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갔던 썰 4 (마지막)
안나푸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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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6 12:16
1~2급 교도소다 보니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내가 있던 곳은 작업장마다 파벌 같은게 존재했었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 곳은 그 특이한 시스템 때문에 어느곳에 줄을 서야할지 정해야했다
운동시간이 되면 파벌끼리 저렇게 뭉쳐서 이야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랬었다 통칭 4대 파벌이 존재했는데 그 파벌의 수장들 힘은 교도소 운영방침을 좌지우지 할 만큼 강했었다
첫번째 파벌은 취사장 파벌로 세력이 가장 컸다
이들의 리더는 30대 중반에 형이였는데 취사장 내에서 반장보다 권력이 높았었다 그래도 지킬건 지켰고 반장을 무시하거나 작업을 소홀히 하진 않았다 175cm에 호날두 같은 몸매를 지녔는데 남자가 봐도 멋있었다 이 형의 카리스마는 CRPT도 한 수 접어 줄 정도였다 취사장 파벌은 일의 특성상 교도소 내 발언권이 가장 컸다
두번째 파벌은 통칭 회장님 파벌이라 불렸는데
50~60대 틀딱들이 모여 있는 파벌이였다
이 곳의 리더는 자치회장을 맡고 있는 노인이였는데 씹선비 기질이 강했다 성격은 정의로움의 표본이였다 우리끼리 이 파벌 뒷담화를 할때 그런놈이 횡령을 하고 들어왔냐면서 낄낄되고는 했다
숫자는 파벌중에 가장 작았는데 권한은 막강했다 자치회장을 중심으로 모인 이 파벌은 틀딱 특유의 노련함으로 취사장과 팽팽한 세력 싸움을 펼치고는 했다
세번째 파벌은 내가 속한 관용부 파벌이였다
세탁반장을 중심으로 모인 파벌이였다 우리 리더는 키는 작았지만 깡다구도 쌔고 돈 쓰기도 좋아해서 그 근처로 많은 애들이 뭉쳤었다 숫자는 많았지만 위에 두 세력보다는 권한이 약한편이였다 젊은사람들로 구성되다보니 동방예의지국 특유에 나이 시스템 때문에 밀리고는 했었다
취사장 리더와 우리 리더는 사이가 안좋았다 사소한 싸움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서 보복과 보복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었다
네번째 파벌은 공장 파벌이다 여기 리더는 조금 모자란 아저씨였다 짬이 제일 높아서 명목상 리더긴 했는데 리더 대접은 못 받는거 같더라 그래도 리더라서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은 없었고 사건 터지면 이 사람이 대표로 나섰다 실질적으로 No2인 공장 조장이 참모겸 리더였는데 의외로 이 사람이 리더 자리는 안뺏고 공장 전통을 지키는거 보고 조금 놀랐었다
힘의 균형은 취장>공장=회장>관용부 였는데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내 주업무는 저런 사무실을 청소하는 일이였는데
범칙해달라는 요청이 종종 왔었다 물론 들어준적은 거의 없었다 유일하게 들어줬던게 교도관이 쓰는 공용 화장품이 있었는데 그걸 뽀려서 나눠주곤 했다 보청의 권력이 강했던 이유는 소내 보급품 중
중요품목을 우리가 관리하고 나눠준다 ㅋㅋ
나같은 경우 위에 선임들이 비슷한 시기에 가석방으로 나가서 출소 직전 반장 달았었다 반장이 좋은점은 보급 물품으로 갑질이되고 그 물품들로 물물교환이 가능한다 그리고 타이틀 다니까 그때부터 누가 함부로 무시 못하더라 그전에는 진짜 후...
이 이야기는 나중에 언급하겠다
교도소는 법자아닌 이상(법자 짬취급 못받는다 그래도 짬 높아지면 사람취급 해줌) 짬밥이 가장 중요했는데 짬 낮으면 온갖 잡일 다해야 했었다 나이 뭐 그딴거 없다 형 칭호만 들어도 다행인거다
초기에는 파벌 그런거 몰랐고 눈치껏 이거해라 하면 하고 저거해라 하면 했었다 이때가 가장 편하고 시간이 잘갔었다
1년3개월 쯤 살았을때 보청 no2가 가석방으로 나갔고 비슷한 시기에 내 윗선임이 추가 뜨는 바람에이송을 가버렸다 그리고 일주일 쯤 뒤에 두명이 내 밑으로 들어왔다 우리 보청 맴버는 6명이였는데 졸지에 No4가 되었다
밑에 애들 가르치고 위에는 샤바샤바 해가며 잘 지내고 있던 어느날 세탁반장 형이 오더니 너두 이제 짬올랐으니까 파벌 가입해야지 어디로 갈거냐? 하고 묻더라 당연히 관용부요 하고 가입했고 그때부터 세탁반장형이 많이 챙겨주더라 그 전에는 공기 취급했었는데 저런 대단한 사람이!?? 이딴 생각 품으면서 엄청 동경하는 눈빛 쏘면서 아부하고 심부름 하고 그랬었다
그 전까지는 쭈글이처럼 구석에서 혼자 운동했는데 파벌 들어가니까 모든게 달라지더라 당당하게 운동장을 활보했다 파벌만 만질수 있는 공도 만질 수 있었다 드디어 징역생활 풀리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2개월 정도 무탈하게 보내다 사건이 터졌다 운동장에 소독한다고 꺼내둔 취장 탐바구 2개 사라졌던거다
탐바구 찾던 취장 파벌 쪽 신입이 우리 쪽으로 와서 혹시 탐바구 못봤냐고 물었는데 우리 파벌 no3이 취장사람 머리 툭툭 밀면서 그걸 왜 우리한테 묻냐 ㅅㅂ아? 하면서 조인트 까더라
그거 멀리서 보고 있던 취장 no2가 야이 시팔 돌았냐 하면서 저 멀리서 달려오는데 싸움나겠다 싶어 오또캐 시전하고 있는데 우리 No2형이 야 벨눌러하며 나 밀치더라
그런데 리더형이 애를 왜시켜 니가해 ㅅㄲ야 이러다라 no2형은 야 좋은말 할때 눌러라? 하고 리더형은 가지말라하고 결국 어버버하면서 아무것도 안했다 no2형이 날 죽일듯이 노려보면서 지가 벨 누르더라
우리 No3이랑(나랑 동갑임) 그 취장 No2가 멱살잡이 하는데 벨소리 듣고 온 교도관이 싸움 말리고 사건은 그렇게 끝났다
문제는 no2 no3이 친했는데 그때부터 나한테 시시건건 시비걸고 좃같이 굴더라 그때마다 리더형이 나서서 말려주곤 했다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고
하루하루가 자살하고 싶어지더라
나 들어온지 1년6개월 쯤 됐을때 천안개방교도소에서 우리 교도소 모범수 한명 데려간다고 공문이 왔었는데 그 공문의 주인공이 세탁반장인 리더 형이였다 천안하면 국내 최고교도소인데 누가 그걸 거절하겠노 바로 수락하고 몇일 뒤에 이송 되서 가더라
그때부터 커버 쳐주는사람도 없고 지옥이였다 제일 힘든게 배식 받으면 다 같이 모여서 먹는데 난 밥도 두숫갈 이상 먹으면 안됐었다 리더가 그러라면 그러는게 룰이라서 공기 취급 받으면서 살았다
못먹고 갈굼 받고 그러니까 점점 맛이가더라
가석방이고 뭐고 개새끼들 다 조지고 징역 깰까 하루하루 고민하던 시기였다 이 가석방 때문에 지랄 못하는거 서로 아니까 점점 집요하게 괴롭히더라 그렇게 한달정도 버티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취장 리더형한테 상담 받았었다
당시 괴롭힘 피하려고 취장쪽 리더형따라 운동하며 지냈었다 앞에 있던 관용부 리더형은 이형이랑 짬도 비슷하고 해서 세력싸움 많이 해서 관용부 맴버가 여기가서 노는건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의 초짜 리더형은 짬도 안되고 인성이나 카리스마같은게 이형한테 안됐었다 그러니 날 괴롭혔겠지
이때부터 관용부는 큰소리 못치고 매번 양보하고 지냈었다 그래서 내가 딴 파벌가서 놀아도 별말 못하더라 나중에 따로 불러서 지랄하긴 했는데 그때마다 교도관 옆이나 cctv 없는곳으로는 절대 안가고 버탱겼다 몇번 쳐맞으니 맞기 싫어서 요령이 생기더라ㅍㅌㅊ?
이야기가 셌는데 내가 고민상담 하자마자 취장리더형이 진지빠는 표정으로 우리 리더 찾아가서
뒷통수에 날라까기 먹이더라 사람 그렇게 쓰러지는거 처음봤다 취장형이 또박이라 잃을거 없다고 막 나가는데 우리 쪽 리더는 가석방 안깨지려고 설설기더라 ㅅㅂ 저런새끼한테 당하고 살았나 싶어
눈물나더라 진짜 그 사건 있고 나서 취장형 징벌방 갔는데 다행히(맞은새끼도 같이 징벌각이라 맞은놈이 괜찮다 괜찮다 사정함) 3일 후에 훈방 조치되서 나왔고 그때부턴 공기 취급은 했지만 대놓고 안괴롭히더라 그러고 나서 내 위에 사람들 다 나가고 나 반장달고 세탁에 보급품 C급만 던져주니까 ㅇㅅㄲ가 눈치 슬슬 보면서 사과하더라 그러고 그 달
가석방 도장 찍고 그다음 달 출소 했다
열리지 않을거 같았던 출입문이 열리면서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하는데 그때 그 무거운 공기를 잊을 수 가 없다 찬공기를 맞으며 문 밖을 나섰다
저 멀리 사람들 실루엣이 보였다 그들은 누군가의 가족이고 누군가의 지인일 것이다 저 많은 대중들 사이로 내 소중한 사람들도 있겠지 이 추운날 손발을 속여가며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순간 그런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뚝뚝 흐르더라 내가 지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내 가족과 내 지인들에게 커다란 멍울이 되었다는 생각에..
그리고 내가 피해를 끼친 누군가의 가족들은 이거보다 더 아파 했을수도 있겠지란 생각이 들더라 나만 그런게 아니였는지 같이 나오는 사람들도 오열하며 울더라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서 부둥켜 앉고 집으로 돌아갔다
정신차려야지 싶어 나오자마자 일자리를 구했고
지금은 대기업 하청업체 인부 김씨로 살고 있다
[출처] 교도소 갔던 썰 4 (마지막) (야설 | 은꼴사 | 놀이터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https://hotssul.com/bbs/board.php?bo_table=ssul19&wr_id=13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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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교도소에서 젤 겁나는 놈이 사형수나 조폭일거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사형수는 징역 안깰려고 몸조심 많이 함.
비교적 사형수는 열외라는 특혜를 받아 일반수와 잘 어울리고 온순한 생활을 한다.
사회에서 갑질하던 조폭들이 교도소 들어가면 일반수들과 적대관계가 됨
조폭들이 파벌을 깨고 고육지책으로 연합으로 뭉치는데는 그런 이유가 있음.
일반수중에 조폭을 능가하는 몸매에 틀딱 카리스마 들 많다.
조폭들이 젤 겁내는게 그런 일반수다.
알고보면 조폭들만큼 비열하고 얍삽한 놈도 없다.
교도소에서 뭉치다가 사회로 나오면 다시 파벌싸움으로 돌아서서 으르렁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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