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비밀연애4
바람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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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제가 글을 팩트위주로 쓰다가, AI도움 받아서 로맨스 소설로 바꿨어요.
야한 장면 묘사가 상세하지 않지만 회사에서 유부남이 비밀연애를 한 팩트위주 내용이니 상상하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후 반응이 좋으면 회사말고 돌싱녀와 연애 이야기도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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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주 인력
수요일 밤의 메시지가 점점 뜸해질 무렵이었다. 두 번째 그녀는 남편이 서울 발령을 신청했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듣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끝은 늘 그렇게, 누군가의 사정으로 조용히 찾아왔다.
그해 하반기, 회사는 3년 만에 큰 시스템 개편 프로젝트를 띄웠다. 담당은 나였다. 제안서 평가, 우선협상, 계약까지 석 달이 걸렸고, 선정된 용역업체의 인력 여섯 명이 우리 층 끝 회의실에 상주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룸이라고 이름 붙인, 창문 없는 방이었다.
착수보고 날, 업체 PM 뒤로 줄지어 들어온 사람들 사이에 그녀가 있었다. 흰 셔츠에 남색 카디건. 형광등 아래서도 유난히 하얀 얼굴이었다. 보고가 진행되는 한 시간 동안, 그녀는 한 번도 고개를 들어 발표 화면이 아닌 곳을 보지 않았다. 산출물 일정표를 넘기는 손끝만 바빴다.
나는 화면 대신 그녀를 봤다. 이유는 몰랐다. 아니, 알고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그 이유를 너무 여러 번 겪어서, 이제는 굳이 이름 붙이지 않아도 됐다.
착수보고가 끝나고 업체 사람들과 명함을 주고받을 때, 그녀의 명함에는 '책임'이라는 직급과 품질관리 담당이라는 업무가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명함을 지갑 맨 앞 칸에 넣었다.
2. PM의 술잔
착수 회식은 발주처가 사는 게 관례였다. 회사 근처 한정식집 방 하나를 통째로 잡았고, 나는 발주처 PM으로서 상석에 앉았다. 업체 사람들은 내 잔이 비기 전에 채웠고, 나는 그들이 비우기 전에 채웠다. 갑과 을이 서로의 잔을 지키는 자리. 나는 그 자리의 공기를 잘 알았고, 잘 다뤘다.
잔을 들고 한 사람씩 돌다가 그녀 앞에 섰다.
"품질관리 책임님이시죠? 앞으로 제일 많이 부딪히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PM님."
그녀는 두 손으로 잔을 받았다. 가까이서 보니 눈가에 옅은 피로가 있었다. 업무 얘기를 몇 마디 나누다가, 나는 별생각 없이 물었다.
"주말엔 주로 뭐 하세요? 이 업계 사람들 주말도 없잖아요."
"애들 보죠. 둘이에요. 다섯 살, 세 살."
그녀가 휴대폰 잠금화면을 보여줬다. 똑같은 내복을 입은 두 아이가 거실 바닥에 엎드려 웃고 있었다. 나는 "아, 미혼이신 줄 알았어요"라고 말했고, 그녀는 그런 말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자리로 돌아와 앉으면서, 나는 내 안에서 일어난 계산을 정확히 알아차렸다. 실망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잃을 것이 있는 사람은 조심한다. 조심하는 사람끼리는, 들키지 않는다. 결혼한 뒤에도 수요일 밤마다 문을 열어주던 두 번째 그녀에게서 배운 것이 바로 그거였다.
그날 이후 나는 프로젝트룸에 조금 더 자주 들렀다. 품질관리 검토 일정을 핑계로, 산출물 양식을 핑계로. 그녀는 처음엔 "네, PM님"이라고만 대답했다. 2주쯤 지나자 내가 들어가면 먼저 커피를 내밀었다.
3. 선결제
중간보고를 앞둔 금요일, 업체 대표가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그녀와 업체 대표, 나, 그리고 우리 쪽 대리 한 명. 네 명이 앉기엔 넓은 일식집 룸이었다.
아홉 시가 조금 넘었을 때 그녀가 휴대폰을 보더니 난처한 얼굴을 했다.
"죄송해요, 작은애가 열이 좀 있다고 해서요. 먼저 일어나야 할 것 같아요."
대표가 손사래를 치며 들어가 보라고 했다. 나는 그녀보다 먼저 일어났다.
"택시 잡아드릴게요."
가게 앞에서 앱으로 택시를 불렀다. 도착지에 그녀가 불러준 아파트 이름을 넣고, 결제수단을 내 카드로 바꿨다. 그녀가 지갑을 꺼내려 하자 나는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다. 이미 결제됐다고.
"PM님, 이러시면 제가……"
"아이 아프다면서요. 빨리 가세요."
택시 뒷좌석에 앉은 그녀가 창문 너머로 고개를 숙였다. 택시가 모퉁이를 돌자마자 나는 전화를 걸었다.
"잘 타셨죠? 기사님 이상한 데로 가시면 바로 말하세요."
"네, 괜찮아요. 감사해요, 정말."
"집 도착할 때까지 끊지 마세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예쁜 사람이 혼자 택시 타면 걱정되잖아요."
수화기 너머가 잠깐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녀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 뒤로 이십오 분 동안 우리는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 얘기, 그녀의 첫 직장 얘기, 내가 왜 아직도 이 회사에 있는지에 대한 얘기.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전화를 끊었다. 가게로 돌아오니 대리가 "과장님 택시 잡는 데 삼십 분 걸리셨어요?"라며 웃었다.
그날 밤, 그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아이 열 내렸어요. 오늘 진짜 감사했어요.'
하트도 이모티콘도 없는 문장이었다. 나는 그 문장을 오래 들여다봤다.
4. 조수석
그 후로 몇 번, 우리는 단둘이 만났다. 처음은 업무 검토를 핑계로 한 점심이었고, 다음은 야근 후의 늦은 저녁이었다. 그녀는 늘 아홉 시 반이면 시계를 봤다. 아이들이 잠드는 시간이라고 했다.
세 번째 저녁, 나는 차를 가져왔다.
"오늘은 제가 데려다드릴게요. 택시비 아끼시라고."
그녀는 잠깐 망설이다가 조수석 문을 열었다. 강변북로를 타고 가는 동안 차 안에는 라디오만 흘렀다. 그녀는 창밖의 불빛을 보고 있었고, 나는 신호에 걸릴 때마다 그녀의 옆얼굴을 봤다. 하얀 얼굴 위로 가로등 빛이 일정한 간격으로 지나갔다.
그녀의 아파트 단지 뒤편, 가로등이 하나 꺼져 있는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녀가 안전벨트를 풀며 "오늘도 감사……" 하고 말을 꺼냈을 때, 나는 몸을 기울였다.
그녀는 밀어내지 않았다. 그렇다고 응하지도 않았다. 입술을 떼자 그녀는 한동안 앞 유리만 봤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문을 열고 내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생각보다 조용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단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날 밤 나는 메시지를 쓰지 않았다. 세 번의 경험이 가르쳐준 게 있다면, 이럴 때는 먼저 말하는 쪽이 지는 거라는 거였다.
다음 날 아침 프로젝트룸 문을 열었을 때, 그녀는 평소처럼 커피를 내밀었다. 컵을 건네는 손가락이 아주 잠깐 내 손등에 머물렀다.
그 뒤로 우리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 조수석은, 오래지 않아 키스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하게 됐다. 단지 뒤편의 그 어두운 갓길에서,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출장으로 집을 비운 어느 밤에는 그녀의 동 바로 앞에서. 그 밤들에 대해서는 여기 적지 않겠다. 다만 그 차를 지금도 몰고 있다는 것만 적어둔다.
5. 1박 2일 워크숍
차는 곧 좁아졌다. 우리는 도시 외곽의, 주차장 입구에 비닐 커튼이 드리워진 건물들을 알게 됐다. 점심시간 한 시간 반, 외근 처리한 오후 세 시간. 프로젝트 일정표의 빈칸들이 하나씩 우리 시간으로 채워졌다.
그러다 그녀가 말했다.
"한 번만, 시계 안 보고 있어보고 싶어요."
우리는 같은 거짓말을 준비했다. 나는 아내에게 "프로젝트 중간점검 워크숍, 1박 2일"이라고 말했고, 그녀는 남편에게 "발주처 워크숍에 업체도 같이 간대"라고 말했다. 일정표를 출력해 식탁 위에 올려두는 것까지, 우리는 서로의 거짓말을 꼼꼼하게 검수했다. 품질관리 담당다운 꼼꼼함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작은 펜션이었다. 그녀는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엎어두었다가, 삼십 분도 안 돼서 다시 뒤집어 아이들 사진이 올라온 가족 단톡방을 확인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똑같이 하고 있었으니까.
그날 밤 우리는 처음으로 시계를 보지 않았다. 처음으로 같은 침대에서 아침을 맞았다. 창밖으로 해가 떠오를 때 그녀가 이불 속에서 중얼거렸다.
"이게 계속되면 안 되는 거죠."
"……응."
"근데 끝나는 것도 싫어요."
나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 말에 대해 할 수 있는 대답이 그것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그녀는 내내 잠들어 있었고, 톨게이트를 지나 서울 표지판이 보이자 눈을 뜨고 립스틱을 다시 발랐다. 집에 돌아가는 얼굴로.
6. 검수 완료
균열은 워크숍 3주 뒤에 왔다. 월요일 아침, 프로젝트룸에 들어서자 그녀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점심시간, 비상계단에서 그녀가 짧게 말했다.
"남편이 워크숍 사진 보여달래요. 단체 사진 같은 거."
우리에게 단체 사진은 없었다. 그녀는 사진을 안 찍었다고 둘러댔다고 했다. 남편은 더 묻지 않았다고 했다. 더 묻지 않는 게 더 무섭다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몇 년 전 내 아내의 침묵을 떠올렸다.
그 주부터 그녀의 휴대폰은 늘 화면이 아래로 놓여 있었다. 메시지는 업무용 메신저로만 오갔고, 그마저도 '검토 부탁드립니다' '확인했습니다' 같은 문장뿐이었다. 나도 조심했다. 프로젝트룸에 들르는 횟수를 줄였고, 퇴근 후에 차를 그녀 단지 쪽으로 몰지 않았다. 조심하는 사람끼리는 들키지 않는다고 믿었던 나는, 조심하는 사람끼리는 결국 멀어진다는 걸 그제야 배웠다.
두 달 뒤, 프로젝트가 끝났다. 최종보고 날 그녀는 품질관리 결과를 발표했다. 결함 0건, 산출물 검수 완료. 나는 PM으로서 박수를 쳤다. 그녀는 발표를 마치고 내 쪽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채 노트북을 덮었다.
철수하는 날, 업체 사람들이 짐을 싸는 프로젝트룸 입구에서 그녀와 마지막으로 마주쳤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PM님."
처음 착수보고 날과 똑같은 목소리였다. 마치 그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어쩌면 그녀에게는, 그래야만 하는 것이었다.
한 달쯤 지나 업체 대표와 다른 일로 통화하다가 소식을 들었다. 그녀가 퇴사했다고.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당분간 육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고. 대표는 아쉬워했다. 나는 "그러게요"라고만 했다. 그날 저녁 그녀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끝내 '1'이 지워지지 않았다.
7. 다음 사람
지금도 가끔 그녀 생각이 난다. 강변북로를 탈 때, 라디오에서 그 밤의 노래가 나올 때, 조수석 시트 틈에서 누구 것인지 모를 머리끈이 나올 때. 바다가 보이던 펜션의 아침과, 이불 속에서 "끝나는 것도 싫어요"라고 말하던 목소리. 다시 연락해볼까, 하는 생각이 몇 번이나 휴대폰 화면 앞까지 왔다가 돌아갔다.
돌아간 이유가 그녀의 아이들 때문이라고, 그녀의 남편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아니다.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다시 만나도 그건 처음의 그녀가 아니라는 것. 내가 원하는 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와 처음 시작될 때의 그 떨림이라는 것.
놀이터의 가로등 아래서 처음 몸이 먼저 움직였던 밤. 새벽 편의점에서 박카스 반 병에 볼이 빨개지던 사람. 택시 안에서 작게 웃던 수화기 너머의 소리. 세 번 모두 시작은 눈부셨고, 세 번 모두 끝은 누군가의 조용한 퇴장이었다. 그녀들은 매번 떠났고, 나는 매번 남았다. 같은 자리, 같은 직급, 같은 집으로.
그리고 같은 식탁으로. 아내는 오늘 저녁에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나는 그 침묵을 오래전부터 허락이라고 읽어왔다. 어쩌면 그건 포기였을지도 모른다. 그 차이를 확인하는 일을, 나는 아직도 미루고 있다.
내일은 신규 입사자 교육이 있는 날이다. 인사팀에서 보내온 명단을 훑어보다가, 나는 어느 이름 위에서 손가락을 멈춘다. 멈춘 채로 한참을 있다가 화면을 끈다. 꺼진 모니터에 비친 얼굴이 낯설다. 처음 놀이터 벤치에 앉아 있던 서른 중반의 남자는, 이제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기다린다. 다음 회식을, 다음 술잔을, 다음 "잘 들어가셨어요?"를.
그게 내가 아는, 유일한 시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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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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