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병으로 복무 하다 여장교와 불륜한 썰 풀어 본다. - 2

일단 시작하기에 앞서 저번 글에 누군가 의문을 제기한 것에 대해 답을 해보려고 한다.
내가 처음에 소설로 봐줘도 괜찮다고 말을 해 놓긴 했는데, 그래도 댓글이 너무 치열하기도 하고, 또 신상과 관련되는 건 아니니 거기에 대해 말을 해보겠다.
저번에 내가 쓴 글에 어떤 익명이 ‘겨우 정복 바꿔 입은 거로 휴가 잘리는 게 말이 되냐.’ 라는 식의 글을 달았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난 이게 왜 의문거리지 하고 당황스러웠는데, 우리 배에선 이런 일이 하도 당연히 일어나다 보니 다른 군부대도 똑같은 줄 알았기 때문이다.
뭐, 반대로 말하자면 우리 배에 있던 부조리들에 너무 익숙해 져서 뭐가 정상이고 뭐가 비정상인지 무감각 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직접 겪었던 일을 너무 당연하게 풀어 논 거였기 때문에 이런 댓글이 달릴 줄 전혀 생각 못했다.
그래도 이해를 시키기 위해 당시 상황에 대해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1. 정복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선임이 나한테 정복 검사 맡게 빌려달라고 했고,
2. 나는 그 선임에게 정복을 빌려준 뒤 별 생각 없이 침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3. 그런데 갑자기 침실에 전화 오더니 사관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4. 갔더니 선임이 정복을 나와 바꿔치기 한 걸 그날 당직사관한테 들킨 상대였고,
5. 화가 난 장교는 나와 선임의 휴가를 자르고 과실보고를 하게 됐다.
이게 당시 상황의 전말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더 설명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댓글 단 사람이 조금 다르게 알고 있던 부분이 있던데,
댓글 단 사람은 우리가 정복을 입고 검사 맡은 거로 알고 있지만 그게 아니다.
정복을 입고 검사를 받는 게 아니라 깨끗하게 정비한 정복을 옷걸이 채로 들고 가서 장교한테 검사 받는 것이다. (아마 내가 정복 검사라고만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갔기 때문에 그리 생각한 거 같으니 이 부분은 내 설명 부족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내 정복은 딱 검사까지만 빌려준 거지 선임이 내 정복을 입고 휴가를 나가는 게 아니다.
선임은 내 정복으로 검사만 맡고, 다음날 휴가 나갈 땐 빠꾸 먹은 원래 자기 정복을 입고 나갈 생각이었다. (전 글에서 말했듯이 나도 행사 때문에 정복이 필요했다. 그리고 선임과 사이즈도 안 맞았고.)
이때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정복 정비하기 귀찮아한 다른 선임들도, 정복을 깨끗하게 정비한 후임들 정복으로 검사 맡고 나갈 땐 자기 정복으로 입고 나갔었다.
근데 이걸 장교에게 들킨 것이다.
장교 입장에서는 당연히 병들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 거다.
정복이 더러워서 다시 정비하라고 보내놨더니, 그게 귀찮아 다른 수병 정복을 몰래 다시 들고 와서 자기 정복이라고 말했으니까.
물론 지금에서야 별거 아닌 거 가지고 휴가자르네 마네하고 욕하지만,
그래도 냉정하게 말해 군대에서 병이 장교에게 거짓말을 하다 들통난건데, 이게 휴가가 잘일 일이 아니라니... 오히려 내 상식선에서 이게 더 이해하기 힘든 거 같다. (이거 말고도 우리 배에서 정말 사소한 이유로 휴가 잘린 애들이 너무 많다.)
뭐, 아마 이런 견해의 차이는 덧글을 단 사람과 나의 복무 환경이 달라서 그런 것일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배가 힘든 배중 하나였다고 듣기도 했고. (다만 난 우리 배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에 다른 배와 비교했을 때 실제로 어떤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군함이 밀폐된 공간이다 보니 타군보다 부조리가 심한 것도 있을 것이다. 배에서 무슨 사고가 나도 외부에 유출되지 않게 함장선에서 컷 하는 걸 여러 번 보았으니까. (물론 모든 배가 힘든 건 아니고 꿀배라 불리는 배도 있었으니 배마다 캐바캐인거 같다.)
아무튼 덧글 쓴 사람이 보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당신과 나의 복무 환경 차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
뭐, 그래도 못 믿겠다면 어쩔 수 없고...
내가 처음에도 얘기했듯이 그럼 그냥 소설로 보면 되는 거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난 군생활을 상당히 힘들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뱃일도 그렇지만 사람이 너무 힘들었던 거 같다.
군대 오기 전에 대학 선배에게 ‘군대에서 일은 버틸 수 있는데 사람은 버티기 어려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정말 군생활하면서 그 말을 뼈저리게 느꼈다.
저번 글에서 나온 휴가 문제도 결국은 사람 문제였고.
일을 만들어 오는 그 깐깐한 여장교도 결국 사람 문제였으니까.
또 우리 침실에 있었던 독쟁이 선임도 그렇고...
내가 이병 일병 당시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fcu실이나 아니면 맞은편 급전실로 끌려가 많이 맞고 그랬다.
요즘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당시엔 ‘피점호’라는 게 있었다.
장교가 점호를 끝내면 상, 병장급 선임들이 군기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후임들을 후두려 패는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그 중에서도 독쟁이가 정말 지독했기에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고, 그 인간만 없었어도 군생활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생각한다.
아무튼 사람 때문에 힘든 건 병들 뿐만 아니라 장교들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당시 새로 온 어느 남자 장교 덕분에 알게 되었다.
(그 남자 장교를 다른 장교들과 구분할 필요가 있어서 호칭을 ㅇㅇ관이라고 쓰겠다.)
ㅇㅇ관은 그 여군보다 선임이었고 보직도 위였는데 성격도 여군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농담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여군이 더 좋아 보일정도로 더 까다롭고 더 어려웠는데, 거기에 같은 장교나 부사관들을 대놓고 갈궈 댔다.
대표적인 사건으로 우리 직별장을 갈군 사건이 있었다...
진짜 농담이 아니고 병들 다 보는 앞에서 존나 갈궈 대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내 기억상으론 우리 직별 구역 페인트칠 작업 하던 중 터졌는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군생활 오랫동안 한 사람인데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한 인격모독까지 했었다.
그리고 직별장이 이병도 아닌데 ㅇㅇ관은 목소리 그게 뭐냐며 목소리 안 키우냐고 소리도 질렀다.
심지어 나중에 자기한테 과실보고하라고 하던데...
그때 그 심각한 분위기는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때까지 선임하사가 과실 먹은 경우는 봤어도 직별장이 병들 앞에서 대놓고 과실 먹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때 우리 직별장이 마음이 많이 상했는지 직별 행정실에서 ‘군생활 하기 싫다.’ ‘때려치고 싶다.’라는 말을 하사 선인하사들 앞에서 풀어놓았다고 들었다.
아무튼 ㅇㅇ관 이 인간은 위에는 사바사바하고 아래는 존나 갈궈 대는 타입의 인간이었는데 당시 사관당번이었던 내 동기한테 이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많이 들었다.
가령 사관회의 때 자기보다 높은 함장, 부장에게는 정말 깎듯이 대하면서 자기보다 짬 낮은 장교들에겐 함부로 말하고 그랬단다.
또 함장이었나 부장이 ㅇㅇ관을 혼냈던 적도 있었는데, 그러니까 ㅇㅇ관은 ‘죄송합니다. 제가 ㅇㅇㅇ(자기 후임 장교 이름)교육 다시 시키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책임을 자기 후임에게 떠넘기는 치졸한 행위까지 했다고 한다.
권위적이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 인물이라는 게 당시 사관당번이었던 내 동기의 평이었다.
그리고 ㅇㅇ관은 병들에게도 참 지랄 맞은 존재였다.
가령 소화방수 훈련은 쉰다고 분명히 말해놓고선 갑자기 터트려 버리는 게 ㅇㅇ관이 당직 서는 날이다.
소화방수 훈련은 함정에서 불이 났을 때 그 불을 진압하는 훈련인데 실제로 소화복 입고 호수 당기고 뛰어다녀야 했다. (맡은 임무에 따라 대기조에 포함되면 입지 않을 수 있다.)
그날 하루 일과 끝내고 씻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터져서 다시 땀 뻘뻘 흘려가며 소화복 입고 배 여기 저기 뛰어다녀야 했다.
근데 이 ㅇㅇ관이 상황을 하나만 설정해 놓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설정해 놓는 다는 게 가장 좃 같았다.
가령 평소 같으면 A격실만 화재 진압하고 끄면 됐는데 이 불이 파이프를 타고 저 멀리 C격식까지 번졌다는 식의 상황을 마구잡이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잘 안됐다 싶으면 처음부터 다시 했고...
그래서 일과 후 쉬는 시간도 없이 바로 청소 들어가고 점호준비 들어가곤 했다.
또 외부에서 좀 높으신 분, 이를테면 전대장이나 전단장이 방문한다고 하면 비상이 걸렸는데 점호까지 생략하고 밤새 청소시켰다.
이것도 자기 마음에 들 때 까지.
과연 높으신 분들이 이런 곳까지 볼까 싶을 정도로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앵간 해선 손 안 닿는 파이프까지 손으로 쓱 흝터니 먼지 있다고 여기 다시 닦아놓으라고 하곤 했다.
아무튼 이런 모습들이 윗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좋게 보였을지 몰라도 병들 사이에선 당연히 개새끼로 불리고 있었다.
내 기억으론 우리 배 연등시간 TV시청에 제한을 둔 것도 ㅇㅇ관이 한 거로 기억한다.
그리고 배가 항해 중인데도 틈틈이 점호를 하곤 했는데.
원래 항해 중엔 당직자 취침도 있어서 점호를 하지 않는데 ㅇㅇ관은 기어이 해서 병들을 괴롭혔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 여군에 대해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할 정도니 말 다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나.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오후일과정렬 이후였던 거로 기억한다.
그때 신병 때문에 행정실로 갔던 기억이 나는데,
ㅇㅇ관이 행정실에서 그 여군을 꽤나 심각하게 혼내고 있는 걸 봤다.
ㅇㅇ관이 아무리 후임 장교들에게 어렵게 대했다고 해도, 기수가 서로 가까웠던 여군과는 친하게 지낸 걸로 알고 있었다.
때문에 ㅇㅇ관이 정색을 하고 여군을 혼내는 그 장면은 뭔가 이질스럽게 느껴졌었다.
언제였나. 항해 당직 중에 당직자들 끼리 노가리 까다가 장교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ㅇㅇ관이 ‘ㅇㅇ(여군이름)이 걘 너무 풀어져서 안 돼.’ 라고 말하면서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낸 걸 들은 적이 있다.
당시엔 ‘여군이 뭐 밉보인 거라도 있나.’하고 흘려들었는데, 나중에 병들은 모르는 장교들 사이의 뒷이야기를 여군한테 듣고 나서 ‘아, 그게 그런 일이었구나.’하고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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