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아로새긴 분홍립스틱-4

상호에게 엄마 애인이 여러명이라는 사실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상호는 마마보이급이었으니까 그 남자들에 대해서 극도의 분노와 질투심을 느꼈을까?
아니면,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엄마에 대한 원망이 커졌을까?
하지만, 그런 궁금증은 끝내 풀지 못했음. 생각보다 덤덤했기 때문.
약간 좀 이상해지는 것 같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무려 유부녀 집에 전화를 걸던 무개념, 또는 개또라이 수준의 그 남자들 때문에 상호의 아빠가 집을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그 난리가 난 직후 찾아갔을 때 고개를 숙이고 보여주지 않으려는 아줌마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쪽 얼굴이 부은 것을 보면, 싸대기 한번은 맞으신것 같았음
아줌마 배는 부쩍 불러보였음. 육칠개월 정도?? 장가가고 나서 알았지만,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에는 배가 불러오는게 잘 눈에 띄지 않지만, 출산 이후 임신때는 배가 불러오는게 잘 보인다 함
물론 개인차도 심한편이어서 둘째도 사오개월 되도록 잘 티가 안나는 경우도 있고, 비만으로 뱃살이 원래 많았다면 더 잘 알아보기 어렵기도 함
하지만, 아줌마는 워낙 호리호리했던 분이라 그런지 삼개월부터 티가 났었음
계속 출근한다면서 예쁘게 정장차림을 하고 나갔던 아줌마는 아마도 일은 안하고 멤버쉽트레이닝만 열심히 하셨던거 같음
그것도 좀 더 머리가 커진 다음에 알게 되었던 떼씹이라는 걸로 말임
상호가 술김에 군대가기 전에 해준 말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알길이 없었음
아빠가 집을 나간 이후에 아줌마는 계속 일을 하러 나가셨으니 그런 줄로만 알았지만, 만삭이 되자 직장을 그만두셨고 엄마의 출산 이후 상호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음. 인생 꼬인거였음
물론, 말은 안해도 엄마 입장에서 당연히 아들에게 공부를 계속하라고 하셨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상호도 이해 되고 남았음
지금에야 말이지만 어지간한 네토성향 아니면 아내의 외도와 탁란을 감당할 남자가 몇이나 되겠음?
그나마 귀싸대기 한번으로, 가출로 끝난건 그 시대 기준으로는 대인배 까지는 아니라도 양호한 편이었지 싶음
대신 가장의 짐을 상호가 져야 했을건 뻔한 일이고.. 나는 딱히 경제적으로 도와줄 능력이 없었음
아무튼, 술김에, 아니, 만취상태로 상호는 배부른 엄마가 그 아저씨들에게 돌려지는 모습을 봤다고 털어놓음
가정을 파탄낸 놈들이 남편도 집 나갔겠다 집까지 찾아가서 그랬다는건 다 커서 들었어도 쇼크였지만, 생각해보면, 그놈들은 유부녀취향, 임산부성애가 있었을거임
학교 끝나고 들어가는데 엄마 신음소리가 들려서 덜닫힌 방문 틈으로 안을 보는데 세놈이 엄마를 둘러 싸고 있었다 함
엎드린 엄마의 옆모습, 그 뒤에 한놈, 엄마 얼굴 앞에 한놈, 또 한놈은 벌거벗은채로 방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며 그 광경을 구경하고, 부푼 엄마의 배와 가슴이 너무 죄송스럽게도 꼴렸다 함
사실 자기도 박고 싶었다며. 호로새끼라며.
만취상태니까 그러려니 했지만, 나중에 나 군대갈때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니, 이자식은 그때 자기가 실토했던 걸 다 기억하고 있었음
그리고 또 사과하며 그냥 혼자 가슴에 담아두고 있기 너무 답답해서 털어놓은것 같았다고..
'그래서 니가 울엄마한테 그랬구나, 이 불쌍한 새끼....'
그때 진정으로 용서했달까, 그랬음
입대전에 그렇게 혀꼬인 소리로 포르노보다 더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상호는 그때 뒤틀리고 억눌린 욕구의 씨앗을 틔우기 시작했던 것이고,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공부를 포기하고 일찍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든 굴레 속에서 평범함과 완전히 멀어지며 그 뒤틀린 회한과 욕구가 곪아터져버리는 종기처럼 되어 엄청난 사고를 쳤는데, 그 사고 친 대상이 나와 우리 엄마였음
아직도 상호는 엄마뻘이나 30후반 주부를 좋아하고, 임산부 쓰리섬, 갱뱅 같은 장르 영상에 환장하는 취향임
"헉, 헉, 헉, 어후, 흐음, 흐응... ..."
무거운 머리, 두통, 약간의 어지러움 속에서 익숙한 음색의 낯선 신음소리에 잠을 깼음.
형광등불빛에 눈이 아프고 더 정신이 없었음. 몇번 꿈뻑이다 힘겹게 고개를 소리나는 방향으로 돌렸는데, 정신이 번쩍하고 드는 순간이었음
대충 두걸음 떨어진 장농 앞에서 한 여자가.. 당연히 우리 엄마같이 보이는 여자의 하체가 두 다리를 활짝 벌려서 들고 있었고 그 다리 사이에 남자의 미끌미끌 번들번들 형광등 불빛에 번쩍이는 크고 굵은 살덩어리가 들락날락 하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 하얀 크림이 잔뜩 묻어있었음
"으..야... 야아... 뭐해.."
너무 취해서였는지 정신은 번쩍 들었는데 목소리가 안나왔음
끔찍한 갈증과 다급함이 또렷하게 기억남
제지하려고 팔을 움직이는데 마음대로 안움직여지고 간신히 허우적 거리는 정도였음
근데 자세히 보니 뭔가 이상했음
끌어안은채로 엉겨있는 두 남녀 옆으로 또다른 알몸이 보이는거 같음
"으... 으으... 야아... 허업..."
갑자기 구역질이 치밀어오르자 신기하게 몸이 일으켜졌고, 나는 본능적으로 부억으로 가서 웨엑 하고 뱃속의 용암을 토해버림
그저 토할 수 있는 곳에 토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일어나서 두세걸음 걷는 동안 흐릿한 시야에서 놀란 남자의 눈이 토하는 중에 누군지 기억났음
'상호 이새끼'
거세게 빠르게 토악질을 끝내고, 그 와중에 정신은 좀 차려서 대야의 물바가지로 뒷처리를 하는데, 그놈 목소리가 들림
"괜찮냐? 등 두드려줄까?"
상호 이자식
"너 뭐하고 있어?"
"아... 그렇지... 미안하다."
"뭐가 미안한데? 그여자 누군데?"
하면서 방문앞에 서 있는 상호를 밀치고 들어가니 방아질 삼매경인 떡대아래 깔린 채 흡뜬 눈으로 황홀한 표정을 짓고 신음을 흘리는 여자 얼굴이 보였음
역시 엄마였음
"아, 아니, 이거 쉽... 알, 거 뭐하는거?"
정신은 또렸했지만 말이 잘 안나왔던거 같음
하지만, 두 남녀는 작은 내 목소리로는 정신을 일깨울 수 없었음
나는 어마어마한 두통이 몰려와 비틀비틀 걸어서 두 남녀가 옆에서 보이는 다락문 앞에 앉았고, 방문을 닫고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상호도 한번 바라봄
그 방에서 옷 입고 있는 사람이 나뿐이었음
'아니, 이거 십발 도대체 무슨일이야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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