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女 4명 따로국밥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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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달은 미칠듯이 바빴다.
호텔 내부에서는 "요즘 방켓 직원들이 사장님 보다 더 월급 많이 탄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왜냐면 O.T(오버타임)를 많이 하니까 그만큼 수당을 많이 받겠지.
수당은 직급별로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그때 지배인 시간당 오티 수당이 꽤 많은 것을 알고 놀란 기억이 난다.
그러나....
달력이 바뀌어 새해 1월이 되니 한도 끝도 없이 쏟아지던 그 수많은 연회부 행사가 싹 없어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숨을 못 쉴 정도로 바빴는데 이제는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거다.
일이 없다는 것은 인력도 필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알바들의 정리해고가 예고돼 있었다.
호텔 알바는 딱 8시간만 일시키고 정확히 하루 수당을 줬다. 일찍 끝나면 일찍 퇴근시키고 하루 수당을 채워서 줬다.
당시에는 호텔 일은 서비스부문 동급 최고의 알바였다.
지배인과 웨이터들 이 양반들이 참 치사한게 있다. 그래도 우리가 무슨 알바직에 목숨 거는 것도 아니고
미리 귀뜸을 해줘도 좋을텐데 그런 얘기가 없었다.
그전에 내 밑의 동생뻘 알바애들이 나한테 걱정스럽게 묻곤했다.
"형, 새해 되면 행사 싹 없어지고 우리 알바들 다 잘려요?" 아마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내가 알바 대표격으로 지배인님에게 문의했다. 그런데 지배인님은 "토끼머리에 뿔나도 그런 일은 절대 없다!" 고 단언했다.
그래서 아마 다른 업장으로 배정되나 보다 했다. 그런데 새해가 되니 일제히 정리해고가 구두로 통보 되었다.
이 새끼들이 미안한지 연회부 알바생 전체를 소집해서 화양리에서 회식을 해준다고 했다. 나보고 중간다리로 애들 잘 다독이라고도 했다.
알바들이 다 잘린 것은 아니었다. 나랑 임빵빵, 그리고 민지라는 여자애 이렇게 딱 세 명은 구제되었다.
내가 구제된 이유 ===> 나야 나이도 있고 워낙 일을 잘하니까.
임빵빵이 구제된 이유 ===> 가슴과 엉덩이가 빵빵해서 보는 맛이 있으니까.
민지가 구제된 이유 ====> 임빵빵의 친한 친구니까.
난 이렇게 추정했다. 민지도 미루어 임빵빵의 강력한 천거였을 것 같았다. 그래서 걔들은 각각 꼭대기쪽 뷔페와 1층 커피숍에서 계속 일하게 되었다.
우리 알바들은 일하면서 다 같이 술한번 마신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바빴다.
보통 이런 저런 단체나 동호회의 송년회 행사가 끝날 무렵에 '여흥'이라고 해서 술마시고 노래 부른다.
그게 보통 밤 11시 넘어가는 것은 기본이고 어떨 때는 12시 넘게 끝나는 경우도 많다.
이 사람들은 밥먹고 행사 진행할 때는 점잖은 척하다가 여흥시간에 넥타이 머리 묶고 노래방 분위기로 논다. 그러면 시간이 쇠불알처럼 늘어진다.
그 시간이면 우리 웨이터들도 중요한 고비는 넘겼기 때문에 긴장이 조금 풀린다. 그러면 담당 웨이터들도 한 쪽의 대기실에서 접은 탁자를 펴고
의자를 꺼내 옹기종기 앉아서 병맥주를 꺼내 마시곤했다. 호텔은 늘 병맥주 재고가 넘친다. 행사 후 손님이 남은 맥주병까지 일일히 계산에서 빼달라고
하지 않는다. 호텔은 병맥주를 무한대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지배인의 지시로 방켓에서 정리되는 우리 알바들 위로해준다고 화양리에서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알바들 전원과 직원 웨이터 중 2명이 나왔다.
웨이터 형들끼리 회식 참석문제로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나도 알바애들 회식에 가고 싶은데.."
누군 회식 참석하고 누군 못참석하냐며 서로 다투었다. 웃겨 죽는 줄 알았다. 나이 처먹고 가정도 있는 인간들이 그렇게 굳이 20대 초반 알바애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싶을까.
조금 어두침침하고 음악이 시끄러운 호프집으로 기억하는데 생맥주가 맛이 없었다. 물을 섞은 것 같았다. 개새끼들.
난 어디 조용한 갈비집에가서 고기나 굽고 소주나 마시며 회포를 풀지 뭐 이런데 왔냐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때 직원 대표로 나온 웨이터 형이 봉기형이랑 윤동이형이다.
정보사 출신 봉기형은 허세는 있어도 여자한테 집적이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런데 윤동이형이 문제였다. 이형 되게 점잖게 잘생겼다.
키크고 외모는 딱 젊은 대학강사 타입이다. 어려도 보이고 목소리도 좋았다. 미혼인데 평소에는 되게 점잖은 척 잘난체도 했다.
그런데 술마시니 사람이 변하더라.
회식은 알바들은 위한 자리니 닥치고 돈이나 내지 대화를 주도하려고 했다. 워낙 재미없는 자리라서 일찍 파했다.
"야야. 어딜 그냥 가냐. 2차가자! 그리고 주혁이, 현정이, 민지 니들은 절대 가며 안되지."
윤동이형 목소리가 제일 컸다. 나중에 6명이 남아서 2차를 갔다. 그 6명이 누구냐?
앞으로 계속 호텔에서 일하게 될 나와 임빵빵, 민지 3명과 봉기형, 윤동이형 그리고 또 나이 어린 남자알바였다.
다른 알바는 다 재미없다고 집에 가는데 이 어린노무 남자알바는 자청해서 2차에 꼈다. 얜 술이 많이 취했다.
당시 화양리에 웬 취객들과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2차도 비슷하게 시끄럽고 어두침침한 맥주집이었다.
2차가서 나는 주로 남자 알바와 얘기했고 봉기형은 민지에게 계속 구라를 쳤다. 민지도 그냥 호텔에서 계속 얼굴 볼 사이니까
억지로 들어주는 표정이었다. 임빵빵과 민지는 호텔 일을 재미있어 하는 종족이었는데 아마 사람들이 잘 대해주고 힘든 일 잘 빼줘서 그럴수도 있다.
나는 민지가 술자리에서 계속 힐끗 나를 자꾸 쳐다보는 것을 느꼈다.
문제는 윤동이형과 임빵빵이었다. 이 둘은 맨 가장자리에 앉았다.
윤동이형이 임빵빵에게 얼굴을 가까이 달라붙어서 얘기를 속삭이듯 하는데 눈에 거슬렸다.
꼴보기 싫어서 나는 먼저 일어설까도 생각 했지만 나보다 어린 여자 알바들도 있고 형들도 못미더워 계속 남자 알바애와 술을 마셨다.
남자알바는 혀가 꼬부라져서 자기가 민노당 당원이니 어쩌구 그런 얘기를 했다. 자기가 과거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다 읽었다고 했다.
레닌에도 정통하다고도 했다. 그때 무슨 대학 지방캠 다니던 것 같았는데 열등감이 좀 있던 얼치기 운동권 친구로 기억한다.
"형, 제가 대학교 1학년때 마르크스 자본론을 다 읽었어요. 횡설수설"
"자본도 없는 놈이 그거 읽으면 돈 되냐?"
"형, 앞으로 한국사회에 민주 노동당이 커야 합니다. 횡설수설."
"그래서 네가 맨날 이런 중노동만 하는거야"
"형도 와우나 할 시간에 사회과학서적을 읽으세요!"
"와우를 모독해? 와우는 내 청춘이야. 너 왕따지?"
이렇게 걔량 대화도 별로 맞지 않았다. 윤동이형이 임빵빵에게 스킨십이 점점 노골적이었다.
어깨도 착 달라붙어서 슬쩍슬쩍 볼도 꼬집고 귓볼도 만지고 그랬다. 아무리 친해도 그건 아닌거 같아서 난 계속 마음이 좀 불편했다.
그런데 스킨십을 당하는 임빵빵도 헤벌레 웃곤 했다. 그러니 내가 말할 계제도 아니었다.
'저 미친 김윤동이 새끼, 나이 처먹고 손버릇 봐라..'
'임현정, 넌 자존심도 없냐. 네가 싸보이기는 했지만 실망이네..'
난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직원형들의 역할이 우리끼리 회식하다가 술먹다가 불상사라도 나면 챙겨주는 그런 어른스러운 보호자로 기대했다.
충실한 스랄을 기대했더니 정작 알바들은 조용히 먹고 해산했는데 주객이 전도가 되어 윤동이형이 저렇게 진상부리는 거다.
봉기형이라도 좀 자제를 당부해주면 좋겠지만 이 형은 일단 윤동이형과 안친한 것 같았다. 신경을 안쓰는건지 안보이는건지 모르겠다.
그냥 민지 앞에두고 계속 자기가 무슨 북파공작원인양 캐구라를 떨었다.
그런다가 민노당원 알바 녀석이 갑자기 행불자가 되고 봉기형이 마누라 전화 받더니 얼굴이 사색이 되서 "먼저 간다" 하더니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나도 그냥 갈까 하는데 윤동이형 하는 꼴을 보니 도저히 그냥 못가겠다.
"그럼 짝이 안맞아요."
날티나는 민지가 나를 붙잡았다. 나는 그날 민지가 나에게 꽤 호감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가 민지에게 알바전체 회식을 전할 때도 "와우..오빠도 꼭 끝까지 남아요."하면서 좋아했고
그날도 1차에서 다른 자리에 있는 민지와 나는 자꾸 눈이 마주쳤다.
민지가 나를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날라리 타잎인 민지가 순진남스러운 나에게 그렇게 호감이 있는지 상상을 못했다.
임빵빵은 윤동이형이 띄워주니 술도 취했겠다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민지도 술이 꽤 취했는지 계속 내 팔을 꽉 잡고 못가게 했다.
"오빠, 조금 더 마시고 가요. 오빠가 우리 챙겨줘야지. 오빤 알바팀장이잖아요. "
민지도 키 크고 몸매가 좋았다. 허나 일단 어리고 어딘가 날티나는게 난 싷었다.
무엇보다도 얼굴이 약간 말상이어서 마음이 안갔다. 미국 가수이자 영화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기억하는 사람 있는지 모르겠다.
그 여자 닮았다. 민진 그날 밤은 나랑 되게 친한 척했다.
이상하게 호텔 알바애들은 왜 지적인 애들이 없나 모르겠다. 공부 잘하는 애들은 다 과외로 빠진건지...
그래도 내가 명색이 알바 대표였다. 윤동이형 저지랄하는 것도 그렇고 임빵빵이 걱정도 되고 차마 발걸음이 떼이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알바하는 동안은 계속 볼 친구들이다. 화장실 갔다오다가 못볼 것 봤다.
분명히 임빵빵 허벅지 위에 윤동이형 손이 올라간 것을 목격했다. 앞자리 민지는 못본 것 같았다.
아니겠지하면서 다시 봤다. 쓰담쓰담이나 주무르는 상태는 아니더라도 분면 나쁜 손은 임빵빵 봊이 근처 허벅지에 떡하니 놓여 있었다.
손가락만 움직여도 임빵빵 봊이에 닿을만한 근접한 위치였다.
임빵빵이 내색도 안하니 내가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임빵빵은 아는 지 모르는지 그저 까르르 거리면서 재미있어 했다.
'저러다가 저 손이 임빵빵 가슴까지...'
난 혼자 상상을 해보았다. 새벽 1시를 넘었다. 난 피곤해서 자리를 쫑내고 싶었다.
"윤동이형, 답답하네요. 일단 좀나가죠"
우린 밖으로 나왔다. 윤동이형도 점점 꽐라가 되는 것 같아서 파장 분위기로 이끌고 싶었다.
"야, 이른 시간에 어디가. 3차 가자~ 3차!! 오늘 형이 다 쏜다."
그런데 임빵빵도 맞장구를 쳤다.
"오빠들 가요. 가..!!"
'저 진상들...'
민지도 임빵빵보다는 덜취해도 어지간히 술이 들어간 것 같았다. 갑자기 내 옆에 오더니 내 팔짱을 꼈다.
"오빠, 그냥 3차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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