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생 3
이튿날 아침 우린 일찍부터 차를 타고 대청호로 향했다. 혜미는 오랜만에 밖에 나온거라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살짝 짧은 원피스에 선그라스를 쓴 혜미는 왠지 섹시했고 난 운전 중에 곁눈질로 혜미를 쳐다봤다.
“왜 자꾸 쳐다보세요?”
“… 헛”
“준현씨는 참…”
“…”
“남자다운 게 없단 말이죠 ㅎㅎ. 근데 그런게 귀엽기도 해요.”
“칭찬이에요?”
“칭찬이에요.”
1시간 정도 달린 끝에 우린 대청호에 도착했다. 만발한 봄꽃들 사이로 걸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했다. 혜미는 자기가 몸이 아파서 대학을 못간 것에 대해 대단히 아쉬움이 많았다. 대학에 대해 나에게 여러가지를 물었다. 사실 난 대학에서 아싸여서 뭐라 대답할게 별로 없었다. 여자친구를 많이 사귀어 본 것도 아니어서 연애경험도 부족했고 분위기를 리딩하는 능력도 전무했다.
“근데 준현씨는…”
“?”
“동갑인데도 왜 말을 안터요? 원래 남자가 먼저 얘기하는거 아니에요?”
“그런걸까요…”
“그런거야.”
혜미는 갑자기 말을 놨다.
“?”
“진짜 너 갑갑한게 있다. ㅎㅎ 여기까지 나와서 뭐하는지 모르겠네.”
“… 미, 미안”
“미안이 아니고”
“…”
“키도 크고 멀쩡하게 생긴게, 참…”
“…감사합니다”
“하…”
그날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혜미는 많은 얘기를 해줬다. 자기가 대학은 못 갔지만 연애는 좀 해봤다고 했다.
“혹시 너 아다야?”
“… 그런 건 아니지만”
“진짜야? 거짓말인 거 같은데…”
훅치고 들어오는 혜미의 말에 난 심히 당황했다. 아다라니 남자한테 제 정신인가 싶었다.
“1학년 때 첫여친이랑 했었어 군대가기 전에…”
“진짜야? 난 진짜 못믿겠는데.”
“진짜야…”
혜미는 갑자기 운전석으로 자기 몸을 들이밀었다. 순간적으로 샴푸와 로션냄새가 느껴져서 흥분이 되었는지 얼굴이 빨개졌다.
“아닌거 같은데…”
혜미는 다리를 꼬고 창문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짧은 원피스 사이로 흰 다리가 드러났고 역시나 훔쳐보던 나의 자지가 순간적으로 커져버렸다.
“…야”
“?”
“어딜 보는거야.”
“무, 무슨 얘길 하는거야”
“너 꼴렸잖아.”
“뭐?”
“보고 싶음 말을 해 훔쳐보지 말고”
“…”
난 당황해서 얼굴이 완전히 빨개졌다. 혜미는 내 얼굴과 사타구니 쪽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더니
“나도 보고 싶으면 얘기할 테니까.”
라고 얘기하고는 다시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후 집으로 오는 분위기는 뭔가 야릇하면서도 답답했다. 지금의 나였다면 길가에라도 차를 대고 바로 키스로 넘어갔을 테지만 그 때까지는 개병신 찐따였기 때문에 그런 건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오늘 재미있었어.”
“나도…”
“어머님께는 오늘 일 비밀로 해.”
“응”
당연히 엄마한테는 말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숙생이랑 썸이라도 타는걸 엄마가 안다면 바로 나를 서울로 쫒아보낼 것이 뻔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후 저녁식사를 마칠 때까지 우리 둘은 평소와 다름없이 대화없이 시간을 보냈다.
[출처] 하숙생 3 (야설 | 은꼴사 | 놀이터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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