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내 첫사랑 (11:종편) - 내첫사랑..

어느덧 세월이 흘렀고..
민준과 수현의 삶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그들만의 비밀은 깊은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지윤의 딸, 지아는 어엿한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의 재능을 꽃피웠고,
수현의 쌍둥이 아들들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모든 진실은 묵묵히 잠들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윤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노환으로 인해 몸의 기능이 쇠퇴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병상에 누워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현은 어머니의 곁을 지켰고, 민준 역시 매일 병실을 찾아 그녀를 보살폈다.
지윤의 의식이 점차 흐려지던 임종 하는 날, 민준과 수현만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지아가 잠시 간호를 위해 자리를 비운 찰나, 지윤은 마지막 힘을다해 눈을 뜨고 민준을 바라보았다.
"민준 씨…."
지윤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가늘고 희미했다.
민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그렁거렸다.
지윤은 민준의 손을 잡은 채 애써 미소를 지었다.
"내 인생에서…
민준 씨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그녀의 눈빛은 너무나도 평온했고, 그 안에는 깊은 만족감이 담겨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수현이도, 우리 지아도… 세상에 없었을 거예요."
지윤의 말에 민준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이 모든 기이한 운명을 축복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죄책감과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경외감이 민준의 마음을 휘감았다.
지윤은 마지막 힘을 다해 민준의 두 손을 더욱 힘껏 잡았다.
"민준 씨… 마지막으로… 나를… '여보'라고 불러줄 수 있을까요?
민준씨가 있어서 내 삶은 행복했어요.
지금도 너무 행복하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더없이 간절했다.
"장모님이 아닌…
민준 씨의… 아내로서…
눈을 감기 전에… 듣고 싶어요."
민준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의 목이 메어왔다.
지윤의 간절한 부탁은 그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30여 년간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금지되었지만 너무나도 깊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듯했다.
그는 그녀의 메마른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여보…
여보..
사랑하는… 지윤 씨….
내 첫사랑 지윤씨..
사랑해요.
영원히 ~~~"
민준의 목소리는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한 남자의 절절함으로 가득했다.
그 순간, 다시 병실 문이 열리고 지아가 들어섰다. 그녀는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민준이 지윤을 '여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은 수현의 옆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수현은 소리 없이 흐느끼며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의 사랑은 비록 세상이 용납할 수 없는 형태였을지라도,
그 안에는 분명 뜨겁고 진실된 무언가가 존재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윤의 눈에도 행복한 눈물이 맺혔다.
그녀의 눈앞에는 파노라마처럼 그녀의 삶이 스쳐 지나갔다.
20살,
뜨거운 여름날 처음 과외 선생님으로 만났던
풋풋한 중학생 민준,
그와의 설레는 첫사랑,
예기치 못한 임신,
그리고 사랑하는 딸 수현.
이후 다시 만난 민준과 뒤얽힌 운명,
그리고 또 다른 딸 지아.
그녀는 자신의 삶이 결코 평범하지 않았지만,
민준이 있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고,
결국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았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삶은 한 편의 영화처럼
강렬하고 파란 만장했다.
지윤의 눈에서 마지막 눈물이 툭 떨어지는 순간,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가 멎었고,
그녀의 민준을 잡았던 팔은 힘없이 침대시트위에
떨어지며,
그녀의 얼굴은 행복하고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병실 안은 깊은 정적에 휩싸였다.
민준은 지윤의 떨어진 손을 다시 잡고,
수현의 어머니, 아니 자신의 첫사랑 아내 지윤의 차가워진 손을 잡고 엉엉 울었다.
한 여인의 복잡하고도 기묘하고 아름다웠던 생이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사랑의 비밀은
이제 지윤의 마지막 숨결과 함께 영원히 봉인되었다.
ㅡㅡ 끝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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