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유학생엄마19-1

오클랜드 씨티 북쪽의 노스쇼어는 한국분들이 많아서 여러 가지로 생활이 편리했다.
한국 슈퍼도 많았고 식당도 많았고 무엇보다 순대국밥을 먹고 싶을 때 마다 사 먹을 수 있었고 떡볶이를 사 먹을 수도 있었다.
포레스트힐에 집을 정할 수 있는 탓에 웨슬렉걸스와 보이스에 아이들이 다니게 된 것은 무엇보다 다행이었고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한국 친구들과 쉽사리 어울리며 심심치 않게 지내며 차츰 해밀턴에서 생활도 잊히게 되었다.
가끔 그분이 그리웠지만 오클랜드 오면서 바뀐 집 전화와 보다폰으로 바꾸면서 번호까지 바뀐 핸드폰으로 인해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그분은 내 연락처를 알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교회를 다닐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본 적도 있지만 다행히 바로 옆집에 나와 비슷한 또래의 유학생 엄마 지혜 씨와 빠르게 친해졌다.
우리는 가끔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오클랜드 생활에 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효은이와 같은 웨슬렉걸스에 다니는 딸이 있어 아이들 학교 문제도 상의했다.
유독 커피를 좋아하는 지혜 씨는 몇 개의 카페에서 플렛화이트를 매일 아침 마시는 취미가 있었고 나도 따라다니며 꽤 커피 맛을 몸 안에 간직하게 되었다.
지혜 씨와 친해진 후 첫 텀브레이크는 지혜 씨 가족과 함께 파이히아를 여행 다녀왔고
두 번째 텀 브레이크인 지금은 오클랜드 근처의 피하에 숙소를 일주일간 빌려서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즐겼다.
그리고 피하에서 휴가를 즐기던 어느 날 나는 지혜 씨와 함께 쉘부르라는 노래방에 저녁에 가기로 약속을 한 뒤
아이들을 숙소에서 자유롭게 풀어놓고 둘이 차를 끌고 나와 아이들로부터 해방이 되었다.
쉘부르 여사장님과 안면이 있었던 지혜 씨 덕분에 우리는 금방 친해. 언니 동생 하기로 하고 맘 편하게 노래방안에서 노래도 맘껏 부르고 춤도 추면서
조금씩 취해왔고 지혜 씨와 나는 오늘 피하로 돌아가지 않고 우리 집에서 외박을 하자며 분위기를 띄울 찰나에
아무도 없던 노래방에 손님들이 왔다며 언니가 나갔다.
지혜 씨는 남편이 고등학교 선생님이라서 1년에 2번 한국의 방학마다 뉴질랜드에 온다고 하며 효은 아빠는 치과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하자
안타까운 듯이 나를 보더니 차라리 자주 안 오는 게 낫다고 나를 위로한다.
지혜 씨는 남편이 오면 귀찮게 해서 힘들다면서.
술이 좀 얼큰할 즈음에 노래방 언니가 들어오더니 우리에게 말을 한다.
"얘들아 남자 두 명이 왔는데 너희 같이 마실래? 술도 다 산다네?"
나는 갑자기 얼떨떨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찰나에 지혜 씨가 너무 신난다며 벌떡 일어나
내 손을 끌어당기며 당장 가자면서 여기 것도 그분들께 계산 같이 넘기면 되겠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나는 뭐라 판단도 할새 없이 엉겁결에 따라 나가 옆방의 남자 두 명 있는 방으로 들어가 인사만 하고 자리에 앉았다.
나이는 대략 30대 초반인 두 명은 우리를 누나라고 부르며 술을 따라주었고
나는 그중 예쁘장하게 생긴 한 명이 유독 내게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맥주를 한두 잔씩 비워내곤 했다.
그가 내게 시선을 떼지 않는 것을 모두가 눈치챌 어느 즈음에 지혜 씨가 자리를 바꿔 앉으며 내 옆에 그를 앉도록 유도했고
지혜 씨는 다른 사람의 옆으로 가며 우린 즉석에서 마치 커플끼리 온 듯한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그는 건설회사에 다니는 프로젝트매니저라고 자기를 소개하였고 내게 술을 자꾸 권하며 나에 관해 묻기 시작했다.
나는 몇 가지만 빼고 숨김없이 그에게 대답했고 그는 어린 나이지만 딸이 셋이 있는 유부남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노래도 무척 잘했다. 노래만 듣고 있자니 노래를 부르던 중간에 그가 나를 불러 같이 노래하길 원했고
나도 그와 보조를 맞추어 같이 불어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쪽 팔로 서로를 안게 되는 모양을 취했고
그는 노래가 끝나자 잔잔한 곡을 틀고는 블루스를 추며 나를 안았다.
"누나 정말 예뻐요..."
큰 움직임 없이 음악에 맞추어 스텝만 밟으며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은 진심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기분을 들뜨게 했고
그는 조금씩 더 내게 몸 붙여가며 자기 몸이 내게 느껴지도록 했다.
이 썰의 시리즈 (총 2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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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5.09.02 | [펌]유학생엄마19-2 (3) |
2 | 2025.08.29 | 현재글 [펌]유학생엄마19-1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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