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싱할 게 없는데도, 너라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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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3화: 왁싱할 게 없는데도, 너라서 좋아
주영은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보고 있었다. 봄비가 내려 창문을 흐릿하게 적셨고, 마음도 같이 눅눅해졌다. 딱 그때, 또 다시 울리는 전화.
이승재.
또야?
"응?"
주영은 전화를 받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주영아, 혹시 오늘 저녁 시간 돼?"
"승재야, 진심으로 말하는데… 나 진짜 더 뽑을 데 없어. 왁싱샵 모델 해도 될 정도야."
"알아… 아는데도, 그냥… 너 안 보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
그의 목소리는 진심이 섞여 있었다. 애원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절박했다.
"나… 그냥 너랑 또 그 방에서 얘기하고 싶고… 손 닿고 싶고… 그 시간이 너무 좋았어."
주영은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가슴 어딘가가 묘하게 따뜻하고 간질거렸다.
"…그래. 그럼, 오늘도 고객 모드로 갈게. 환불 안 받는다?"
승재는 웃음 섞인 숨을 내쉬었다.
"절대. 오늘은 '스페셜 왁싱 데이트'로 준비해둘게."
이번엔 가게가 아닌, 건물 꼭대기층의 프라이빗 룸이었다. 평소 VIP 고객만 사용하는 곳이라고 했다. 벽엔 은은한 향초가 타고 있었고, 작은 테이블엔 무알콜 와인과 간단한 디저트까지 세팅돼 있었다.
"이게… 왁싱 샵 맞아?"
"오늘은 좀 특별하게 준비했어. 예약도 다 비워두고."
"이러다 진짜 연애하는 줄 알겠다."
주영이 웃으며 말하자, 승재는 조금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럼 진짜로 해볼까?"
"...뭐를?"
"연애."
잠시 정적. 주영은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봤다. 장난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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