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 6

정다미라는 이름 세 글자가 새겨진 명함은 이제 내 손안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열쇠가 되었다. 다미 씨. 그 음절을 되뇌며, 나는 마침내 그녀의 모든 세계로 걸어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낮에 그녀의 폰에서 완벽하게 동기화시킨 SNS 계정은 차가운 화면 속에서 나를 유혹하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나는 밤늦도록 노트북 앞에 앉아 손가락을 번개처럼 놀렸다. 어릴 적부터 꾸준히 익혀왔던 해킹 기술은 나의 유일한 놀이이자 탈출구였고, 지금 이 순간, 현실에서 가질 수 없는 통제력과 전능함을 선사했다. 그녀의 허락 없이, 그녀의 인지 없이, 그녀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범하려는 맹목적인 욕망이 나를 지배했다.
마우스 휠을 내릴 때마다 정다미의 사적인 일상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듯한 전율에 사로잡혔다. 필터로 보정된 사진들, 친구들과의 유쾌한 대화들, 일상적인 풍경들. 그녀의 미소는 화면 속에서 영롱하게 빛났고, 그 생기 넘치는 얼굴은 내 심장을 격렬하게 두드렸다. 그녀의 단발머리는 사진 속에서도 찰랑이는 듯했고, 활짝 웃을 때마다 드러나는 가지런한 치아는 내 안의 짐승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미끼였다. 하나하나의 사진이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이 정보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골똘히 고민했고, 나의 탐욕스러운 뇌는 이미 다음 단계를 향해 폭주하고 있었다.
순진무구한 그녀의 모습은 내 손에서 곧 음란한 환상으로 변모했다. 나는 그녀의 SNS 사진들 중 몇 장을 선별했다. 해맑게 웃는 얼굴, 무심코 찍힌 전신 사진, 어딘가를 응시하는 옆모습. 그 사진들을 차가운 디지털 세계 속으로 끌어와, 은밀히 숨겨두었던 음란한 이미지들과 교묘하게 겹쳐나가기 시작했다. 나의 손은 망설임 없이, 그러나 미친 듯한 집중력으로 움직였다. 마우스 클릭 한 번, 키보드 입력 한 번마다, 화면 속 정다미의 몸에 착 감겼던 옷가지들이 벗겨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섬세한 그녀의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내 욕망 속에서는 완벽하게 결합되는 육감적인 몸매들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매끄러운 어깨선, 가늘게 뻗은 팔, 그리고 허리에서 유려하게 이어지는 탐스러운 엉덩이와 탄탄한 허벅지. 그녀의 얼굴에 그대로 박힌 채, 새로운 몸으로 재탄생한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파멸적인 아름다움이었다.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 아래, 나신으로 드러난 육체가 숨 막힐 듯한 성적 긴장감을 자아냈다.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쥐고 그 고고한 얼굴을 내 앞에 꿇려 일그러뜨리고 싶다는 파렴치한 욕망을 느꼈다. 그녀의 교양미 넘치는 목소리가 흐트러진 신음을 내뱉게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전신을 지배했다. 나는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 환상의 유물들은 나의 뒤틀린 욕망이 응축된, 새로운 금기의 증거였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그녀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재생되었다. 나의 뇌리에 박힌 그녀의 아름답고도 음란한 자태. 나는 충혈된 눈으로 천장을 응시하다가, 결국 이불을 뒤집어썼다. 이미 팽창한 육신이 바지 가운데를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내 손은 미친 듯이 나의 '그것'을 움켜쥐었다. 스크린 속 그녀의 환영을 마주한 채, 나는 통제 불능의 욕구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나의 손놀림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빨라졌다. 눈앞에 펼쳐진 정다미의 합성된 사진들은 나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쥐고, 상상 속 그녀를 격렬하게 뒷치기하는 데 깊이 몰입했다. 그녀의 우아한 목소리 대신, 억눌렸던 야수적인 신음이 목울대를 타고 흘러나오는 상상을 했다.
스크린 속의 정다미는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높이 들고 있었다. 몸에 착 달라붙던 옷은 이미 찢겨 너덜거리고, 드러난 그녀의 매끄러운 살결 위로 내 거친 숨결이 뜨겁게 흩뿌려졌다. 나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잡아채고, 탐욕스럽게 내 육신을 그녀의 뒤에 맞추었다. 나의 움직임에 맞춰 그녀의 육체는 완벽하게 복종하는 듯 격렬하게 흔들렸고, 나는 그녀의 부드러운 살덩이를 뭉개고, 내 모든 욕망을 쏟아내기 위해 미친 듯이 박아 넣었다. 질척한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 땀으로 미끄러운 피부의 마찰감, 그리고 그녀의 흐느낌과 나의 거친 숨소리가 뒤섞여 방안을 가득 채웠다.
그녀의 합성된 사진들을 보며 나는 절정에 이르렀다. 뜨겁고 끈적한 욕망의 정액이 솟구쳐 올랐다. 화면 속 정다미의 얼굴 위로, 그녀의 매끄러운 몸 위로 나의 흔적을 사정없이 뿌렸다. 나의 ‘밀크’가 그녀의 얼굴과 몸을 뒤덮는 순간, 내 안의 모든 응어리가 폭발하는 듯한 전율이 일었다. 축축하고 끈적한 허무함이 온몸을 휘감았지만, 그녀의 잔상은 지워지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사정으로 나의 욕망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갈망은 쾌락과 죄책감, 그리고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열망이 뒤섞인 채 더욱 깊어졌다. 이성이 끊어진 나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다. 며칠 내내 나는 그녀의 합성 사진들로 자위를 반복했다. 방안에는 희미하게 정액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맴돌았고, 나는 그 냄새 속에서 뒤틀린 만족감을 느꼈다. 때로는 화면 속 그녀의 얼굴을 향해, 때로는 드러난 몸의 곡선을 향해 나의 '밀크'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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