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급이 떨어지지말입니다 ssul
일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일부는 풍선의 문제로 인해서 DMZ 남측 경계선 즉 아군 GOP 부근에 떨어지곤 했음.
문제는 저 풍선 꾸러미의 내용이 북한 군인/주민들에게는 좋은 사치품이었겠지만,
마찬가지로 내가 근무하던 당시의 아군 장병들에게도 저건 사치품이었음. ㅋㅋㅋㅋ
내용물을 기억나는대로 써보자면
- 보통 비키니 입은 언냐 사진이 있는 삐라
- 사탕/껌 종류
- 라이터
- 소형 라디오
- 속옷
정도였음.
삐라는 버리고, 사탕/껌이야 까먹으면 그만이고, 라이터야 그냥 쓰면 되는데
문제가 되는게 라디오랑 속옷이었음.
라디오는 담배곽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전면에 모노 스피커가 붙어있는 싸구려였는데,
주간 근무 나갈때 병장급은 간혹 들고나가기도 했었음.
야간 근무때는 못 썼는데, 기도비닉도 문제지만 대북/대남 방송을 양쪽에서 틀어놓으면
옹왱옹왱거리는 소리에 라디오 들을 환경이 안됨.
참고로 대북방송은 간혹 일반 라디오 방송을 틀어줬었고, 인기 만점이었음.
(당연히 우리 장병들한테. ㅇㅇ;;;;)
속옷 얘기를 하자면 좀 긴데...
당시 보급 속옷 브랜드가 '목련'에서 '브레이브맨'으로 넘어가던 시기였음.
우리는 훈련소에서 목련 반, 브레이브맨 반으로 구성된 속옷을 지급받았었지.
그런데 자대 배치받자마자 고참들한테 브레이브맨 속옷은 죄다 강탈당하고,
(양심 있는 고참은 담배 몇 곽 쥐어주기도 했음. ㅇㅇ)
이등병들은 족같은 목련 속옷만 죽어라 돌려입기도 바쁜 상황이 된거임.
이 목련 속옷이라는게, 빤스는 노란 고무줄 넣은 하얀 면 재질의 삼각빤스인데
금새 누렇게 물들고 찌들어서, 진짜 거지 발싸개 같은 속옷임.
난닝구도 뭐 별반 다를게 없었고. ㅇㅇ
그런데 저 자유의 풍선에 들은 속옷의 품질이 딱 목련과 브레이브맨 중간 정도 되었음.
고참들은 브레이브맨 입으니깐 상관이 없는데,
우리같은 쫄따구들은 목련 대신에 하늘에서 내려온 속옷을 입기 시작한거지.
가뜩이나 속옷도 부족한데 이런 쌔삥 보급물자가 하늘에서 떨어지다니...
바스토뉴 전투에서 공중 보급을 받은 이지 중대원들의 심정이랄까?
여튼 저 보급품은 당시 아군의 사기를 꽤 진작시켜준 물건이었음.
아군도 그리 좋았는데, 북한 애들은 얼마나 좋을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않아 행보관한테 죄다 걸려버렸음. ㅇㅇ
빨래 하우스에 사제 빤쓰랑 난닝구가 쭈아악~ 걸려있으니 눈에 안 띌리가 없지.
자초지정을 모를리가 없는 행보관은 소형 라디오만 싹 다 수거해가고,
사제 속옷은 눈감아줬음.
대신 훼바 내려가면 바로 폐기해야한다는 조언과 함께. ㅇㅇ;;
(대대 생활하면 아무래도 보는 눈이 많으니...)
여튼 당시에는 저 풍선이 문제가 된다는 생각은 1g도 하질 못했고
날려주신 분께 고마운 마음뿐이었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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