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궁의 시와 때, 궁합 1

비오는 날, 떨어지는 빗줄기가 나뭇잎을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파전이 땡기는 것처럼, 남자를 느끼고 싶은 날이 있어.
나도 모르게 가슴 위에 손을 얹고 유방을 꽉 움켜 잡게 되는 날 중에 하나가, 한마디로 말해서 그냥 우울하고 허한 날이야. 그게 배란기에 맞춘 날이기도 하고, 생리 시작하고 2, 3일 후일 수도 있어서, 참 일정치는 않지만, 대충 주기적으로 많이 반복되는 발정기라 할 수 있는 날이, 내겐 생리 시작 전 3일부터 생리 시작후 3일 기간인 것 같아. 대략 이 일주일 안에 몇 날들 동안 스멀스멀 아랫배에서부터 뭔가 뜨거운 것이 묵직하게 밀려 올라오면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심장이 아리아리하면서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심장이 두근두근, 콩닥거리며 팔딱거리거든.
이때 잘 못 건드리면 죽음이야.
전에 파티룸 잡고 지인들하고 놀았던 적이 있었어. 남 3, 여 2, 이렇게 놀았었는데, 남1은 늘 한결같은 한량 마이 피.앙.세 앤이었고, 남2는 앤의 친구(회계사, 개인 사무실운영), 남3은 초대되어온 35살 유부남 (대덕단지 연구원), 어쩌다 합세한 지나가던 새. 여2는 당연히 내가 데리고 온 45세 J-유부녀, 남편이 룸사롱운영하는 애였어. 지 남편 감시하느라 업소에서 카운터보는 일을 했어. 매상은 물론이고, 남편이 심심하면 빈 방에서 젊은 여자애들이랑 노닥거리기를 좋아해서, 늘 불평이었거든. 그러다가 확 깨버린 거야. 남편 여자편력을 막지 못한다고 결론을 낸 거. 돈이나 챙기자, 그래서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받기로 하고, 남편업소에 발을 끊었어. 대신 자기도 남자를 만나기 시작한 애였지. 같이 즐기고 살자, 그렇게 인생관이 바뀐 애.
다들 술 한잔씩들하고 거실 당구대에 모여 당구를 치기 시작했어. 남자들 당구치면 예정없이 길어져서 내가 그런자리 싫어하거든. 그래서 난 2층 침대에 올라가서 누워 있었어. 몸도 찌뿌등하고 그날 유독 좀 피곤했어.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는데, 등뒤에서 인기척이 나면서 손이 엉덩이를 쓸며 아래로 슥 내려오는 거야. 눈감고 가만히 누워서 입만 놀려 내가 말했지.
대충 건들고 내려갈거면 손 떼라!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 남자, 그림자처럼 슥 소리없이 침대에서 빠져나갔어. 남자 2나, 3중에 한 명이었을 거야. 내 남잔 그렇게 약하지 않거든!
그정도로 한번 발동걸리면 끝장을 봐야만 하는 때가 거의 두달? 세달에 한번은 찾아왔어. 참고 넘어가는 편이고, 비오는 날 파전먹고 싶다고 늘 파전해먹진 않잖아. 그게 참 묘한게 정말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졌던 때가 몇번 있었어. 그건 나만 땡긴다고 되는 게 아니고, 상대도 그런 상태였을 때 그 맛을 위해 여행을 감행하게 되는 미슐랭 쓰리스타가 되는거야. 단골맛집 출근하는거지.
때는 바야흐로, 생리 터지기 사흘전, 날씨도 꾸물꾸물, 아침에 눈뜨자마자 창밖이 해 안 뜬 것 같은 날씨 있지? 거실로 나와서 베란다 밖을 보니까, 세상이 온통 잿빛이야. 내려다 보이는 밤섬이 안개 싸인듯 뿌옇고, 강건너 여의도 빌딩숲도 희뿌연거야. 온세상 잠이 덜깬 것 같았고, 내 마음도 흐릿한 게 머릿속에 불투명한 스크린이 쳐진 느낌이었어. 이런 날은 베란다문을 열 수가 없어.
다시 침대로 돌아와 눈을 감고,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고, 갑자기 몸이 확 뜨거워지는 거야. 갱년기. 발바닥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볼이 화끈거리는 듯해. 덮은 이불을 발로 차내고 몸을 뒤척였어. 그렇게 좀 있다가 또, 저 자궁 안쪽, 그러니까 정확히 질 끝에서 그분이 나오고 계셨어. 첫애 낳고 어느때부터 그분이 주기적으로 오셨어. 그분! 남편 말에 의하면, 자궁 안쪽에서부터 살덩어리가 질도안으로 튀어 나와 있다고! 그분이 쑥쑥 자궁쪽에서부터 질 안으로 들어와 푸하고 물을 쏟아내곤 다시 안으로 사라지시는 그분! 지금도 아무 새벽에나, 우울 할 때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셔서 날 곤란한 지경에 빠트리는 그분이 오신 거였어. .
난 두 다리를 끌어모아 몸을 웅크렸어. 가랑이 사이로 손가락을 꽂아넣고, 클리와 음순, 그 아래 요도부분을 마구 비비다가 나중엔 긁어대야했어. 그렇게 혼자서 속으로 삼킨 숨들을 참으며 앓기 시작한지 10여분, 역시 그분이 물을 뿜어주셨고, 난 그대로 잠이 들었어.
올림픽대로를 타고 원효대교를 넘어갈 때, 톡이 왔어.
오늘 7시로 시간조정하게 되었습니다. 누님이 안오시니까, 피크타임에서 자꾸 밀리잖아요.
H라는 예명을 쓰는 무명가수, 나이 서른일곱, 헬쓰로 다진 몸이 다 드러나는 조끼를 입고 노래한다. 윗입술에 까만색 힌줄 수염을 기르고 있는 나이 같지 않게 젊어보이는 가수. 항상 내가 홀에 들어서면 내 이름을 불러주고, 곧바로 바비킴의 리즌을 불러준 사람.
하트를 하나 보내주고, 출근했어. 하늘은 여전히 잿빛. 오전 매장은 한가했고, 오후엔 지나가던 지인들이 들러 커피 한잔씩들 하며 담소 후 돌아갔고, 세시쯤 J가 스폰을 주고 있는 젊은 남자애랑 와서 귀걸이 목걸이 세트를 샀어. 비교적 가벼운 걸 세트로 사길래, 눈짓을 보내자, J는 젊은애의 등뒤에서 그의 어깨에 팔을 걸어 놓은 채 눈을 찡긋하며, 얘가 계산 할거래, 하는 손짓을 보냈어.
취직했대.
길게 묻진 않았지만, 노량진에서 자취하는 애를 o피스텔을 얻어주고, 생활비를 댔다고 했지 아마. 그 애가 고밉다고 해주는 선물이라니, 그냥 감사할뿐이라는거지.
보험 하나 더 들어놔야겠다, 얘.
무슨 보험을?
젊은 애가 취직도 했으니 지 또래 앤도 만날 거 아니니?
아...
J는 약간 샐쭉해져서 돌아갔어. 그 둘을 마중하고 매장으로 돌아온 난 계속 이어지는 우울감, vip실 소파에 등을 파묻고 앉았어. 살짝 더워지면서 발바닥이 뜨거워지고 있었어. 아랫배에서 스멀스멀 열이 올라 은근히 뜨듯해지는 게 느껴지는거야.
아, 이건 뭐야?
짜증이 확 밀려 오면서, 어디 가서 눞고 싶은거야. 매니저한테 일찍 마감하고 쉬도록 하라고 말하고 나왔어. 엘리베이터 속에서 별 생각이 다 드는거야. 앤을 부를까, 친구들 스크린 으로 오라고 할까, 그냥 어디 동해나 가서 밤바다나 보고올까, 부산이나, 남해 쪽으로 돌아 몇일간 여행이나 갔다 올까, 머리 속이 복잡해졌어. 지하주차장 차 문을 열고 몸을 구겨 넣으며 갑자기 퍼뜩 떠올랐어! 아침에 온 문자가 떠올랐던 거야. 그래 H!
난 그길로, 일산으로 달려갔어. 그가 일하는 스카이 라.운.지, 지하주차징에 차를 대니 정확히 5시 반이었어. H의 무대는 7시에 시작.
나, 여기 주차했어요.
그에게 내 차 사진을 찍어 전송했어. 안쪽 구석 출연자 전용 주차칸을 늘 팻말을 세워 확보해 두는 곳이야. 그 팻말 옆에 차를 댄거지. 거기에 H가 차를 댈거란 걸 알고 있었어. 운전석 창문을 열어놓고, 운전석을 일자로 눞여놓았어. 팬티를 벗어 기오봉에 두번 돌려 묶어 두었어. 그가 잘 볼 수 있도록 걸어둔거지. 그리고 조수석을 대시보드 앞으로 끌어당겨 닿도록하고, 등받이를 완전히 눞였어 그 위에 누워 뒷좌석의 쿠션을 베게삼아 베고 누워 열린 차창밖을 내다보았어. 지하3층오로 내려가는 차들이 미끌어지듯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어.
정신이 가물 가물 해지는가 싶더니, 깜박깜박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했던 것 같아.
퉅퉁퉁... 차에 노크소리가 울려퍼지며 활기찬 H의 목소리가 들렸어.
누님, 일찍 오셨네요. 시간없어요. 저 빨리 올라 가야되요!
검은 선그라스낀 H의 얼굴이 운전석 창문 안으로 쑥 들어왔다가 빠져나갔어.
여직 기다렸는데, 손도 한번 안 잡아?
난 반쯤 몸을 일으켜세우고 그가 빠져나간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었어. 그가 내손을 잡고 흔들었어.
누님, 대충 건들고 눠버리면 저 안 해요.
손을 놓으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지는 H가 남긴 말은 완전 내 대사였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 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 엘리베이터쪽으로 걸어가는 단단한 그의 어깨와 울퉁불퉁한 팔근육이 더 씩씩하게 느껴졌어. 묘한 끌림과 함께 뱃속 안쪽에서부터 묵직한 덩어리가 훅 올라오며 팔다리에 힘이 풀리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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