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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명: 신체의 신비

장소: 대학교 강의실 (닫힌 공간, 약간 어두운 조명, 정적이 감도는 실습 시간)

주제: 신체의 전 영역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 — 생식, 배설, 촉감, 반응 등까지 포괄

수업 방식: 조를 나눠 실습을 통해 직접 관찰하거나, 설명을 듣고 서로의 신체를 확인

?등장인물

윤지 (여): 말수가 적고, 겉보기엔 차분하지만 눈빛엔 묘한 호기심과 관찰력이 숨어 있음. 처음엔 소극적인 태도지만, 실습이 진행되면서 감정의 파동이 점점 드러남.

연우 (남): 쿨한 듯 보이지만 낯선 상황에 은근 긴장감. 처음 보는 윤지에게 미묘한 끌림을 느낌. 직접적인 터치가 오가는 순간, 예상치 못한 반응이 터져 나옴.

?〈신체의 신비〉 – 도입부

대학교 5층, 인문사회관 끝자락의 유독 조용한 강의실.

‘신체의 신비’라니, 이상한 제목이었다.

하지만 강의계획서를 본 순간 연우는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신체의 구조와 작용, 감각과 반응, 모든 생리적 흐름을 체험 중심으로 익힌다.”

첫 수업, 교수는 천천히 걸어 나왔다.

의사 가운 비슷한 하얀 코트를 걸친, 50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본 뒤,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체의 신비는 단순한 이론 수업이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의 몸을, 그 모든 영역을, 관찰하고 이해할 것입니다.

오늘은 1차 실습. 배설기관과 생식기관에 대한 구조적 이해부터 시작합니다.”

순간 강의실 안엔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누군가 작게 숨을 들이켰고, 누군가는 헛기침을 하며 긴장을 털어냈다.

“조는 무작위로 정했습니다. 명단은 앞 화면에 띄웁니다. 짝을 찾아주세요.”

연우의 시선이 스크린을 올려다봤다.

그의 이름 옆엔 ‘윤지’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윤지를 처음 봤을 때, 연우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작고 여리여리한 체구, 단정한 단발머리, 커다란 눈망울에 묻은 어딘가 어색한 긴장감.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다음엔 **“저런 애도 이 수업을 신청했다고?”**라는 의문.

하지만 윤지는 의외로 침착했다.

자신에게 다가온 연우를 마주보며 작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 윤지야.”

“연우입니다… 잘 부탁해요.”

조용히 인사를 주고받는 그들 앞에, 교수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상대의 신체를 관찰하고, 각 부위의 기능과 구조를 외워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직접 손으로 확인하세요.

단, 서로의 동의가 전제입니다.”

그 순간, 강의실 안엔 또 한 번의 숨죽임이 감돌았다.

윤지는 연우를 바라보며 작게 속삭였다.

“…괜찮으면, 먼저 너부터 봐줄게.”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윤지의 손끝이 살짝 올라왔다.

셔츠의 단추에 닿은 그녀의 손이 조심스럽게 첫 단추를 풀었다.

첫 단추가 떨어질 때, 조용한 강의실 안엔

둘의 숨소리만이, 미세하게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