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쌤이랑 지금 부부인 썰 5
1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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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00:02
식당에서 선생님은 나한테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으셨어.
근데 사실 나는 7개월동안 선생님 좋아하면서
선생님이 나한테 이렇게 고민을 많이 털어놓으실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것에 좋았지.
1시간이라고 하셨지만 밥이 차가워질 동안 얘기하느라
3시간이 훌쩍 지나는데도 계속 이야기를 했다.
점심식사를 5시까지 한 우리는 식당을 나오고
지하철을 타고 선생님 집까지 가면서 또 이런저런 얘기를 했어.
그러다보니 6시 반이더라.
난 지호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미리 돈을 준비해왔었고,
다시 돌아가서 8시에 도착했지.
집에 가보니까 지호가 없더라고..
지호가 메모를 남겨뒀는데 3일동안만
자기집에 가본다는 메모였어.
1달동안 집에 안가본게 마음에 걸렸나봐.
그리고 나는 저녁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하나도 하기 싫어지고..
주변에 우울한 것 밖에 없는 것 같았어.
고3되면 또 수능 준비해야하고 막막했지.
그때만큼 공허했을 때가 없었어.
일요일을 그렇게 보내고 월요일에 학교에 갔는데,
지호가 안왔어.
미리 전화해서 무단결석은 아니였다네.
쌤은 비어있는 지호자리랑 나를 한 번 보셨어.
그리고는 한숨을 크게 쉬셨어.
당시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애는
내가 쌤이랑 가까운 걸 알았는데,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고. 쌤 힘드시냐고.
난 여러가지 때문에 힘드시니까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말라고 대답했지.
그날은 야자였는데 빠진 애들이 많았어.
이제 고3이니까 학원 다닌 애들이 많아졌었거든.
나 포함해서 5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한명이 쌤 일 때문에 나가시니까 얘기하더라.
"야 너 지호랑 친해?"
내가 맞다고 했지. 그러더니
"너 쌤이랑도 친하지?"
이렇게 말해서 친한 것 같다고 했어.
그러더니 지호랑 요즘 쌤 저기압인거랑
관련있냐고 물어보더라.
난 지호 보호하려고 아니라고 하고 무마했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지호한테 연락 한 통이 없었어.
쌤도 내생각엔 학교 빠진다는 전화
말고는 소식을 못들으신 것 같아.
그 생각이 나서 애들이 질문하는거리도 생각해봤어.
쌤이 힘드신 기류도 다 느낀 것 같더라고.
그 날 야자가 끝났고 쌤은 아무말이 없으셨어.
난 야자할 땐 핸드폰을 꺼놨었거든?
핸드폰을 켜니까 지호가 문자를 남겼어.
'앞으로 2달만 신세지고 돌아갈게'
그 말 보고 지호가 철이 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찰나.
쌤이 갑자기 날 부르셨어.
난 바로 달려갔는데
쌤이 지호가 쌤한테 한 얘기가 있는데 너한테만 들려주랬다고 같이 걸으면서 얘기하자고 하셨어.
쌤은 자초지종을 설명하셨어.
지호가 3일동안 집에 갔을때 이미 아버지는 안계셨었대.
어머니는 지호를 반겨주셨는데
어머니는 자기 잘못한 것을 진짜 반성중이셨대.
시간을 돌릴수만 있으면 절대 안 그랬을거라고 하셨고.
두달동안 아버지 꼬셔볼 테니까 이혼 하지않게
마무리 잘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2달만 너 지내던 집에서 지내라고 하셨다네.
그리고 예상외로 아버지도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하셨대.
이런 얘기를 굳이 선생님 통해서 한 지호도 뭔가 대견했어.
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
그렇게 다음날부터 지호랑 나는 한결 가볍게 등교했지.
쌤도 밝아지셨고 내 옆자리애는
어제 너랑 얘기하는거 봤다고
그 이후로 밝아지셨다면서 칭찬하더라.
어 지호 얘기를 잠깐 하면 지금도 잘 살고있어.
부모님은 이혼 안하고 잘 해결됬고,
요새는 펀드매니저 하고있어ㅋㅋ
우리랑도 자주 만나는데 의외로 연애에 관심이 없어졌어.
다시 고2로 돌아가서 에피소드를 말해주자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분홍이 볼펜'이야.
되게 귀여운 에피소드야.
11월이였어. 그때 학교 개교기념일 이후였는데,
쌤이 마지막교시에 들어오셨어.
근데 쌤이 자꾸 두리번두리번 거리시는거야.
왜인지 몰라서 그냥 궁금하기만 했고
살짝 귀여우시기도 했어ㅎㅎ.
근데 짬이 남아서 우리랑 잡담을 하시는데
'분홍이 볼펜'이 없어졌다는거야.
나만 그 볼펜을 알았는데 그게 뭐냐면
쌤 손에 딱 맞는 볼펜이라 애용하시고,
잉크가 다 말라도 갈아서 쓰시는
(왠만하면 버리는데)
분홍 볼펜인데 그 볼펜을 쌤이 분홍이 볼펜이라고 해.
쌤이 이 볼펜이 익숙해지셔서 계속 애용하셨는데,
갑자기 그게 사라진거야.
분명히 그 전 교시에도 쓰셨다는거야.
그래서 한참 생각하시다가 갑자기 책상을 탕! 치시더니
아!
이러셨어ㅋㅋ 생각이 나신 것 같았지.
쌤이 6반 수업을 갔다가 분홍이 볼펜을 떨어뜨리셨대.
근데 눈으로만 보고 귀찮아서 안 주우셨지.
그러다가 까먹으셨고, 안 줍고 나오셨대ㅋㅋ
그래서 수업 끝나고 바로 찾으러 가신댔는데,
쌤이 공개적으로 나도 따라오라고 하셔서
지호 나 쳐다보고 난리도 아니더라ㅋㅋㅋ
바로 6반으로 가서 찾아보는데,
책상아래로 굴러갔는지 분홍이 볼펜이 안보였어ㅋㅋ
그래서 책상을 옮겨서 찾으려 그랬는데,
쌤이 옮기시다가 내 정강이를 책상으로 진짜 세게 치신거야
쌤 눈 동그래지시면서 바로 보건실 가려 그랬는데
나는 괜찮다고 계속 있었어.
근데 계속 지끈거리고 아파서 쌤하고 병원에 가보니까 금이 갔대..
진짜 경미해서 입원도 안했고 붕대랑 지지대?라고 하나ㅋㅋ
그것만 했고, 쌤이 진짜 많이 걱정하시면서 나 챙겨주셨는데ㅋㅋ
난 맘같아선 한 번 더 다치고 싶었어..
현재도 그 분홍이 볼펜은 쓰고 있어ㅋㅋ
그 사이 지호 일도 해결되고 종업도 했어.
고3으로 올라갔고, 쌤은 고3 수학쌤이 되셨는데,
아쉽게도 담임쌤은 안됐어..ㅜㅜ
내 고3쌤은 늙은 국어쌤..
그래도 쌤이 수능 준비하는 건 많이 도와주셨어.
내가 어머니 아버지가 학원에는 안보내셨어.
그래서 수학은 쌤이 많이 해주셨지.
도서관이나 틈새틈새 지하철에서.
그러다 쌤이 한번 어디 놀러가자고 하시는거야.
고3한테 그러니까 좀 놀랐는데 원래 고3은 가끔 놀아야 한다고 하셨어.
잠깐 한마디하면, 나 고3때 틈틈이 놀았는데
수능 나쁘지 않았으니까 지금 이거 보는 고3들은
이거 보면서 잠깐 쉬고 공부 열심히 해봐-
아무튼 쌤이랑 나는 쌤이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서점,
영화관이랑 같이 다니면서 놀기도 했어.
그러다가 여름 방학이 왔고,
방학때는 처음으로 쌤 집에 가본 적도 있어.
너희가 상상하는 그런거 안했으니 괜히
이상한 상상하면 안돼ㅋㅋㅋ.
그러다가 추석이 됐는데, 난 그때 어머니 아버지가
안 와도 된다고 하셨어. 고3이니까 공부해야 한다고,
근데 나는 정작 추석에는 공부를 안했고 쌤이랑 영화를 봤었지.
그때를 시점으로 자연스럽게 손도 잡았었어.
누가 보면 진짜 연인같았을거야.
그러다 수능 시즌이 됐고,
이 정도 되면 노는 것도 불편해지거든.
그래서 쌤이랑 만날 때는 공부만 했었어.
그리고 수능이 끝났지. 난 별 생각 안들더라.
뭐.. 이제 시작인가 이런 생각? 도 들고..
난 바로 쌤한테 달려갔지.
쌤은 말없이 꼭 안아주셨어.
그렇게 졸업하기 전에는 계속 붙어다녔어.
수능 끝나고는 야자를 안했었거든.
기억에 남는게 우리가 진짜
12월 중순에 아바타를 처음3D로 본거야.
쌤 헤벌쭉하시고 나도 처음 경험해서 신기했어ㅋㅋ
지금은 뭐 3D는 일상이지ㅋㅋ
그렇게 별 탈 없이 졸업했다...고 하면 이상하지?
나랑 쌤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긴 사건 하나가 있었어.
1월 여름방학때 나는 고백을 결심했어.
어떻게 보면 2년 짝사랑한건데..
고백 안하고 졸업하기에도 좀 걸렸거든.
하지만 걸리는게..
스승이 제자랑 사귀면 문제가 있잖아
그래서 거절받을거 감수하고 이제 성인이니까
고백을 했어.
나랑 지호얘기했던 그 식당에 다시 갔지.
근데 바로 그 얘기 하려니까 입이 안 떼지더라..
그래서 고백은 안하고 지하철역까지 걷다가
내가 입을 뗐어.
"저 작년부터 쌤 좋아했어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얘기했지.
쌤은 그냥 하는 말인지 아셨는지
"나도~"
이러셨어.
갑자기 여기에 진심이라고 덧붙일 용기가 없어졌어.
난 그냥 평소 하던대로 집까지 데려다드렸는데,
헤어지던 와중에 쌤이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셨어.
"우리가 합법적으로 사귈 수 있나?"
이러셨어.
난 갑자기 훅 들어와서 심장이 막 뛰었지.
거기에 쌤이 나보고
"우리가 사귀면 문제 많을걸..
학교에서도 눈치보이고.."
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근데 그때
"감수해볼까?"
라고 쌤이 그러셨어.
이게 뭔 상황인지 모르고 멀뚱멀뚱있다가 쌤이
"아까 그말 진심이야?"
이러셨고 난 그때가서야 이해했다..
난 이해하고 나서 진짜 심장이 터질 것 같으면서
진심이라고 말했고, 쌤은 감수해보자고 하셨어.
드디어 사귀게 된거야..
남들과 굉장히 다른 고백멘트에 많이 놀랐겠지만
어쨌든 난 뛸 듯이 기뻐하면서 첫 연애를 시작했지.
집으로 가는 지하철은 뭐 껌 파는 할머니도 행복해보였어.
진짜 2년동안 짝사랑이 맺어진거야..
그렇게 나와 선생님은 사제관계이자 연인관계인 상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어.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였어..
[출처] 수학쌤이랑 지금 부부인 썰 5 (야설 | 은꼴사 | 놀이터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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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 |
07.08
+31
Gneis |
07.07
+19
Gneis |
07.07
+29
상어년 |
07.06
+54
익명 |
07.06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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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일부만 주작이고 일부만 픽션인거 같기도 하고 뭐 그냥 상상의 나래를 펼친거 같기도 하다만...글쓴아, 니가 쓰는 내용이 주작이든 뭐든 난 상관없는데 썰게 잖아? 썰이라 함은 뭔가 겪은일을 남한테 얘기하듯 푸는 건데 계속봐오니 문체가 많이 딸리는건 사실인듯하다. 썰게 특성상 있었던 일을 듣고 싶은거지 니 상상의 나래를 듣고 싶은건 아니거든...
중요한건 니가 주작이든 아니든이 아니라 너의 필력이 문제인거 같다. 주작이더라도 훨씬더 실감나게 쓸 수 있을거고 실화이더라도 졸라 병신같이 쓸 수도 있지. 주작이라면 좀 더 리얼리티를 살리고, 실화라면 좀더 진솔하게 친구한테 얘기하듯 써봐라.지금까지는 조금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딴 사람들보다 필력이 어딘가 나쁜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뭘 보고 필력이 딸린다고 하는지 모르겠음. 단지 문장이 단문이고 줄을 자주 바꾼다는 게 다른 점인데. 문체는 글을 통해 드러나는 글쓴이의 개성이나 특징이 사전적 의미이고, 비유하면 음식의 맛 같은 개념인데. 그걸 부족하고 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나? 단지 그 문체가 호오의 기준은 될 수 있어도. ㅋㅋㅋㅋ 뭐 엄밀하게 말해 표현이 착한 인상이라 쎈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긴 하겠다. 뭐 그렇다고 해도 문체를 가지고 진지를 빨 것까지야. ㅋㅋㅋ 뭐 이렇게 길게 쓰는 나도 마찬가지이긴 하다만. 주작이든 아니든 몇시간 투자해서 올라오는 글인데 보기 싫으면 패스하면 그만이지. 기왕 볼 거고, 무슨 일반적인 상식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의 거부감을 살 만한 게 아니라면 좀 너그러워지자고. ㅋㅋㅋ
무슨 핫썰에 올라오는 게 장편소설이나 신춘문예 작품도 아니고 ㅋㅋㅋ 문체를 따지는 게 좀 웃기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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