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프로젝트팀 그녀이야기(마지막)야한얘기 거의 없음.
서울로 돌아오고 나서도 한동안 진짜 일에 둘다 치여서 살았던거 같아.
그때쯤 되니까 대학생 시절이 너무 그리워지더라…사실 지금도 대학교 시절이 제일 그리움.
미국에서도 적당히 일하다가 돈좀 모은 다음에 석사과정 한번 해볼까 노리고 있어.
여름이 지나가고 프로젝트도 어느덧 후반부에 다다른거 같았어.
전무님이 휴가 안갔다온 사람들 무조건 다녀오라고 하셔서 나는 대리님이랑 휴가를 맞춰볼까 하는 궁리를 하고 있었어.
근데 하…
부모님이 할머니 모시고 베트남에 여행을 같이 다녀오자고 하시는겨.
할머니 연세 더 드시면 긴 여행 못간다고 할머니 모시고 베트남 여행가자고 하셨음.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베트남에 가게 되었다.
휴가를 대리님이랑 같이 못보낸다는게 너무 아쉬웠지만…가족일이니까 어쩔 수 없자나 ㅠㅜ
대리님은 나보다 훨씬 성숙해서
“작가씨 당연히 다녀와야죠. 부모님도 그렇고 할머님도 그렇고 더 연세 드시기전에 미리미리 추억 많이 쌓아야 해요.”
이렇게 말하더라.
여행 끝마치고 휴가가 딱 하루 남아있을때 전화해서 대리님 보고 싶다고 찡찡거리니까
집에서 밥 먹자고 집으로 오래 ㅎㅎ
그래서 대리님 집에 그 때 처음으로 들어가봄.
뭐 평범한 1.5룸 오피스텔이고 인테리어는 미니멀? 굉장히 심플하고 한쪽 벽면에 앙리 마티즈 그림, LP판들 수납장, 침대.
인스타감성의 그런 인테리어였다.
휴가기간 동안 본가도 다녀오고 가족들이랑 나들이고 갔다 왔다는건 이미 톡하면서 알고 있었지.
“베트남 너무 부러웠어요. 저희 가족은 그냥 횡성가서 한우먹고 캠핑했는데…“
듣다보니 아버님이 캠핑 매니아 이신거 같더라고.
뭐 그렇게 집 구경 끝내고 밥 먹으면서 와인 한병 까게 되었다. 나 사실 와인 별로 안좋아했는데 대리님 덕분에 와인입문해서
지금 미국에서도 알콜 중독자 수준으로 빨아제낀다.
우리는 만날때마다 막 섹스하고 그러지는 않았던거 같아. 대리님이 성욕이 없는 편은 아니었는데
무엇보다 둘이 수다떨고 음악얘기하고 영화보고 감상 얘기하고 그런게 너무 좋았어.
그렇다고 막 섹스를 안한건 아니고…일주일에 한번 하거나 이주일에 한번 정도….?
주말 이용해서 파주도 다녀오고 가는길에 무인텔에서 갑자기 삘받아서 한적도 있기는 해.
그럴 때마다 콘돔은 필참이었고.
뭐 여타 다른 커플들처럼 연애도 하고 좋은데 다니고 영화도 보고 그랬다.
일에 치여서 살다보니까 둘다 연애초기랑 다르게 대리님 집에서 데이트 많이 했음. 둘다 다크서클 가지고 맨날 놀리고 그랬으니까.
어느덧 프로젝트 팀이 진짜 막바지에 이르고 전무님이 회식한번 해야겠다고 해서 양대창집에서 회식 때리는데
다들 술이 거하게 들어간 상황이었어. 전무님은 법카주고 퇴장하신 상태였고. 근데 술이 좀 취하신 과장님 한분이
”이대리랑 작가사원 연애하지?“
이렇게 얘기하는거야. 진심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 눈이 땡그래짐.
나름 회사에서는 티 안낸다고 했는데 티가 났나? 등줄기가 서늘하더라.
”내가 봤어~ 둘이 주말에 영화관에 있는거 봤는데?“
이대리님이랑 나는 그냥 둘이 영화얘기하다가 마침 개봉해서 어쩌다 보니 같이 보러간거다.
막 잡아 떼고 그랬음. 진짜 아니라고요. 취향이 비슷한데 마침 사는곳이 근처라 그냥 영화한번 보고 집갔다고 엄청 잡아뗌.
근데 그 의심의 눈초리들 있자나. ㅠㅜ 우리회사 사내연애하면 진짜 소문 쫙나서 안될거 같아서
미친듯이 잡아 뗌.
다행히 내가 전에 말한 과장님이 왜 그런얘기를 하냐면서 사생활 존중하라고 하셔서 상황은 무마 되었다.
그리고 프로젝트팀 끝날때까지 의심의 눈초리까지 더해져서 더 힘들게 일했다.
프로젝트팀 끝나고 나는 기존팀으로 복귀하고 대리님도 기존팀으로 복귀했어.
맨날 같은 층에서 마주보던 사람이 눈에 안띄니까 진짜 미치겠더라고. 아 눈에 보인다는게 이렇게 중요한거구나 싶었음.
기존팀이야 여전했고 그래도 이제는 소외까지는 안당했는데 대가리좀 컸다고 이제는 업무로 으악을 지르더라.
양도 많고 못한다고 구박 받고.
대리님이 어찌나 보고 싶던지.
너무 심하게 스트레스 받아서 회사 가기전에 매일 막 심장이 아프고 손발이 너무 차고 그런거야.
하루는 대리님 집에서 같이자고 다음날 같이 출근 해야하는데 내가 한 새벽 3시쯤에 식은땀 흘리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깼어.
막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손발 덜덜 거리고 무기력해지고
불면증의 시작이더라.
좋은 팀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했다가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니까 2배 더 힘들어 졌던거 같아.
대리님이 너무 걱정해서 아프다고 일단 연차쓰고 병원가보라고..하더라고.
병원을 어디를 가야하나 싶은거야. 진짜 어느 과를 가야하나 싶어서 일단 내과를 가서 증상 얘기하니까
정신의학과쪽으로 가보래 자기가 봤을때는 과로랑 피로 스트레스로 인한거 같은데 일단 정신과 가보라고 해서 갔더니.
공황장애 초기라더라.
ㅅㅂ 미쳤다. 회사 다니다가 공황장애가 올 줄이야.
담배 술 다 끊으라고 하고 약도 받았음. 근데 신기한게 공황장애가 진짜 심한 정도는 아니었거든?
근데 의사쌤이 소견서 써줄테니까 대학병원도 가보래 ㅋㅋ
신경외과 예약잡고 대학병원 가서 증상 얘기하니까 몇개 검사도 진행을 했음.
자율신경실조증?
스트레스랑 과로 피로가 문제라고 쉬어야 한대. 와 회사다니는데 개막내가 이런거로 쉬는게 말이 되나…?
이걸 회사에 말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
대리님이 내 걱정을 너무 했음. 진료끝나고 집으로 갔는데 우리집앞으로 대리님이 직접 찾아왔더라.
공황장애 얘기는 했었거든. 자율신경실조증까지 말하니까
갑자기 우는거야. 내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고.
괜찮다고 다독이고 일단 대리님 집으로 데려다 주고 집에와서 부모님이랑 상의를 좀 했던거 같아.
아버지는 당장 떼려치라고 그러고 어머니는 치료받으면서 회사 다니는거 어떻겠냐고 그러고 답도 없었어.
내가 새벽에 잠못자서 혼자 방에서 폰하다가 거실쇼파에 누웠다가 그런걸 아버지 어머니도 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셨다.
일단은 연말까지만 버텨보기로 했어.
그때부터 대리님이랑 거의 집에서 편하게 데이트만 했던거 같아. 가끔 내가 엘베나 좁은 화장실 이런데서 공황증상와서 멘탈 나가고 그랬거든.
영화관도 못갔음 ㅠㅜ 너무 미안하더라…
대리님은 나 기분 풀어주려고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막 산타 복장 코스프레도 해주고 별거 다함.
진짜 그래도 섹스는 오지게 했다.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중에 하나가 발기부전도 있는데 다행히 발기부전은 안왔음.
근데 회사생활이 지옥같으니까 옆에 대리님이 있어도 행복하지가 않더라.
내가 좀 모드전환이 느린 편이라 좀 구분해서 나눠서 해야하는데 그러지를 못했음.
연애도 지지부진 해지고 그랬던거 같아. 뭐 다 내 잘못이지.
연말까지는 진짜 잘버텼는데 더 이상은 못하겠더라고. 사수고 팀장이고 하도 지랄 맞아서…
그래서 결국 사표 던졌다.
처음에는 반려당했어. 왜 그러냐고 무슨 문제냐고. 여기저기 많이도 불려감.
팀장님, 부장님, 전무님 여기저기 다 불려갔고. 건강문제로 그만 둔다고 했어.
전무님한테만 그래도 프로젝트때 밑에 있었어서 그런지 좀 편하게 말씀드렸다.
프로젝트팀 때 정말 활기차게 즐겁게 일했는데 다시 팀으로 돌아가니까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공황장애랑 자율신경실조증 진단받아서 치료받고 약먹으면서 회사 다녔다고.
전무님은 직장인들 다들 가슴 한켠에 사표들고 다닌다고 공황장애 그런 친구들 몇번 봤다고
원하면 부서이동 시켜주겠다고 하셨는데 내가 어디를 가도 너무 힘들거 같은거야.
완곡하게 거절했던거 같아.
결국 사표수리되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어.
물론 이런 내용들을 다 대리님한테 얘기했지. 대리님은 내 손을 잡더니 한참을 말이 없으시더라.
“한동안 쉬면서 뭘할지 고민을 좀 해보려고요.”
“작가씨는 뭘해도 잘해낼거에요. 일단 지금은 치료에만 전념하자구요…”
대리님 눈을 보는데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거 같은데 내가 힘든걸아니까 참는 표정이었어.
퇴사후 반년동안 집에서 도피생활함. 뭘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엄마가 나 잡아다가 집앞에 플로리스트? 그거 배우라고 일부러 나 끌고 나가고 그랬다.
그러다가 미국애서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하고 일하고 있던 친구가 한국에 휴가차 나와서 만나게 되었어.
그래도 좀 친한친구라 지금 내 상황이랑 이런거 얘기하고 원래는 마시면 안되는데 그날 술도 좀 했던거 같아.
“야 너는 집도 잘살면서 뭐가 그렇게 걱정이냐? 아버지 어머니 건물주에 부족한거 없이 자랐자나…?”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라고.
근데 내가 그 때 느낀게 뭐냐면 그건 우리 엄마 아빠거지 내거가 아니니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뭐 삐끗해서 건물날라가면 나는 뭐가 되는건데?
“너 혹시 미국에서 일할 생각 없냐?”
친구가 그때 나한테 얘기하더라.
미국도 좋고 캐나다도 좋고 호주도 좋고 노동비자 받아서 일하거나 뭐 그것도 싫으면 워킹홀리데이라도 다녀오라고 하더라고.
한국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었으면 좀 더 넓은 외국 회사를 노려보라고.
내가 한국밖에서 일을 한다고? 말이 되나?
“그래도 영어는 곧잘하자나 그정도면 미국에서 일하는데 전혀 문제 없어.”
뭐 영어만큼은 자신있던지라…
좀 눈이 떠지는 기분이었어. 친구의 인스타나 메세지 그리고 미국에서 일하는 한국 유튜버들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기는 했으니까.
“여자친구 생겨서 안될거 같은데…”
“응? 그 대리님?이라는 사람? 그사람이랑 결혼할거야?”
“아니 그건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
“그럼 둘이 결혼하고 둘다 미국에서 직장 구해서 일해봐. 같이 가면 되자나 그렇게 좋으면“
진짜 마음한켠에 진짜 한번 진지하게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거 같아.
한국이 ㅈ같으면 나가서 살면 그만이니까.
독일에 사는 다른 친구한테도 페톡으로 물어보니까 한참 웃더니 뭔가 나는 외국 나가서 살아야 될거 같은 느낌이 예전부터 있었대.
진지하게 고민 잘 해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때부터 친구 도움 받아서 미국 회사들 서칭 시작함. 근데 당연히 미국대학안나온 한국에서 경력 2년이 채 안된 애를 누가 받아주냐고.
당연하게도 커버레터는 다 까이고 인터뷰 기회조차 없었음.
친구가 헤드헌터로 일하는 다른 친구 통해서 영주권까지 서포팅 해줄 수 있는 한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있는데 거기서 바이링궈 찾고 있고
연봉도 나쁘지 않다는거야.
그래서 일단 커버레터 보내고 어쩌다 보니 화상으로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대리님한테 미국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얘기했어.
대리님은 내가 한동안 우울해만 있고 그러다가 최근에 뭔가 하고 싶은게 생긴거 같다는걸 짐작하고 있었대.
대리님 출근해 있는 동안 맥북들고 카페가고 그랬으니까.
근데 그게 미국행일지는 몰랐다고 하더라.
그래서 진짜 내 마음을 말했어.
”대리님이랑 같이 가고 싶어요.“
한참이 말씀이 없으셨어. 진짜 한참동안 말씀이 없으시더라고.
”이거 프로포즈인가요…?“
그냥 솔직하게 말했음. 대리님과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솔직히 말이 되냐??
한국에서 커리어 잘쌓은 대리한테 갑자기 다 포기하고 미국 가자고하면 누가 따라가냐고 ㅋㅋ
좀 당황하신거 같더라.
좀 고민 같은거라도 하시지 않을까 싶었는데
”작가씨 미안한데 미국행은 힘들거 같아요. 나는 아직 이 회사에서 하고 싶은게 있어서…“
아 이대로 끝인가 싶었음.
이 연애가 이대로 끝나는 구나 싶었다.
”뭐 장거리 연애도 괜찮아요 저는….“
나를 응원한다는 그녀는 장거리 연애라도 하겠다고 하는데 미치겠더라고…미국가는거 접을까 했다…
일단 그렇게 내 마음을 전하고
얼마후에 회사 대표님과 화상으로 인터뷰 진행했다. 그것도 몇차례에 걸쳐서 미국인 직원이랑도 하고 여러번 했음.
그리고 나서 최종합격했고 변호사써서 비자까지 야무지게 프로세싱이 진행되어가고 있었어.
짐도 싸고 국제면허증도 받고 보험도 알아보고 지역에 아파트들도 미리 찾아보고 그랬던거 같아.
공황장애도 미국행 결정되면서 조금씩 나아져가고 있었음. 물론 비행기를 타도 될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아버지가 비즈니스로 끊어주셔서 다행히 좀 낫지 않을까 싶었다.
출국일이 다가오고 대리님이랑 여행을 가기로 했어.
그당시에는 아직 코로나 시국이라 해외는 못나가고 제주도로 둘이 떠났다. 3박4일 휴가 내시고 같이 여행을 갔어.
비행기 타는거 괜찮은지 확인겸 탔는데 와 이코노미타고 갔는데 한시간 비행인데도 좀 힘들더라.
비즈니스 안끊었으면 큰일날뻔
그렇게 제주에 도착하고 나서는 야무지게 놀았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롯데호텔 중문가서 호캉스도 하고
비밀의 숲인가? 그 뭐냐 무슨 오름이었는데 거기 진짜 예쁘더라.
섹스를 진짜 오지게 많이함.
내가 술을 마실수가 없으니까 저녁 먹고 방들어 가기전에 손잡고 산책하고 방에 들어가서 같이 씻고 목욕하고
진자 밤늦게까지 섹스함.
뭔가 한동안 못볼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짜 더 많이 했던거 같아.
일정을 정오지나서야 시작했으니까.
대리님이 그때 처음으로 노콘질싸도 허락함. 피임약 드시고 계신다고 하더라고.
시원하게 했다.
여행 끝나고 김포에서 9호선타고 넘어가는데 대리님이 피곤했는지 내 어깨에 기대서 잠들었었어.
노량진쯤에 이르러서 곧 내려야 한다고 말하니까 갑자기 고터를 가자고 하시더라.
?
갑자기?
지하철에서 내려서 캐리어 끌고 그녀를 따라갔던거 같아.
나를 끌고 백화점에 올라가서는 명품 시계매장 쪽으로 가더라.
오메가 브라이틀링 iwc 온갖 시계매장들이 다있었어.
나를 끌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시면서 시계 채워보시더라고
왜그러냐고 하니까 뭔가 선물을 하나 해주고 싶대. 미국 가기전에 선물을하나 해주고 싶은데 계속 차고 다닐게 뭐가 있을까 싶어서 생각해봤더니 그게 시계였대.
아직 커플링도 없었는데…
아마 커플링은 내가 부담느낄까봐 시계를 선택한거 같더라.
너무 비싼 시계들은 다 제끼고 태그호이어에 갔는데 (지금도 내 손목위에 있는) 아쿠아레이서? 라는 시계를 골라서 결제까지 하심.
진짜 괜찮다고 했는데 결국 결제 하셨음.
“다른 시간대에 살겠지만 그래도 시계 볼때마다 내 생각 할거 아니에요?”
싱긋웃는 그녀를 보는데 진짜 신강에서 시계 사고 쳐우는 새끼 나밖에 없었을듯.
그렇게 캐리어에 시계 박스에 태그호이어 대문짝만한거 찍힌거 들고 우리아파트 앞까지 데려다 주시더라고.
그리고 내 볼에 뽀뽀 쪽하고 집으로 가시는데 그 뒷모습이 내 기억에서 평생 잊혀지지 않을거 같아.
뭐 제주 다녀와서도 한 3주정도 시간 남아서 그녀집에가서 섹스도 하고 평범한 커플들처럼 지냈어.
안 울줄 알았던 그녀도 나 출국 전날에는 한참을 울더라.
공항까지 배웅은 회사때문에 못나오셨어. 부모님이랑 인천공항에서 식사하고 미국행 비즈니스좌석에 몸을 뉘였다.
도착한 미국은 이미 연말이었고 연말에 미국은 거의 일을 안해.
나도 집구하고 차 사고 자리잡고 이것저것하느라고 정신 없었고 새회사에 내 또래 미국친구랑 한국인 분이 많이 도와주셨어.
한 8개월정도 일하고 자리잡고 1인분 역할 해내느라 아둥바둥 했는데.
미국은 좀 다르더라. 일이 한국만큼 많냐고? ㅈㄴ 많음 근데 그거 다끝내면 자유야.
테크니컬리 하게는 자유는 아닌데 적어도 기한을 물어보고 그안에 마치면 그만이야.
재촉하기도 하는데 이유를 잘 설명하면 터치안하더라.
일과시간 외에 일절터치도 안함. 퇴근하면 산책도 하고 아파트에 딸린 커뮤니티센터 같은데에서 운동도 하고 수영도 하고 그래.
회사사람들이랑 회식은 없어 ㅋㅋ 물론 대표님이 한국인이라 한국인들끼리는 가끔하고 원하면 외국인들도 같이 회식함.
아 간장게장 너무 그립다.진짜로.
수평적인 문화라 살만 하더라고. 물론 좀 심심하기는 해. 저녁되면 어디 나가는게 쉽지는 않아.
노숙자도 많고 가끔 뉴스에 총기 사건 나오면 아직 무서워.
작년 여름 휴가때 대리님이 미국에 나보러왔었어.
우리집에 와서 미국 식 식사도 대접해드리고 좋은데 보러 많이 다녔음. (어느지역인지는 비밀이야.)
내가 행복해 보이는거 같대. 그래서 보기 좋대.
물론 뜨거운 밤도 같이 보냈다.
다시 공항으로 그녀를 데려다 주는데 그녀가 이별을 고하더라고.
나도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어. 공항가는 차 안에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나를 여전히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몸이 멀어지고 시간이 달라지고 모든게 달라져서 한국에 있는 동안에 너무 힘들었대.
친구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최근에 소개팅을 했는데 괜찮은 사람을 만난거 같다고 하더라고.
오히려 내가 진짜 미안했다.
너무 많이 울더라고.
출국장 앞에서 찐하게 포옹하고 키스도 했다.(여기에서는 꽤나 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냈어.
이거 야썰 아니지?
맞아 야썰 아니야… 너네 포인트 낭비하게 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앞에 전여친 썰이나 과외쌤 썰로 좀 용서 해주라. 그래서 너네 포인트 낭비 말라고 일부러 안나누고 길게 써봤어.
지금 나는 어떻게 사냐고? 행복을 찾는 중이야.
미친척하고 MBA를 도전해볼지 회사의 다른 한인분이 영주권 나오면 조종사도 도전해보겠대.
나는 물론 공황경력이 있어서 못하는데 그만큼 길이 많더라.
커뮤니티 컬리지 가서 간호사를 도전해볼지. 뭐가 좋을지 찾고 있어.
고딩때 많이 방황했고 대학교때 여자한테 상처도 받아봤고 직장다니면서 좋은 사람과 찐하게 사랑도 해봐서 그런지
이제는 좀 내가 하고 싶은걸 제대로 찾아볼까 생각중임.
아 자주는 아니고 그래도 때 마다 심리상담 받으러도 다니고 있다.
돈도 벌고 있으니까 뭐. 영주권 나오면 잘 되는거고 아니면 뭐 언젠가 한국으로 리턴해야 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는데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보려고 해.
대리님은 인스타 보니까 연애중이시더라고.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인지는 모르겠어. 원채 사진 같은건 잘 안올리시는 분이라.
결혼 한다고 해도 인스타로는 알 방법이 없을거 같아.
아 대리님 미국 왔을때 들었는데 프로젝트팀원들이랑 맥주 마시는 자리에서 연애중이라고 오픈을 하셨었대. ㅎㅎ
다들 나 잘 지내냐고 물어보셨다고 하더라.
최근에 고양이를 입양했어.
미국 생활 평화롭고 좋기는 한데 사람한테서 오는 그 따듯함은 적은거 같아. 옆에 누가 없어서 그런지 좀 가끔 외롭기도 해서.
요리도 많이 늘었다. 외식물가가 워낙에 비싸서.
섹스는 어쩌다보니까 금욕중임. 물론 아무도 안만났던건 아니고 어쩌다 바에서 알게된 일본인 대학생이랑 잠깐 만나기는 했는데
문화차이 때문인지 금방 헤어짐.
그렇게 나는 살고 있고 그냥 써보고 싶어서 써봤어. 읽어줘서 고맙고 다들 잘지내.
[출처] 첫 직장 프로젝트팀 그녀이야기(마지막)야한얘기 거의 없음. ( 야설 | 은꼴사 | 성인사이트 | 성인썰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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