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고양이 1
김끝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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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지금 내 나이가 50세가 다되가니, 그때가 24살이었나 25살이었나.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대충 20년도 조금 더 지난 이야기다.
나는 당시 대전 유성에 살고 있었다.
지금은 유성온천역 주변으로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고 유흥가도 많이 사라졌지만, 그때만 해도 상황이 달랐다. 유성온천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골목마다 삐끼들이 서 있었고, 밤이 되면 아가씨들과 손님들로 거리가 북적거렸다. 노래방,주점이 많았던 시절이라, 밤늦게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었다.
막 군대를 제대한 나는, 군대 선임의 소개로 렉서스(?)라는 곳에서 쟁반을 돌리고 있었다. 정확한 가게 이름은 지금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유성에서 제법 알려진 업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부분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일이 끝났는데, 그때마다 나는 알프스에서 라면을 먹곤 했다.
알프스는 그 시절 유성에서 꽤 유명한 곳이었다.
(기억하는 분도 계실거다 어떤곳인지)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남은 시간은 대부분 혼자 보내는 날이 많았다.몇달이 지나면서 친한사람들도 하나씩 생기고
친하게 지내던 보도삼촌과 아가씨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 무렵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주점 아가씨들이거나 보도삼촌, 삐끼 같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나는 여자들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달에 한 명 정도는 그런 식으로 만나게 됐던 것 같다.
가끔은 좀 더 오래 보고 싶은 사람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쪽 세계에 있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패턴이 비슷하다. 연락이 갑자기 끊기거나, 더 나은 조건의 남자를 만나서 연락이 뜸해지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서 만남이 길게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나에게는, 만남과 이별이 그렇게 빠르게 반복되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유흥업소 아가씨들과의 관계도 나름대로 편했지만, 그마저도 계속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감정 소모가 크거나, 복잡한 관계를 맺지 않으면서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대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채팅 쪽으로 기울게 됐다. 처음에는 그냥 심심풀이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점점 그쪽으로 빠져들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채팅이 음침하거나, 뭔가 비밀스럽고 위험한 느낌은 아니었다. 버디버디, 세이클럽, 그리고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여러 동창생 찾기 채팅방들이 성행하던 시절이었는데, 당시에는 피시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분위기였다. 지금이야 ‘채팅 어플’ 하면 대부분이 섹스를 전제로 불륜,조건만남을 한다는 걸 다들 알지만, 그때는 그냥 심심풀이로 들어가는 사람도 많았고, 실제로 애인까지 가는 경우도 꽤 있었다.
애인이 안되더라도 하룻밤 원나잇이든,
운이 좋았는지 채팅을 하면 비교적 쉽게 만남이 성사되는 편이었다. 외모가 특별히 잘생긴 건 아니었지만, 팁을 위해서 혹은 업소아가씨들과 놀다보니 말주변이 좀 있는 편이었고, 그 나이대에선 곱상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래서인지 채팅을 시작하고 나서 실제로 만나기까지 가는 비율이 꽤 높았다.
보통 채팅을 시작하면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괜찮다는 느낌이 들면 만남을 잡는 식이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진다’는 경우가 많진 않았다. 만나면 대부분 모텔로 가는 분위기였고, 그 전에 밥을 먹든 술을 먹든, 결국엔 그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게 당시 채팅 문화의 일종의 암묵적인 룰 같은 거였다.
하루에 한 명, 적어도 일주일에 서너 명은 기본이었고, 바쁠 때는 거의 매일 누군가를 만나는 날도 있었고, 지금 생각하면 체력이 좋았던것 같다. 젊음이 좋았지..ㅜ
그 많은 만남들 중에도, 지금까지도 가끔씩 떠오르는 여자들이 있다.
어떤 만남은 한 편의 동화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어떤 것은 지금 생각해도 조금은 부끄럽거나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반대로, 시간이 꽤 지난 지금까지도 가슴 한쪽이 미세하게 설레는 기억으로 남은 여자도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 명의 여자가 지금까지도 가끔씩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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