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의 그녀 2화 – 성인용품의 저주
방구석딜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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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성인용품 가게 정리를 시작한 지 사흘째. 중현은 점점 가게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물건들을 분류하고, 가격표를 다시 붙이고, 진열대를 닦는 일은 오히려 마음을 비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그 가게가 1층 유리창 너머로 완전히 훤히 보인다는 것이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 특히 같은 건물 세입자들은 모두 그가 성인용품 가게에서 뭘 하는지 볼 수 있었다.
그날 오후, 린이 슈퍼에 우유를 사러 왔다가 중현이 성인용품 가게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들어왔다.
"집주인님, 열심히 하시네요."
"아… 린 씨. 그냥 좀 정리해야 해서."
린은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녀의 눈길이 선반 위의 여러 가지 제품들에 머물렀다. 갑자기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저기, 혹시 이거 아세요?"
린이 집어 든 것은 작은 진동기였다. 중현은 얼굴이 빨개졌다.
"그게… 그건…"
"베트남에도 있어요. 그런데 한국 제품이 더 좋다고 들었어요." 린은 천연덕스럽게 말하고는 그것을 다시 선반에 올렸다. "집주인님, 창피해하지 마세요. 이거 사는 사람도 있고, 파는 사람도 있는 거죠. 저는 오히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중현은 그 말에 조금 안심했다. 그런데 린이 다음에 던진 말은 그의 심장을 더 뛰게 만들었다.
"저 혹시… 나중에 하나 사도 될까요?"
"뭐?"
"농담이에요!" 린은 킥킥 웃으며 가게를 나갔다. 중현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이 여자, 도대체..."
그날 저녁, 중현이 슈퍼를 정리하고 있을 때, 세라가 들어왔다. 그녀는 퇴근 후였다. 블라우스 단추를 두 개나 풀고 있었고, 술 냄새가 났다.
"집주인, 맥주 하나 줘."
중현은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 건넸다. 세라는 그것을 따서 한 모금 마시고는 계산대에 기대었다.
"오늘 성인용품 가게에서 뭐 했어?"
"그냥 정리했어요."
"나랑 얘기 좀 할래?" 세라는 중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눈빛은 장난기와 진지함이 반반 섞여 있었다. 중현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제가 무슨 얘기를…"
"너, 여자 경험 있어?"
중현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세라는 그의 반응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아직 애 새끼구나. 좋아, 그럼 내가 가르쳐 줄까?"
"뭐라고요?"
"농담이야. 하지만 네가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세라는 맥주 캔을 비우고는 가게를 나갔다. 중현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혼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날 밤, 진짜 문제가 터졌다.
밤 11시, 중현이 방에서 잠들려고 할 때, 2층에서 비명 소리가 났다. 그는 급히 올라갔다. 소리는 203호, 혜진의 집에서 났다. 그는 문을 두드렸다.
"혜진 씨! 무슨 일이에요?"
문이 열렸다. 혜진은 얼굴이 창백했다. 그녀의 손에는 편지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이거… 네가 보낸 거야?"
중현은 편지를 받아 읽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혜진 씨, 당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물건들을 준비했습니다. 언제든지 1층으로 오세요. 비밀은 보장합니다."
중현은 편지를 읽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건 제가 보낸 게 아니에요!"
"그럼 누가 보냈겠어? 이 건물에 사는 남자는 너밖에 없잖아!" 혜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때, 옆집에서 린이 나왔고, 복도 끝에서 세라도 나타났다.
"무슨 일이에요?" 린이 물었다.
"이 집주인이 나한테 성인용품 가게 홍보 편지를 보냈다고!" 혜진이 소리쳤다.
세라는 편지를 빼앗아 읽고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아, 이거 내가 보낸 거야."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심심해서 집주인 이름으로 보낸 거야. 그냥 장난." 세라는 태연하게 말했다. "미안, 혜진 씨. 그런데 이렇게까지 반응할 줄은 몰랐네."
혜진은 분노에 떨며 세라를 노려보았다.
"너… 이게 장난이야? 나는 이 집에서 딸이랑 살고 있어! 이런 일로 소문 나면 어떻게 할라고!"
"소문은 나지. 어차피 이 건물에 사는 사람은 우리 다섯뿐이잖아." 세라는 여전히 여유로웠다.
중현은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만해요! 둘 다 그만! 이건 내가 잘못한 게 아니지만, 내가 책임질게. 혜진 씨,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 다시 없게 할게요."
혜진은 중현을 한 번 더 노려보고는 문을 쾅 닫았다. 린은 어색하게 웃으며 돌아갔고, 세라는 중현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고는 3층으로 올라갔다.
중현은 복도에 혼자 남아, 벽에 머리를 대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건물, 이 여자들, 이 성인용품 가게. 그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아직 2화인데, 벌써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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