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모녀 1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내 머릿속에서도 그 날들의 일들이 가물가물할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또한 내 가슴 속에 박힌 감정을 정리하고 싶은,
아주 특별한 이야기.
나는 비혼을 즐기면서, 또 비혼이라는 삶을 이겨내고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 옛날의 특별한 경험이 현재의 나를 만들고 있는지도...
이 글에서는 아주 특별한 모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꽤 긴 이야기가 될 것이고, 혹자는 주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차피 믿음이야 강조를 할 이유가 없으니,
그저 재미로 읽어도 될 것이고,
주작이라고 끝까지 주장하면 그래 당신 말이 맞다.
어렸을 적, 난 딱히 외모적으로 잘 난 것은 없었는데 몇몇의 여자들에게
대시를 받는 편이었다. 10대 시절에도 곧잘 대시를 받았는데, 그렇다고 셀 수 없는
숫자가 아니라 열 손가락 안쪽의 숫자였고,
이상하게도 학년이 바뀔 때 마다 꼭 1명 정도는 나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단 한 번도 받아들인 적인 없었는데,
당시에는 집안 분위기도 엄격했고,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다보니, 여자 친구를
사귄다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물론, 부모님 몰래 만날 수도 있었지만, 더불어 집안이 매우 가난한 편이었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만큼, 내 마음도 다른 친구들보다 소극적이었고, 이성 앞에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도 못했다.
간단히 이성과 데이트를 하려면 떡볶이라도 사줘야 하는데, 그게 다 돈이었으니까.
그저 고3 시절까지는 학교 성적을 떠나서 무탈하게, 큰 사고 없이 학교생활을 한
일종의 모범생에 가까웠다. 불만 없이 학교와 집을 반복한 삶을 이어갔고, 동성 친구
들과 놀아봐야 축구나 농구만 했었다.
민속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인기가 참 좋았던 시절이었지만, PC 게임을 즐겨하지
않아서 PC방도 다니지 않았으니까. 물론, 여기에 수중에 돈이 없었던 것도 한 몫 했지만.
서론이 길어지는데, 이렇게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던 내가 고삐가 풀린 건,
역시 수능이 끝난 직후였다. 성적은 상관없이,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고, 이제
두 달이 조금 못 되면, 나는 법적으로 성인이었다.
그쯤부터 부모님의 간섭도 전혀 없었다. 수능이 끝나고 처음으로 외박을
하면서 놀기 시작했고, 아직은 법적으로 성인이 아니었지만, 조금씩 술을
접하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클럽 문화가 발달하지는 않았다.
그저 나이트였지.
19살의 나이였으나, 술을 마시고 나이트를 가더라도 크게 제약이 없던 시절이었고.
내가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었지만, 화려한 조명 속에서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시끄
러움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더불어 내 몸과 마음을 흔드는 여인들...
이 날은 정확히 기억한다.
성인이 되기까지 딱 일주일 남았을 때,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아마 그때가 나이트를
3번 혹은 4번 정도 방문했을 때인데, 그 날, 아주 특별한 이 글의 주인공 중 한 명을
만날 수 가 있었다.
화려한 조명이 있지만, 비교적 어두웠던 나이트라는 공간에서 체구가 작은 어떤 여자
하나가 내 눈에 계속 밟혔다. 매우 예뻐서? 매우 매력적이어서? 그건 아니었다. 어디
서 본 것 같은데, 분명 내가 아는 여자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한동안 그녀를 의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런 나의 시선을 그녀도 눈치를 챘고,
어느 순간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순간 당황해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는데,
나의 소극적인 모습과 다르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여자가 내 앞에 서 있었다.
같이 갔던 친구들이 오 라는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잠시 자리를 비켜줬는데, 직접 눈앞
에서 그녀를 보니까, 그제야 기억이 났다.
김은영.
당시에는 국민학교 시절이었고,
그녀와 나는 4학년부터 6학년까지 3년 연속 같은 반이었던 동창이었다.
내가 그녀를 기억해내자, 그녀 역시 생글생글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자연스레
내 옆자리에 앉은 그녀와 나는 오랜만의 해후에 서로의 안부를 묻기 시작했고, 장소 때
문에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서로에게 반가움을 표시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우리는 대화를 나누었고, 그녀 역시 일행이 있었기에 그 날은 서로의
연락처만 교환을 하고 그렇게 뜻밖의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국민학교 졸업 후, 정말 우연찮게 나이트에서 약 6년 만에 만난 김은영.
이 친구는 또래의 친구들보다 체격이 매우 작았고, 학교에 다닐 때도 참 조용
했던 친구로 기억한다. 아마 나랑 3년 연속 같은 반이 아니었다면, 내 머릿속
에서도 잊혀 질 친구였을 것 같은데...
학창시절에 그런 친구들이 있지 않나? 이 친구가 나와 같은 반이었던가?
머릿속에서 가물가물하거나, 때론 존재조차 몰랐던 친구들, 김은영이라는 친구가
그러했다. 세상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학교생활을 했던 그녀...
아주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여전히 체구가 작고 여리여리 한 모습이었다.
단지 어릴 때와는 다르게 외모에서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남자들에게 인기 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여자들 있잖은가.
체구가 작으면서 얼굴도 작은데, 오밀조밀하게 생겼고, 엄청 예쁜 것 같지는 않은데,
보고 있으면 그 누구보다 여자여자한 느낌이 들면서 한 번쯤 쳐다보게 되는.......
스무 살을 앞 둔, 은영이가 그러했다.
테니스 치마 같은 거 하나 입히면, 무언가 파릇파릇 하면서도 예쁨이 느껴지는,
살랑살랑 거리는 봄바람 같은 아가씨랄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젊음의 생기가
매우 뚜렷했었고, 그 자체가 매력적인 나이긴 했었다.
우연히 나이트에서 은영이를 만났고, 아마 이틀 정도 지나고 그녀가 내게 먼저
연락을 했었던 것 같다. 그때까지도 참 의아스러웠던 건, 이 친구가 그렇게 적극적인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게 보이는 모습 하나하나가 과거의 은영이와는 너무
나 달랐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춘기 시절이 지나고 조금씩 성격의 변화는 있을 수 있으니까.
나 역시 수능이 끝나자마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놀았으니까.
남는 것이 시간이었던 나는 은영이와 빠른 시간 내에 약속을 잡았고, 모 대학 근처에서
단 둘이 만날 수 있었다. 아직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를 앞에 두고, 우리는 이런저
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생각보다 대화가 잘 통했다.
국민 학교 시절에도 3년 연속 같은 반이었지만, 딱히 친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술의 힘일까? 아니면, 세월의 힘일까? 매우 즐겁게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대화를 하면서 예전 기억이 하나 떠올랐는데, 이 친구가 과거에 우리 집에서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살았었다. 또렷하게 기억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 기
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작 반 년 정도였다고 했으니까.
더불어 나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은영이가 하교를 하면서 살짝 다리를 삐었는데,
그때 내가 책가방을 들어 준 적이 있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착한 놈이었나 싶을
정도로 기억이 없었는데, 그녀는 그때 정말로 고마웠다고 말을 했다.
3년간 같은 반이기는 했지만, 아주 친하지는 않았고, 또 다시 재회하기까지 거의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사실 할 말이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은영이가 대화를 잘 이끌어 갔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말이 많은 편이었는데,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갔기 때문에 딱히 불편함은 없었다. 정말 조용하게 학교를 다니던 친구였는데,
나도 내성적이었지만, 그녀는 나보다 더 할 정도로 내성적이었던 것 같은데....
중간 중간 어색한 순간도 있었지만, 술 한 잔 마시다 보니까, 나름 기분이 좋았고,
즐거웠던 그녀와의 만남이었다. 알고 보니까, 나는 대학에 갈 생각이었지만, 은영이는
내가 다닐 대학 근처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중학교 졸업 후에, 보통의 친구들처럼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중간에 자퇴를 했다고
했고, 나이트도 검정고시를 같이 준비하던 학원친구 및 언니들과 함께 한 것이라고 했다.
무슨 사정이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딱히 물어보기도 그래서 묻지 않았는데,
검정고시 합격하고 차후에 병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간호사를 하든, 조무사를 하든,
그냥 백의의 천사가 되고 싶다고... 비록 고등학교는 나오지 않았지만, 바르게 살아가는 것
같아서 보기는 좋았다.
이렇게 첫 만남을 가졌고, 그녀가 헤어지면서 '우리 앞으로 친구지?'라고 물었다.
사실 나는 지금도 여자와 남자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은영이가 면전 앞에서 친구를 하자는데 안한다고도 할 수 없고,
무엇보다 친구가 안 된다라고 하면, 오늘의 만남을 정의하는 것도 참 우스웠다. 내 행동과
생각이 전혀 같지 않으니까.
일단은 큰 의미는 없이 형식적으로 대답을 했고,
별거 아닌 내 대답에도 은영이가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소주를 마신 그녀의
볼은 홍조로 가득했는데, 그 모습이 참 매력적이라고 순간 생각했다.
그 날 만남 이 후에 종종 은영이와 연락하긴 했는데, 그 당시에 폰 요금이나 문자 값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수시로 연락하기 보다는 시간을 정해서 메신저를 통해서
대화를 나눴고, 그녀 때문에 msn 메신저를 시작하게 되었다.
비교적 나는 계속 한가한 편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알바도 시작했지만,
나는 당분간은 그저 놀고 싶을 뿐이었다. 나와는 다르게 은영이는 나름 학원도
다니고 알바도 하는 것 같아서 주로 주말 밤 늦게 msn을 통해서 긴 대화를
나눴는데, 매번은 아니었지만, 가끔은 그녀와 대화를 나누다가 밤을 지 새 곤 했다,
지금 생각하자면, 썸이었던 걸까?
다른 사람들은 썸을 타고 있었구나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아주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 단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내 신조와는 다르게 정말 친구
같다고 생각했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여자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긴 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밤늦게까지 은영이와 메신저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나에게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분명, 여자들에게 고백을 받은 적은 적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귀어 본 적은 없었
으니까, 난 당연히 없었으니까, 없다라고 대답했다. 그녀가 학교를 다니면서 뭐하냐고
되묻길 래, 친구들과 그저 농구랑 축구 하느라고 바빴다고 대답했다.
어쩌면, 그때까지는 정말 나 역시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아니 바보였던 것 같다.
내 어이없는 대답에 한참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던 은영이가 갑자기 나에게
여자랑 키스를 해봤냐고 물었다.
여기서 갑자기?
순간 당황 할 수 밖 에 없었다.
내가 당황한 이유는 세 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 첫째는 여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처음이었고, 둘째는 왜 대화가 갑자기 이렇게 흘러가는 것일까였으며,
셋째는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다고 대답을 했는데, 무슨 키스람?
답은 쉬웠지만, 손가락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침묵의 시간이 흘렀고,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경험이 없다라고 자판으로 대답을
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은영이가 나에게 물었다.
키스 해보고 싶지 않니?
솔직히 해보고 싶었다. 정말 한창 때의 시기였고, 속된 말로 돌도 소화 시킬 나이였다.
그런데 갑작스레 그런 질문을 받으니까, 그것도 여자에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은영이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은영이가 메시지로 말을 이어나갔다.
난 예전에 해봤어...남자친구랑.... 참 좋았는데...
msn 메신저 창에 은영이의 말이 뜨는데, 나는 더욱 더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은영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정말 알 수 없었
는데, 내가 여전히 대답을 하지 못하자 그녀가 말이 이어 나갔다.
참 좋았는데.... 지금은 할 수 없어....
아, 남자친구랑 헤어졌으니까, 은영이가 참 외로워하구나...
순간 난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 사이에 은영이가 다시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너 키스해보고 싶지 않니? 우리 키스 해볼래?
다시 말하지만 방금 전까지는 썸이 아니었다. 여자였지만, 조금은 친구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그런 친구가 나에게 키스를 하자고 제안을 하니까, 정말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 정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 당시의 나는 정말 아무런 경험도 없는 어린 아이였으니까.
그렇지만, 참 재밌는 사실은, 머릿속은 매우 어지러웠지만,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낸 짧은 문장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고, 어느새 내 아랫도리는 이미 빳빳
하게 발기가 되었다.
직접 들은 말도 아닌, 비대면의 글자 몇 마디에 몸의 변화라니...
난생 처음 겪는 일이었다.
싫어? 난 네가 경험이 없다고 해서...
아니, 아니, 싫은 문제가 아니었다. 은영이는 은연중에 나에게 확실한 대답을 강요했고,
나는 뭐랄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없을 것 같은 생각에 긴 침묵을 멈추고 재빠
르게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키스라는 행위가 정말 궁금하긴 했으니까.
나야 고맙지....
답변이 조금 찌질했지만, 그만큼 순수하기도 한 시절이었다.
여자와 손을 잡은 적도 없었으니까.
막상 키슬르 한다고 대답을 했는데, 친구지간에 키스를 하는 게 말이 되나 싶었다.
그래서 진짜 어렵게 은영이에게 물었는데, 그녀의 대답이 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친구니까... 친구니까 해 줄 수 있는 거지.
분명 아주 어린 시절의 은영이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의 답변으로 인해서
내가 알던 친구의 개념도 굉장히 헷갈리기 시작했다. 친구니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친구니까 괜찮은 것이다?
무어라고 말하고 싶은데, 친구에 대한 개념 정의를 위해서 논쟁할 수도 없는 노릇
이었고, 무엇보다 쓸데없는 반론으로 이 기회가 사라질 것 같은 마은 한 켠의 두려
움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그저 은영이에 대한 이상한 의문만 품었고, 그 날은 그렇게 메신저를 종료했다.
다음에 만날 때는 키스를 하자는 굳은 약속을 하고 말이다.
지금도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그 당시에는 이상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여자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고, 그 약속의 날이 하루빨리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은영이와 메신저를 종료하고도 꽤 오랫동안 발기가 풀리지 않았으니까.
그만큼 기대를 했었지만, 막상 은영이와 키스를 하지는 못했다.
며칠이 지나고 그녀에게 연락이 왔는데, 뜻밖에도 교통사고로 입원을 했다고 했다.
외관상 크게 다친 곳은 없었는데, 신장이 조금 파열이 되어서 병원에서 절대 안정을
취하면서 한 달 저도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당연히 병문안을 가긴 했는데, 누워있는 은영이의 얼굴만 보고 왔을 뿐,
그 자리에서 약속을 지키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 말을 한다면 그저 미친놈이 되는
것 일 테니까. 은영이는 아픈 몸으로 입원해 있음에도 특유의 생글생글 웃는 미소가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날은 은영이와의 약속 때문인지, 웃고 있는 저 입술을 느낄 날을 기대
하면서 자꾸 시선이 그녀의 입술로 향했다. 아마 어쩌면 은영이 역시 내 시선을 느꼈
을 지 모르겠지만,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뭐, 굳이 당장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웃고 있는 은영이의 저 입술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있겠지 싶었다.
그 뒤로 병문안을 한 번 더 갔었고, 은영이는 건강하게 퇴원을 했다.
퇴원 시기쯤에 찐하게 한 잔 하자는 은영이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그 후로는
은영이와 한동안 만나지도 못했고, 연락도 잘 하지 않았다.
내가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으니까.
생각지도 못하게 첫사랑을 만났고, 정마 불같이 사랑했으니까. 은영이 역시 내가
연애를 한다는 이야기에 조금 거리를 두려는지,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다.
나 역시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 아무리 친구라도 이성과 연락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은영이와 나는 그렇게 잠시 동안 멀어졌다. 내가 첫사랑과 1년
정도 연애를 했는데, 아마 그 사이에 은영이와 만난 건 딱 한 번이었던 것 같다.
대학교 앞에서 만나서 가볍게 점심을 먹은 정도?
여자 친구와 잘 되라는 은영이의 말이 기억나는데, 다들 알겠지만, 첫사랑은 결국
실패했고, 영원히 꺼지지 않을 줄 알았던 불은 결국 서로의 마음과 가슴을 태우고
재로 남아버렸다.
첫사랑이 떠나고, 한 2년은 방황했다.
갈피를 못 잡고 그저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 삶을 버렸는데, 역시 연애도 해 본
사람이 잘한다고, 연애를 안 해 본 놈이 첫 여자를 너무나 사랑했고, 그 사랑이
끝나니까, 진짜 개찌질이가 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그녀 생각에, 잘 때까지 그녀
생각에, 일종의 정신병 같았지.
그 시기부터 은영이와 다시 연락이 이어졌는데, 그녀와 만나서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면, 결국엔 첫사랑 이야기 하면서 울고불고, 정말 찌질한 짓은 그녀 앞에서
할 만큼 다했는데도. 은영이는 묵묵하게 들어주었다.
진짜 바보같지만, 그때는 은영이를 만나서 떠나간 첫사랑 이야기를 하면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고, 그저 세상에서 내가 가장 힘들고, 내가 가장 외롭
다는 생각만 하던 시기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에는 묵묵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줬던 그녀가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 키스를 했다는 그 남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은영이의 첫사랑은 15살 무렵이었다고 했다.
남들과는 다른 사랑이라 꽤 위험하고 힘들었지만 남친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로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앞만 보고 달렸다고....
그렇게 힘겹게 달리던 은영이의 첫사랑은 결국 나처럼 깨져버렸는데...
가히 그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정말 이런 일이 있니 싶을 정도의....
[출처] 특별 모녀 1 ( 야설 | 은꼴사 | 성인사이트 | 성인썰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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