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당가비보(당가풍운 프리퀄) 1화
* * *
한 차례의 광풍이 사천 땅을 휩쓸었다.
그 진원지는 사천을 지배하는 사천당가였다.
唐家唐寶.
사천 땅의 패주.
구파일방과 더불어 강호 무림을 지배하는 오대세가의 일원이며 뛰어난 독공과 암기술을 지닌 자들.
사천 거의 전역을 지배하고 있는 그들은 우연히 한 가지 물건을 겁운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쪽의 양피지 때문이었다.
글자라기보다는 낙서에 가까운 것들과 기기묘묘한 그림들, 알 수 없는 문양들로 가득한 다 낡은 양피지.
처음 그 양피지는 오래 전에 폐쇄된 당가 혈족의 비밀 수련동 중 하나에 봉인되어 있었다. 지금까지는 아무도 그것을 주시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 양피지가 발견된 순간, 그것이 잠재하는 막대한 가치가 드러난 순간 사천당가는 광풍에 휘말리고 말았다.
당가비보(唐家秘寶)!
사천당가의 절대적 패권을 추구하는 자들의 강렬한 욕망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소용돌이치게 된 것이다.
1.
* * *
용봉지단(龍鳳之團)은 당종(唐鐘)의 부탁에 의해 원래의 예정되어 있던 여행을 잠시 중단하고 사천당가에 들어갔다. 쟁쟁한 각 문파와 세가들의 내로라하는 젊은 후기지수들 여럿이 갑자기 사천당가에 들어오자 항시 스산하던 사천당가는 일시적으로 활기를 띠고 부산스러워졌다. 오십 명 정도는 얼마든지 수용이 가능하다.
당가주 열성신군 당화(唐華)를 대신해서 용봉지단을 맞이한 당패(唐覇)는 아들 당종의 설명을 듣고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종아의 부탁으로 본래 가던 길에서 벗어나 굳이 사천당가를 방문했다는 것이냐? 허 참!"
당패는 당종의 경솔한 행동에 두통을 느꼈다. 가뜩이나 사천당가의 비보의 행방을 담고 있는 장보도를 둘러싸고 당가 내부에서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판국에 자진해서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다니! 아무리 열여덣의 젊은 나이 밖에 안 됐다지만 너무나 어리석었다.
(한심한 놈!)
당패는 후기지수들 사이에 선 채 자랑스럽게 무언가를 자랑하는 아들 녀석을 조용히 노려보았다. 물론 심정은 이해할 수 있었다. 당종 역시 당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당가의 비보로 안내하는 장보도가 발견된 것은 공교롭게도 당종이 협객행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된 유람 여행을 떠나고 며칠 뒤였다.
당종은 용봉지단과 함께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던 와중 사천당가 하부 세력이 위치한 어느 도시에 들렀다가 당가의 정보조직으로부터 뒤늦게 장보도 소식을 듣고는 초조해져 결국 이런 무모한 일을 벌인 것이다.
그러나 아들 녀석의 그런 필사적 노력은 이미 헛된 짓이 되어버렸다. 바로 어제 당가주 당화가 당가의 비보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가주인 자신과 전대 가주 당욱의 아들인 당영(唐瀛), 당패(唐覇)만이 해당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가모 두응향(斗鷹香)과 당패의 아내 구숙정(邱淑貞), 당영의 아내 사유설(獅瑜雪)도 원한다면 비보 탐색을 할 수 있었지만 소가주 당정(唐整)이나 당종(唐鐘)은 해당되지 않았다.
(녀석!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군.)
당패는 조금은 안타까운 눈으로 당종을 바라보며 들릴듯 말듯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거나 당종이 이런 돌발적 행동으로 당가비보 탐색 및 발굴은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다.
이미 비보와 관련한 정보가 자신에게 전달되었다. 아마 당영에게도 갔으리라.
시간을 계속 지체했다가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용봉지단 녀석들에게 들킬 수 있었으니 당장 내일이라도 시작될 것이다. 형제 간에 치열한 비보 쟁탈전이.
(비보라...)
당패는 사실 당가의 숨겨진 보물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양피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무관심했던 그는 정식으로 가주 당화 형님에게서 당가비보 정보도를 전달받은 후 정식으로 결심을 굳힌 뒤였다.
비보를 찾지 않기로.
(그러나...)
돌연 당패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자신은 당가의 숨겨진 비보에 초연했고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아내 구숙정(邱淑貞)은 아니었다.
(그녀 성격상...단독으로라도 비보를 찾으러 가겠지. 어떻게든 막아야 할텐데...)
그때 구숙정이 차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눈꼬리가 위로 치켜올라가 매섭고 표독한 인상을 풍기고 있는 그녀는 이제 막 사십대에 접어든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쉽사리 접근하기 힘든 냉막한 아름다움이었다.
구숙정은 남편 당패와 아들 당종을 위한 차 두 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본디 성정이 오만한 구숙정에게 있어 남편과 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후기지수들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어린 녀석들에 불과했다.
용봉지단에서 당종과 꽤 친해진 화산파의 여제자 반세미는 구숙정을 보고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독화 구숙정!”
구숙정은 반세미의 부모 세대에서는 유명한 미녀였다. 지금은 비록 사십이 다 됐지만 젊었을 때만 해도 섬서 제일의 미녀로 공인받아 섬서제일미라는 별호가 붙을 정도였는데 그러한 무림명이 붙었다는 것은 적어도 한 성의 최고로 공인받았다는 것과 능히 천하제일미녀의 자리를 다툰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십대 한창 시절의 이야기였고 구숙정이 당패와 혼인을 해 사천당가로 오면서 별호는 바뀌었다.
사실 구숙정은 원래부터 그 성품이 독살스럽고 사납기로 유명했다. 그러한 점은 당패의 부인이 된 이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내 사천당가를 시작으로 구숙정에게 새로운 무림명이 지어졌다.
독화 구숙정, 그리고 빙화 구숙정.
물론 구숙정은 독화나 빙화라는 무림명을 아주 싫어했다. 독화라는 별호는 ‘독이 있는 꽃’, 빙화는 ‘차가운 꽃’이라는 의미로 사실 여성에게 있어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더구나 장성한 아들이 있고 올해로 이제 나이가 사십이 된 중년여인 구숙정에게 잘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아직도 한때 젊었을 적의 별호인 섬서제일미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독화 구숙정이라는 중얼거림을 놓치지 않은 구숙정의 눈매가 표독하게 변했다. 분노로 입가와 눈가의 잔주름이 한층 짙어진 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운미령을 노려보았다.
"흥, 어린년이 참으로 건방지구나. 감히!"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그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과 앙칼진 목소리에 반세미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뒤늦게 자기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깨달은 반세미는 구숙정의 강렬한 기세에 덜덜 떨었고 그녀의 옆 자리에 앉아 있던 당종 역시 모친의 분노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시원한 물이 흐르는 정원과 갖가지 기화이초들이 만발한 넓은 화원이 내려다보이는 화혼전은 당패와 구숙정이 거처하는 건물이었다.
그 화혼전의 내실 바닥에 당종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들을 사납게 내려다보는 구숙정의 얼굴은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고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래, 그 아둔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년이 화산의 촉망받는 기재라 이 말이지? 호호, 화산파도 망조가 든 모양이구나."
구숙정은 냉혹한 교갈을 터뜨렸고 당종은 어쩔 줄 몰라하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아닙니다, 어머님. 세미 소저가 아마 나쁜 뜻으로 어머님을 독화라고 호칭한 것은..."
"흥! 그러면 독화에 어떤 좋은 뜻이 있는지 한번 말해보거라! 그 고얀 년이 감히..."
구숙정은 쌀쌀맞은 외침과 함께 이를 갈았다. 여전히 자신을 독화라고 부른 임미령에 대한 분노가 가시지 않았던 것이다.
당종은 얼른 고개를 조아리며 구숙정에게 용서를 구했고 그 모습에 굳어져 있던 구숙정의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
잘못을 저지른 분노의 대상은 반세미라는 시건방진 계집이었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자신의 아들이 아니었다.
순간 구숙정의 뇌리로 불길한 상상이 스쳐 지나갔고 그녀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종아야, 설마하니...그 반세미라는 계집하고...설마?"
"네? 그게 무슨...아! 어머님,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제대로 못 알아듣던 당종은 뒤늦게 그 의미를 파악하고는 황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구숙정은 아들의 말이 쉽사리 믿겨지지 않는 듯 표독한 얼굴로 재차 추궁했다.
"그러니까...그 계집하고 육체적 관계를 절대 맺지 않았다는 것이냐? 확실한 것인지?"
당종은 너무나 노골적인 모친의 물음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구숙정은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만족스러워했다.
"호호,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그래, 그런 뒤떨어지는 계집과 내 아들이 그럴리 없지."
"저...어머님. 그게..."
모친의 눈치를 살피며 잠시 주저하던 당종은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구숙정은 이미 전후사정을 뛰어난 지성과 감각을 바탕으로 파악해낸 뒤였다.
"흥! 이번 용봉지단 여행에서 그년과 좋은 분위기라도 된 모양이구나? 보아하니 꽤 친해진듯 하던데...호호, 그런 건방지고 멍청한 계집은 종아 너에게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다행히 아직 늦지는 않았으니 지금부터 인연을 끊도록 하거라!"
며느리 후보로 명문세가나 조정 고관대작, 하다 못해 대상인 집안의 여인을 생각하던 구숙정 입장에서 반세미 따위는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하찮고 천한 계집에 불과했다.
"하...하지만 어머님! 세미 소저는..."
당종은 모친이 어떻게든 반세미를 좋게 보도록 하려 했지만 구숙정은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앙칼지게 외쳤다.
"그만! 이전부터 누누히 말했듯이...종아 너는 그저 이 에미 말에 복종하면 된다. 그렇게만 한다면 앞으로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다. 알겠느냐?"
어머님의 준엄한 목소리에 당종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좋다, 그럼 이만 물러가거라."
"소자,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당종은 조심스럽게 방을 나선 뒤 잠시 허공을 쳐다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제 곧 있으면 이십세가 될 정도로 장성했음에도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어머님에게 취급받으며 꼼짝 못하고 제대로 반항 한 번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자괴감과 강한 피로가 동시에 엄습하는 느낌에 당종은 비틀거리며 자신의 거처가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밖으로 나간 아들의 걸음소리가 점차 멀어지자 구숙정은 붉은 입술을 꽉 다물었다.
(감히 나를 모욕한 것도 모자라 내 귀한 아들을 넘보다니...건방진 년 같으니!)
분노와 질투가 담긴 구숙정의 눈동자는 차갑게 빛났다.
* * *
사천당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오금산 북방에 자리한 광활한 황무지.
주위 백여 리가 기암괴석으로 뒤덮여 있는 그곳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마저 갖게 만들 정도로 실로 장관이었다. 그것은 자연에 대한 공포감마저 갖게 만들었다.
그 황무지의 서북단에는 하나의 계곡이 자리하고 있었다.
황마곡(荒魔谷).
그것이 계곡의 이름이었다. 황마곡은 전체가 쩍쩍 갈라져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균열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언덕 위에서 한 중년의 사내가 황마곡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천당가의 이인자로 군림하는 일검독룡 당영이었다.
“저곳이 당가비보가 숨겨진 곳이군!”
당영은 진중한 얼굴로 계곡을 묵묵히 응시했다. 당영은 당가비보가 자신의 손에 들어오리라 확신하며 그 영광의 순간을 기분좋게 상상했다.
당영이 그렇게 굳게 맹신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당가주 당화 형님으로부터 비밀리에 당가비보로 향하는 동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모두 낱낱이 전달받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녀석들은 기껏해야 석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대한 정보나 옥함의 열쇠 같은 정보만 알고 있었지만 당영은 아니었다.
(후후, 형님이 나에게 진 그 빚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권세를 누리게 되리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했겠지.)
당가 내에서 누리는 이인자의 위치, 그리고 이번 당가비보의 주인으로 사실상 결정된 것도 모두 당화가 당영에게 진 빚이자 치명적 약점 때문이었다. 더구나 부친 당욱의 급사와 모친 옥하연의 수수께끼와 같은 자살에 대한 끔찍한 비밀까지 알고 있는 자신이었다.
비록 어머님의 비극은 안타까웠지만 당영이 손에 넣은 부귀와 권력을 생각하면 사소한 일에 불과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당화만을 편애하던 어머님의 업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후후, 당화 형님이 저지른 죄의 대가가 이토록 달콤하니...앞으로 영원토록 나는 당가에서 군림하게 될 것이다!”
당영은 호기롭게 외치며 신형을 계속을 향해 날렸다. 문득 당영의 뇌리 속으로 당화가 자신에게 약점을 잡히고 자신의 권세가 시작된 십여년 전 그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2.
* * *
취의청(聚議聽).
사천당가의 중대사를 논하는 공간이자 가주와 가모의 권력이 발휘되는 대청.
영준한 용모와 당당한 기상을 지닌 삼십대의 청년이 방문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향해 다가왔다. 청년의 정체는 잠시 수련을 하기 위해 바깥으로 출타한 당화(唐華)였다. 대기하고 있던 두 명의 시비가 공손히 인사했다.
"소가주님을 뵙사옵니다."
당화는 눈을 빛내며 잠시 시비들을 살피고는 이내 피식 웃더니 대청을 향해 우렁차게 외쳤다.
"아버님! 어머님! 소자 당화가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문 너머로 떨리는 듯한 중년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이가...화이가 돌아왔구나!"
이어 위엄 서린 중년인의 음성이 들렸다.
"들어오너라!"
당화는 푸른 용(龍)이 양각(陽刻)된 검집을 시비에게 맡기고는 조심스럽게 취의청에 들어갔다.
화려함과 준려함을 드러내는 거대한 대청의 중앙 상석에는 오십대 중반의 중년인이 앉아 있었는데 실로 사내다운 강맹한 얼굴에 신광이 번뜩이는 두 눈은 만인을 위압하는 풍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중년인의 정체는 바로 사천당가를 지배하는 가주(家主) 팔비신존(八臂神尊) 당욱(唐旭)이었다.
그리고 당욱 바로 옆 의자에는 다정다감하면서 푸근해 보이는 오십대 초반의 중년미부가 앉아 있었는데 그녀가 바로 당욱의 부인이며 당화와 당패, 당영의 생모인 옥하연(獄昰鳶)이었다.
현숙하고 자애로운 외모의 옥하연은 오십을 넘긴 나이 탓에 상당히 후덕하게 살이 찌고 얼굴 곳곳에 주름이 패여져 있었지만 과거의 아름다웠던 흔적은 아직 남아 있었다. 당화는 부모님을 향해 넙죽 큰절을 올렸다.
"소자, 아버님과 어머님께 문안 드리옵니다."
그러자 가주와 가모의 입가에서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고생은 없었느냐?"
"하하, 아버님! 오히려 많은 견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허허, 그것 참 장하구나!"
당욱은 흡족하게 웃었고 옥하연의 입가에도 부드러운 미소가 번져갔다.
"흠! 신광과 기운을 보니 안으로 갈무리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듯 한데 무슨 깨달음을 얻었던 모양이구나!"
당화는 공손히 부친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우연한 기회에 약간의 기연을 얻었습니다."
당화는 수련 중 일순간에 찾아든 깨달음과 그로 인한 무공의 상승에게 대해 부친에게 간략히 설명했다.
그러자 당욱은 실로 즐겁다는 듯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진정코 하늘이 내린 기연이로구나! 하늘이 우리 당가를 축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다!"
"소자가 부족하여 뒤늦게 무학의 도(道)를 보았음이 부끄럽습니다!"
당화가 포권하며 말하자 당욱은 어느새 크게 성장한 자신의 아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호호, 우리 화이가 더욱 늠름해졌구나!"
아들의 당당한 모습에 옥하연의 입가에서 미소가 번져간다. 아들 당화가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사실 옥하연은 유독 아프게 낳은 첫 아들인 당화를 은근히 편애하는 편이었다. 그녀는 그윽하고 자애로운 눈으로 당화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당화의 눈빛이 일순 음험하게 번들거렸다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한순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그 눈빛은 단순히 아들이 어머니를 바라보는 눈빛이 결코 아니었다.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옥하연이 한숨을 내쉬었다.
"수련도 무사히 끝이 났으니 우리 화이가 어서 혼례를 치르고 손자를 보아야 할 텐데..."
아들이 장성했을 때부터 당화의 혼인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밀어붙이던 옥하연이었다. 그런 아내의 푸념에 당욱은 기분 좋게 웃었다.
"허허허, 너무 걱정 마시오. 당가의 후계자답게 금방 손자를 안겨줄 것이니! 그렇지 않느냐?"
당화는 짐짓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아버님."
그런 아들의 모습에 옥하연은 환하게 웃으며 당화의 손을 어루만졌다. 수련 과정에서 혹시나 아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가슴앓이하던 옥하연은 당화 곁을 떠날 줄 몰랐다.
대청 안에서는 유쾌한 웃음소리가 오갔으며 실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가주 당욱과 가모 옥하연은 지금 자신들의 앞에서 기분좋게 웃고 있는 아들 당화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은밀하고 악독한 음모가 꿈틀거리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당화는 실로 치밀하고 무서운 음모(陰謀)를 가슴에 품은 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부모님과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 * *
화려하게 꾸며진 내전(內殿).
한밤중의 내전은 죽음과도 같은 침묵과 어둠 속에 깊이 잠겨져 있었다.
사천당가를 지배하는 가주 팔비신존(八臂神尊) 당욱(唐旭)은 잠시 곱게 잠들어 있는 아내 옥하연(獄昰鳶)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당욱에게 등을 보인 채 누워 있는 그녀의 뒷모습은 살이 찌고 늙었음에도 여전히 요염했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는 비록 탄력을 잃었음에도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그 엉덩이를 바라보는 순간 당욱은 더 이상의 인내심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여기까지 온 이상 더 이상 물러나거나 주저할 일은 없었다. '당욱'은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알 바 아니었다.
당욱은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검집 째로 풀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검집에는 용(龍) 문양이 푸른빛으로 화려하게 새겨져 있었다.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당욱은 옷을 모두 벗고 알몸으로 침상에 올라갔다. 그리고 비단 이불 속에서 천천히 손을 뻗어 옥하연의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당욱은 얇은 한 겹의 나삼 차림으로 잠들어 있는 옥하연의 펑퍼짐한 엉덩이와 기름진 허벅지를, 그리고 불룩하게 뱃살이 붙은 하복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옥하연이 잠시 몸을 뒤척일 때 당욱은 바짝 긴장하며 멈칫했다. 그러나 각오을 확고히 한 당욱은 그녀의 몸을 쓰다듬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가 둔부 사이의 골짜기를 더듬었다.
당욱의 손가락이 오십대 중년미부의 푸짐한 엉덩이가 지닌 깊은 골짜기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러자 옥하연이 순간 몸을 떨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자애롭고 현숙한 외모를 지녔지만 나이 탓인지 코 옆에는 팔자주름이 깊이 패여있었고 두툼한 턱살도 붙어있었다.
"여보, 왜 그러세요?"
옥하연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그는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미 욕정에 마비된 당욱은 더욱 과감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역용술의 대가로 자부하는 자신의 위장이 완벽하다고 그는 믿고 있었다.
"어허, 가만있어 보시오."
당욱은 아예 옥하연의 풍염한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마치 달라붙는 것만 같은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손으로 가득 느껴졌다.
오랜만에 남편이 열렬히 자신을 원하는 모습에 옥하연은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했다. 하필 맏아들 당화가 수련 후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날에 이러니 더욱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상공,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러세요? 상공도 참..."
"허허, 부부 사이에 왜 그러시오."
당욱은 옥하연의 엉덩이에 내 아랫도리를 바짝 붙이고 끌어안은 손으로 그녀의 기름진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묵직하게 부풀어 있던 당욱의 양물이 그녀의 엉덩이에 닿았다.
당욱은 옥하연의 젖가리개를 벗겨냈다. 그러자 나이 탓으로 탄력을 잃은 젖가슴이 양옆으로 늘어져 힘없이 출렁거렸다. 당욱이 그녀의 처진 젖가슴을 슬슬 주물거리자 그녀가 외마디 신음을 토했다.
"아학...상공! 부끄러워요."
당욱은 거뭇하게 변색되고 유륜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난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비틀기도 하면서 그녀의 흐드러진 유방을 마음껏 주물렀다.
풍만한 젖가슴와 포도송이만한 유두를 만끽하던 당욱은 눈을 빛내며 다른 한 손으로 옥하연의 기름진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뱃살의 감촉은 흡사 젖가슴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너무나 좋소!"
당욱은 옥하연의 몸을 돌려 똑바로 눕힌 뒤 이제는 그녀의 불룩한 아랫배 아래에 자리한 붉은 고의로 손을 가져갔다. 그녀의 성스럽고 은밀한 동굴을 가린 붉은 고의의 주위로 검은 털들이 살짝 나와 있었다. 당욱은 음부를 가리고 있는 고의를 움켜잡고는 단숨에 벗겨냈다.
(마침내!)
옥하연의 음부를 뒤덮은 흑림이 드러나자 당욱은 전율했다. 은밀한 동굴을 완전히 가릴 정도로 무성한 수풀을 떨리는 손으로 쓸어내린 당욱은 그녀의 허벅지를 움켜쥐고는 좌우로 벌렸다.
그러자 흑림 사이로 숨겨져 있던 검붉은 음부가 입을 쩍 벌리며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오랜 부부관계와 출산의 경험이 있음을 알려주듯 시커먼 색조를 띤 채 훤히 벌어진 두툼한 조갯살들은 이미 음액으로 진득하게 젖어있었고 그 사이로 검붉은 질구가 벌렁이고 있었다.
순간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호방한 인품을 가진 당욱의 눈빛이 음흉하게 희번덕거렸다.
"하윽! 상공!"
충혈된 눈으로 신성한 비궁을 노려보던 당욱은 얼굴을 옥하연의 음부에 처박았고 그녀는 마치 젊었을 적처럼 열정적으로 나오는 남편의 행위에 깜짝 놀라며 몸부림쳤다.
당욱은 혀로 옥하연의 닭벼슬처럼 늘어진 조갯살과 음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만개한 조갯살을 비집고 들어가 그녀의 음핵을 살살 핥아 주면서 옥하연은 자지러질듯 달콤한 교성을 내뱉으며 엉덩이를 움찔거렸다.
코와 입이 얼얼할 정도로 비릿한 동굴을 혀로 실컷 맛본 당욱은 이제 국화꽃 모양을 한 새까만 색깔의 항문을 핥기 시작했다.
"상공! 거...거기는! 거긴 안돼요...흑, 제발!"
옥하연은 설마 남편이 더러운 항문까지 애무할 줄은 생각 못했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깨끗이 닦기는 했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녀는 대변을 배설까지 했었으니 더욱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당욱은 옥하연의 애원을 무시하고 집요하게 항문을 핥아댔다. 혓바닥으로 항문의 잔주름과 강한 경련이 느껴졌다.
옥하연은 남편의 혀가 항문을 핥고 빨아주는게 민망했는지 계속 거부하려 엉덩이를 이리저리 뒤틀어댔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욱은 혀 끝에 힘을 주어 옥하연의 항문을 눌렀고 그 주름진 구멍은 움푹 패이듯이 눌리다가 이내 벌어졌다. 옥하연은 항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엉덩이를 덜덜 떨었다.
"흐으..."
실컷 옥하연의 음부와 항문을 유린한 당욱은 얼굴을 들어올렸다. 사내는 새삼 이 세상에 특별한 여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음험하게 웃었다. 평상시에만 해도 그렇게 자상하고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던 여자가 지금은 민망할 정도로 가랑이를 벌린 채 열락에 헐떡이고 있었다.
끝이 다소 처친 눈매를 지닌 옥하연은 당욱을 올려다보며 달뜬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흐리멍텅해있었다.
"아흑! 상공, 당신 정말..."
"부인, 사랑하오!"
당욱은, 아니 당욱의 얼굴을 한 사내는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른 채 자신을 상공이라고 부르는 옥하연을 내려다보며 씩 웃었다.
(그래, 내가 바로 네년의 남편이다.)
당욱의 양물을 셀 수도 없이 받아들이고 당화와 당영, 당패를 낳은 옥하연의 성스러운 음부는 음란하게 벌렁이며 쾌락을 갈구하고 있었다.
당욱의 장대한 양물은 농익은 금단의 여체를 맛볼 준비를 이미 끝마치고 단단한 흉기로 치솟아있었다.
당욱은 심호흡하며 옥하연의 허연 알몸 위로 올라탔다.
(드디어!)
사내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흥분감을 애써 참으며 옥하연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이제 결합의 순간이 왔음을 알아차리고 조용히 눈을 감은 채 헐떡이며 남편의 것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옥하연의 곱게 감은 두 눈과 입가에는 잔주름이 깊이 패여져 있었다. 오십년 세월의 흐름이 그대로 새겨진 그 주름살은 살이 올라 둥그스름한 그녀의 얼굴 곳곳에 확연했다. 두 겹으로 접힌 옥하연의 살찐 이중턱이 유난히도 눈에 띄었고 후덕한 볼살은 붉게 상기된게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크흐흐..."
당욱은 새삼 자신이 막 정복하려는 여인의 추함을 느꼈다. 그러나 혐오스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살이 피둥피둥 찌고 다 늙은 오십대 중년여인이었음에도 그에게는 너무나 특별했다.
(그날 밤 이후...내 끝없는 욕망의 결실이 마침내 이루어지는구나!)
모든 것의 시작이 된 그날 밤의 기억을 떠올리며 사내는 자신의 양물을 붙잡고 훤히 벌어진 옥하연의 질구에 맞추었다. 귀두에 뜨겁고 축축한 구멍이 느껴졌다.
금기의 禁忌이 귀두 끝에 달라붙자 사내의 양물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꿈틀거렸다.
사내는 힘차게 허리를 밀어붙였고 단단하게 발기한 놈의 양물은 검붉은 질구에 빠져들 듯 사라졌다. 거의 삼십년 전, 옥하연이 엄청난 고통과 눈물을 겪으며 당화를 세상 밖으로 내보낸 좁은 통로 속으로...
여전히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탄 사내를 남편 당욱이라고 믿는 옥하연은 삽입의 순간 눈을 번쩍 뜨며 열렬한 신음성을 발했다.
"하악! 상공!"
"어억...흐윽!"
끝내 저질러진 극악무도한 패륜(悖倫)의 순간 그는 절망스러울 정도로 아찔하고 음습한 금단의 쾌감을 느끼며 광기에 휩싸인 채 질주했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3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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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26.02.14 | [펌] 당가비보(당가풍운 프리퀄) 3화(완) |
| 2 | 2026.02.14 | [펌] 당가비보(당가풍운 프리퀄) 2화 |
| 3 | 2026.02.14 | 현재글 [펌] 당가비보(당가풍운 프리퀄) 1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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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