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2부-2

놀라운 일이었다. 결혼시킬 나이의 자녀가 있는 가정주부가 저러고 다닌다는게 도저히 믿기지 않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나이깨나 있는 분이 저런 속옷이 뭐란 말인가? 나는 뭐라도 한 대 맞은 사람처럼 세탁실로 가서 어머니가 허물 벗어 놓은 속옷들을 들춰보았다. '아니 이게 뭐야' 이미 어느 정도 짐작 가는 바는 있었지만, 빨려고 내어놓은 어머니의 브래지어와 팬티들은 일반인이 입는 평범한 것들이 아니었다.
언제 이렇게 사 모았는지 어머니의 속옷들은 하나같이 레이스 망사에 끈으로 연결된 기능성을 상실한 보여주기 위한 브라와 팬티들이었다. 색상들도 강렬한 원색의 조합으로 야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누구든지 이 속옷만 보더라도 속옷 주인이 행색을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도저히 40대의 가정주부가 입을 법한 모양새가 결코 아니었다. 나는 충격적인 마음에 머리를 한 대 맞은거 같지만, 어머니의 비부를 가리던 팬티 쪼가리들은 하나씩 들추어 보았다. 빨려고 내어 놓은 팬티들에서 강렬한 여체의 비릿한 내음이 전해졌으며, 비부를 가리던 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허연 액체들이 말라붙어 있는 것도 있었다. 이건 정말 이상한 것이다. 저것은 사내의 것이거나 아니면 최소한 어머니가 저걸 가랑이 사이에 걸치고 스스로 질액을 뿌리던지 어느 경우이거나 저 나이에 정상적인 경우라 보기 힘들었다.
나는 어머니의 야릇한 속옷 취향을 알고 나서 더욱더 의심을 확고히 하였다. 그러다가 자주가는 대학로에 약속이 있어 나갔다가, 우연히 선글라스를 쓴 채 지나가는 어머니를 보게 되었다. 화이트색 짧은 층층이 망사 초미니에 노출이 심한 유방이 흔들리는 옷을 입고 진한 화장으로 숨겨도 어머니의 자태를 내가 몰라보겠는가? 그런데 희한한 것은 마치 일반인이 아닌 것 같은 연예인 삘나는 키가 큰 젊은 사내와 팔짱을 끼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들은 돌아다니다가 뭇사람들의 시선은 개의치 않고 깔깔거리며 서슴없이 서로를 터치하며 행동하고 있었다. 후에 확인해 보니 직장 동료라 하고 얼버무리는 게 아무래도 수상해 보였다. 도대체 요즘 어머니가 어디서 누굴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말이다. 어머니의 직장은 저런 젊은 사내들과 함께 한단 말인가?
나는 어머니 신상에 무슨 중대한 변화가 약 반년 전부터 생겼음을 확신하기에 이른다. 아마 그 변화는 어떤 사람 아니면 어떤 사건일 것이다. 사건 역시 어떤 인물이 관계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어떻게 어머니의 직업은 그렇게 애도 쓰지 않는 느낌인데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어머니 쓰임새로 봐서는 못해도 몇백 이상은 수월하게 버는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 직장에 미행을 해서라도 꼭 제대로 캐보기로 결심을 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그렇게 시간을 쪼개는 게 쉽지가 않았음에도 나의 행동에 시동을 건 계기는 뜻밖에 집안에 있었다.
한번은 어머니 비밀창고인 드레싱룸에 한번 살짝 들어가 보았다. 어머니는 자기만의 비밀 공간이라며 굳이 키를 잠그고 다니지만, 키를 어디 두는지 알기에 아무도 없을 때 들어가 보았다. 들어가서 조명을 켰을 때 그 휘황찬란함이 보통이 아니었으며 눈부신 연예인의 공간이 탄생했다. ‘아뿔싸 이게 여염집 가정주부의 공간이라니......’ 침실 무드등을 켜자 그 야릇하고 에로틱한 분위기가 당장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연애를 해도 될 정도였다.
드레싱룸에 있는 어머니의 옷가지들은 자유로운 옷차림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방송국 같은 곳이거나, 패션이나 광고업계, 연예계의 자유로운 직업의 싱글 여성들이나 입을 법한 도발적이고 화려한 것들이었다.
아래의 서랍장을 열자 곱게 개어진 속옷들이 눈앞에 휘황찬란하게 펼쳐졌다. 알록달록한 원색의 자극적이고 성감 어린 팬티들이 정갈한 솜씨로 무슨 진열을 하듯이 잘 정리되어 한눈에 들어왔다...... 망사와 끈으로 된 것들을 하나씩 들춰 보니 참 기가 막혔다. 이건 뭐 한두장도 아니고 백여장은 돼 보이는 게 모두가 다 하나같이 유흥업소 여자들이나 입을 법한 야시시한 헝겊쪼가리 들이었다. 핫핑크, 바이올렛, 오렌지, 레드, 블루 등 색상도 다양하고 모양새도 정말 아슬아슬한 것들이었다. 그물 망사로 된 것, 화려한 레이스 소재, 큼지막한 꽃무늬 장식 등이 된 속옷들을 몇 개 펼쳐 보다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고 멍해졌다.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 이건 심하다.’
정말 기가 막혔다. 아니 어머니가 무슨 술집마담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데 우리 앞에서는 입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 섹시 드레스와 원피스, 치마길이를 줄이고 허리를 줄인 투피스들, 노출이 심한 보여주기 위한 용도의 야한 색상의 행사용 같은 갖가지 의상들, 여러 모양과 다양한 소재의 초미니 스커트들, 알록달록한 요란한 색상의 망사와 레이스와 끈으로 된 수백장의 비부만 겨우 가릴 것 같은 아찔한 팬티와 비슷한 소재와 색상의 야한 브라들! 하나같이 다 나가요나 BJ들이나 입을 만한 헝겊쪼가리들이었다. 아, 이건 정말 아니다. 아무리 친어머니이지만 여자의 음란하고 야한 속옷들은 눈 앞에 대하니 야릇한 여자 내음이 나는 듯 하면서 음심이 자극 받는 것은 희한한 일이었다.
나의 결론은 어머니는 지금 남자가 생긴 것이다. 이건 백프로 사내가 있는 것이다. 어머니는 지금 그 남자와 신나게 연애를 하고 있으며 그 사내에게 보여주려고 이런 속옷들을 사 모으고 어머니의 알몸에 걸치고 별의별 음란한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어머니가 말이다. 아버지가 멀쩡히 있는 두 자녀의 엄마인 가정주부가 말이다. 아마 어머니의 직업도 이런 옷들이 필요한 직업이다. 어머니는 지금 행복한 웃음을 만연에 띄우고 들떠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머니의 피부관리기구 판매라는 직업에 대해 의구심이 더더욱 들었다.
언젠가 어머니가 안방에서 통화를 하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누군가와 다정스레 사적인 통화였다. 다소곳한 어머니의 목소리는 상대방을 분명히 ‘자기’라고 불렀다. 어머니는 내가 뒤에 다그치니 아버지를 부른 것이라고 급거 변명했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당신이라 부르지 절대 자기라 부르지 않는다. 이렇게 조신하고 정숙했던 나의 어머니는 반년만에 완전 연예인급 변신을 가져오고 생활상이 변했지만, 아버지는 그래도 허허 웃고만 있었다.
“나 요즘 완전 니 어머니하고 연애하는 기분이야, 매일 새로워”
하긴 어머니가 예쁘긴 예쁘다. 그냥 이쁜 여자가 100명 중 한 명이라면 섹시한 여자는 200명 중 한명이고 나이들어서도 관리 잘된 섹시한 여자는 1,000명 중 하나라고 본다. 나이들어서도 섹시함과 여자다움을 유지하면 사실 더 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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