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배운 도둑질_02

세상 무엇보다 뜨거웠던 순간이었고
우주만큼 아름다웠던 모찌였지만
이성이 돌아온 모찌는 가차없었다.
누나는 갈게.
저기, 여보세요?
오늘 유미언니(동거인) 집에 온다고 했단 말야.
그래서 지금 집에 간다고?
그럼요~ 펭귄이 잘자요~ 누나꿈꿔요~ 카톡할게요~
허망한 표정의 나를 버려 둔 채
모찌는 총총총 자기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결국 그날도 나는 모찌와 밤을 보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날 이후
확실히 우리의 스킨십은 좀더 과감해졌고,
이제 모찌는 부드럽게 밀어내는 역할에서 부드럽게 당겨오는 역할이 되었다.
며칠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우리는 여느 때처럼 학생회관 꼭대기 층에서 서로를 탐하고 있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누군가 오는 소리라도 날라치면 재빠르게 수습이 가능한,
우리에게는 최고의 장소였다.
촉촉한 애무 끝에 모찌는 내 것을 다시 한번 입에 머금었고,
나는 다시 한 번 모찌를 내려다보며 미칠 듯한 몸을 억눌렀다.
오늘만큼은 그 이상의 것을 원했으니까.
나는 모찌를 일으켜 세우고,
뒤에서 모찌를 안았다.
모찌는 벽을 짚고,
목 바로 뒤에 있는 내 숨에 반응하며 열꽃을 피우고 있었다.
등 뒤에서 연인을 안으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가능하다.
목에 입을 맞출 수도,
귓불을 깨물 수도,
굳이 호크를 풀지 않고서도 가슴에 손을 묻을 수 있었다.
입으로는 모찌의 목과 등에 입을 맞추고,
가슴에 묻었던 손은 그대로 미끄러뜨려 아래로 내려갔다.
평소의 악랄한 모찌였다면
냉큼 내 손을 치워 버렸겠지만,
그 날만큼은 모찌도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조심스레 다다른 모찌의 꽃잎은 이미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손가락이 계곡 안으로 사라졌다.
하나, 둘, 그리고 셋.
흥분을 누르며 숨을 참는 모찌를 놀리듯
손가락을 다시 빼서 모찌의 허리를 감았다.
나지막한 확신으로 모찌에게 속삭였다.
넣을게.
응.
조심스레 들어간 모찌의 안은
입속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첫 관계의 감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내 경우에는 '뜨겁다' 와 '부드럽다' 였다.
탄력을 저울질할 여유도, 조임을 감상할 여력도 없었다.
숨을 삼켰다 그대로 토하듯 내쉬는 모찌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나를 부드럽게 감싸는 뜨거움에 행여나 녹아 버리지 않기 위해 애썼다.
모찌의 하얀 목덜미는
내 작은 움직임에도 발그레 달아 올랐고,
모찌가 내쉬는 들숨 한 번마다
내 몸도 함께 떨었다.
아무도 올 리 없는 공간인데도,
우리가 지금 학교에 있고,
누군가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 자극했다.
온 몸으로 부끄러워하는 모찌를
모두에게 보여 주고 싶으면서도
누구에게도 내주고 싶지 않았다.
모찌가 끝내 내 몸에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낸 후,
화장실로 들어간 누나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좀 더 예쁜 곳에서,
좀 더 예쁜 모찌를 안고 싶다.
어디서 끊을지 몰라 분량조절에 계속 실패하네요.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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