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프로젝트팀 그녀이야기4
음 한동안 대리님이랑 카톡으로 음악얘기 진짜 많이했어.
진짜 이거 노래 좋다. 이 밴드 좋더라.
그런 얘기.
내가 일렉친거 짧게 영상 찍어서 보내기도 했었음.
평일에는 당연히 일만 함. 슬슬 프로젝트가 길어지니까 팀원들도 지쳐갔는데 전무님이 프로젝트 2개월 연장시켰다더라.
나도 내 원래팀 작은 일+ 프로젝트일 두개를 다 하니까 좀 힘들어졌음.
원래 팀 업무를 못마치고 퇴근을 하게 되서 ㅠㅜ 주말에 출근을 했음. 주말이라 좀 편하게 입고 나갔던거 같아.
역삼 강남은 주말에 좀 한산하자나.
그래서 일하고 나가려고 로비쪽 가니까 어 대리님이 계시더라?
인사드리니까 작가씨 뭐하러 왔냐고 막 물으셨어.
일 못마쳐서 하고 들어가려고 한다니까 대리님은 물건을 두고 퇴근해서 점심약속 밥먹고 회사 잠깐 들른거래.
그러더니 대뜸
“저녁에 약속 있어요?”
물으시더라고. 아 내가 무슨 약속은 집가서 팬티바람에 티비나 봤겠지.
없다고 하니까
“용산쪽에 LP바 가서 한잔 하실래요?”
물으시더라. 그래서 거절따위 없이 가자고 했지.
그래서 대리님 물건 챙기고 같이 이태원쪽으로 넘어갔던거 같아.
이태원,용산 주말에 사람 터지자나.
젊음. 다양성. 화려하자나.
그래서 LP바가서 한잔 했던거 같아.
와인 한병그리고 안주 좀 시켰어.
노래들으면서 한잔 하니까 기분이 진짜 좋더라. 주말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진짜 데이트같은 데이트하는 기분.
대학생때는 돈도없고 노는 법도 모르고 술만 쳐마시고 그랬는데 대화하고 좋아하는 취미 공유하고 술도 곁들이고.
이게 어른의 데이트인가 싶더라고.
역시 연애 얘기는 빠지지를 않지. 예전에 한번 전남친이랑 왔던 곳이래.
그때 너무 좋았는데 다시 올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또 왔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대리님이랑 와인마시고 이태원 거리를 좀 걷다가 지하철을 탔던거 같아.
계속 음악얘기 연애얘기 하고.
대리님이 자기는 와인은 잘 못마셔서 내일 머리가 아플거 같다고 하시더라고.
그런데 문득 오늘 집에 데려다 드려야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서 흑석에서 같이 내렸다.
왜 내리냐고 물으시길래 조금 취하신거 같아서 데려댜 드릴라고 한다고 하니까 괜찮대.
그래도 데려다드리겠다고 하니까 괜찮다고 나 지하철 타는거 보고 버스타고 가시겠다고 하시더라고.
그렇게 실랑이 벌이다가 집에 데려다 드렸다. 가는길에 숙취해소제도 사드리고.
집에 데려다 드리고 집에 오는데 이제는 뭔가 관계를 진전시켜야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짜. 이도 저도 아닌게 아니라 대리님과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거 같아.
한동안 또 일에 빠져서 둘다 바쁘고 그랬는데 한 2주정도는 일 집 일 집 무한반복 하다가
페스티벌 날이 찾아옴.
작은 가방에 물도 챙기고 백화점가서 ㅋㅋㅋ 우영미인가 솔리드옴므인가 셔츠도 샀다. 슬랙스도 입고.
페스티벌 입구에서 대리님 만났어.
청바지에 티셔츠에 가디건그리고 작은 백매고 오신 대리님 보는데 진짜 예쁘셨음. 청바지도 골반이 다드러나는….
하튼 대리님이랑 락페에서 한창 즐기다가 해가 져 가더라고.
밴드이름은 들킬까봐 말은 못하겠는데 하튼 ㅋㅋ
노래를 듣다가 대리님을 보는데 눈을 감고 즐기시고 계시더라.
대리님이 진짜 좋아하는 밴드였어. 사람들은 환호하고 젊은사람들 넘쳐나고 분위기 좋고.
노래가 끝나갈때쯤이었나.
대리님 귀에 대고
”진짜 분위기 좋은거 같아요!“
”네 진짜 좋네요! 오기를 잘한거 같아요!“
하시더라.
그리고 다시 대리님 귀에 대고 질러버림.
”대리님 사실 저 대리님 진짜 좋아해요! “
”네?“
”제가 대리님 좋아한다구요!“
그렇게 질러버렸다.
내눈을 대리님이 똑바로 보시더라고.
밝은 조명에 대리님이 보이는데 대리님이
”작가씨 저도 작가씨 좋아해요.“
라고 말해주시는데 노래가 하나도 안들리더라고.
노래가 끝나가는데 그렇게 우리는 뮤직페스티벌에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어.
집에 데려다 드리고 집가는 길에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더라.
내가 대리님이랑 연애를 한다니…
그렇게 우리의 봄이 끝나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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