놈, 모르는 번호 등등...
뭔일인가 싶어 횟집 사장놈에게 전화를 했음
" 야 이 새끼야 뭐 하느라고 전화를 안받아"
" 어제 술좀 먹어서...근데 뭔 일이냐..."
" 시발아 A 약먹었데. 지금 응급실이란다... XX병원 이라니까 빨리 가봐"
실성한 사람처럼 차를 몰고 병원정문 앞에 차를 거의 버리다 시피 하고 응급실로 뛰어 들어갔다.
응급실 앞에 A 언니가 주저 앉아서 우는 모습이 보였다.
" 어떻게 된거예요....."
언니에게 묻자 언니가 나를 보더니 미친듯이 때리기 시작했다.
" 이 나쁜 새끼야. 데리고 갔으면 잘 살아야지 어쩔거야. 우리 A 불쌍해서 어떡해..."
언니는 내 멱살을 쥐고 다시 무너져 내렸다.
" 어떻게 됐냐구요!!!!!!"
언니는 아무말이 없었다.
응급실에 제일 먼저 보이는 의사 멱살을 잡았다.
" XX환자 어딨어요. 어딨냐구요!!!!!"
의사도 아무 말이 없었다.
순간 나도 주저앉았다.
눈도 안보이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몸에 힘도 들어가지 않았다.
A는 그렇게 갔다.
집을 나간후 그 회사원과 연애를 시작했고 그녀의 과거를 알게된 그 녀석이 이별을 통보했다.
그래서 A는 약을 먹었다.
나에게 마지막 50만원을 보내주고 그렇게 갔다.
장례 기간 동안 친구들은 참석했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도저히 영정 사진을 볼 자신이 없었다.
여기 다 적을수는 없지만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여전히 집에는 아직도 정리 못한 그녀가 쓰던 물건들이 남아 있다.
아직은 도저히 못 버리겠어서...
얼마 인가를 미친놈처럼 폐인처럼 지냈지만 지금은 좀 괜찮아져서 가끔 A를 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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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썰의 시리즈 (총 3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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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2025.08.13 | 조건만남썰-10 (38)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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