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 7

차가운 금속 문 뒤, 박은경 아줌마의 이름이 새겨진 1리터짜리 용기 옆에, 이제 정다미의 이름이 적힌 500밀리리터짜리 새로운 투명한 병이 자리 잡았다. 나의 심장이 기묘한 만족감으로 팽창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들을 향한 나의 맹목적인 욕망이 물리적인 형태로 응축되어, 차갑게 식어가는 ‘가짜 우유’가 되어 나의 은밀한 수집품 목록에 추가된 것이다. 박은경 아줌마의 ‘밀크통’은 이미 1리터가 넘치도록 가득 차 있었고, 정다미의 ‘밀크통’ 또한 그녀를 향한 나의 격정적인 순간들이 쌓여 어느새 500밀리리터에 육박하고 있었다. 이 투명한 용기들 속에서 나의 끈적하고 뜨거운 흔적들은 기이하게 굳어가며, 나의 뒤틀린 욕망의 결정체가 되어갔다.
어두운 방 안, 노트북 화면의 푸른빛이 내 얼굴에 음습하게 드리워졌다. 정다미의 해맑은 미소가 담긴 SNS 사진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나의 뒤틀린 욕망이 빚어낸 음란한 몸짓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녀의 순수한 얼굴과 도발적인 육체가 한데 어우러지는 순간, 나의 심장은 맹렬하게 고동쳤다. 마치 금기를 깨는 신성모독의 행위처럼, 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나는 정다미에게 익명으로 합성된 사진 문자 몇 장을 전송했다. 그녀의 섬세한 얼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내 욕망 속에서는 완벽하게 결합되는 육감적인 몸매들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나의 ‘밀크’가 뿌려진, 그녀의 얼굴과 몸을 뒤덮은 듯한 파멸적인 이미지들이었다.
익명의 발신자로 위장한 채, 나는 그녀에게 파멸적인 선물을 전송했다. 화면 저편에서 그녀가 이 사진들을 보며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아랫도리는 통제 불능의 불길처럼 치솟았다. 분명 그녀의 깨끗한 눈빛은 혼란으로 물들고, 그 붉은 입술은 경악에 질려 일그러질 터였다. 나는 그녀의 영혼을 침범하는 이 행위 속에서 전능한 지배감을 맛봤다. 그녀는 답장하지 않았고, 나는 모르는 체하며 그녀의 반응을 기다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의 세계는 이미 흔들리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나는 가장 달콤한 유희를 만끽했다.
며칠 후, 나의 은밀한 계획은 다음 단계를 향해 움직였다. 태연한 얼굴로 전화기를 들고, 저장된 ‘정다미’라는 세 글자를 응시했다. 벽지의 곰팡이? 그건 단순한 허울에 불과했다. 나는 그녀의 숨결이 닿은 공기를 다시 마시고 싶었고,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를 내 눈에 담고 싶었다. 발신 버튼을 누르는 순간, 심장이 마치 북소리처럼 격렬하게 울렸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새벽 이슬처럼 여리여리하고 고왔다.
“여보세요. 좋은벽지 정다미입니다.”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는 나의 신경을 자극했다. “아… 좋은벽지 대표님이시죠? 저번에 벽지 고쳐주신….” 나는 최대한 침착하고 예의 바른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네, 맞습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긴장감과 피로감이 섞여 있는 듯했다. 어쩌면 그 익명의 메시지 때문일까? 나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다름이 아니라… 벽지에 또 곰팡이가 생겨서요. 이번엔 좀 심한 것 같습니다.” 나는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네? 또요? 어머, 제가 지난번에 꼼꼼하게 확인했는데… 혹시 어디쯤인가요?” 그녀의 걱정 섞인 음색은 나의 아랫도리를 더욱 거세게 자극했다. 그녀의 놀란 듯한 반응이 나에게는 가장 짜릿한 쾌감이었다. “음… 보시다시피 방 전체적으로 좀 퍼진 것 같아요. 특히 침대 옆 벽이 심하고….” 나는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그녀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최대한 빨리 방문해서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네요. 혹시 언제가 괜찮으실까요?” “저는 언제든 괜찮습니다. 최대한 빨리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는 며칠 내로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나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아, 다미 씨. 당신은 모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당신을 향한 나의 맹목적인 갈망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을. 그녀의 미세한 불편함, 혼란스러움, 혹은 불쾌감마저도 나에게는 가장 달콤한 유희이자, 피할 수 없는 쾌락의 전주곡이었다. 나는 그녀가 언제쯤 방문할지 기대하며 전화를 끊었다.
마침내 그 날이 밝았다. 문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하나하나가 나의 심장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마치 사냥감을 기다리는 포식자의 심장처럼 격렬하게 울렸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다시 내 시야에 들어서는 순간, 나의 세상은 다시 한번 그녀의 색채로 물들었다. 칙칙한 작업복은 여전히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이제 그 옷은 마치 투명한 막처럼 그녀의 육감적인 곡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듯했다. 고혹적인 눈빛, 살짝 열린 입술, 그리고 그 사이로 언뜻 비치는 가지런한 치아. 나의 이성은 이미 마비된 지 오래였고, 오직 원초적인 욕망만이 고개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학생. 벽지 보러 왔어요.” 그녀가 벽지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네, 안녕하세요. 이쪽입니다.” 나는 애써 침착한 척 그녀를 안내했다. “어머, 정말 다시 생겼네요. 제가 지난번에 분명 곰꼼하게 처리했는데…” 그녀의 나긋한 목소리는 나의 귓가를 간지럽혔고, 그 속에서 나는 이미 그녀의 흐트러진 신음을 상상하고 있었다. 나의 아랫도리는 이미 통제 불능의 발기를 시작했고, 나는 그녀의 섬세한 손길이 벽지를 만질 때마다, 마치 그녀의 손길이 내 몸을 탐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녀의 엉덩이와 허벅지 라인을 끈적한 시선으로 훑으며, 나는 애써 순진한 얼굴을 하고 그녀를 응시했다. 하지만 내 안의 짐승은 이미 그녀를 찢어발기고 싶다는 원초적인 충동으로 들끓고 있었다.
“지난번보다 더 심해진 것 같죠? 저도 좀 놀랐어요.” 나는 그녀의 반응을 보고 즐거워하며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살폈다. 그녀의 눈빛에는 의아함과 함께 미세한 불편함이 서려 있었다. 어쩌면 내가 보낸 익명의 메시지 때문일까? 아니면 이 곰팡이 문제 자체가 그녀에게는 무언가 불쾌한 징조처럼 느껴지는 걸까? 나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모습에서 쾌락을 느꼈다. 아, 다미 씨. 당신은 모를 것이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이 공간이, 당신을 향한 나의 욕망으로 빚어진 거대한 덫이라는 것을. 그녀의 미세한 동요는 나에게 가장 달콤한 유희이자, 피할 수 없는 쾌락의 전주곡이었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나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는 착각에, 나의 육체는 더욱 격렬하게 달아올랐다.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방 안, 정다미 씨는 벽지를 살피며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녀의 나긋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칠 때마다, 내 안의 짐승은 팽팽하게 고삐를 당기는 듯한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벽지에 얼룩진 곰팡이는 명백한 증거였다. 그러나 내게 그것은 단순한 흠집이 아니었다. 그녀를 옥죄는 거대한 덫의 일부였다.
“지난번보다 훨씬 심해진 것 같아요. 이상하네요.” 나는 곰곰이 생각하는 척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면 주인 아줌마도 아셔야 할 것 같은데요. 대표님이 제대로 처리 안 해서 또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말이죠.”
나의 말은 그녀의 맑은 눈빛을 순식간에 혼란으로 물들였다. 그녀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붉은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업계 소문이라는 보이지 않는 칼날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는 순간이었다. “아… 학생… 오해세요. 제가 그때 정말 꼼꼼하게 확인했는데… 이번엔 제가 다시 와서 제대로 고쳐드릴게요. 제발… 주인아주머니께는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작아졌고, 불안감에 휩싸인 눈동자는 갈 곳을 잃고 헤매는 듯했다. 마치 어린 사슴처럼 위축된 그녀의 모습은 나의 심장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그래, 바로 이 맛이다. 그녀의 두려움이 나에게는 가장 달콤한 비수였다.
나는 심술궂게 입꼬리를 올리며 무심한 척 말했다. “글쎄요. 계속 이런 식으로 일이 터지면… 저도 어쩔 수 없죠. 저는 정당한 돈 내고 불편함 없이 지내고 싶은 세입자일 뿐이니까요.”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찰랑이는 단발머리가 어깨 위로 흘러내렸고, 그 모습은 왠지 모르게 나를 더욱 자극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학생. 이번엔 제가 책임지고 완벽하게 처리할게요.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녀는 땀을 송골송골 흘리며 자취방을 나섰다. 문이 닫히고 정적이 방안을 감돌자, 나는 뒤틀린 승리감에 젖어들었다. 낮 동안 그녀를 괴롭혔던 죄책감 따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오직 내 안의 짐승만이 포효하듯 날뛰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나는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차가운 화면 위로 정다미의 해맑은 미소가 담긴 사진들이 나열되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손가락을 놀려 그녀의 순수한 얼굴과 음란한 육체를 합성하기 시작했다. 매끄러운 어깨선, 가늘게 뻗은 팔, 그리고 허리에서 유려하게 이어지는 탐스러운 엉덩이와 탄탄한 허벅지. 섬세한 그녀의 얼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내 욕망 속에서는 완벽하게 결합되는 육감적인 몸매들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나는 나의 ‘밀크’가 뿌려진, 그녀의 얼굴과 몸을 뒤덮은 듯한 파멸적인 이미지들을 만들었다. 이 유물들은 나의 뒤틀린 욕망이 응축된, 새로운 금기의 증거였다. 나는 익명의 발신자로 위장한 채, 그녀에게 그 사진들을 전송했다. 화면 저편에서 그녀가 이 사진들을 보며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아랫도리는 통제 불능의 불길처럼 치솟았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