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한 이야기-4
제수씨는 빠르게 회복해가고 있었다.
원래 이렇게 에너지가 많은 여자라는 걸 알게 됐다. 친구놈이 제수씨의 이런 모습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자 측은했다.
손님들이 찾아오면 내가 다 감당하던 것도 이젠 제수씨가 절반 정도 맡아서 해결했다.
사실 꽤 많이 놀랐다. 자신이 우울증과 공황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삶의 의욕도 없이 주저않아 있던 사람이란 걸 완전히 잊어버린 사람처럼 열정이 넘쳤다.
나는 짜증이 나서 한숨을 쉴수 있는 상황도 제수씨가 나서면 금방 깔끔하게 해결이 됐다.
손님들도 여사장이 나와서 상냥하게 대하니 금방 화가 풀렸고 심지어 자기들이 알아서 할테니 방법만 알려달라고까지 했다.
내가 나가면 일단 전투적으로 대하던 사람들이 제수씨가 나가면 순한 양이 됐다. 거기에는 제수씨의 미모도 한몫 했다. 사람이 생기를 되찾으니 정말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워졌다.
식사도 즐겁게 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집안에서 놀고 있던 커피머신이 바빠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같이 모닝커피와 샐러드 그리고 호밀빵으로 시작한다.
늘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침대에서 살짝 빠져나간다. 얼마전부터 우린 같이 자고 있다. 내가 코를 골까봐 신경을 많이 쓰고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친구놈이 해둔 일 중에 제일 잘한 게 정말 좋은 침대를 마련해놓고 산 것이었다.
베개도 코골이한테 좋은 기능성 베개롤 쓰고 있었는데 제수씨가 남편 쓰던 거 다른 걸로 바꾸겠다는 걸 내가 아까우니 그냥 쓰자고 했더니 그걸 깨끗하게 세탁해서 쓰게 됐다. 베개가 너무 좋아서 늘 꿀잠을 잤다. 자연히 코를 고는 일도 사라졌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나는 이미 배도 살짝 나왔고 목근육 근처가 느슨해져서 코골이가 시작됐다. 제수씨는 내가 코를 골까봐 신경을 쓴다는 걸 알고 내가 잠든 후에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뒀다가 보여줬다. 아주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고 숨도 편하게 쉬고 있었다.
전에 내집에서 지낼 때는 뭔가 항상 위축되고 불편했다. 스트레스가 있어서 잘때도 경직된 상태로 팔을 오므리고 자는 등 수면의 질이 확 떨어졌었다. 그게 또 아내와의 관계에서도 아주 안좋게 작용했다.
그런데 여기서 낮에 일하고 밤에도 일을 하는 불규칙한 생활이긴 했지만 잠은 편하게 잘 수 있었다. 친구놈이 왜 침대를 저렇게 좋은 걸 놓고 베개도 좋은 걸 쓰는지 그제서야 알게 됐다. 하루 5시간 정도를 자도 자고 일어나면 몸이 편했다. 스트레스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스태미너가 회복되니 제수씨가 얇은 옷을 입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갑자기 엄청나게 발기를 했다.
내가 젊은이도 아니고 이제 곧 중늙은이가 되는데 아직도 아침에 이런다고? 신기했다. 하지만 나보다 어린데다 요즘 들어서 점점 더 활기있고 더 예쁘게 변핵가는 여자가 눈앞에서 커피를 내리고 아침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내가 내집에서 아내와 지냈던 건 도대체 무슨 삶이었을까 싶었다.
신혼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바지 앞이 불쑥 튀어나온채 다가가는 걸 본 제수씨는 "어머!" 하면서 놀란다.
아무말 없이 다가가서 제수씨를 껴안고 몸을 애무한다. 가슴도 만지고 등도 만진다. 그 편안함이 정말 좋다.
그리고 제수씨는 내 자지가 튀어나온 걸 알고 손으로 만지작거린다.
"이거 왜 이래요? 엄청난데?"
귀엽게 말하며 내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만져준다. 쾌감이 아침에 덜 깬 몸에 혈액이 빠르게 돌게 만들어준다.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갈고 이제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쪼르륵 내려오는 커피는 크레마를 진하게 만들면서 엄청난 향기를 뿜어낸다. 이때 흥분한 제수씨가 내 자지를 입에 넣는다. 주방 안쪽에서 무릎을 꿇은 채 내 자지를 물고 머릴 흔드는데 커피향이 코를 간지럽히고 나는 미칠 것 같은 쾌감에 금방 사정한다. 제수씨가 손으로 받아주고 나는 제수씨를 일으켜 꼭 안아준다.
"어때요? 아침부터 해주니까?"
말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가볍게 입술에 키스하는데 제수씨가 내 입술에 혀를 넣으려고 한다.
"안돼요. 입냄새 나."
"안 나는데? 그럼 이거." 하면서 커피를 내민다. 에스프레소를 그대로 한모금 입에 넣고 삼킨다.
"키스해줘요."
그리고 매달린다. 이미 몸은 내게 붙어 있고 나는 키스를 한다. 제수씨가 "아침 먹을래요?" 라며 입술을 뗀다.
나는 "아니. 다른 걸 먹을게요." 라며 제수씨를 뒤로 돌린다. 이미 뭘 하려는지 아는 제수씨는 싱크대쪽을 잡고 뒤로 몸을 돌린다.
나는 뒤에서 삽입한다. 접시가 흔들리고 식기세척기가 흔들린다. 그리고 나는 제수씨 안에서 사정하려는 자지를 빼서 엉덩이에 사정한다.
쾌감에 몸을 떨던 제수씨는 다리를 내리고 욕실로 뛰어간다.
그 사이에 나는 커피를 한잔 더 내리고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다.
아침에 이렇게 섹스를 한 게 몇 번 되는데 이젠 당연하다는 듯이 하게 된다. 거부하지 않는 제수씨가 좋다. 아내는 아침에 하는 걸 정말 싫어했고 키스를 하려고 하면 입냄새가 난다면서 피했다. 내가 양치를 하고 나와서 해보려고도 했지만 이번에는 치약냄새가 싫다고 했다. 결국 하기 싫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몇 번 거절을 당하자 나도 아침에는 모른 척하게 됐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솔직하게 대화를 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쉽다. 이젠 대화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 상태라서 더 얘기할 필요도 없는 일이긴 한다.
이렇게 시작한 우리의 하루는 중간 중간 참을 수 없는 욕정에 서로 몸을 만지고 몰래 키스하는 짧은 애무로 채워진다.
바깥 창고에 둔 캠프파이어용 땔감을 꺼내러 가서도 거기서 우리는 껴안고 서로를 핥아댔다. 미친 것 같았다. 둘이 나오면서 나무를 한묶음씩 들고 있었는데 밖에서 기다리던 캠퍼가 "나무를 어디 가서 해오느냐"며 우릴 이상한 눈으로 본 적도 있다.
캠퍼들에게 주변 산책로를 알려주고 나서 다들 나갔을 때 너무 멋지게 설치해둔 텐트가 하나 있었는데 안에 침대까지 마련돼 있었다.
"이게 에어베드라는 거네요."
"그러게요. 신기하다.."
"느낌이 어떨까요?"
"누워보세요."
내가 가서 벌렁 누웠는데 진짜 물 위에 떠있는 느낌이 났다.
신기해서 잠깐 누워 있는데 제수씨가 "지금 출발했으니까 시간이 좀 있네요?" 하더니 갑자기 내 위로 올라왔다.
빠르게 청바지 한쪽을 벗고 팬치를 젖히더니 내 바지를 아래로 내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나는 아직 제대로 커지지도 않았는데 제수씨가 내 자지를 입에 넣더니 발기시켰다.
빠르게 커진 내 자지를 보더니 위에서 자기 보지에 넣었다.
손으로 잡고 천천히 밀어넣더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침대에서 해본 적이 없는데 에어배드라니 신기했다. 꿀렁거리면서 몸이 움직이는데 이게 생각보다 탄성이 좋아서 내가 힘들게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흔드는 효과가 났다. 침대는 꽤나 튼튼했고 위에 패드까지 깔려 있어서 물처럼 몸이 굽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적당한 탄성이 기분 좋았다.
제수씨는 위에서 몸을 흔들며 신음했다. "아... 아흑... 너무 좋아요... 나 만져줘.."
가슴을 스스로 올리고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나는 손으로 젖꼭지를 애무했다.
제수씨는 절정에 도달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뜨거운 여자라니 정말 대단했다.
얼마 움직이지 않았는데 제수씨는 곧 절정에 도달했다. 어쩌지 못하는 쾌감에 몸을 떨더니 내 위에 엎어졌다.
나는 제수씨 엉덩이를 손으로 잡고 빠르게 밑에서 움직였다.
나도 곧 사정을 했다.
제수씨가 정열적으로 내게 키스했다. "아... 좋아..."
"우리도 물침대 하나 장만할까요?" 내가 농담으로 물었다.
"좋아요." 제수씨가 대답했다. 하지만 우린 갚아야 할 빚지 아직 많다.
일어나서 깨끗하게 텐트를 치우고 쓰레기통을 비웠다. 미안한 마음에 시트까지 청소해줬다.
저녁 때가 거의 다 돼서 산책로를 따라 산 정상까지 갔던 일행이 돌아왔다. 그리고 깔끔하게 청소가 된 각자의 텐트를 보더니 고맙다며 맥주와 고기를 가져왔다.
내일까지는 다 나가기로 약속된 캠퍼들은 서로 모여서 오늘 밤에 캠프파이어를 한다면 장작을 구입하겠다고 했다.
아까 미안하게도 텐트에서 둘이 섹스를 한 게 생각이 나서 장작은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내막을 모르는 캠퍼들은 아주 좋아했다.
그 짧은 순간의 섹스였지만 처음 느껴보는 재미있고 흥분되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두 달을 운영하면서 팬션은 조금씩 안정이 되어갔다. 리뷰를 남기기 시작하더니 손님들이 늘기 시작했다. 예약도 다시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손님들 중 어떤 사람이 리뷰를 남기는 과정에서 우리가 캠퍼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장님 부부가 너무 친절하고 깔끔하게 운영한다는 평가였는데 이게 친구들에게 전달된 모양이었다.
친구들도 제수씨 걱정에 팬션을 살펴보기도 하니 당연히 알려지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친구들이 전에 장례식 이후에 와서 봤던 제수씨의 모습과 지금 나와 함께 찍힌 사진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고 결혼식 때 그리고 친구가 초대했을 때 당시에 봤던 모습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봤으니 내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내 사정은 친구들이 다 알고 있었고 별거 중이라는 것도, 그리고 여기 왜 와 있는지 뭘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달 정도 도와주고 나오겠다던 내가 두 달이 넘도록 거기 있었고 둘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었다.
결국 친구들이 카톡방에서 내게 묻기 시작했다. 둘이 시작된거냐 부터 해서 어디까지냐 언제까지냐 등등.
나도 두 달 정도만 더 하고 나올 생각이었지만 이젠 그럴 수 없게 됐다. 내가 완전히 제수씨에게 빠져버렸는데 여기서 나오는 건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제수씨 동의도 없이 우리 사이를 다 털어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혼자 두기에는 일이 너무 많고 이대로 나왔다간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것 같아서 사람 구할 때까지는 여기 있기로 했다, 우린 전혀 어떤 관계도 없다, 친구놈 생각하면 절대 그럴 수 없다 등등 최대한 설명을 했다. 당연히 친구놈들은 제수씨를 죽은 친구가 어떻게 대했는지 알리가 없었다. 그냥 의리가 중요했다.
친구들은 너무 오래 있는 건 아니지 않겠냐, 제수씨가 혹시 딴맘 생기기 전에 정리해라, 사람은 자기들도 추천해보겠다 등등 의견이 많았다.
아무래도 친구놈들이 나서서 본격적으로 우리 사이가 드러나기 전에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 같았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제수씨는 여전히 나와 지내는 걸 최고의 행복으로 아는 것 같았다.
밤에는 정말 내가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쾌락을 주고 있었고 낮에는 같이 일하면서 사업을 안정시켜 나가는 파트너였다.
남들 앞에서는 당당하고 좀 차가운 느낌의 여사장님 모습으로 살았는데 밤이 되고 내 침대에 누우면 애기처럼 귀엽고 섹시한데다 욕정에 가득찬 요녀가 된다.
그건 제수씨가 택한 자기만의 처세술이었다. 사진이 찍혀서 온라인에 올라가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유부남이고 비록 별거 중이지만 대외적으로는 남인데 너무 서로 가까워보이는 건 좋지 않아보인다고 판단해서 그 일이 있고난 뒤로는 투샷이 나오는 걸 꽤 신경을 썼다.
어쨌든 그 이후로도 팬션은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찾아왔다.
일은 더 바빠졌고 우리는 서로에게 더 익숙해져갔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고 주변에서 우릴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없으면 그냥 이대로 살다 죽으면 될 것만 같았다.
또 몇 주가 지나갔다. 우린 여전히 아침에 섹스하는 일도 있었고 침대에서는 서로에게 충실한 부부처럼 지냈다.
우리는 서로 다툴 일이 한번도 없었다. 우선 제수씨는 말을 잘 했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말은 하지 않는 편이었다.
나도 많이 고쳐나갔다. 아내와 지내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 내가 무능한 인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면 괜히 오해부터 하고 방어적으로 나왔다.
그런데 제수씨는 내가 그런 투로 말을 하면 곧바로 지적하지 않고 돌려서 나를 가르쳤다. 그럴 땐 누나같기도 했다.
이런 대화가 익숙해지자 우리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여갔다.
이렇게 쉽게 서로 이해할 수 있고 대화도 통하는데 왜 우리는 운명의 실타래에서 서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지나온 세월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그게 또 너무 아쉬워서 우린 나이를 먹으면 하지도 못하게 될 섹스에 더 열중했다.
둘이 너무 잘 맞았다. 매번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건 아니었지만 우리는 내일 아침에도 할 수 있고 모레 저녁에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때 즐거움에 만족하면서 했다.
청년도 아니고 이젠 좀 있으면 환갑인 사람들이 이정도 열정적이면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그동안 연락도 한 번 없던 아내에게서 카톡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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