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안와서 풀어보는 첫사랑 썰

4년제 대학 졸업하고 취업한 지 2년 조금 넘어가는 준 아재다. 완전 아재라고 하면 슬플 거 같으니 그러려니 하셈.
2~3일 전에 친구가 뚱녀 썰이 존나 웃기다고 읽어보라면서 카톡으로 링크 걸어줘서 여기 처음 들어왔다가 이런저런 썰 읽어보는데, 마침 어제 첫사랑한테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며 카톡이 와서 기분도 오묘한데 내 썰도 좀 풀어볼라고ㅋㅋ 좀 길거 같으니 양해 바람.
첫사랑 만났던건 고등학교 때다. 기숙사 학교였는데 막 전국구 급은 아니지만 나름 그 지역에서 어느 정도 꼴통들은 걸러질 수 있는 학교였음. 다만 나는 처음 입학하고 적응하기 어려웠던 게 중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은 공부 죽어도 안했거든ㅋㅋ 그래서 처음에 막 겉돌고 같은 반 애들도 걔네 표현을 빌리자면 나를 쌩양아치로 오해해서 무서워 하고 그러던 와중에 첫사랑을 만났다.
수학 시간이었는데, 수준별 분반 수업이라는 걸 한다고 이제 반을 이동하라고 하더라. 당연히 반에서도 겉돌던 나는 혼자 앉았음. 쉬는 시간이 안 끝나서 엎어져 자고 있었는데 옆에 누가 앉으면서 되게 밝게 나한테 인사를 하는거임. 그 날 그 인사했던 두 세마디 대화가 그 날 나눈 대화의 전부였는데, 그 다음 시간에도 그렇고 계속 내 옆에 와서 앉더라. 항상 패턴은 똑같았음 내가 가서 엎어져 자고 있으면 걔가 내 옆에 와서 종치면 나 깨우고 혹시 걔가 책 기숙사에 두고 왔다 그러면 내 꺼 같이 보고.
그렇게 입학한 지 한두 달 지나면서 나도 반 친구들이랑 불알친구 빙의하기 시작하고 슬슬 기숙사와 학교 생활 적응해가기 시작함. 쟤랑은 여전히 수학시간에 같이 앉고ㅋㅋㅋ 그러다 보니 이제 친구들이 나보고 너 쟤랑 뭐 있냐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신기한게 그런 질문을 열번도 넘게 받다보니까 그 뒤로는 걔를 진짜로 의식하게 되더라.
기숙사 학교라 어쩔 수 없는 거였는지 저런 질문을 나만 받았겠냐ㅋㅋ 나중에 안 거지만 쟤한테도 쟤 친구들이 저걸 귀에 딱지가 앉도록 물어봤다 그러더라ㅋㅋ 근데 우리 둘 다 서로한테는 그런거 모르는 척 하면서 그냥 똑같이 친하게 지냈음. 나중에는 주말에 기숙사에서 나가서도 문자 계속 주고받고 그랬거든ㅋㅋ 야자 시간에도 일부러 막 자리 찾아가서 졸면 깨우고 초콜릿같은거 하나씩 주고 모르는 거 핑계대면서 물어보고 하면서 나름 둘이서 썸 타고 있었다.
근데 우리 둘다 쫄보라서 서로 고백은 안하고 만약 고백했다가 이렇게 못지내면 어떡해 이생각에 저렇게 썸만 아홉 달 가까이를 탔음ㅋㅋ 나랑도 친하고 쟤랑도 친한 친구들이 고백해도 된다고 둘 다 마음 있다고 암만 등떠밀어도 입이 안떨어지는 걸 어떡하냐. 걍 그렇게 우리만 달달하게, 주변 애들 고구마 잔뜩 맥이며 지내다가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왔음.
크리스마스 전에 기말고사때 수학 점수 낮은 사람이 소원 하나 들어주기로 내기를 했었단 말이지. 나는 내가 높게 나오면 소원 빌미로 고백을 해야 하나 마나 막 고민했는데 쓸 데 없었음ㅋㅋ 내가 졌고 걔가 얘기할 때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 와중에 쟤도 나처럼 소원 빌미로 나한테 사귀자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도 하고 그랬었음. 존나 풋풋했지?
크리스마스 이브날 딱 방학식을 해서 집에 돌아간 다음 걔랑 문자를 주고받다가 심심하다고 전화를 하는 와중에 걔가 내일 크리스마스인데 아무도 자기 안만나준다고 푸념을 했다. 나도 그냥 내일 죽은 듯이 잘래~ 라고 대답했는데 얘가 갑자기 ‘00야, 나 소원 지금 써도 돼?’ 물어봄. 자기 크리스마스에 집에 있기가 싫어서 그러는데 자기랑 놀아달라고 하더라. 진짜 존나 기뻤는데 너무 티날까봐 무덤덤하게 ‘어 뭐 그래 내일 보자’ 하고 전화 끊자마자 옷장에 있는 옷 다 끄집어내고 하나하나 입어보고 그랬다ㅋㅋ
크리스마스에 만나서는 사실 별거 없었다. 그냥 밥먹고 카페가고 영화 본 다음 걔 버스 같이 기다려주고 나도 집에 옴. 한 일주일 뒤였나, 또 전화가 옴. 지금 빨리 저번에 만났던 데로 와줄 수 있냐더라. 나는 무슨 일이 생긴건가 싶어서 바로 집 앞에서 택시타고 갔는데 얘가 화장까지 하고 진짜 너무 이쁘게 하고 있었음. 몇 초 멍때리고 얘를 보고만 있다가 겨우 무슨 일이냐고 입을 뗐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보고싶었어’ 였다.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가 않더라. 얘한테 나중에 들었던 거지만 얘도 나 부를때만 해도 핑계를 생각해 놓고 날 불렀던 건데 정작 말해야될 때 생각이 안나고 저 말이 나왔다고 함.
그러고 카페 들어가서 내가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이야기는 하고 사귀게 됐지만 사실 나는 끝까지 쫄보였고 얘가 용기낸 덕분에 우리가 만났던 것 같다. 그 뒤로 일 년 동안 잘 싸우지도 않고 이쁘게 잘 만나다가 고삼이 됐는데, 얘가 자기는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대학 가서 다시 만나는게 어떻냐고 하더라. 공부 방해 안한다고 잡아도 이미 얘는 그 때 굳게 마음을 먹었던 것 같더라 결국 안잡힘.
수능이 끝나기 전부터 나는 진작에 수시가 붙어서 반 애들 눈치 살피면서 조용히 놀러 다녔는데 얘는 결국 재수까지 하게 됐다. 내가 기다리겠다고 너는 공부 하라고 얘기했는데 졸업식 날 나한테 와서 고마웠다고 하고 가버린 다음 결국 폰까지 없애고 잠수를 타버렸음.
기분 좆같고 세상 무너질 것 같은 것도 뭐 잠시였고 신입생 되고 개강하니까 또 금세 살판나더라. 망나니처럼 술만 존나게 빨았음. 자취방에서도 술, 캠퍼스에서도 술, 해장술이라고 또 술ㅋㅋㅋ 그 때 CC란 것도 해봤다. 그렇게 연애하고 술 빨면서 1학기를 완전히 씹창을 낸 채 종강을 했다. 방학이라고 다를 거 있나ㅋㅋ 낮에는 알바하고 밤에는 술쳐먹고 뭐 그렇게 지내다가 8월에 재수하던 고딩 동창한테 연락이 왔다.
걍 서로 안부 묻고 사는 얘기 좀 하던 중 친구가 뜸을 들이다가 사실 내 첫사랑 걔가 자기랑 같은 독서실 다니고 있다고 말을 꺼내더라. 그 때는 CC하고 있었으니까 일부러 더 이상 마음 없는 척 걔는 잘 지내고 있냐고 그냥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솔직히 존나 착잡하기도 했고 고민도 많이 했음. 일부러 재수하는 친구 밥사주는 핑계로 독서실 한 번 찾아가볼까 뭐 이런 거ㅋㅋ 결국 며칠 뒤에 다시 친구한테 전화가 왔을 때 언제 밥 한 번 사주겠다고 얘기를 하니까 눈치를 챈 건지는 몰라도 그럼 자기가 걔도 데리고 나오겠다고 얘기를 하더라.
반 년 정도만에 다시 만난 걔는 츄리닝 차림에 눈 밑에 그늘도 퀭하니 진 게 진짜 힘들어 보였음. 많이 어색해서 말도 잘 못 걸겠더라. 밥 다 먹었는데 친구가 오늘은 공부 다 했다 술도 한 잔 하러 가자길래 술집으로 갔음. 예상 외로 걔도 내 친구랑 나 가는데 따라오더라.
술이 좀 들어가니까 말을 다시 트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잘 지냈는지 나는 대학 와서 어떻게 지내는지 뭐 이런 걸로ㅋㅋㅋ 그런 얘기 하면서 한 잔 두 잔 들어가니까 이제 막 옛날 얘기도 나오기 시작함. 근데 그러던 도중에 내 친구가 오늘 공부 안하고 술 마신거 형한테 걸리면 두들겨 맞는다고 형보다 일찍 집에 들어가야겠다면서 먼저 자리를 떴다. 이것도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이 새끼가 큰 그림 그렸던 걸 수도 있는데 뭐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음ㅋㅋㅋ
친구가 가고 둘이서 한 병 더 나눠마시고 나니까 걔가 이제 슬슬 눈이 풀리더라. 가자고 데려다 주겠다고 카운터 가서 계산하고 얘를 부축해서 얘네 집쪽으로 가는데 얘랑 고딩 때 데이트 하고 얘 데려다주는 길에 둘이 같이 여기 걷던 게 생각이 나면서 가슴 한 켠이 계속 아렸음. 얘도 같은 생각을 했나봄 갑자기 주저앉아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더니 나중에는 엉엉 울더라. 울지 말라고 안고 토닥여주기를 30분 정도였나, 얘가 자기 오늘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말함.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둘 다 쫄아있다가도 먼저 용기내서 입을 여는건 쟤였음. 저 때도 그랬고. 얘가 집에 가기 싫다고 말을 했을 때 나는 대학가서 누구 새로 만났다고 차마 말 못하고 고개 끄덕인 다음 같이 모텔로 들어갔다.
저 때 쟤가 만난 유일한 남자친구가 나였는데 우리가 학생때 만날 때는 섹스를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모텔에는 들어갔지만 얘는 당연히 경험이 없고 나도 대학가서 새로 만난 여자애랑 첫 경험을 가진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단 말이지ㅋㅋ 우리 둘다 존나 서툴렀다. 관계 다 가지고 나서는 몇 시간 동안이나 껴안은 채로 아무말도 없이 눈만 바라보고 있다가 걔 내일 독서실 가서 공부는 해야하니까 억지로 재우고 조용히 모텔 밖으로 나와서 줄담배 태움ㅋㅋ
다음 날 아침에 얘를 독서실 보내고 곧장 대학와서 CC했던 여자친구 집 앞으로 가서 사실대로 말하고 헤어지자 말했다.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뺨 내가 맞겠구나 싶었는데 뺨을 때리진 않고 그냥 내 머리를 쎄게 한 대 때리고 다리를 몇 대 걷어찼다. 한숨 푹 쉬더니 꺼지라고 하는데 미안하다고도 하면 안 될 거 같아서 그냥 조용히 자리 떴음.
그 다음 날부터는 방학이겠다 맨날 독서실 앞에 가서 걔랑 같이 저녁 먹고 집 데려다 주고 그랬다. 하루는 걔가 화장도 하고 치마도 입고 그러고 나오길래 기겁해서 너 앞으로 쌩얼에 츄리닝 입고 나오는거 아니면 나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공부만 하라고 그랬었음ㅋㅋㅋ 나 개강하고 나서는 매일은 못 가더래도 수업 일찍 끝나는 날 가서 걔 데려다 주고 역까지 뛰어가서 막차 간신히 타고 자취방 돌아가고 그랬음ㅋㅋ
그렇게 잘 기다려 주고 걔가 대학 가서 이쁘게 서로 잘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얘가 사설 모평을 하나 보고 온 날 나한테 이제 찾아오지 말라고 그러더라. 점수가 생각만큼 잘 안나왔던 거지. 이제 저녁만 같이 먹고 바로 돌아가겠다. 진짜 공부할 시간 안 뺏을거다 얘기했는데 내가 찾아와서 자기 흔드는 거 자체가 방해라고 그냥 오지 말라고 하더라.
나 자체가 방해라는 얘기를 듣고 나니까 화가 나기도 하고 갑자기 괜한 자존심이 앞서서 그럼 니 말대로 안오면 될 거 아니냐, 다시는 너 보러 안 오겠다. 얘기하고 그냥 택시 잡아타고 집으로 가버림. 그 날 이후로 진짜 거길 안갔음. 걔가 폰을 없애고 재수를 해서 연락할 방법도 따로 없었다. 수능 이후로 친구들 통해서 가끔 걔 소식을 듣긴 했는데 이번에는 나름 잘 풀려서 원하던 전공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고 싶어하던 고려대로 갔다는 소식까지는 듣고 나는 얼마 후에 입대를 했다.
전역하고 나서는 조져놓은 학점 카바치고 대외활동 하고 자격증도 따고 뭐 그러면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까 연애를 하긴 하는데 길게는 잘 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취준하면서 결국 취업 확정 나고 졸업까지 하면서 친구랑 둘이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 이틀 남았을 때 ‘야 씨발ㅋㅋㅋ 이제 진짜로 인생 실전이네’ 뭐 이런 얘기 하면서 하이볼 한 잔씩 마시고 친구랑 우스갯소리로 일본 클럽이나 가볼까 시작한게 진짜 입구로 향했다. 막상 들어가서는 뭐 피곤하기도 했고 여자 어떻게 해 볼 생각도 없었기에 그냥 일본 클럽은 이렇구나 보면서 맥주나 홀짝거리고 있었음. 좀 두리번거리다 보니 내 첫사랑 걔처럼 생긴 사람이 보이더라. 근데 보다 보니까 걔처럼 생긴게 아니라 그냥 걔를 빼다 박은 수준이었음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에이 씨발 설마 여기 일본인데 하면서 화장실 갈라고 일어서서 그 쪽을 지나치는데 한국말을 하고 있더라고. 정말 혹시나 싶어서 가서 먼저 말을 걸었음 ‘혹시...’ 하고ㅋㅋㅋ 걔도 눈이 동그래지면서 ‘어? 00?’ 하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이서 클럽 밖으로 나옴.
술집 들어가서 이런저런 얘기 했음. 어떻게 지냈는지 뭐하면서 사는지. 술 더 들어가다 보니 뭐 옛날 얘기도 나왔는데 그 얘기 계속하면 오늘 돌아가서 잠에 못 들 것 같아서 담배좀 피겠다고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자기는 괜찮다고 여기서 펴도 된다더라. 근데 흡연자들 알겠지만 내 담배연기는 아무렇지 않은데 남 담배연기는 개좆같잖아? 비흡연자는 오죽하겠냐ㅋㅋ 그래서 아니라고 밖으로 나가서 피고 올 거라고 했더니 담배핀다고 나가서 숙소로 돌아갈 거 같아서 무섭다고, 만약 그런 거면 가지 말아달라고, 더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하는 거임.
순간 스무살 때 쟤가 집가기 싫다고 말했던 그 때가 생각이 나기도 했는데 이성 부여잡고 그런거 아니라고 나 전철 다니기 전에만 숙소 돌아가면 된다고 안심시키고 나와서 담배 한 대 태우고 돌아갔더니 그새 혼자 존나 많이 마셔가지고 취해있더라 씨발,,, 일단 부축해서 데리고 나왔는데 술집이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3층에 있었거든 얘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계단을 못내려가길래 업고 내려왔음. 얘가 등에 업혀서 ‘사귈 때도 업어준 적 없는데 이렇게 다 업혀보네’ 작게 중얼거리는데 일부러 못들은 척 하고 씨발씨발 하면서 내려와가지고 얘를 일단 보도블럭에 앉혀놨음. 옆에 앉아서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상태 보는데 뜬금없이 얘가 볼에다가 뽀뽀를 함. 뭔가 싶어서 쳐다보니까 이번엔 입술에다가 뽀뽀를 했음. 다시 입을 맞췄을땐 혀가 들어왔음. 사람들 지나다닌다는 생각에 얘를 떼어내긴 했는데 이미 나도 이성의 끈은 놓쳐버렸고 그렇게 걔랑 둘이 러브호텔로 들어갔다.
관계 갖는 내내 스무 살 때 얘는 처음하는 거라서 눈감고 누워만 있고 나도 서투르고 어설프게 허리 움직이고 이랬던 게 생각이 났었어가지고ㅋㅋ 얘가 이번엔 위에 올라와서 움직여준다던가 입으로도 해주고 애무하니까 아래가 흥건해지고 이러는게 자꾸 피식 웃음이 나오더라ㅋㅋㅋㅋ 속으로 우리 진짜 애새끼들이었네 생각했음ㅋㅋ 새벽까지 두 번 더 하고 껴안고 잠들었다.
한국 돌아와서도 계속 연락 주고 받았음. 한 달 정도 자주 만나서 같이 영화도 보고 얘 자취방도 몇번 놀러 가고 내 오피스텔로도 놀러오고 그랬었는데, 어느 날 관계 다 마치고 내 방에 같이 누워있는데 얘가 ‘우리 지금 사귀는 건가?’ 하고 묻더라. 근데 대답이 바로 나오질 않았음. 솔직히 말하면 쟤는 아직 취준을 하고 있는데 취준하다가 일이 자기 원하는 대로 안 풀리면 또 내가 방해라고 생각할까봐 겁이 났다. 얘도 내가 대답을 망설이니까 웃으면서 대충 얼버무리고 일어나더니 옷 다 챙겨입고 오늘은 그냥 집에서 자고 싶다며 택시 불러서 타고 갔음.
그 다음날부터는 당연히 연락도 확 줄었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뭐 생일 축하해주거나 명절인사 정도만 보내는 사이가 됐음. 이번 설에도 먼저 설 잘보내라고 카톡 와있어서 프사를 봤는데 다른 남자 잘 만나고 있는 것 같더라. 마음이 좀 놓이기도 했음. 쟤랑 일본에서 만나서 같이 잤던 날 쟤가 술마실 때 그런 말을 했었음. 자기가 내가 방해된다는 말을 안하고 계속 만나면서 나 군대도 기다리고 했더라면 우리 첫사랑은 이루어졌을 거 같냐고 했는데, 나는 거기서 그런게 어딨어 너도 새로운 사람 만나고 뭐 결혼도 하고 그래야지 라고 대답했었음ㅋㅋ 근데 사실 나도 지금까지도 종종 그런 생각 한다ㅋㅋ 내가 그 말 듣고도 자존심 안 펼쳤더라면 지금까지 이쁘게 잘 만나고 있었을까 싶더라고. 이 사람 덕분에 이런 풋풋한 사랑도 해보고 내 10대를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 같아서, 그냥 어디서 뭘 하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한다.
[초대박]핫썰닷컴 여성회원 인증 게시판 그랜드오픈!!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06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