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마저장소] 일병시절 힐링 -1-.SSUL
간만에 일도 없고 눈치보일 일도 없어서
날씨도 좋고 에어컨도 쌩쌩하고 간만에
썰 풀 기분이 들어서 푼다.
혹시 썰마가 삭제해야 한다면 쪽지로 보내주고 삭제해라 나중에 다시 복붙 해놓게
때는 내가 화랑사단 사자여단에서 일병으로 군복무를 할때다
나는 동기들에 비해 휴가가 무척 잦았다.
신병위로 휴가전에 2박3일 휴가
신병위로 4박 5일 휴가
일병중수에 3박 4일 휴가
그리고 나서 일차 정기 휴가
지금 풀고자 하는 썰은
일병초에 나갔던 3박 4일 휴가때의 썰이다.
그때는 뭐 페북도 안했고 끝물이던 싸이에
휴가 D-5
이딴걸 꼬박꼬박 써놓는게 마치 의무인듯 새겨넣곤 했다.
--씨발 좆같게 썻는데 다날라가고 요만큼 남았네 썰마 반성해라 개새끼야--
구구절절 풀었던건 다 지워졌고 본론만으로 간편하게 써야겠다
씨발
암튼 휴가를 나가서 친구들을 만나려고 지하철을 탔는데
지이이잉 문자가 왔다.
그 문자의 주인공은
ㅇㅈㅂ 근처에서 좆문대를 다니며
애완동물 어쩌구 과를 다니던
91년생 ㄱㅎㅇ이다.
ㅡ오빠! 휴가 나왔어?
헐 어떻게 알았어 ㅋㅋㅋㅋ
ㅡ싸이에 그렇게 써놓는데 어떻게 모를수가있엌ㅋㅋㅋㅋㅋㅋ 언제나왔어
나 어제나왔어 ㅋㅋㅋ 헐 내 싸이 꾸준히 봐준거야? 감동 감동
ㅡ알면 좀 잘좀 하시지! 휴가 나왔는데 나 한번도 안보고 들어갈 생각은 아니게찌?
봐야지! 언제볼까
ㅡ나 내일 시간 괜찮아 오빤 내일 어때 ㅋㅋㅋ
고민을 좀 많이 해야했다.
잦은 휴가로 인해 돈도 없었고
집에 손 벌리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내 주머니엔 딱 육만원이 있었다
짱구를 잘 굴려야 했다
'오늘 만원만 쓰고 오만원 남으면 술에 삼만원 노래방 이만원정도 잡으면..
아 치유소 못데리고 가려나 남친도 있고 돈도 없고.. 그냥 만나지 말까'
'하지만 저 힐러를 안만나면 나는 아마
내일도 시커먼 남자놈들과 만나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하며
소주잔이나 기울이겠지 그보단 차라리 어리고 귀여운년 옆에 붙어 앉아서 술마시고 분냄새라도 맡다가
운좋으면 가슴에 버프라도 걸어줄수 있을테니까 이 힐러를 만나는게 낫겠다.'
생각이 정리된 나는 답장을 보냈다.
''
내일? 그래 내일 보지 뭐 휴가나온 군인이랑 뭐 하고싶던거 있나
ㅡㅋㅋㅋㅋ 아니 그냥 오빠랑 술마시고싶어성
올 술좀 늘었나보네?
ㅡ그럼! 잘마시지 이제
너 내일 내가 사주는 술 한방울이라도 남기면 대가리 찢어
ㅡ헐! 대신 오빠도 남기면 머리 다 뽑음
콜 각오해라 뒤져따
ㅡ오빠나 각오하셈 예전의 내가 아님
오킹 어디서 볼까 그럼 몇시에
ㅡ신촌 다섯시?
콜
ㅡ콜
뭐 그렇게 문자를 마무리 짓고 친구들을 만나고 놀다가 집에들어왔다.
딱 만원만 썼어야 했는데 만오천원을 쓰고 담배까지 사버리니까 남은돈은
4만 2천 500원
이천 오백원 은 빼고 총알은 딱 4만발 부족한 총알이었지만 출발했고 신촌역에 도착한 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곧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고 오분쯤 지났을까
맥도날드 티를 입고있는 작은 키에 웨이브 진 머리를 한
ㄱㅎㅇ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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