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내 첫사랑(15)-아빠의침묵1
바람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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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9 11:47
ㅡㅡ 15부: 아버지의 침묵 ㅡㅡ
지아는 작업실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컴퓨터 화면에는 시나리오 제목이 떠 있었다.
<장모님이 내 첫사랑 2>
그러나 그녀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에 멈춰 있었다. 수현의 이야기, 엄마의 일기장, 민준의 임종 고백까지. 모든 퍼즐 조각들은 맞춰졌다. 그런데 한 가지, 유독 비어있는 조각이 있었다.
현우. 법적인 아버지.
지아는 엄마 지윤의 일기장을 다시 펼쳤다. 현우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았다. 단 몇 줄.
"현우 씨가 내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아이가 벌써 움직이는 것 같아.' 그의 얼굴에는 순수한 기쁨이 가득했다."
"현우 씨는 수현이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정말 수현이를 자신의 딸로 믿고 있다."
그게 전부였다. 엄마는 현우를 사랑했을까? 아니면 그저 체념으로 함께했을까? 현우는 어떤 마음으로 23년 동안 수현을 자신의 딸이라고 믿었을까? 그리고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그는 왜 침묵을 택했을까?
지아는 고개를 저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수현의 방으로 향했다.
=====
"언니."
수현은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지아의 다급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왜 그래, 지아야?"
"언니, 나 현우 아버지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수현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책을 덮고 자리에 앉았다.
"아빠… 에 대해?"
"응. 나는 엄마 일기장에서 현우 아버지에 대한 기록을 거의 찾을 수 없었어. 엄마는 현우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리고 현우 아버지는 왜 모든 걸 알면서도 침묵했을까?"
수현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아야… 내가 아는 아빠는… 참 조용한 분이셨어. 엄마가 떠난 후에도, 나는 아빠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게 됐어. 아빠는 엄마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평생 아내로 대접했어."
수현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에게 한 말이 있어."
"무슨 말?"
"아빠가 말했어. '수현아, 내 서재 구석에 있는 나무 상자는… 절대 열지 마라. 그리고 내가 죽으면 그 상자를 불태워 다오.'"
지아의 눈이 커졌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을 듣고도… 깜빡했어. 아빠가 돌아가신 후, 슬픔에 너무 잠겨서 그 상자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빠는 일부러 그런 유언을 남긴 것 같아."
"왜?"
"아빠는… 자신의 진실이 우리에게 상처가 될까 봐 두려웠던 거야. 그래서 상자를 불태우라고 한 거지. 하지만… 나는 아빠의 유언을 지키지 못했어. 깜빡했으니까."
지아가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 상자가… 아직 있어?"
수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빠가 돌아가신 후, 나는 서재를 정리하지 않았어. 너무 아파서. 아마 그 상자는 아직 거기 있을 거야."
지아가 일어섰다.
"언니, 그 상자를 보여줘. 제발."
=====
수현은 망설이는 듯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현우의 서재로 향했다. 서재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시간이 멈춘 듯했다.
수현은 서재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낡은 나무 상자를 가리켰다.
"이게… 아빠의 상자야."
지아는 상자를 바라보았다. 표면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앞면에는 낡은 비밀번호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비밀번호 자물쇠야?"
"응. 아빠는 항상 이 상자를 잠가두었어. 나는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어."
지아는 자물쇠를 살펴보았다. 네 자리 숫자 자물쇠였다.
"비밀번호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수현은 생각에 잠겼다.
"아빠는… 항상 중요한 날짜를 비밀번호로 사용했어. 내 생일, 엄마 생일, 전화번호 뒷자리…"
"한번 해보자."
지아는 먼저 현우의 생일을 입력했다. 1-0-2-5. 자물쇠는 열리지 않았다.
다음은 지윤의 생일. 0-3-1-5. 소용없었다.
전화번호 뒷자리. 3-4-8-2. 역시 안 되었다.
결혼기념일. 1-2-2-0. 열리지 않았다.
지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건 없을까? 아버지가 특히 좋아했던 숫자라든지…"
수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눈을 떴다.
"잠깐… 아빠는 내 생일을 정말 좋아했어. 내가 어릴 때, 아빠는 항상 내 생일을 가장 특별한 날이라고 했어. '수현아, 너의 생일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야.'라고."
지아가 조심스럽게 수현의 생일을 입력했다. 0-5-2-0.
딸깍.
자물쇠가 풀렸다.
지아와 수현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수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아빠는… 평생 나를 잊은 적이 없었어. 죽을 때까지… 내 생일을 비밀번호로…"
지아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몇 권의 낡은 수첩과 편지들, 그리고 여러 장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맨 위에는 한 장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사진 속에는 젊은 현우와 지윤이 함께 서 있었다. 현우는 지윤을 바라보며 행복해 보였지만, 지윤의 표정은 어딘가 우수에 찬 느낌이었다.
지아는 가장 위에 놓인 수첩을 펼쳤다. 첫 페이지에는 현우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2003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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