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녜즈
MemoryDi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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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20대 초반, 나는 낯선 도시 작은 상점에서 점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이라는 따뜻한 울타리를 벗어나 마주한 이 거대한 도시는,
나에게 ‘기회의 땅’이라기보다는 매일매일 생존을 증명해야 하는 고독한 전장처럼 느껴졌다.
그곳에서 나를 처음으로 따뜻하게 맞아준 사람은 동료 이녜즈(Inés)였다.
프랑스계 멕시코인인 그녀는 온몸에서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가 흘러넘쳤다.
풍만하면서 부드럽게 출렁이는 가슴, 오목하게 들어간 허리 균형있게 곡선을 그리는 엉덩이,
키는 작아도 매려있는 비율의 늘씬해보이는 다리,... 전형적인 서양 미녀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그녀의 미소는 주변 공기를 환하게 밝히는 햇살 같았다.
타지 생활로 하루하루가 딱딱하게 굳어 있던 내게, 그녀의 밝고 따뜻한 기운은 유일한 위로이자 작은 안식이었다.
장난기가 많았던 그녀는 개구장이같은 야릇한 눈빛으로 나를 놀리곤 했다.
손님 발길이 뜸하고 한가할 때면 장난끼 많은 그녀는 내가 간지럼을 심하게 타는 것을 알고는 쫒아다니면 나를 콕콕 찌르고
내가 기절할 듯이 놀라면 까르르 웃으면 이걸 재미있어하고 도망 못가게 뒤에서 세게 끓어 안기도 했다
그때마다 전해지는 그녀의 부드럽고 따뜻한 체온은, 낯설면서도 포근한 감촉으로 내 마음 한구석을 녹여주었다.
그녀는 주로 헐렁하면서도 몸에 살짝 달라붙는 가벼운 니트나 스웨터를 즐겨 입었다.
특히 그녀의 풍만한 가슴은 얇은 천 위로 부드럽게 출렁이며,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까지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당시 내 머리에 떠오른 이미지는 보자기에 싸인 물풍선이었다. 아직 어리숭했던 건지...
그런데도 당시의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이상한 성적 자극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나에게 그저 밝고 따뜻한 직장 동료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어느 해 할로윈, 그녀는 자연스럽게 나를 할리우드 퍼레이드에 초대했다.
“여동생이랑 남자친구도 같이 갈 거야.”
그날 처음 본 그녀의 여동생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기억에 남는건 유난히 새하얗고 커다란 가슴이 문자 그대로 건드리면 터질것 같이 동그랗게 상당부분 노출된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정교하게 빚어진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잡지 속 모델을 뛰어넘는 완벽한 자태였다.
그러나 그날 밤 내 감각을 더욱 강렬하게 흔든 것은 의외로 이녜즈 자신이었다.
그녀는 평소 좋아하던 분홍색 얇은 니트를 입고 있었는데,
속옷을 입지 않은 탓에 부드러운 천 위로 그녀의 가슴 곡선과 선명한 윤곽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에서 우리는 길을 잃지 않으려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했다.
얇은 천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육체가 내 몸에 계속해서 닿고 스치고 눌려왔다.
그 순간마다 가슴이 빠르게 뛰었고, 나는 애써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사람일 뿐이야.’
행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이녜즈는 조용히 전날 밤의 이야기를 꺼냈다.
단칸방에서 함께 지내던 여동생과 그 남자친구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그녀가 목격하게 되었다는 고백이었다.
이성 경험이 전혀 없던 나에게 그 이야기는 큰 충격이었다.
여성들이 그런 은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는 것,
그리고 평범해 보이는 남자에게도 쉽게 마음과 몸을 열 수 있다는 사실이,
내 보수적인 가치관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 급한 일이 있는데… 집까지 좀 데려다줄 수 있어?”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녀는 동생이 외출 중이라며, 잠시 들어갔다 가라고 했다.
“지금 집에는 나밖에 없어. 잠깐 들어왔다 갈래?”
그녀가 아파트 문을 열었고 그 안에 소파가 보였다.
그녀는 내 손을 살짝 잡아끌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셔츠 단추를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당황한 내가 무슨 말도 꺼내기 전에,
그녀는 셔츠를 부드럽게 열어젖히고 치마 허리를 풀어 떨어뜨렸다, .
젊음의 생기가 가득한, 부드럽고 풍만한 가슴,
그리고 그녀의 여자로서의 마지막 은밀한 곳까지 이 내 앞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녀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설렘과 기대, 그리고 미묘한 애처로움이 뒤섞여 있었다.
엄격한 보수적 교육 속에서 자란 나는 그 순간, 강한 혼란과 두려움을 느꼈다.
본능적인 끌림보다 ‘이러면 안 된다’는 오랜 방어기제가 먼저 움직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미안해. 나, 꼭 가야 할 일이 있어.
그리고 그대로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마음이 복잡하게 요동쳤다.
잘 참아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만약 그 선을 넘겼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였다.
이녜즈는 결코 가벼운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건, 차가운 타국 생활 속에서 서로의 온기를 간절히 나누고 싶었던 그녀만의 서툰,
그러나 진심 어린 몸짓이었을지도 모른다.
수년이 지난 후, 다운타운의 번화한 거리에서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다.
짧은 순간이었기에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반가와하는 모습에 밝은 미소를 지었고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면서도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아쉬움의 미소를 지으며 연락처를 건네며 “꼭 연락해”라고 말한 뒤,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그것이 우리 사이의 마지막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여자’라는 존재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온기’를 받아들이기엔 아직 너무 어리고 딱딱했다.
이녜즈와 함께했던 그 짧고 강렬했던 순간들은,
낯선 땅에서 처음 맛본 미묘한 끌림이자,
나의 완고했던 청년 시절을 부드럽게 증명해주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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