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기...?
MemoryDi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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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부모님을 따라 영문도 모르고 떠난 이민길이었다.
낯선 땅에 도착한 나는 우선 말을 배우기 위해 아는 분이 운영하는 작은 식료품점에 나가 일을 도우며 현지어를 익히기로 했다.
그곳에는 잡일과 청소를 맡은 여점원이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나보다 한 살 많았던 15살쯤 됐던 걸로 기억한다.
말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무보수 직원처럼 나가던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를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계산대에서 손님을 대할 때도 목소리를 따라 하며 말을 익혔지만, 점점 재고 정리를 핑계로 그녀가 있는 좁은 진열대 사이를 맴돌았다.
가끔 오가며 눈이 마주치면 그녀가 땀에 젖은 얼굴로 밝게 웃어주곤 했는데, 왠지 맥박이 한 번 건너 뛰는 것 같았다.
가게 근처엔 저소득층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 있었고, 그쪽에서 잔일을 하러 오는 어린 친구들이 많았다. 그녀도 그 동네에서 산다고 했다.
꾸밀 여유가 없어 보였다. 머리도 제대로 빗고 오는 건 고사하고 기름지고 헝클어진 모습으로 오는 적이 많았다
옷은 너무 낡아서 건드리기만 해도 부스러질 것 같았다.
대부분 소매 없는, 낡은 자루 같은 드레스를 입고 다녔는데, 목선과 팔구멍이 심하게 늘어나서 속살이 훤히 비쳤다.

더운 기후 때문인지, 여자들은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흔히 속옷을 입지 않았다.
가슴에는 머리띠처럼 얇은 천 하나로 가로질렀고, 아래는 수영복 같은 짧은, 아주 아주 짧은, 반바지만 입고 다니는 게 흔했다.
어떤 이유이건 그녀도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건 너무 쉽게 표가 났다
집집마다 인도는 예쁜 타일 바닥이 많았고, 집주인의 취향에 따라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했고 대부분 그 위를 맨발로 돌아다녔다.
유럽계 혈통 때문인지, 그곳 사람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잡지 모델처럼 잘생기고 몸매가 아름다운 이들이 많았다.
그녀도 그랬다. 오목조목 또렷한 이목구비, 인형 같은 얼굴, supermodel처럼 탄탄하고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길고 늘씬한 다리. 흠잡을 데 없이 균형 잡힌 몸매였다.
늘 맨발이었는데, 진열대 위에 올려놓으면 마네킹으로 착각할 만큼 예뻤다
그 모습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몸의 변화가 한창이던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아직 ‘성’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이였다
그래서 그것은 이성에 대한 호감이라기보다는, 순수한 호기심과 경이로움, 신비함이었다.
여자의 몸이 이렇게 다르고,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가슴 떨리게 신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리 넓지 않은 가게 안에서 우리는 자주 마주쳤다.
선반 정리를 할 때면 그녀가 바로 옆에서 걸레질을 했다. 그녀가 허리를 깊이 숙일 때마다,
부드럽고 무거운 살결이 중력에 따라 살짝 처지며 흔들리는 모습,
짙은 색 유두가 공기 중에 노출되는 순간, 그 광경은 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옆에서 보면 팔구멍이 크게 벌어져 부드러운 가슴 옆면과 하얀 겨드랑이 살이 야하게 드러났다.
그건 옷이라기보다는, 그저 천 한 조각을 대충 걸친 것처럼 보였다.
그녀가 가끔 손으로 끌어올려보았지만, 곧 다시 흘러내렸고 땀에 젖어 피부에 착 달라붙을 때는 알몸에 천을 붙여 놓은 것 같기도 했다.
그럴 때면 숨이 멎고, 시선이 빨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리면 그녀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자신의 몸을 그렇게 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나는 화들짝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헐렁한 반바지 속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열기가 솟구쳤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귀에서 맥박 소리가 울렸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였지만,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했다. 그 반응을 어떻게 주체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 나를 지켜보는 그녀는 그저 숨을 앗아가는 눈 웃음과 함께 수줍게 씨익 웃어줄 뿐이었다.
청소를 하다 몸을 일으킬 때면 옷이 흘러내려 가슴 한쪽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도 있었다.
그녀가 걸레질을 하며 수십 번 허리를 숙였다 폈다 할 때마다, 그녀의 속살은 내 눈에 한 번, 두 번...깊이 새겨졌다.

그때가 내가 또래 이성의 프라이빗한 신체 부위를 처음으로 제대로 본 순간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겨우 한두살 어리다고 수영장 탈의실에서 나를 남자 취급도 안하는 친척 누나들은 그저 징그러운 알나리깔나리였다.
우리는 특별히 가까워지지도, 어떤 해프닝이 있지도 않았다.
그저 그 뜨거운 여름, 가게 안에서 그녀의 몸을 통해 처음으로 이성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을 깨달아가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그 기억이 되살아나면, 한편으로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호기심과 신비로움에 그녀를 훔쳐보기는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늘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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