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후배(9)-동성주의
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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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MT가 끝난 뒤, 우리 사이의 공기는 확 달라졌다.
예전엔 욕망이 먼저 움직였다면 이젠 그 애를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먼저 두근댔다.
동기들의 놀림이 “진짜 살림차린 거 아니지?” 로 업그레이드 됐다. 아마 그때 문 두드렸던 그놈이 시작했으리라. 뭐든지 달관하면서 받아들이는 유연하고 좋은 놈인데도 언행이 가벼워서 손해를 보는 타입이다. 게다가 이자식 이상하게 촉이 좋아서 나는 이녀석 앞에서만은 그 애와의 야릇한 기류를 못느끼게 하려고 특히 더 애를 썼다.
MT 이후 그 애가 내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처음 그걸 느꼈던 날 우리는 비 오는 버스 정류장에서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애가 작게 “사랑해”라고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었다. 나는 “나도 ...해”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빨개진 얼굴이 가리려고 우산대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그 말을 몸으로 실천했다. MT 때 했던 섹스의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서 나는 그 때 끊어졌던 아쉬움을 그 애를 소중하게 안아주며 갚아나갔다. 내 품에 안겨 내 눈을 마주보며 “오빠- 오빠아-”하며 요염하게 허리를 굴리는 그 애 얼굴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섹스를 안 하고 잔 밤도 생겼다.
둘 다 피곤해 소파에 누워 애니만 보다가 그대로 잠든 날. 새벽에 눈을 떠 보니 그 애가 내 팔 안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자지는 반쯤 서 있었는데도, 깨우기 싫어서 천장만 봤다. 욕망이 없는 게 아니었다. 그 애와 ’지금 당장 섹스하지 않아도 내 옆에 있구나‘ 하는 소중함? 안도감이 잠깐이나마 욕망보다 커져 있었다. 그저 잠든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정도로.
아침이 되자 그 애가 눈을 비비며 “어제 왜 안 해줬어?” 하며 투정을 부렸고 나는 그제야 허허 하고 웃으며 밀린 걸 한꺼번에 했다. 그런 투정마저 너무 귀엽고 좋았다.
그 애의 옷을 같이 고르기 시작했다.
직접 가서 사진 못하니까 인터넷 쇼핑몰을 같이 뒤지면서 그 애가 내 의견을 물어왔다. 나는 ”예쁘겠다.“ 라며 열심히 맞장구를 쳐 주었지만 그 애는 나를 콕 쥐어박으며 ”오빠만 볼 거니까 제대로 얘기해 주세요.“ 하며 도끼눈을 뜨곤 했다. 그러고는 ”오빠 취향껏 골라.“ 라며 엄청나게 위험한 속옷이나 코스튬 옷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나는 내 사심을 듬뿍 담아 몇가지를 골랐고 그 애는 ”변태아저씨!“ 라고 하면서도 며칠 후에는 그것들을 입고 나타나 나를 유혹했다.
질투도 하기 시작했다.
과 단체 카톡에 그 애와 동기 남학생이 나란히 찍힌 사진이 올라왔다. 그 남학생이 그 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는데 나는 그게 왠지 화가나서 읽씹을 한 채 담배를 연달아 피웠다. 밤에 그 애가 와서 “왜 답 없어?” 하길래 폰을 보여 줬다. 그애가 깔깔 웃다가 진지해지더니, 내 무릎에 앉아 이마를 맞댔다. “질투해? …귀여워.” 귀엽다는 말에 슬쩍 열이 받았다. 그 애를 소파에 던지고 옷을 확 벗기고는 평소보다 오래, 깊이 박으며 “다른 놈이랑 사진에 이렇게 나오지 마”를 반복했다. 그 애는 아앙 아앙 하면서 “잘못했어... 나 오빠 거야..”를 맹세처럼 말했다. 맹세하는 말이 신음소리와 함께 나오는 게 너무 야해서, 허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왔다.
나는 취업준비 핑계로 졸업을 미룬 휴학생이라 루틴은 비슷했다. 바뀐 건 그 애였다.
머리가 눈에 띄게 길어지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단발을 정돈해 왔는데 이젠 기르는 본격적으로 길러보겠단다. “가발 아니고 내 머리니까 뭔가 자신감이 생겨”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어느 날은 부끄러워하며 왁싱 얘기를 꺼냈다. 브라질리언으로 앞뒤 다 시술을 받는데 남자 왁싱사가 만지는 거 때문에 쿠퍼액이 나오려 해서 혼났단다. 나는 웃다가 바로 옷을 벗겨서 매끈해진 그 애의 자지와 애널을 눈으로, 손으로, 입으로 확인했다. 그 애가 “확인은 거기까지야?” 하며 도발하길래 “그럴 리가” 하며 자지를 그 애 애널에 댔다.
그 애는 자기 방에 그나마 남아있던 화장품과 옷과 스타킹을 바리바리 싸 들고, 내 자취방으로 들어왔다. 거의 동거나 다름없었다. 내 자취방은 학교와는 조금 떨어진, 외노자가 많은 동네여서 대학생들이 자취하는 동네는 아니었다. 그 애는 동네를 돌아다닐 때에도 업 상태로 다니기 시작했다. 귀찮은 날엔 아이라인과 마스크만 쓰고 나가기도 했다. 워낙 길에 어슬렁대는 외노자들이 많아서 길을 걷다가 흘끔거리는 시선이 느껴지면 그 애는 내 팔에 딱 달라붙었다. 곰같은 덩치가 큰 역할을 했달까.
마치 신혼부부같은 나날.
같이 장보고, 같이 빨래를 개고, 밥을 해 먹고 뜨겁게 섹스하는 나날들이 완만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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