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친구랑 손절한 썰

학창 시절 가난했던 친구가 있음.
그 당시 그 친구는 가난을 숨겼기에
나는 그 친구의 가난을 몰랐고
그저 그 친구는, 상냥하고 목소리가 부드러운 친구였음.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한동안 연락 안 되고 잊고 살다가
군대 갔다와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카톡이란 것을 까니까, 그 친구 카톡 프로필이 뜨길래
어쩌다가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됨..
그렇게 다시 인연이 이어져서, 가끔 세 달에 한 번 정도는
동네 술집에서 만나서 가볍게 소주나 한 잔 하며 즐겁게 농이나 나누곤 헤어지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친구는 항상, 뭐랄까 자격지심인지 아니면 가난으로 인해 인성이 삐뚤어진 건지 모르겠는데
항상 대화를 불쾌하게 이끌어감...
예컨대 이 친구가 저번에 술자리에서 혼자 계산해서, 이번에는 내가 낼려고
"저번에 너가 쐈으니까, 이번엔 내가 쏠게~" 하며 계산을 하니까
"넌 좋겠다, 부모님이 주는 용돈으로 속편하게 돈 쓸 수 있어서ㅎㅎ" 라며
말투는 친근하게 던지지만 그 속 이면에 담긴 의미는 상당히 꺼림직하게 들렸음..
마치 난 힘들게 공장에서 일하는데, 넌 학교 다니면서 부모님이 주는 용돈으로 행복하게 사니까
죤나 아니꼽다 씝새야~ 뭐 이런 의미?ㅎㅎ
또 어느날은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 한 명 더 껴서 셋이서 부산에 내려가 여행을 갔는데
그 친구는 가격이 싼 라볶이를 먹고 싶었고
다른 친구는 해운대 왔으니 돼지국밥을 먹고 싶었는데
나도 여기 부산까지 내려온 건데 이왕 왔으니 돼지국밥 먹자 하니까
죤나 뭔가 표정 썩으면서, '나 삐졌어!' 딱 이런 눈빛으로 대화도 단답식으로 하며
사람 되게 불편하게 함...
밥 먹으면서 내가 기분 좋게 대화 주제 돌리려고, 야 부산 오니까 너무 좋다
다음에도 시간 나면 또 날 잡아서 다음에는 다른 곳도 놀러가고 하자 그러니까
그 친구는 난 니들처럼 여유가 없어서 그렇게 못 하겠다 하며 죤나 시니컬하게 대답함..
그날 밥 먹고 뭐 재밌게 놀지도 않고 그냥 서로 불편하게 여행하다가 결국 당일치기로 KTX 타고 집으로 올라옴..
그리고 그 친구 두 번 다시는 안 봄...
뭐 지금도 공장에서 계속 일하며 지내겠지만, 가난이 진짜 사람의 인성마저 갉아먹을 수도 있다는 걸 느꼈음..
원래 학창시절에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친구였는데, 어느덧 오랜만에 만난 그 친구는
피부도 많이 까맣게 탔고, 표정도 좀 뭐랄까 지지리궁상 맞은 표정에, 말투도 삐딱하게 변해 있는 것이
사람 하나하나 불편하고 불쾌하고 괜히 같이 있기 싫게 만들더라...
어쨌거나 인간관계에서 괜히 자격지심 있는 사람 만나면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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