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토성향의 시작, 알바 형
철진김
3
153
2
1시간전
알바하던 곳은 번화가 내에 있는 유명한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었다. 뜨끈한 국밥집과 뒷골목의 허름한 백반집 느낌과는 반대로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주 타겟인 꽤 근사하고 넓은 매장 분위기, 한국에서는 아직 이른 느낌의 친절한 서비스가 강점인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그런 레스토랑이었다. 친절한 대응이 강점이었던 곳이라 파트타임 알바생임에도 불구하고 외향적인 이미지와 말주변이 채용 기준이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직원과 알바생의 외모는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떠나 깔끔한 인상을 주었고 학교에서 보았던 노는 무리들과는 다르게 엇나가는 느낌이 없고 다소 수준 높은 교양과 친화력이 느껴졌다. 지금보면 20살 근처의 뜨내기들이었겠지만 어린 마음에 그 분위기와 무드를 배워보고싶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들과 대화하면 유쾌했고, 일하는 내내 웃고 즐겁기만 했었다.
알바생 여자애들은 대부분 내 여자친구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었다. 다만 외향적인 친구들로 그득하게 채워졌었다. 당시 그 나이때 일반적인 소녀들은 알바는 커녕 남들이랑 얘기하는 것도 어려워했으니까. 소문에는 학교에서 한가닥씩 한 애들이었다는데, 첫인상은 그냥 ‘말을 잘거네‘ 정도였고, 또래에 비해 과감한 화장과 비교적 신체를 노출하는 화려한 복장 말고는 그냥 평범하게 주말 저녁이면 방에 눌러 앉아 무한도전과 1박2일을 즐기는 소녀들이었다. 다만 지금와서 생각할 때, 회사는 구애를 하는 장소가 아니므로 최소한의 노력으로만 깔끔함을 보여주되, 편한 복장이 최고라고 우린 느끼고 있지 않은가. 그때 그 시간들여 예쁘게 치장한 갓 20살의 여자애들은 회사 내에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사람이 있었으리라 이해하게 된다. 그치만 타이트한 치마를 입은 다리와 보일랑 말랑하는 가슴골이 같이 일하는 남자들의 술자리 안주로 얼마나 씹고 뜯기게 되었을지, 그들의 상상속에서 스타킹이 찢기고 다리를 벌려 깔리고 몇 번이고 범해졌을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을 추구했고, 너무 후리하지 않은 츄리닝바지에 후드이너, 위에 패딩정도만 껴입는 평범한 친구는 나 밖에 없던 것 같다. 다만 알바가 아닌 생업으로 일하는 형들이 있어 나이대가 30대 초반까지 다양 했던 것 같다. 주로 남자 모임에 따라가 놀던 나는, 형들이 들려주는 학교밖 세상 얘기에 늘 재밌어했다. 위에 말했다시피, 남자들 모임에는 여자 얘기가 주였는데 제일 맛있는 안주이기도 했다. 학창시절에 주로하는 ‘나 고백하고 싶은데 받아줄까‘ 라든지, ‘키스는 어느 타이밍에 해야되냐‘ 같은 아직 정액냄새 조차 안나는 단순한 고민거리는 대화주제로 끼워주지도 않았고, 다른 술자리에서 따먹은 여자의 신체스펙을 늘어다 놓고는 어떻게 그녀의 가랑이를 벌려 좆을 쑤셔넣었는지에 대한 그들의 영웅적 서사가 주를 이루었다. 당시엔 엄청 쎄고 멋져보였지만 지금보면 젖살도 덜빠진 청년들이 떠들어대는 음담패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을까.
내 여자친구를 흠모하던 그 알바생형도 다르지 않았다. 나보다 2살이 많았던 그 형은 상업고를 나와 대학진학에 대한 꿈은 없고 할게 없으니 일단 군대부터 해결하자고 성인이 되자마자 입대, 비교적 어린나이에 제대한 케이스였다. 어린나이에 남자무리의 생활을 겪어서인지 행동함에 있어 거침이 없고 시원시원한 성격이 장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군 제대 후 사회에 첫발을 뗀 겨우 까까머리를 벗어난 아직 어른의 느낌은 찾아오지 않은 청년의 모습이었다. 다만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나에 비해 왜소한 체격이었고 기생오라비 같은 얼굴과 당시에 스키니진을 유행과 더불어 더 멸치같은 인상을 가져다 주곤 했다. 남잔데 예쁘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여자들이 좋아하는 인상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거친 사회생활을 지내온 이 친구가 뱉는 음담패설이 나에게는 얼마나 현실적이고 자극적이었는지, 헤어질때면 묵직해진 아랫도리를 끌어 겨우 집에 가서는 그 생각들이 멈추지 않아 불끄고 야동을 보며 자위를 했던게 몇일 밤은 될 거다. 다른 형들이랑 비슷하지만 다른게 있다면, 이 형은 정도를 넘어선 섹스광이었다는 점이다. 이 형의 머릿속을 분해하여 들여다보면 크게 세가지 키워드만 남는다. 남자,여자 그리고 섹스. 세상엔 남자와 여자가 있으며 그 사이엔 섹스만이 존재할 뿐인거다. 일과중에 나랑 마주치면 형은 늘 말했었다.
“야, 주말에 시간 좀 내봐. 나이트가서 여자 따먹으러 가자“
“너 정도면 여자들이 줄서서 대줄걸?“
식의 얘기였다.
“에이 저 그런데 한번도 안가봤어요“하면
“형이 다 알아서 해줄게, 몸만 와“
이 정도를 넘어선 섹스에 대한 집착은 왜곡된 방향으로 발현이 되었는데, 느닷없이 무슨 박카스병을 내밀고 보여주며
“이거 돼지발정제야“
하는 날이 있었다. 이게 무엇을 하는 용도인지 왜 들고 다니는지 물으니, 나이트가서 맘에 드는 여자애들한테 먹인다고 했다.
“오, 형 그거 범죄 아니에요?ㅋㅋ“
하니, 이거 먹이면 100이면 100 몸이 달아서 먼저 달려들어서 자지를 빨고싶어 한다, 자동으로 보지를 오픈해주는 마법의 포션이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며 내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지만서도 ‘저 새낀 상종하면 안되겠다‘ 생각했다.
이런 놈이 내 여자친구를 흠모하고 있다는게 적잖이 불편했다. 말했다시피 회사내에서 연애중인건 비밀이었고, 남자무리 모임에서 이새낀 종종 내 여자친구 이름을 언급했다. 주로
“내가 여자 많이 먹어봤는데, 그 여자애 걔는 진짜 떡감 좋을 거 같다“
“내 촉에 걔는 섹스 경험 좀 있을걸. 얼굴이나 몸매가 무르익은게 자지맛 좀 본 느낌이야“
“눈빛만 봐도 알지. 존나 걸레일지도“
같은 좆같은 소리였다. 인정하긴 싫지만 저 시점에 내 여친은 최소 3명, 그 중 두명은 20대 중반 어른의 자지에 보지가 뚫린 발랑 까진 년이긴 했다. 이 미친 섹스광놈은 보는 안목만큼은 확실했었구나 생각이 든다.
다들 껄껄거리며 대수롭지 않게 술안주삼아 내 여친을 벗겨버리고 상체를 짓눌러 엉덩이와 보지가 하늘로 향하게 하고는 껄떡대는 그들위 상상의 자지들로 강간했다. 뒷치기로 돌려먹다 침대에 눕혀 깔아뭉개고 못 움직이게 한 다음 수없는 좆대가리의 과녁이 되어 더럽혀졌다. 어린 나는 속이 끓어오르는 걸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무리에서 제일 막내인지라 나는 발언권이 크지 않았을 뿐더러, 우리의 비밀은 유지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날은 왔다. 비밀로 유지했던 우리의 연애를 슬슬 눈치채는 시점이었다. 마침 생긴 술자리에서 추궁을 받던 난 한참을 아니라고 그냥 친구사이라고 변명하고는 식은 땀을 식히려 나와 바깥 공기를 쐬고 있었다. 섹스광인 그 알바 형도 따라나오더니 “필래?“ 하고 담배를 건넸었다. 지금은 쳐다도 안보는 말보루 레드의 갈색 필터가 눈에 들어왔다.
“네..“
나에게 불을 붙여주고는 자신의 것에도 불을 땅기고 깊게 빨아 마시더니 담배연기에 입김을 섞어 잔뜩 뱉어냈다. 치직치직 겨울에 담뱃잎 타는 소리와 함께 뿌연 담배연기가 눈 앞을 가득 채웠다. 알 수 없는 긴장감과 함께 침묵이 흘렀다. 그러자 형이 입을 먼저 떼었던거 같다.
“나 봤어. 너네 둘이 데이트 하는거“
나는 애써
“...아니에요 형. 진짜 친구라서 같이 논거에요“라고 말했던 것 같다.
“야 임마, 연애할수 도 있지 그걸 왜 숨겨. 신기한 놈이네.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
“네?“
얼굴을 바라보니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온 눈이 순박해진 20대 초반 남자가 서있었다.
“아니, 난 너네 둘이 만나는지도 모르고 이상한 얘기만 해댔던 거 같아서. 너한테 사과해야겠더라고.“
기분이 이상했다. 진심이 느껴지는 사과였다. 내 여자친구를 그 모임에 참여한 모든 남자들의 상상속의 딸감으로 만들 그 정신나간 인간이 나에게 사과를 했다. 마음속의 혐오감이 눈앞의 연기와 함께 사라져갔다.
“....아니에요 형. 근데 비밀로 지켜주세요. 여자친구가 밝히는 걸 원하지 않아서요“
그래 알았어 인마, 하고 등을 턱치고는 곧이어 다시 좀전의 유쾌했던 그 형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넌 진짜 나이트 나랑 갔어야 됐다니까. 이새끼 내가 남자로 만들어주는건데. 이젠 별 수 없네. 잘 만나라 “ 같은 시덥잖은 얘기를 뒤로 하고 사라지는 연기와 함께 우리도 가게 안으로 사라졌다. 좋은 놈인지 나쁜놈인지 모를 찝찝함만 남기고.
| 이 썰의 시리즈 (총 4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5.11.08 | 현재글 네토성향의 시작, 알바 형 (3) |
| 2 | 2025.11.07 | 네토성향의 시작, 첫 여자친구(2) (9) |
| 3 | 2025.11.07 | 네토성향의 시작, 첫 여자친구(1) (10) |
| 4 | 2025.11.07 | 네토성향의 시작, 프롤로그 (16)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

우리카지노
KEKEK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