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처제3

-안녕하세요, 주문하시겠어요?
-따듯한 아메리카노 한잔주세요. 혹시 사장님 안나오시나요?
-아니요. 엄마가 오전에 일이 있어서 잠깐 봐주러 나온거에요.
-아..네..
나는 내심 나를 알아봐주길 바랬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 본
손님처럼 나를 응대할 뿐 이었다.
-커피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후 나는 카페와 백화점을 수시로 방문했지만, 그녀를 보기란
쉽지않았다.
일요일 오후, 설레는 마음으로 백화점에 들려 그녀가 일하는 향수
매장을 서성였다. 그녀는 밝은 미소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카페에서 만나고 난 뒤여서 였을까, 날 기억해주길 바랬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나도 모르게 가볍게 목례를 했던것같다.
내 목례에 조금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웃으며 받아주었다.
그후 한달동안 매주 일요일 향수매장을 지나며 그녀에게 목례를했고
그녀는 웃으며 받아주었다. 한번은 가볍게 목례를 건내는 내 모습을
보고 매장직원들끼리 웃으며 나를 처다봤지만 대수롭지않게 생각했다.
내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
월요일 아침, 나는 카페에 들러 사장님께 여쭈었다.
-사장님, 요즘 따님은 안나오시나봐요?
-어쩌다 한두번이지... 자기일 바쁘다고 잘안와요~
-아..그렇구나...
실망한듯한 내 목소리에 장난치시듯 말씀을 이어가셨다.
-왜? 마음에 들어요? 소개시켜줄까? 남자친구도 없는거 같던데?
-아..아닙니다.. 근데 따님이 참 미인이세요
-어어~ 승무원이에요~ 사장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셔?
-저는 서른입니다.
-잘됐네! 우리딸은 스물여섯인데. 생각있음 한번 만나 볼래요?
승무원 된 이후로는 피곤하다고 맨날 집에 박혀 잠만자고 안씨러 죽겠어.
시집은 고사하고 연애라도 좀했으면 싶은데.
-하하...
-어때? 내가 말해놓을테니까 다음에 마주치면 서로 인사라도 한번해봐요.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아휴, 내가 더 감사하지. 집에만 박혀있는 애, 김사장님 같은 사람이
데이트해주면 내가 더 고맙지. 마음에 들면 얼른 데려가요, 알겠죠?
-네 말씀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들어가 볼께요
-응 그래요 내일또 뵈요~
몇일 뒤, 카페에서 일손을 돕고 있는 그녀와 사장님을 마주했다.
나는 수줍게 인사를 건냈다
-김사장님 왔어? 그때 말했던 우리딸~
당시 내겐 카페사장님이셨던 장모님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그때 내가 말했던 우리 카페 단골. 앞 회사 젊은 사장님.
인사해요 서로~
수줍게 쭈뼛쭈뼛 인사를 건내는 나와 달리 그녀는 친절히
인사를 건냈다.
-우리 엄마가 너무 주책이시죠..? 아줌마들 농으로 귀엽게 받아주세요
장난으로 받아주라는 그녀의 말과 다르게
나는 흔치않은 기회라는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기 실례가 안되면 연락처 좀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그녀는 조금 당황스러웠는지 불편한 기색으로 거절했다.
-그럼 생각 바뀌시면 연락부탁드릴게요. 명함놓고가겠습니다.
그 날 이후, 나는 매일같이 장모님께 부탁을 드렸다.
쪽팔림이나 민망함은 안중에도 없었다.
-사장님. 제입으로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괜찮은 사람입니다.
따님 만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러게요. 김사장님. 애가 뭔 자존심인지 한번 만나보라해도
도통 말을 안듣네 참. 내가 도와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봐요.
그렇게 몇일이 또 지나고 장모님께서 연락한번 해보라며
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건내셨다.
들뜬 마음으로 보낸 카톡엔 즉시 답이 왔다.
이 대화를 시작으로 와이프와 나는 연락을 주고받았다.
대화가 잘통했는지 데이트 신청에도 쿨하게 응해주었다.
첫 데이트날, 문뜩 승무원인 와이프가 왜
일요일마다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궁금했다.
-수정(와이프가칭)씨. 일요일마다 백화점 아르바이트 하시는건 힘들지 않아요..?
-응? 무슨... 아르바이트 말씀하시는거에요...?
-일요일마다 향수매장에서 아르바이트 하시지 않으세요..?
그래서 시향한 다음부터 제가 지나칠때마다 목례했었는데..?
와이프는 갸우뚱 하더니 웃기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그거 제 쌍둥이 동생이에요ㅋㅋㅋㅋ
진짜 똑같이 생겼죠? 우리 아빠는 아직도 구분못해요ㅋㅋㅋ
전 줄알고 계속 인사하셨구나 ㅋㅋㅋㅋ
다음에 한번 같이 만나요~
재밌다는듯 웃고있는 와이프와 달리 나는 혼란스러웠다.
'내가 좋아하는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사람일까,
아니면 처음 내눈에 들어온 쌍둥이 동생일까..'
[초대박]핫썰닷컴 여성회원 인증 게시판 그랜드오픈!!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06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