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가슴에 아로새긴 분홍립스틱

90년대 초까지 도심에도 단독주택이 거의 다였음
다세대 주택이 정말 많았고 대부분 단칸방이었고 화장실은 공용, 좀 오래된 주택은 수돗가도 공용이었음
국민학교에는 반마다 50명이 넘었고 조례인지 조회인지 교장선생님 훈시 어쩌구 그런거 하든 학교 행사를 하든 애들을 운동장에 집합시킬때 앞으로 나란히 시키면 넓은 운동장 학교는 운동장 절반, 심한 곳은 거의 다 애들로 차버림
같은 학년 애들이 정말 많으니까 한학년 올라가면 친했던 애들도 헤어져서 서먹하게 되는게 일상이었음
그나마 같은 동네-라고 하는건 어릴때 기준이고 사실 같은 골목이 맞는 표현일 듯- 친구들은 반이 달라져도 우애가 돈독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다 친할 수는 없었음
같은 동네 살아도 코드가 다르면 어울리기가 어려우니까
그때도 부모님이 맞벌이인 집이 많았어서 학교 끝나면 썰렁한 집 보다는 지금의 pc방 처럼 동네 오락실에서 시간을 죽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마저도 용돈이 시원찮거나 문방구에서 뽑기니 뭐니 하거나 떡볶이 오뎅을 사먹으면 오락실에서 두세시간 너끈히 견딜 용돈을 탕진하는건 30분도 안걸렸음
그런 날은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래잡기 말타기라도 할 인원이 안차면 허공이나 보고 있어야 하는 망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문방구 탕진을 조심하곤 했는데,
2학년이었나 3학년이었나 했던 어느날은 무엇때문이었는지 잘 모르는 애들이랑 어울려서 문방구에서 2백원인가를 홀랑 탕진하는 일이 있었음
저녁까지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을 했었을것 같지만 그런 세세한 고민이나 기분은 기억나지 않고, 어영부영 그때 어울렸던 애들 중 한명 집에 놀러가게 되었음
우리집 만큼 못사는 친구였던것 같았는데, 집이 작은 다락 딸린 단칸반이었고 부엌도 우리집처럼 코딱지만한, 연탄넣는 화로 하나 있는 집이었음
그래도 그때는 덩치가 작아서 지금생각하면 너댓평짜리 작은 방이지만 그때는 적당히 넓어보였던것 같은데, 빡빡하고 아기자기한 이런저런 가구랑 살림들 사이에 볼록하고 작은 TV가 하나 있었음
TV도 비싼 유선방송 아니면 시원찮은 안테나 수신율 때문에 지직거리면서 볼 방송도 거의 없던 때라, 우리집은 물론이고 친구네 중에 선명한 TV화면을 본 기억이 없었는데,
그 녀석 집에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비장의 충격과 공포의 미디어 아이템이 있었던 것이었음
바로 비디오였음
그 친구 얼굴도 기억 안나는데, 비디오를 본 기억이 생생한 이유는 이 친구가 장농 이불 깊이 숨겨진 검정 봉다리에 싸여진 보물을 꺼냈기 때문이었음
근데, 그때 처음 본 비디오테이프는 까만 플라스틱 뿐이었음
필름이 감긴 투명한 플라스틱이 중간에 좀 보였지만, 도대체 뭐가 담긴건지 알 수가 없었는데,
그 친구가 그 테이프를 넣고 tv를 트는데 뭔가 노이즈가 가로줄로 주르륵 주르륵 일이초 화면을 쓸어내리더니 이내 노르스름한 영상이 나오는 것이었음
바로 여자와 남자 엉덩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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