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썰

바야흐로 2010년 3월 내 나이 15살 중2때다
학기초라 뭐든게 참 어버버하고 양아치들한테 찍히기 싫어서 쨔져있었던 시절이지.
반에 아는 친구놈들도 한둘밖에 안보여서 시무룩하고있었는데
짝배정 끝나고 내 옆자리 보니까 왠 피부 하얗고 기염상인 모르는 얘가 있던거다
순간 설레서 가만히 있었는데, 얘가 갑자기 말을 걸더라
"혹시 샤프좀 빌려도되?"
"어,,응 가져가"
존나 평범한 대화일뿐 이었는데 순간적으로 존나 경직되더라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내 모습이 ㅈㄴ 커여웠는지 픽 웃더라.
아무튼 그 뒤 이후로 그 무슨 CA?
그 토요일에 하는거 있자나 ㅋㅋㅋ 아는게이들은 알거야
그거 영화부 들었는데 그것도 같이 하게됐음
그래서 매주 토요일마다 영화도 서로 같이 보면서 급속도로 친해지게 됐어.
난 솔직히 그당시 친구도 그닥 없고 운동만 좀 해서 키만 좀 컸었는데 (171지금 178)
걔는 얼굴이 이뻐서 그런지 주위에 인맥도 많고 친구가 암튼 많더라 ㅇㅇ
그래서 자연스럽게 개내들하고 같이 놀기도 했어
그러다가 어느덧 겨울이 됬고 얘랑나랑은 지금말로 하면 썸은 타고도 남을 정도의 사이로 발전이 됀 상태였어..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가 않는다 ㅋㅋㅋ
그래서 토요일인가 같이 문자하고 있었는데 한 10분쯤 하다가 얘가 갑자기
"나랑 사귈래?"
내가 무슨 말 물어보고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존나 갑자기 보내더라 ㅋㅋ
나는 두번생각안하고 알았다고 보냈지 ㅋㅋㅋㅋㅋ 이게 꿈인가 생신가 하고
방을 나갔는데..
갑자기 엄마가 오더니
"00아 잠깐만 여기 앉아봐라.." 이러면서 톤을 낮추면서 분위기 잡는거임
불안해서 앉는데
"우리가족 뉴질랜드 가게됐어. 너 학 교 자퇴절차도 다 밟아놨으니까 다음주중으로 갈 계획이야."
상황인즉 크진 않지만 그래도 ㅍㅌㅊ이상의 사업을 하고있던 아빠가 친구랑
동업하다가 친구놈은 돈만 챙기고 ㅌㅌ 했다 이거다.
그래서 할수없이 외국에 사는 할아버지 댁에 신세를 지러 가는거였다..
외할아버지가 젋으실적에 미군 신발 팔아서 장사가 대박났다나..하여튼 돈좀 만져보셨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우리가족도 은수저 이상이었던건데
하여튼 이런 청천박력 같은 소식을 듣고 존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시발.. 하필 그 여자애랑 잘되가려고 할려고하는데 (집 망했은데도 이런생각부터 듬 ㅍㅌㅊ?)
그래서 걍 아예 그 여자애한테 존나 냉정하게 굴기 시작했다. 아예 정을 없애버리고 싶어서.
그뒤로 방학인데 좀 보자는 문자가 와도 걍 씹고 전화가 와서 설령 받더라도 바쁘다 하면서 걍 끊어버렸다..
그 나이에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좆지랄 ㅍㅌㅊ?
아무튼 계속 이런식으로 나가니까.. 걔도 연락을 끊더라 ㅋㅋㅋ 존나 허탈하더라.. 그 기분은 아직도 기억함
그리고 2011년 1월 뉴질랜드 로 오게 됐어.
어릴적부터 영어를 존나 파서 그런지 열심히 하니까 학 교 성적도 ㅅㅌㅊ로 나오더라 ㅋㅋ
그렇게 대학을 위해서 달리고 있었고 19살이 됐어
집안 사정도 좀 나아지고 해서 한국에 잠시 들르게 됐는데
걔 여자얘부터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예전번호로 연락해볼까 해서 해봤지만
그 번호가 남아있을리는 없었고
페북 검색도 해봤지만 나오지 않더라.. 가입자체를 안한듯
한국 들어가서 친구놈들한테 물어도 봤는데 얘는 고등학교를 예고로 가서
연락이 끊겻다네..
존나 실망해서 어쩔 줄 모르고 걍 집에서 무현반복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할짓도없고해서
걍 서울에 있는 예고 쫙 다 가보기로 했다 ㅍㅌㅊ?
5월이었는데 방과후에 교문 앞에서 기다리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병신같은 생각으로 가보기로 한거야.
우선 선화예고를 한번 가보기로 했어. 집이 그쪽이랑 가깝기도 했고 아는 예고가
거기밖에 없었다..;ㅅㅂ
그래도 분위기 살린다고 뉴질랜드에서 사온 기념품 몆개랑 중간에 향수 하나 사가지고 갔어 보빨 ㅍㅌㅊ?
아무튼 한번 찾아가봤지
근데 5시쯤에 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무슨 야자? 같은걸 하나 아무도 안나오더라고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서 3학년으로보이는 교복입은 한 여자애한테 물어봣지
"저 혹시 000 라고 아세요?"
존나 병신같은 눈초리 받을 거 각오하고 물어봤는데
약 간 놀란표정으로
"네.. 저희학년인데요. 지인이세요?" 이러더라 ㅋㅋㅋ 오우마이
걔가 존나 흔치 않은 이름이라서 거의 맞다는 말이었는데 존나 설레더라
그래서 내가 친한 애라고 하고 잠시좀 만날 수 있겠냐고 하니까 기다리라면서
전화 걸더라 걔한테 아마 학 교안에 없었나봄
전화 받더니
"000야, 나 00인데 여기 너 지인이 찾고 계신 것 같은데.. 000이라고.. 혹시 알어?"
이런식으로 말하더라 ㅋㅋㅋ 동갑인것 같던데 말투 존나 조심스럽더라
전화 끊고 나한테 하는말이
"얘가 지금은 시간이 안되고요.. 혹시 이번주 토요일에 오후 쯤에 잠깐 만날 수는 있다고 하는데요..
톡아이디 드릴테니까 일로 연락하라네요.."
요시! 얘 맞구나 ! ㅎㅎ 존나 행복했었다 그래서 톡 아디 받고
집 오는 길 지하철에서 톡 아이디 검색해봤지
프사 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사진으로 해놨더라 예고생 아니랄까봐
톡 걸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집 앞 현관 도착해서야
"00아 나 기억해..? 아까 연락받았겠지만 나 00이야. 잘 지냈지?
이번주 토요일 어디서 만날 수 있어?"
대충 이렇게 보냈더니 답장 바로 오더라
"응 ㅎㅎ 되게 오랜만이네
000서 보자. "
이렇게 짤막하게 온거야.
의외로 좀 짧아가지고 시무룩했지만 아무렴 좋았지. 토요일만 기다렸는듯
토요일이 오고 아침부터 왁스바르고 옷 꾸미고 약속장소인 카페베네로 갔지.
도착하니까 먼저 와있더라 봉투 하나 큰거 가지고
한 4초정도 침묵하다가
내가 먼저
"이야`~~ 되게 올만이다 잘 지냈어?"
"ㅋㅋㅋㅋ 00이 몆년만이야 키 많이 컸네"
다행이 밝게 인사하더라
그렇게 말문을 튼후 계속 얘기했지
옜날이야기, 그동안 뭐 하면서 지냈나, 남친은 생겼나
대충이렇게 물어봤는데
얘는 미술공부하려고 예고 들어갔다드라 부모님 반대가 심했는데도
기어이 시작한거같애. 남친은 ..ㅋㅋㅋ 아직 안사궈봤대 내가
걔 첫 남친이 될 수도 있었던 건데 ㅍㅌㅊ?
옛날에 내가 걔 차고 냉정하게 군 거에 대해서 말하고도 싶었는데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고 아무튼 여러모로 상황이 영 아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꼭 했어야 되는거였는데..
아무튼 그렇게 얘기하다보니까 2시간이 흐르고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함
내가 가기전에 봉투안에 뭐 들었냐고 물어보니까
꼭 집에가서 열어보라고 신신당부 하더라
차피 집에가서 할짓 없으니 알았다고 했음
다음주에 다시 외국 간다고 하니까
조금 놀란듯하더니,
가기전에 한번 더 보자고 연락하라고 하드라
당연히 콜 하면서 집에 들어갔지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도중까지도 계속 설레이고 있었어.. 진짜 몆년만에 묵은
체중이 다 빠진 느낌? 노무노무 행복했다 이기
근데 그 봉투는 까먹 고 못열어봤다 이기.. 집에와서 바로 피파 킨다음에 밤새 해서
방 구석에 쳐박아놓고 안열어봣어 기껏해야 초콜릿 같은 선물이겠지 하면서..
시간이 지나고 뉴질랜드 가기 이틀전
걔랑 만나기로 한 장소로 나갔다
근데 얘가 카톡도 계속 씹고 있었는데 뭔가 불안한 냄새가 났다 이기..
약속장소에서 30분 넘게 기다렸는데도 안오는거다
전화도 해보고 문자도 해봐도 연락이 없다 이기..
그래서 그날 40분 더 기다리다가 그냥 집에 왔어
존나 어리둥절 하면서
내가 뭐 잘못했나 생각하면서
근데 내 방 한구석 쳐박아놓은 봉투가 보이는거다
그래서 한번 열어봤지 열어봤는데 안에..
"응? 이게 뭐지?"
내 사진아니야?
나하고 걔하고 찍은 스티커 사진
셀카
등등 수두룩했다
그리고 손편지? 같은것도 써있었는데
..그 기억은 진짜 지금도 생생하다
내용인즉
미리 얘기 안해서 미안하다고
지금 자기가 존나 심각한 병에 걸렸는데 무슨 병인진 별로 말하기 싫다 하고
자기가 사실 나 뉴질랜드 간다음 진짜 하루라도 나에 대한 생각을 안한 적이 없다고
추억으로만 남을 줄 알았는데 이제라도 보게되서 정말 행복하다고
막줄에는 좋은 대학 들어가서 꼭 이쁜 여친 사귀라고 하더라.
그거 다 읽자마자 바로 전화 한통 걸었다.
나 선화예고 갔을적에 여자애 톡 아이디 알려준얘
얘 번호를 받아놨었다 이기야
전화 했는데 처음엔 안받다가.. 한 20분뒤에 받더라
나 다 알고있다고 얘 지금 어딨냐고 다짜고짜 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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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00 병원에 있더라 빨리 가보세요
이 한마디만 하도 끊어버리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얘한테도 참 고맙고 미안한 부분이야
아무튼 그길로 달렸지 그 병원 으로 밤 9시였던 걸로 아는데
무작정 달렸다
병원 들어가고
환자 이름대니까
없다더라.
이미 장례식 하고 있는 것 같다드라
존나 어안이 벙벙해서 가만히 있었다.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가 않았어.
혹시 환자 보호자 번호좀 알수있을까 물어봤더니 주더라
그렇게 걔내 부모님한테 연락해서 졸지에 밤 10시에 장례식장을 혼자 가게됐고
도무지 아니라고 부정하던 내 앞엔
환히 웃고있는 얘 영정사진이 놓여있었어..
진짜 도무지 믿기지가 않더라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다 존나
알고보니
얘는 사실 어릴적부터 심장이 약해가지고
툭하면 쓰러지고 했는데
고삼 된이후부터 이게 더 위독해져다는 거야.
학 교도 자퇴하고 병원에서 일상을 보내는 얘였는데
전혀 몰랐다. 나랑 카페에서 만났을 적만 해도 진짜 환자의 얼굴이 아니었는데..
그제서야 모든게 이해가 간거야.
내가 예고 찾아간 날에
왜 얘만 없었는지
그리고 나 하나 보려고
존나 위험한 상태인데 (1시간만 병실 밖에 있어도 위험한 상태였더라..)
2시간동안 카페에서 얘기한거..
눈물도 안났다
그렇게 며칠간을 폐인처럼 지내다가
다시 뉴질랜드로 왔지
하.. 진짜
그뒤로 맘잡고 뒤도 안보고 달리고
맘잡고 공부하니까 얘 생각도 서서히 잊혀지고
나름 국내 명문대도 들어왔다 이기 어딘진 안 말할게 다음주가 개강이야
근데 오늘 새벽부터 롤하는데
이제서야 실감이 오더라 얘가 죽었다는게
.. 진짜
앞으로도 얜 절대 5년 50년이 지나도
못잊을거같애.
그냥 새벽에 감성돋아서 쓰기 시작하다가
지금까지 쓰는중이야
좀 오글거리긴 한데 봐주라
옆에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는 말 아끼지마라
실컷 해주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도
진짜 많다
이런 썰 여기에다가 풀어도 될까 많이 고민했는데
부끄럽게도 내가 풀곳은 여기밖에 없더라 ㅠ.
- 소현아 우리 나중에 꼭 보자
항상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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