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가끔 보던 사촌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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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3 17:47
어릴 적 명절에나 겨우 얼굴 보던 사촌누나. 기억 속엔 늘 땋은 머리에 쑥스러운 웃음만 남은 그 아이였음. 근데 성인이 돼서 다시 만난 누나는 완전히 딴 사람이었음. 묘하게 낮은 목소리, 웃을 때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 나를 보는 눈빛까지. 처음 본 사람처럼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데 정신 차려보니 나도 모르게 누나 허벅지에 손이 올라가 있었음. 선을 넘는 건 1초도 안 걸렸음.
문제는 그날 밤 우리가 같이 들어간 곳이 모텔이라는 거임. 친척이라는 명분 하나로 애써 억눌러왔던 금기된 욕망이 터져버린 건데, 누나도 나를 밀어내지 않았음. 오히려 내 목에 팔을 감으며 더 가까이 다가왔음. 좁은 침대 위에서 서로의 숨소리만 들리는데, 이게 진짜 가능한 건지 미친 건지 분간도 안 가고 심장만 터질 듯 뛰는 상황임. 누나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전기가 통하는데, 멈춰야 한다는 생각은커녕 더 깊이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음.
이 관계의 끝이 어디일지는 아무도 모름. 가족이라는 족쇄를 끊어내고 서로를 온전히 탐할 것인가, 아니면 끔찍한 죄책감에 질려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남길 것인가. 다음 날 눈을 뜨면 우린 다시 남남처럼 행동해야 할 수도 있고, 혹은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을 공유한 가장 위험한 사이가 되어있을 수도 있음.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직전,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건 구원일까 파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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