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와 아내는 일란성 썽둥이 2
C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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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내가 지금 누구랑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생긴 건 분명 내 아내인데 내뱉는 목소리도, 찡그리는 표정도, 풍겨오는 향기도 아내와 다르다
그리고 쏘아대는 말들은 하나같이 아득하기만 하다
할 말을 마쳤는지 빤히 바라보는 눈길을 애써 피해본다
- 처제,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믿을 수조차 없거든요. 내가 원래 술 많이 마시면 기억을 다 잃는 게 맞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기억의 편린이라는 게 있잖아요. 난 진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요. 근데 이걸 곧이곧대로 믿으라는 건...
- 제가 여태 거짓말을 했다는 건가요?
- 아뇨, 그런 말이 아니라...
- 그런 말이잖아요
- ...그렇게 들렸으면 미안해요.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건데 암튼...
- (중얼중얼) 그게 그거지... (중얼중얼)
- 뭐라고요?
- 아, 아니에요. 어쨌든 제가 말씀드린 건 모두 사실이에요. 의심하지 마세요.
하 씨 한 마디를 안 진다
누굴 닮은 거냐
사랑하는 내 아내의 얼굴을 하고서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게 어딘지 모르게 괘씸했다
- 막말로 증거라도 있습니까? 예?
- 하, 형부! 지금 증거 타령이에요? 저한테는 아직도 생생해요, 제 눈에는!
- 그니까 그 기억이 왜 처제한테만 있냐는...
- 아 진짜아아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형부가 안에 두 번이나 싸서 일어나니까 다 흘러내렸다고!!! 아침에 내가 다 긁어가며 헹궈냈다고!!! 그리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읍읍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통에 깜짝 놀라 처제의 입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입이 막힌 처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웅얼웅얼 대자 손바닥에 촉촉한 입술과 뜨거운 입김이 느껴졌다
내가 손바닥에 성감대가 있었나?
나도 모르게 손을 황급히 치웠다
- 미... 미쳤어요? 옆집에서 들으면 어쩌려고 이래요. 나 진짜 심장 떨려서 못 살겠네.
- 하? 형부! 엊그제는 옆집에 사람이 안 살았었나 보네요. 아주 우렁차시던데?
- ...에?
- 기억 안 난다는 것도 순 뻥 같아. 그냥 책임지기 무서워서 내빼는 거죠?
나는 관계 중에 소리 크게 안 내는데?
살면서 한 번도 여자처럼 비명 지르면서 해본 적이 없는데 술 취해서 갑자기 그런 모습이 나왔다?
이거는 진짜 진짜 거짓말 같은데 하필 그때 여자들 필살기가 나와버렸다
처제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 저 혼자 그 시간 동안 얼마나 괴로웠는 줄 알아요? 죄책감, 두려움, 배덕감, 기다림 모두 혼자 참아내고 있었다고요. 제게는 억겁과도 같았단 말이에요.
에휴 사실을 따지기 좋은 순간이 아닌 것 같았다
훌쩍이는 조용히 처제를 다독여줄 뿐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처제의 울믕이 멎어가고 다시금 적막이 찾아왔다
먼저 입을 뗀 건 처제였다
- 후... 그래요, 형부는 방금 아셨으니 생각하실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치만 들으셨듯이 저는 이미 몇 달 간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어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이제 형부가 책임지세요.
- 뭣? 책임을 지라고요?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처제는 딱 잘라 말했다
- 책임 지세요. 단, 기약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에요. 언니 귀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 멈출 기회가 있을 거에요.
- 뭔 소리에요;;; 더 늦기 전에 언니한테 지금이라도 말해야 해요.
내 딴에 아내가 알게 되더라도 난 그리 어렵지 않게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다
처제 말마따나 난 의사 결정 능력이 없던 상태고, 처제가 아내와 일란성 쌍둥이라 분간할 수 없었고, 처제도 술에 취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점이 내게 유리하게 받아들여질 것이고, 무엇보다 내 아내는 나 없이 못 산다는 확신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아내에게 말할 것이라 압박하면 처제가 사실 거짓말이었다고 실토할까 싶기도 했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병신같은 생각이었지만 ㅋㅋㅋ
- 지금은 안돼요.
- 왜요? (그럴 줄 알았다, 이것아)
- 언니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으니까요.
- (뭔 개소리야, 그냥 네가 좆된 거지)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사실대로 빨리 말하는 게 맞죠.
난 오늘 알았잖아
알자마자 이실직고하면 정상참작이 되지 않겠니?
살 사람은 살아야지
- 일단 제가 그날 느낀 감촉, 감정 모두 맨정신에 확인하고, 충분히 간직한 뒤 차근차근 정리하게 해주세요
띠용?
순간 고민에 빠진 나였다
이게 사실인지 구라인지 판명할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생각을 핑계로 시간을 버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으나 어쩌면 이대로 시간이 흘러버리면 정말 처제의 농간에 놀아날 수밖에 없는 수렁에 빠질 수도 있을 터
생각해라 생각해
처제는 나지막이 날 바라보다 마치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 무던히 말을 이어갔다
- 그 정도는 해주실 수 있잖아요. 다름 아닌 처제 부탁인데.
야 임마 처제니까 안 되는 거지
이게 형부를 뭘로 보고
내가 임마 어? 네가 처제만 아니었으면 어? 아주 그냥 개같이 따먹었을... 어?
- 도와줘요, 형부.
이 말을 끝으로 처제는 내 손을 낚아채 근처 모텔로 내달렸다
나는 마지막으로 마주친 처제의 눈동자에서 내가 아내에게 반했던 그 첫 순간에 봤던 아내의 눈동자를 상기하고 말았다
일순간 얼어붙은 채 제대로 항변하지도 못하고 끌려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끌려갔다는 표현이 맞는 건가 싶다
내 심연에서도 내심 이 불장난을 원했던 것 같다
남자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이상형이었던 아내와 똑같이 생긴 처제
생긴 건 분명 똑같은데 색다른 향기와 옷차림
금단의 과실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임에 분명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처제는 산전수전 다 겪으며 나같은 남자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는 고수 중 좆고수였다
동네 바보 형처럼 얼렐레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 침대에 털썩 앉았다
주저앉았다가 좀 더 정확한 표현이려나
멍하니 들어온 문짝만 쳐다보고 있었다
속으로는 별 생각을 다 하고 있었긴 했다
처제는 그런 나를 잠시 지켜보다 겉옷을 벗고 내게 물었다
- 먼저 씻을게요
겉옷을 벗자 대강 보이는 처제의 실루엣
나도 모르게 배에 힘이 들어갔다
- 아... 네...
내 반응을 살피다 피식 웃더니 윗옷과 바지도 스르륵 벗는다
똑같다
진심으로 동일 인물이다
내 눈 앞의 이 여자는 내 아내가 확실하다
매일매일 수백 번 핥아대고 움켜쥐고 쓰다듬었던 내 아내의 몸이다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만 발기해버렸다
초딩마냥 들키고 싶지 않았던 걸까
후다닥 이불을 덮고 누워버렸다
그러자 머지 않아 물 소리와 함께 처제가 씻기 시작했다
이불 속에 들어간 나는 그야말로 넋이 나간 상태였다
마치 담임 선생님께 매 맞을 차례를 기다리는 어린 아이처럼 그저 숨죽여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물 소리가 멎고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차박차박 걷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이내 코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 형부, 씻으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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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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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26.04.29 | 현재글 처제와 아내는 일란성 썽둥이 2 (14) |
| 2 | 2026.04.28 | 처제와 아내는 일란성 쌍둥이 1 (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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