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아내 15
무적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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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물소리가 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집안을 휘젓고 다닌다. 은은한 보조등이 들어와 있는 마루에도, 굳게 닫힌 작은 방에도, 살짝 열린 안방과 화장실에도, 다행히 두꺼운 커튼이 쳐져있는 베란다까진 새어나가지 않았다.
“후우! 후우!”
신발장 너머로 김우영의 거칠고도 깊은 숨소리가 살과 살이 자아내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모니를 이룬다. 정나은은 그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려는 자신의 신음소리를 틀어막느라 필사적이다.
환하게 들어와 있는 현관문의 보조등은 움직임을 계속해서 감지하고 있지만, 에너지 절약이라는 고마운 기능이 달려 있어 곧이어 불이 훅하고 나가버린다. 불이 훅하고 나갔음에도 현관문 바닥에는 역동적으로 출렁이는 탐스런 과실의 윤곽과 온 집안을 은은하게 울리는 살과 살의 향연은 멈추지 않는다.
서서히 피어오르는 뜨거운 공기가 현관문에서 피어날 무렵 에너지 절약으로 잠시 나갔던 보조등에 불빛이 들어오며 정나은의 치태를 고스란히 비춘다. 환한 불빛 아래 출렁이는 젖가슴과 뒤로 젖혀져 보이지 않는 그녀의 얼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김우영은 야릇하게 피어나기 시작하는 그녀의 체취를 느끼며 보조등 아래 드러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은은하게 마루에서 새어나오는 보조등 불빛은 여기까지 닿지 않기에…….
김우영은 상체를 내려 그녀를 짓누르며 허리를 계속해서 놀린다. 살짝 들렸던 그녀의 허리는 김우영의 무게 때문에 내려가고 동시에 찾아온 중압감을 느낀다. 동시에 김우영의 팔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젖혀진 그녀의 고개를 되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몽롱하게 풀린 눈동자, 살짝 달아오른 양 뺨, 현관문 바닥에 흐트러진 긴 흑단 같은 머리카락, 틀어 막혀 묘하게 새어나오는 그녀의 신음소리가 김우영의 가슴을 방망이질 하게 한다. 오늘따라 묘하게 반항적이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김우영은 가학적인 마음이 떠오른다.
‘이대로 손을 치우게 한다면…….’
잠들어있는 그녀의 남편에게 들릴지도 모른다. 김우영은 가학적인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팔목을 잡아 틀어막은 입에서 떼어놓는다. 그러자 그녀의 눈이 점점 커지며 떨어지려는 자신의 손에 힘을 줘보지만 이미 깔아뭉개진 힘이 잔뜩 빠진 그녀로써는 저항 할 도리가 없다.
“크, 흐으……으읏.”
그녀의 머리위로 손을 올려 자신의 힘으로 짓누르자 정나은은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고 새어나오려는 신음을 필사적으로 참아낸다. 때마침 보조등의 절약기능 덕에 어둠이 순식간에 들이닥친다. 현관문 앞에는 아까보다 덜 역동적인 모습이 어둠속에서 보이고 있지만, 점점 강해지는 둔탁한 소음과 질척거리는 소리는 분명 현관문 밖으로도 들리고 있을 것이다.
“후욱! 후욱!”
“하, 하으윽! 햐응!”
한층 뜨거워진 두 사람의 숨결은 서로의 눈앞에서 섞이는 걸 어둠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정나은은 자신의 하반신에서 그가 허리를 내려찍을 때마다 그 충격으로 찌릿, 찌릿한 자신의 아랫배의 감각과 그 쾌락이 자신의 온 몸을 휘젓고 다니고 있는 걸 느끼면서도 필사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아, 안 돼! 이대로라면 드, 들켜! 절대로 들켜!’
두 사람의 하반신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와 자신의 달콤함이 묻어나는 신음소리가 분명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잠든 남편에게 들릴 것이고, 잘못한다면…….
그 순간 확하고 불이 들어오는 현관문 보조등과 자신의 위에 올라타 가학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김우영의 얼굴이 보였다. 어깨를 단단히 감싸고 있어 벗어날 수도, 자신의 손은 머리 위로 올려져 짓눌려져 발버둥 칠 수도 없다. 유일하게 흔들리고 있는 자신의 다리는 점점 그 쾌락에 어쩔 줄 모르며 부들부들 떨면서 점점 하늘 높이 쳐들리고 있을 뿐이다.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한 정나은의 얼굴에선 순간 무언가가 떠오른 듯이 몽롱하게 풀려있던 그녀의 눈동자에 빛이 스쳐지나간다. 하지만 그 한순간의 해결법은 더욱 많은 고민을 그녀에게 안겨줬는지,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이 대신 그녀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자 어쩔 거야? 이대로라면 들려버린다고?’
점점 커지는 두 사람이 내는 소음을 그녀는 어떻게 줄일지 김우영은 묵묵히 허리를 놀리며 지켜보고 있다. 훅하고 보조등의 불빛이 꺼지자 김우영의 시야에도 고민하는 정나은의 얼굴이 보이질 않는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짜릿한 쾌락을 탐하고 있던 그는 갑작스레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적인 무언가에 화들짝 놀랐다.
곧이어 들어온 보조등의 불빛에 그 물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바로 정나은 그녀의 얼굴이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것은 바로 그녀의 입술이었다.
‘……오, 오호~?’
터져 나오는 자신의 신음소리를 줄이기 위해서 자신의 입을 스스로 틀어막은 것이다. 그것이 비록 자신의 입술일지라도…….
살짝 풀린 그녀의 눈동자와 더욱 달아오른 양 뺨, 입을 통해 전해지는 달콤하면서도 뜨거운 그녀의 숨결에 김우영은 심장이 요동치는 걸 느꼈다.
그렇다. 그녀 스스로 자신에게 다가온 것.
‘그렇단 말이지?’
게다가 치욕적이고, 굴욕적으로 어쩔 수 없이 행했다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속눈썹이 그녀의 많은 속마음을 대변해준다. 김우영은 짓눌렀던 그녀의 팔을 풀어주곤 그녀의 뒷머리를 붙잡아 자신에게 더욱 밀어붙인다.
그리곤 더욱 강하게, 격렬하게 허리를 놀리며 그녀의 입안을 미친 듯이 유린한다. 서로의 입으로 입을 틀어막았음에도 새어나오는 그녀의 환희어린 신음소리는 두 사람의 입 안에서 맴돌며 조금씩 새어나간다.
현관문의 보조등이 꺼졌다, 켜지길 계속해서 반복하고, 두 사람의 관계를 드문드문 비춰주며, 두 사람을 휘감은 뜨거운 공기는 훅훅 집안에 퍼져나간다. 비록 신발장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두 사람의 하반신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끈적함이 묻어나고 신발장 위로 살짝 튀어나온 정나은의 다리는 뻣뻣하게 굳어 파르르 떨고 있는 모습이 그녀가 느끼고 있는 쾌락을 짐작케 해준다.
두 사람의 관계가 절정을 향해 치달아 가고, 키스를 나누고 있는 두 남녀의 입에선 서로를 서로의 입으로 틀어막았어도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신음소리는 두 사람의 입 안에서 맴도는 환희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케 해준다. 두 사람의 격렬한 사랑은 절정에 오르기 직전 김우영이 문득 정나은의 입에서 자신의 입을 뗀다.
“하아악! 하윽! 아으응!”
그러자 터져 나온 정나은의 달콤한 신음소리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입에서 울려 퍼진다. 자신이 내지른 신음소리에 정나은은 필사적으로 쾌락 속에 허우적거리며 자신의 입을 틀어막을 걸 찾는다. 평소의 그녀라면 이미 자유로워진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겠지만 절정에 오르기 직전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그녀는 그저 눈앞에, 바로 자신의 눈앞에 있는 김우영의 입술로 자신의 입술을 틀어막는다.
그럼에도 김우영은 짓궂게도 입술을 떼려하자 정나은은 도망가려는 그를 어떻게 붙잡아야 할지 모르고 허우적거리는 자신의 양 손으로 그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
그 순간 두 사람의 격렬했던 사랑이 절정을 맞이했는지, 모든 움직임이 멈추고, 서로를 껴안은 채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김우영 아래 짓눌려 있는 그녀는 미동도 못한 채 그저 몸 안을 휘젓고 다니는 쾌락을 자신의 입을 통해 터트리고 있었고,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른 자신의 양 다리는 경련하며 신발장 위로 단편적으로 보여 지고 있다.
평소라면 하반신만 이어져 있어야 할 두 사람의 관계는 입술을 통해서도 이어져 서로가 느끼고 있는 쾌락을 상대방에게 쏟아 붓고 있다.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굳은 정나은은 자신이 팔로 김우영을 감싸 안고 그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찌릿, 찌릿한 아랫배의 감각을 감싸주듯 밀려들어오는 뜨거운 욕망과 입안을 유린하고 있는 그의 혓바닥을 느끼며 그의 얼굴 사이로 스며드는 강렬한 보조등 불빛을 올려다보고 있다. 영원히 하늘 높이 쳐들려 있을 줄 알았던 그녀의 다리는 신발장 아래로 모습을 감추며 털썩하는 소리를 자아냄과 동시에 현관문 보조등은 훅하고 나가버린다.
새벽 공기는 차다. 철로 이루어진 현관문은 당연히 그 차가운 공기에 온기를 뺏겨 차가워야 하는 게 당연한데도 어쩐지 은은한 온기를 품고 있는 현관문이 있다. 고요한 새벽 다들 잠자리에 들어있을 야심한 시각 그 은은한 온기를 품은 현관문이 철컥 소리를 내며 열린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김우영이다.
“후우~이거 부인 잘 먹었습니다.”
어쩐지 땀에 푹 젖은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김우영은 시원한 새벽공기를 느끼며, 잘 아는 동료의 집에서 저녁 한 끼 대접받고 나오는 그런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현관문을 연 채 뒤를 돌아본다.
살짝 벌어진 현관문틈 사이로 순식간에 차가운 새벽공기가 들이닥치며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야릇하고 퇴폐적인 공기를 밖으로 끄집어낸다.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기에 더욱 잘 느껴지는 정나은의 야릇한 살내음을 느끼며 김우영은 현관문 아래를 바라보고 있다.
차가운 현관문 타일에는 연신 왈칵, 왈칵 토해져 나오는 비릿한 밤꽃 향기가 가득 피어나는 액체가 번지고 있었고, 칠칠맞게 벌어져 그 액체를 토해내고 있는 유부녀의 하반신이 현관문 틈 사이로 엿보인다. 이미 옷으로써의 기능을 못하고 있는 파스텔 톤 원피스는 그녀의 허리에 걸쳐져 있고, 탐스럽게 오르내리는 그녀의 젖가슴엔 뜨거운 땀방울이 시원한 새벽공기를 느끼며 또르르 흘러내린다.
“…….”
굳게 다물어진 두툼한 입술과 붉게 달아오른 양 뺨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고, 얼굴을 보이기 싫은지 팔로 그녀의 눈가를 가리고 있어 표정을 알기 어렵지만 김우영은 아무래도 좋다.
‘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몸은 슬슬…….’
최음 효과가 들어간 젤을 사용해 쾌락에 절여져 실신한 것도 아니고, 치욕적으로 범해져 그 수치심에 물들어 있는 것도 아니다. 부드러운 분위기에 휩싸여 기분 좋게 퍼진 유부녀의 몸은 만족해버렸다는 걸 온 몸으로써 표현하고 있다.
김우영은 그런 정나은의 몸을 내려다보며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도 알고 있을 것이다. 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몸만은 만족해버렸다는 걸. 그걸 알고 있기에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만족해버려 여자가 되어버린 자신의 얼굴을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기에…….
김우영은 조용히 현관문을 닫고 차가운 새벽공기에 달아오른 몸을 달래며 집을 향해 돌아갔다.
“…….”
철컥하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끝으로 집안은 소름끼치는 적막함이 흐른다. 마루에 켜져 있던 은은한 보조등 마저 없었으면 이 차가움이 감도는 집안을 어떻게 했을까?
잠시 열렸던 현관문을 타고 들어온 차갑고, 깨끗한 새벽공기가 자신의 몸에서 피어나는 야릇한 체취와 섞이며 은은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마루며, 굳게 닫힌 작은 방과 안방, 화장실을 거쳐 베란다 커튼에 부딪힌다.
새로이 들어온 새벽공기가 온 집안을 휘젓고 현관문에 다시금 돌아와 그 아래 핀 야릇한 꽃향기와 완전히 똑같아질 때까지 현관문에 핀 그 꽃은 찌릿하는 그 아랫배의 감각과 기분 좋게 남은 그 쾌락을 외면하듯 눈을 꼭 감을 뿐이었다.
적막하고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안방에는 깊고, 일정한 숨소리뿐만이 들려오고 있다. 이따금 부스럭거리는 이불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누군가가 잠꼬대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으, 으흠.”
목이 타는 듯 괴로움이 섞인 목소리가 안방을 울린다. 이에 호응하듯 침대 위에 잠들어 있는 사람이 깨어나는 듯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점점 잦아진다. 곧이어 짙은 어둠이 깔린 안방에는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부스럭거리며 침대 위에 사람의 그림자가 비틀거리며 앉는다.
“……물.”
갈라진 목소리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 안방 침대의 주인 중 하나인 안정수다. 과음 때문일까? 아니면 격렬했던 불장난 때문일까?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갈증에 자의반 타의반 잠에서 깨어났다. 깨질 것 같은 두통 때문에 한동안 머리를 붙잡고 괴로워하던 안정수는 그제야 이곳이 자신의 집이란 걸 깨달았다.
‘몇 시지?’
어둠이 짙게 깔린 걸로 봐선 아직 한밤중이란 걸 알 수 있게 해주지만, 안정수는 곧이어 한 가지 사실에 지금 시간에 대한 확실을 잃어버렸다.
‘이 시간에 아내는?’
술에 취한 자신을 데려다 준 건 김우영 부장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이 침대까지 옮긴 건 필시 아내가 틀림없을 텐데 보이질 않는다.
‘……자정은 훨씬 넘은 시간이 확실한데?’
정확한 시간은 몰라도 날짜가 바뀌었다는 건 확실하다. 그렇게 시간에 대한 의문이 계속될 줄 알았던 그의 사고는 안방 문 밖에서 들려오는 털썩하는 무언가가 넘어지는 소리에 상념이 멈췄다.
‘무슨 소리지?’
어차피 물을 마시려면 마루로 나가야 하기에 안정수는 두통이 밀려오는 머리를 붙잡고, 힘겹게 안방 문고리에 손을 올린다. 누구나 의식하지 않고도 문을 열 때는 자신이 넘나들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열어 재끼지만 과음과 격렬한 불장난으로 몸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깨질 것 같은 두통에 안정수는 안방 문을 열다말고 문고리를 잡은 채 밀려오는 두통에 잠시 괴로워 하는 사이 퍽 하는 둔탁하고 찰진 소리가 살짝 벌어진 문틈 사이로 새어 들어왔다.
“……?”
잘못들은 건가 싶었지만 곧이어 그 둔탁한 타격음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해서 자신의 귓가에 울린다. 안정수는 의아함을 느끼며 그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문을 더욱 열려는 순간 그 소리가 묘하게 낯이 익다고 생각하고 벌어진 문틈 사이로 집안을 살펴본다. 마루에는 형광등 대신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보조등이 들어와 있고, 소리의 진원지는 마루보다 더욱 바깥쪽에서 들려오는 걸 확인하고 시선을 던진 순간 안정수는 얼어붙었다.
‘나, 나은이?’
현관문에 쓰러져있는 아내는 몽롱하게 풀린 눈동자가 허공을 헤매고 있고, 자신의 입을 필사적으로 틀어막아 새어나오려는 소리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 순간 현관문에 달린 보조등이 훅 나가며 정적에 휩싸이자, 어둠 속에서 깊으면서도 쾌락이 절절이 묻어나는 남성의 거친 숨소리와 둔탁한 타격음이 안정수의 귀를 파고들고, 어둠에 적응되지 않는 안정수의 눈은 아내의 것으로 보이는 그림자가 출렁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도, 도둑?!’
지금은 어둠에 휩싸였지만 잠시 보였던 현관문의 모습을 되새겨 본다. 묘하게 신발장에 가려 보이지 않던 아내의 하반신과 이 거친 숨결의 주인공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 있다는 건 확실했다. 안정수가 패닉에 빠지려는 그 찰나 보조등의 불빛이 확 들어오며, 아내의 모습을 다시금 비춘다.
탐스럽게 부풀어 오른 젖가슴은 아내의 하반신에서 전해지는 강한 힘에 아름답게 출렁이고 있었으며, 때때로 반짝이는 물방울이 젖가슴에서 튀어 오르는 것이 보조등 불빛 아래에서 빛난다. 미묘하게 새어나오는 달콤한 아내의 신음소리와 몽롱하게 풀린 아내의 눈빛. 점점 집안을 채우기 시작한 야릇하고 뜨거운 공기를 느끼며 안정수는 당황한다.
‘……어?’
지금 아내의 하반신에서 연신 강한 힘으로 허리를 놀리고 있을 상대가 흉기라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 기가 쎈 아내가 소리 한 번 못 지를 정도로? 게다가 묘하게 달아오른 아내의 표정을 본 안정수는 결국 패닉에 빠졌다. 안정수가 패닉에 빠지건 말건 현관문에서 연신 거친 숨결을 토해내던 남성이 신발장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아내를 짓누른다.
“헉?!”
안정수는 자신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지만 두 사람에겐 들리지 않았나보다. 안정수는 아내 위에 올라타 짓누르며 연신 허리를 내려찍으며 그 둔탁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남자를 알고 있다. 바로 자신의 상사 김우영 부장이다.
‘뭐,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김우영 부장이 여성편력이 심한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부하직원의 아내를 강제로 범할 줄은 몰랐다. 문을 확 열고 나가려는 안정수의 눈에는 김우영 부장이 아내가 스스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그녀의 팔을 억지로 떼어내는 모습을 보곤 멈칫했다.
‘스, 스스로?’
안정수는 자유로워진 아내의 입에서 앙칼진 비명이 터져 나올 줄 알았는데, 미묘하게 새어나오는 건 쾌락을 품은 억눌린 신음소리였다. 곧이어 불이 나가며 어둠에 휩싸인 현관문은 김우영 부장의 거친 숨소리와 자유로워진 아내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억눌린 달콤한 신음소리가 하모니를 이루기 시작했다.
‘대, 대체 언제? 아니 왜……?’
안정수는 어둠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움직임과 너무나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달콤한 신음을 들으며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설마 하던 의혹이 눈앞에 현실로 드러나자 안정수는 벌어진 문틈 사이로 굳은 채 전신의 감각을 통해 전해지는 두 사람의 관계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곧이어 불이 들어오자 한층 쾌락에 달아오른 아내의 얼굴에는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고민어린 그녀의 표정에 안정수는 살짝 기대감을 품어본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을 산산이 부셔버리는 것이 안정수의 눈에 들어왔다.
김우영 부장이 아내를 짓누르기 위해 상체를 내리며 서로의 하체가 더욱 밀착했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신발장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아내의 다리가 뻣뻣하게 하늘로 쳐올려져 쾌락에 경련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절대로 억지로 범해지는 게 아니란 걸 깨닫게 해준다.
안정수를 놀리듯 또다시 어둠속에 숨은 두 사람의 모습. 미약하게나마 계속해서 터져 나오던 두 사람의 신음소리가 돌연 안 들린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둔탁한 소음만이 계속해서 어둠속에서 울려 퍼지자 초조해진 안정수였지만 그런 안정수에게 보조등은 현실을 들이민다.
‘……?!’
밝아진 현관문에는 입을 맞추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게다가 얼핏 봐도 놀란 김우영 부장의 표정과 고개를 내민 아내의 모습에서 추측하건데 아내가 스스로 키스를 한 것이다. 그러자 김우영 부장은 눈웃음치며 아내를 짓눌러버릴 듯 껴안더니 한층 강해진 허리 놀림으로 아내를 더욱 강하게 찍어 내리기 시작한다.
현관문에서 관계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격렬한 소음과 환희어린 억눌린 신음소리, 훅훅 뿜어져 나오는 뜨겁고 야릇한 공기는 이젠 안방 안까지 새어 들어오며 안정수를 휘감는다. 켜졌다, 꺼지길 반복하는 보조등 아래에서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니 안정수는 머리가 하얗게 변하며 한 가지 의문만을 계속해서 떠올린다.
‘왜?’
자신이 아내에게 준 사랑이 부족했을까? 왜 상대가 김우영 부장일까?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왜 자신에겐 그렇게 사랑스럽게 안 안길까? 같은 모든 의문이 드문드문 머릿속을 휘저으며 지나간다. 현관문에서 들려오는 격렬한 타격음에 맞춰 자신의 가슴도 격렬하게 뛰며 피를 돌게 한다. 불이 켜질 때마다 그 자존심 강하고 자기관리 철저해 남은커녕 남편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여인이 쾌락에 미쳐가며, 더럽혀져 울부짖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떤 장면이 떠오른다.
바로 잔뜩 술에 취한 아내를 골탕 먹이기 위해 대리기사에게 장난치게 한 그 때를…….
“응……?”
안정수는 빠르고,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몸을 느낀다. 더욱이 하반신 쪽으로 몰리는 피에 안정수는 의아한 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자, 부푼 자신의 팬티 앞섬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왜지?’
쿵쿵 뛰는 가슴과 미칠 듯이 자신의 몸을 휘젓고 다니는 뜨거운 기운은 정체가 무엇일까?
분노일까? 아내에 대한 분노? 자신의 대한 분노? 김우영 부장에 대한 분노?
배덕감일까? 아내가 다른 이에게 더럽혀진다는 배덕감? 그것도 자신의 상사에게 짓눌려져 있는 저 모습에 대한?
점점 절정을 향해 치달아가는 두 사람의 관계를 계속해서 바라보던 안정수는 곧이어 이 감정의 정체를 깨달았다.
질투다.
자신의 품에서 아끼고, 사랑하던 소중한 보물이 외간 놈에게 채여가 그 더러운 손아귀에서 이리저리 굴리면서 자신을 놀리는 것 같은 사소하지만 더 할 나위 없이 분한 감각.
안정수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감각을 자각한 순간 두 사람은 절정에 오르며 상념에 빠진 안정수를 단번에 현실로 되돌릴 만큼 커다랗고 둔탁한 찰진 소리와 환희의 비명을 지르는 아내가 그런 쾌락을 준 상대의 머리를 껴안고 격렬하게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안정수의 눈에 새겨진다.
하늘높이 쳐들린 아내의 다리가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신발장 밑으로 숨는 걸 끝으로 보조등의 불빛이 나간다. 어둠속에서 들려오는 뜨거움이 절절이 전해지는 두 사람의 숨소리와 들려올 리 없는 제 3자인 안정수의 질투어린 숨소리가 하모니를 이룬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둠에 휩싸여있던 현관문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자 보조등의 불빛이 환하게 들어오며 또다시 두 사람을 비춘다. 아내의 몸에서 떨어진 김우영 부장은 만족스럽고,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불빛 아래 드러난 아내의 몸을 찬찬히 뜯어본다. 질척한 욕망이 뚝뚝 떨어지는 그의 시선은 아내의 몸을 끈적하게 탐닉한다. 곧이어 바지를 주섬주섬 입는 소리가 신발장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확실하게 들려온다.
아내는 그런 시선과 보조등의 강렬한 불빛이 부끄럽기라도 한 것일까?
얼굴을 팔로 가린 채 달아오르고 만족한 유부녀의 여체를 달래느라 정신이 없어 보인다. 불빛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아내의 아름다운 몸은 김우영 부장이 흘린 땀과 그녀가 흘린 땀으로 번들거리며 타액으로 더럽혀진 모습이 안정수의 가슴을 옥죄면서도 크게 뛰게 한다. 아내가 이따금 경련하듯 크게 허리를 움찔거릴 때마다 김우영 부장의 시선은 신발장 때문에 보이지 않는 아내의 하체를 능글맞은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다.
‘…….’
안정수는 단번에 깨달았다. 지금 아내는 김우영 부장의 질척하고 끈적한 그 욕망을 자신의 몸으로 받아낸 게 틀림없다고. 그리고 지금 그 흘러넘친 욕망을 이따금 토해내는 그 치욕과 쾌락에 버무려진 아내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자신은 이상한 걸까?
곧이어 김우영 부장이 스마트폰을 꺼내 그런 아내의 모습을 이리저리 찍곤 현관문을 열곤 나가버린다. 환한 보조등 아래 얼굴을 가린 채 달아오른 몸을 식히고 있는 그녀는 그저 묵묵히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다. 아내의 잔뜩 흐트러진 모습을 안정수도 아무런 질투의 불꽃이 일고 있는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다.
잠시 후 보조등의 불빛이 나가고, 소름끼치는 정적과 고요함이 집안에 들이닥치자 안정수는 조용히 안방 문을 닫으며 부푼 자신의 앞섬을 내버려둔 채 목구멍에서 느껴지는 타들어가는 갈증과 미칠 듯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 가지 감정에 몸을 불태웠다.
‘그녀는 내꺼야!’
| 이 썰의 시리즈 (총 23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9.30 | 현재글 미소짓는 아내 15 |
| 2 | 2026.09.27 | 미소짓는 아내 12 (10) |
| 3 | 2024.06.13 | 미소짓는 아내 - 11부 (26) |
| 4 | 2024.06.13 | 미소짓는 아내 - 10부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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