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가계 손님 그리고 이웃집섹파걸 1화 인생의 전환점, 할머니 댁으로
폴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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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분전
모든 것은 아버지의 일방적인 통보에서 시작되었다. "준아, 아버지는 당분간 영국에 있는 공장을 정리해야 해. 어머니도 같이 간다. 넌 집 좀 봐줘라." 마치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1년 전,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속아 사업자금을 날리고, 빚만 남은 상황. 휴식이라는 이름의 자아 방황 속에서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과 대리점 사업도 아직 요원하기만 했다. 미국 유학 간 여동생, 그리고 바쁘신 부모님. 넓은 집은 나를 제외한 모두의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적막을 깨는 전화가 울렸다. 할머니 목소리였다. "준아, 너 할아버지 허리가 또 나빠지셔서 병원에 다녀오셔야 해. 가게 볼 사람이 없단다. 좀 내려와 줄 수 있겠니?" 할아버지 건강 걱정에 아버지에게 소홀히 대접받던 서운함은 사라졌다. 나는 부랴부랴 짐을 챙겨 할머니가 계신 시골로 내려갔다.
도착한 할머니 댁은 3층짜리 건물이었다. 1층은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작은 슈퍼마켓과, 그 옆에 자리 잡은 '성인용품' 가게. 간판에는 '세계 성인용품'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할머니 설명에 따르면 원래는 중국인에게 임대를 줬는데, 임대료를 밀리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가게 안에는 온갖 종류의 성인용품 박스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쌓여 있었다. 2층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공간이었고, 명절 때면 우리 가족이 사용하던 빈 방이 있었다. 그리고 3층은 할머니가 방을 임대해 주고 계셨다. 한 쪽에는 20대 초반의 베트남 여학생이, 다른 쪽에는 30대 초반의 이혼녀가 살고 있었다.
나는 할아버지 병원 일을 도우며 며칠을 보냈다. 할머니는 가게 일을 거들며 말씀하셨다. "준아, 너 사업한다며? 이 가게, 네가 한번 꾸려보는 게 어떠냐? 임대료 받기도 힘들고, 방치하기엔 아깝구나." 처음엔 망설여졌지만, 이왕 온라인 쇼핑몰을 준비 중이었기에,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받은 듯 좋아하셨다.
문제는 가게 정리였다. 수북이 쌓인 박스들을 치우기 위해 문을 활짝 열어젖혔을 때였다. 계단에서 내려오는 한 여성과 마주쳤다. 밝은 갈색 머리에 동안이지만 눈빛은 의외로 차가운 인상의 20대 초반 여자. 베트남 유학생, 민이라는 그녀였다. 그녀는 내가 만지작거리는 성인용품 박스들을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인사도 없이 지나갔다. 민은 단아한 인상과 달리 꽤 보수적인 성향인 것 같았다. 반면, 그녀의 뒤를 이어 내려온 30대 초반의 여성은 달랐다. 웨이브 진 긴 생머리에 글래머러스한 몸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도발적인 분위기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내가 들고 있는 박스 위의 '제품'을 보고는 입가에 섹시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오, 새 얼굴이네? 할머니 손자야? 가게 정리하는 거 도와줄까?" 그녀의 이름은 수진. 이혼 후 이곳에 살고 있다고 했다.
첫날부터 이곳은 평화롭지 않았다. 저녁, 할머니가 준비한 밥을 먹으며 수진이 말을 걸었다. "준 씨, 그런데 그 가게, 진짜로 할 거야? 여기는 조용한 동네인데, 사람들이 좀 놀라지 않을까?" 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온라인으로 팔려고요. 여긴 그냥 창고 겸 전시용이에요." 그때, 민이 식탁에 합류했다. 그녀는 침묵을 지키다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뭐예요?" 다소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저도 먹고살아야죠. 그리고 성인용품이 그렇게 부끄러운 물건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 대답에 민은 더 이상 묻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밤이 깊어서야 1층 창고 정리를 마쳤다. 피곤에 절어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3층에서 누군가 내려오는 소리가 났다. 수진이었다. 그녀는 가벼운 잠옷 차림으로 나를 보자 다가와서 속삭였다. "고생했네. 나, 오늘 밤에 심심한데... 혹시 3층에 올라와서 한잔 할래?" 나는 망설였다. 할머니 댁이고, 민도 같은 층에 살고 있었지만, 수진의 달콤한 눈빛에 이끌려 결국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방 안에는 와인 한 병과 두 개의 잔이 놓여 있었다. 분위기는 묘했다. 술기운이 오르자 수진은 내게 다가와 어깨에 기대며 내 귀에 속삭였다. "자, 이제 좀 풀어볼까?" 그녀의 손길이 내 몸을 타고 흘러내렸고, 나는 그 유혹에 몸을 맡겼다. 뜨거운 밤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창가에 비친 실루엣이 보였다. 민이었다. 그녀는 우리 방을 잠시 바라보더니 돌아서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민의 눈빛에 뭔가 꺼림칙한 감정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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