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2부-1

2부 어머니의 변화
그런 변함없는 어머니가 요사이 들어서 얼굴에 화색이 돌고 더 밝아지는 듯하더니, 주말에는 친구분 만나려 가면서 짧은 치마를 입고 나섰다. 연갈색 캐시미어 스커트와 흰색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화사하면서도 전에 보지 못한 상당히 멋을 낸 차림이었다. 어머니는 나이도 있으면서 엉덩이 라인이 드러나는 스커트를 왜 입을까? 요즘 어머니가 부쩍 외모를 꾸미고 외출도 잦다. 또 근래 들어 활기차고 젊어진 듯 보였다.
“아니 어머니 그 치마가 그게 뭐예요? 어머니는 40대 가정주부라구요?”
“아니 얘가 아버지도 안 하는 잔소리를 다 하네... 니가 뭔데? 그리구 40대 얘기는 왜 하니? 나이가 뭔 상관이 있다구 나도 여자다. 엄만 좀 이쁘게 입으면 안 되니?”
집안에만 붙어 있으면서 집안 살림 잘하고 가족들 챙기며 살뜰히 살림만 잘하던 항상 웃는 얼굴에 미모까지 갖춘 집순이 나의 어머니가 이렇게 밖으로 나돌기 시작하는 것이다. 새 옷을 사 입고 외출이 잦아지고 서서히 화장을 진해지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다가, 두어 달 전에는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일주일간 싱가포르 뷰티클리닉 취업 연수를 다녀온다더니 어떻게 취업이 되었는지 결혼 후 한 번도 안 나가던 직장까지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에는 집안 살림만 야무지게 했지, 아무런 사회 경험이나 자격이 없는 어머니가 무슨 돈 버는 일이 가능할까 싶어 의아하고, 무슨 사이비나 다단계 사기가 아닌가 싶어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부유층 여성을 상대로 하는 고급 피부 관리기구 대여 및 판매샵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어머니가 무슨 영업을 한다고 싶어 잘되지 않고 곧 그만둘 줄 알았다.
그러나 우려와는 다르게 아는 사람도 많지 않고 사회생활을 처음하는 잼 병이 어머니가 꽤 새로운 직장생활을 잘하는 듯 보였다. 어머니가 외모야 어떤 강남 유한마담보다 이쁘고 우아하지만 부유층에 인맥이 없는데도 잘하는 게 신기하긴 했다. 어머니는 결혼 후 처음으로 얻은 직장에서 아무래도 상당한 돈을 버는 듯 보였다. 자신이 번 수입으로 아버지 것은 물론 나와 지혜 누나에게도 이것저것 선물을 사주셨으니 말이다.
아무튼 요즘 어머니는 오후에 나가는 직장생활을 주 4일 하며 집안일에 대한 시간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이고 친구분들도 자주 만나며 간혹 여행도 다녀오기까지 하셨다. 자기관리에도 시간과 돈을 쓰며, 전업주부인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저녁에도 밤늦게 들어올 때가 점점 잦아져 어머니의 정성 어린 따뜻한 저녁상을 먹기가 힘들어졌다. 처음에는 자꾸 들어가는 나이에 반항하는 중년 여성의 귀여움 정도로 봤었는데, 요사이는 그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 주말은 이때까지 희생하고 참은 거 한다면서 친구분들과 3박 4일 제주도 여행까지 다녀왔다. 아버지는 어머니 일이라면 뭐든 웃으며 흔쾌히 승낙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렇지 못했다. 뭔가 미심쩍고 우려가 되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당연하게 한 번도 엄마를 여자로 느낀 적이 없었다. 엄마는 엄마지 어떻게 엄마가 여자로 보인다는 말인가? 이것은 당연한 명제였다. 그러나 요즘 외출 시 짧은 치마를 입고 스타킹을 신은 어머니의 다리가 저렇게 늘씬한 줄 처음 알았다.
나는 걱정이 많이 되었다. 나이는 사십을 넘어선 나이이지만, 저 정도 미모에 몸매, 요즘 들어 보이는 은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색기같으면 얼마든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의 어머니는 이십여 년간 워낙 믿음을 주는 타입인지라 아버지는 별로 걱정 안 하는 듯 보였으나 나는 심히 우려가 되었다. 일주일에 4일 오후 타임에 일하러 나가는 것 외에도 외출도 잦아지고 한 번씩 아버지께 허락 맡고 친구분들과 여행도 다녀오고 귀가가 자정 무렵까지 늦은 날도 많았다. 그러니 자연히 집안일은 예전 같지 않게 밀리기 일쑤고 가족인 우리가 어머니의 살뜰한 보살핌을 제대로 못 받으니 지혜 누나와 나한테서는 불평들이 나왔다. 그러나 나는 그것도 신경 쓰이는 일이지만, 착하고 순진한 어머니가 나쁜 인간들한테 이용당하지나 않을까가 그게 더 걱정이었다.
앞서도 말했지만 요즘 어머니는 무척 멋을 낸다. 옷과 화장품 따위를 자꾸 사들이는데 자기 돈으로 사니 뭐라 말할 수도 없고 그 종류가 다양하고 가지 수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옷장을 하나 더 새로 들였다가, 그것도 모자라 이젠 아예 우리 집안 식구들 공용의 다용도실을 다 치우고 어머니 메이크업과 드레싱룸으로 새로이 꾸몄다. 그것도 어머니 사비 들여 인테리어 공사까지 새로 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다며 자그마한 예쁜 공주풍 커튼이 쳐진 퍼플톤의 침대도 하나 들였다. 조명도 마치 연예인 분장실처럼 화려하게 하고 침실 무드 조명도 따로 갖추어 은은하고 취침 베드 조명은 야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에로틱한 분위기를 발산했다. 화장대, 옷걸이, 대형 거울, 침대 등으로 이루어진 어머니의 비밀 공간이 완성된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의 첫 느낌은 미안하지만, 걸그룹 드레싱룸과 업소녀의 침실을 합쳐 놓은 것 같았다.
정말 이상했다. 직장인 딸과 대학생 아들이 있는 중년의 유부녀가 이건 지나치다는 생각이들었다. 너무 안하던 짓을 한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몇 달 전부터 어머니가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고 뭐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니 답답했다. 또 당사자인 아버지가 전혀 이상한 낌새를 못채고 방관만 하고 있으니, 아들인 나만 예민해져서 어머니를 더더욱 주의 깊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어머니만 보면 귀가 시간을 챙기고 옷차림 간섭을 하니 어머니는 나를 못된 시어머니 같다며 슬슬 피해 다녔다. 그러나 나는 그럴수록 요즘 들어 처음으로 어머니 느낌보다 예쁜 연상의 여자 같은 느낌을 주어 다른 모르는 누군가에게 뺏길 것 같아 초조해지고 신경이 곤두섰다. 부모의 귀가 시간을 걱정하는 자녀는 별로 없을 것인데도 말이다.
어머니의 일주일 일상을 체크하고 예전과 변화된 모습들을 하나씩 관찰하기 시작했다. 우선 몇 달 전부터 직장을 나가고 나서 엄청난 쇼핑을 해서 옷가지와 갖가지 물건들을 사들이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돈을 스스로 버니 휘트니스 센터를 등록하고 헬스와 수영도 시작했다. 그리고 골프 연습장도 다니며 요즘은 꽤 실력이 늘어 필드에도 나가는 눈치였다.
그러면 거기서 누굴 만났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어머니 나이대에 저 정도의 미모이면 타고난 상위 일 프로이며 요즘은 성형 시술도 해가지고 얼굴에 자가지방을 넣고 눈을 더 크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잘 변화를 눈치 못 챘지만 나와 누나는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어머니를 추궁한 끝에 받아 낸 대답이 이랬다. 어머니가 다니는 직장 근처의 강남 성형외과에서 허벅지 자가지방을 뽑아 이마와 볼에 넣어 얼굴을 작고 어려보이게 만들고 눈은 앞트임과 뒷트임을 하여 크게 만들고 눈밑에 애교살을 넣었다는 것이다. 살림만 하던 여자가 저렇게 한다는 것은 참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할 일이었다.
어머니 말로는 약간 손댄 거지만 그 몇 가지는 상당한 변화를 가져와서, 그동안은 이쁘지만 인자하고 우아한 가정주부 이미지에서, 이제는 어머니의 자랑인 긴 머리까지 연갈색으로 물들이고 웨이브까지 넣는 바람에 손바닥만큼 작아보이는 얼굴에 도발적 이미지가 보이며 섹시미가 흘렀다. 그리고 몸매도 더 다이어트가 된 건지 더 날씬해지고 가슴과 엉덩이는 그대로이니 더 볼륨있고 육감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요즘에는 어머니가 아줌마로 안 보이고 매력적인 연상 연예인 이미지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아줌마 티를 완전히 벗어던진 나이 든 매력녀라고 할까...? 차려입고 나서면 날씬하고 유려한 몸매에 가슴을 위로 치켜든 우아한 자태에 길고 늘씬한 다리와 가는 발목, 그것을 발목을 감싼 아찔한 높이의 스트랩 샌들, 평생 음식 따위는 만들 것 같지 않은 블루톤 물들인 긴 손톱, 요즘 들어 더 도드라져 보이는 유방의 튀어나올 것 같은 탄력, 도톰하고 촉촉이 젖은 붉은 입술과 애처로운 듯한 맑고 큰 눈은 보는 이의 뇌리를 흔들기에 충분한 관능미를 선사했다.
외출복을 차려입고 나서면 웬만한 사내는 말도 못 걸 만큼 화려하고 우아한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들인 내가 봐도 그런데 다른 놈들이 특히 연상 좋아하거나 변태 밀프충들은 환장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거기다가 요즘은 걸치는 옷마다 고급스럽지만 달라붙고 몸의 라인을 드러내는 섹시한 타입을 고집했다. 어머니의 변화는 직장을 나가기 얼마 전부터도 시작된 것 같았다.
아마 6개월여 전부터 어머니는 갑자기 외출이 잦아지고 집에 있는 옷들 중에서도 예쁜 옷들로 멋을 내고 손톱도 예쁘게 가꾸고 화장도 하며 마치 소녀처럼 들떠서 얼굴에 화색이 돌았던 게 변화의 시발점인 것 같았다. 여동생은 그런 모친의 변화를 극도로 싫어했다. 무슨 물장사 같다면서 대 놓고 좀 점잖게 구시라고 어머니를 타박했다.
한번은 모친이 머리는 묶어서 목선을 드러내고 큼지막한 리본이 달린 어깨를 반쯤 드러낸 얇은 티를 입어 유방을 도발적으로 강조하고 금색 팔찌를 끼고는 검은색 핸드백을 손에 쥐었다. 흰색 바지가 너무 얇아 살빛이 다 비치는 데 뒤에서 보니 꿈틀거리는 엉덩이에 작은 팬티라인이 다 보였다.
아뿔싸! 어머니가 가정주부인 내 어머니가 지금 저러고 다닌다. 저건 정상적인 일반인이 할 차림이 아니다. 마치 업소녀가 손님 접대하려 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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