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다단계 썰 - 3
정윤이가 소개시켜 준 아이는 이하 서연이라 칭하겠다. 전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정윤이가 강사로 일하는 학원에서 정윤이 수업을 듣는 년이었다.
단순히 정윤이의 평범한 지인이 아니라 수업을 듣는 아이는 처음이였다. 몇 살인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 물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청문회 온 것 마냥 일관할 예정이다.
서연이를 만났던 이야기를 처음부터 해보겠다. 처음 만나는 여자 (혹은 소개받은 여자)를 만나서부터 침대에서 개처럼 따먹을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 얼마나 내 말을 잘 듣는 좆집으로 만들기까지 모든 루틴이 비슷한데, 서연이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나는 픽업아티스트도 아니고, 그런 쪽으로는 관심도 없다. 다만 내가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한테 가장 잘 맞는 정형화된 방법이 있다. 비효율적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별다른 생각없이 계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고,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메시지를 보내기 전, 만날 식당을 정했다.
식당은 조명이 어두운 곳 중 가장 비싼 세 곳을 골랐다. 서연이가 가보지 못했을 것 같은 곳들이어야 했고 (나이를 고려하면 이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서연이 집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편이어야 했다. 그 다음, 근처에 가장 가깝고 괜찮은 호텔이 어딨는지 알아놓았다. 웃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리고 모텔이 아니라 호텔이어야 했다. 이에 대해선 아래에서 설명을 하겠다.
카카오톡을 통해 계집년들과 첫 대화를 하기 때문에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내 카톡 프로필 사진은 현재 다섯 장 가량 있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엄선한 사진들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본인이 생각했을 때 '잘 나온' 사진, '자랑을 하기 위한 사진', 혹은 '취미와 관련된 사진'을 올리려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최대한 '재밌는' 혹은 '웃긴' 사진을 고른다. 물론 나도 들어가있는 사진이다. 더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고, 부담스럽지 않기 위해 이 방법을 쓴다. 나는 여자는 자아도취가 되어있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말로 표현하거나 이유를 체감하긴 어려워도, 셀카로 '멋있게' 찍은 사진을 카톡 프로필로 해놓는다면 너무 과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고, 재력 등을 과시하기 위해 올린 사진 또한 그렇다. 좋지 못한 예를 들기 위해 내 카톡을 지금 들여다보니, 내 아는 동생 한놈은 해외 여행을 가서 멋진 배경으로 찍은 셀카가 첫번째 프로필로 뒀고, 둘째 사진은 일등석 비행기표 사진이다. 나는 이런 류의 사진은 하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이 찍어준 '웃긴', 혹은 '재밌는' 사진을 올린다. 내 얼굴이 웃기게 나온 사진이 있어도 괜찮다. 어차피 처음 여자에게 연락을 한다면 내 카톡 프사 정도는 싹 다 스캔을 할 거라 보기 때문에 '얼굴이 잘 못 나온' 사진 한두개 쯤은 있어도 된다.
나는 아재고, 유부남이라는 엄청난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나와는 달리 젊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나는 실제로도 말수가 많은 사람은 아닐뿐더러 (물론 글을 적을 때는 보다시피 구체적으로 적는다만) 카톡에서는 더더욱 간결하게 말을 하는 편인데, 공감대가 없는 어린 계집년들을 만날 때는 이게 더욱 더 큰 문제다. 이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카톡 대화는 항상 최소한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서연이와 대화를 할 때도 그랬다.
카톡 대화를 할 때는 시작하자마자 공통된 지인을 주제거리로 삼으려한다. 이 경우에는 정윤이겠다. 그래서 서연이와의 대화주제를 가능한 빨리 정윤이로 돌렸다. 그 이외에는 어떤 공감대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장난 어린 정윤이의 뒷담화를 해서 한번 서연이를 웃겨줬다. 이후, 나는 서연이에게 경계감을 풀어주기 위해 평소 정윤이와 맛집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맛집 좋아하세요/많이 찾아다니세요?' 같은 건 묻지 않았다. 좋아한다면 알아서 이야기를 할 것이고, 많이 다니지 않는다면 말을 하지 않을 것인데, 물어봤자 본전이기 때문에 필요가 없다. 서연이는 맛있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맛집은 많이 알지 못한다고 했다. 나에게 있어선 최고의 대답이다. 대화를 적당히 두세턴 나누다가 곧이어 정해놓은 식당 링크를 카톡으로 보냈다. 거길 가봤냐고 물었다. 만약 가봤다고 하면 그 식당이 어땠냐고 자연스럽게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준비해놓은 다음 식당 링크를 보내주며 같은 질문을 할 요량이었다. 거긴 안가봤다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안가봤다고 하면, 꼭 가보고 싶은데 정윤이가 당분간 시간이 되지 않아서 그런데 대신 같이 가겠냐고 물을 생각이었고, 만약 싫다고 한다면, 그만 연락할 생각이었다. 공들여서 따먹지도 못할 상황을 피한 거라 위안 삼으려 했다. 하지만 서연이는 싫다고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하는 대신, '입을 옷이 없다'를 시전했다. 쓸데없는 걱정이고, 이미 오케이를 한 거나 다름이 없었다. 서연이 어디에 사정을 할지가 더 큰 고민이다. 그 뒤, 머릿 속으론 이미 서연이 턱을 잡고 대가리를 내 좆으로 밀어넣는 상상을 하며 약 10분간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만나는 당일까진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날짜를 조율해서 4시반 혹은 5시 즈음해서, 만날 식당 근처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다. 카페에서 만나는 이유는, 식당에 가면 메뉴를 보느라 정신이 없고, 대화를 방해받을 요소가 있어서 처음 만나는 사이에 바로 식당에서 만나면 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은 6시쯤으로 예약했다. 앞서 말했던 근처에 가까운 호텔에도 방을 예약해놓았다. 이건 설명하겠지만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약속 시간 전에 일단 호텔 체크인을 먼저 해두고, 와인을 좀 사놓았다. 체크인을 해놓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곤 약속 장소인 카페로 가서 랩탑을 꺼내어 보고 있었다. 서연이에겐 전화를 걸어 내가 카페 안에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줬다.
랩탑이나 태블릿을 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젊었을 적부터 벤 습관은 소개팅을 할 때 처음 만난 년이 걸어올때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계집년들은 처음 본 남자들이 위아래로 훑어보는 것에서 불쾌감을 느낀다고 어디에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여서 항상 주의한다. 남자 눈이 아예 딴데로 가있는게 계집년들 입장에선 부담이 없으니까 다른 걸 하고 있는 편이다.
처음 앉자 서연이의 가슴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요망한 년이 가슴이 돋보이는 옷을 입고 왔다. 옷이 파이진 않았지만, 팔 부분은 시스루 레이스이면서 가슴 부분은 타이트한 하얀 옷이었다. 일부러 가슴쪽은 쳐다보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 언제나 그렇듯, 사소한 대화는 하지 않았다. 날씨에 대한 이야기나 기타 뻔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영양가 없는 말 씨부리면서 이상한 첫 인상을 심어줄바에야 몇 초 정적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해서다. 그냥 계집년이 도착하면 같이 주문을 하고, 계산을 한다. 첫 대화를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한다. 주제는 공통 지인인 정윤이로 한다. 다행히도 이 년은 말이 많은 년이었다. 그 나이에 맞게 푼수끼를 보이며 이야기하긴 했지만 싱그러움 때문에 못봐줄 정도는 아니였다.
밥을 먹으러 자리를 옮기면서는 차를 타고 갔다. 나는 회사사람들 낭비벽이 있는 사람으로 보여 책잡히고 싶진 않아서 (여자들을 많이 만나고 다니며 지나치게 돈을 쓴다는 건 이미 알고 있기에) 외제차는 타지 않는데, 그래도 차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라 옵션을 많이넣고 차 관리를 아주 깔끔하게 한다. 혹시나 태운 여자가 다리 벌릴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는 것도 당연히 염두에 둔 선택이다. 보통 나이가 많은 년일수록 차 칭찬에 인색하다. 본인이 돈을 밝힌다고 오해할까봐 그런건지, 내차보다 나은 차를 가진 남자들에게 이미 대줄만큼 대줘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아마 둘 다 해당될 것 같다.
하지만 서연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차를 타기 전부터 '처음 남자 차에 타본다'며 아이같이 좋아했다. 차 안에서는 선생님 (정윤이 '친구'라고 소개를 받아서 그런지 나를 그냥 선생님이라고 불렀었다) 차가 '아빠 차 같이 깨끗하다'라고 했는데, 이년이 나한테 어떤 의도로 아빠 이야기를 꺼내나 잠깐 생각하게 되었지만 이내 생각을 떨쳐버렸다. 운전을 하면서는 서연이가 가만히 앞을 응시하고 있어 왜 보고 있나 했더니, 조수석 앞 유리에 발을 올렸던 것 같은 흔적이 있었다. 정윤이 이 씨발년이 조수석에 탈 때면 앞에 발을 올린다. 혹시나 나한테 여자친구가 있는지, 아니면 결혼을 했는지까지도 물어볼 수 있을까봐 정윤이 이 썅년을 원망하며 운전했다. 하지만 서연이는 별말을 꺼내지 않았다.
도착해서 발렛파킹이 문을 열어주자 서연이는 다소 부담스러워하며 내렸다. 나도 여자를 처음 따먹으려 할 때가 아니면 이런 비싼 곳은 가지 않는데, 첫날 이런 대접을 받으면 다리를 벌려줄 확률이 조금이라도 올라갈 것 같아 투자하게 되었다. 틀딱이 계집년 좀 따먹겠다고 별 지랄을 하네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여서 할말이 없다. 그냥 좀 눈감아줘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술을 시킬 때 민증검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날 처음으로 검사를 당했다. 서연이가 하고 온 꼴이 너무나 어설퍼서 검사를 한 것 같았다. 민증을 까먹고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둘러 댄 다음 내 것만 시켰다. 코스 하나가 나올 때마다 와인도 한잔씩 같이 나오는 '와인페어링'이라는 좆 같은 상술이고 솔직히 좆도 관심없지만, 이딴 걸 눈돌아가게 좋아하는 년들을 경험해본 적 있어서 시킨다.
밥을 먹으면서 하는 대화는 최대한 성적인 쪽으로 돌리려고 하는 편인데, 이년은 조금만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면 창피해서 그런지 불쾌해서 그런지 그런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와인이 나오면 나는 마시지 않고 계속 얘한테 권했다. 조금 취기가 올라오는 것 같았지만 대화는 오히려 본인 고민을 이야기하는 데로 계속 좆같이 흘러가서 이건 공쳤구나 생각이 들었다. 씨발년이 지 선생 친구라고 하니 진학상담사라고 생각했나. 자리를 빨리 마무리하고 한번만 찔러본 이후에 안 넘어오면 포기할 예정이었다.
정윤이 이년은 내가 소개시켜준 여자애들을 만날 때면 내가 호텔방 예약을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만나는 동안 어떻게 되가는지 물어보고, 왠지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내가 말을 하면 지가 올 준비를 한다. 정윤이하고의 관계는 조금 지겨워진 감이 있어서 초반처럼 따먹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얘가 온다고 하더라도 불 같은 밤을 보내거나 하진 않는다. 정윤이는 그냥 욕조에 물을 받고 목욕을 하고, 나는 내 할 일을 하는, 신혼이 좀 지난 부부 같은 관계랄까.
이 날 서연이 이년이 도저히 넘어올 것 같지 않아 정윤이에게 메시지를 했을 정도로 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집에 데려다준다는 명목으로 서연이를 다시 차에 태우고 출발했다. (약 45분 거리이기에 얘도 그게 편했을 거다) 한 오분쯤 지나서 모든 년들에게 그러듯 물어봤다.
'내가 사정이 있어서 이 근처에 호텔에 묵고 있다, 그런데 내가 꼭 제때 시간을 맞춰서 먹어야되는 처방약이 있는데 방에 놔두고 왔다, 잠깐 들렀다가 가도 되겠느냐, 너는 그냥 차에 있으면 된다,' 하고 물어봤다. 사실 이미 차를 타고 난 이후에 거부하기도 어려운 요청이기에 거절을 할 수가 없다. 그럼 호텔까지 운전을 한다음 일부러 발렛파킹을 해주는 곳으로 간다. 그러면 발렛이 문을 열어주는데, 그 때 그냥 '아무래도 잠깐 내려있어야겠다' 이야기를 하면 내려야한다. 자연스럽게 호텔로비까지 같이 온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 다음은 별말 하지 않고 차에서 하던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면서 엘리베이터로 같이 가고, 그 이후 방안까지 들어가면 된다. 서연이보다 나이가 있던 년들의 경우에는 호텔로비까지 같이 온 경우, 분위기에 취해서, 그리고 상황에 이끌려서 방까지 거의 무조건 들어가게 되어있다. 어느정도 내가 자신이 있을 경우엔 '로비에 있을래 아니면 잠깐 같이 올라갈래' 물어보기도 한다. 가장 특이한 케이스는 로비에 그냥 있겠다고 한년이었는데, 이년 같은 경우는 그냥 팔목을 잡고 끌고 가다시피 하니까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끌려왔는데, 막상 방에 들어와서는 순순히 벗어제꼈다.
그래서 서연이를 태우고 호텔 발렛파킹 앞에서 멈추니, 발렛이 서연이 문을 열어주었다. 서연이에게 아무래도 잠깐 내려야겠다고 이야기를 하자 별 생각 없이 내렸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자 서연이는 재잘재잘거리다가 오빠 방 구경해봐도 되겠냐고 물었다.
다음 화에 계속. 추천은 글을 더 써 나갈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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