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여자친구 2

아쉽게 그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민석이한테 전화를 합니다.
"어디냐?"
부스스한 목소리로 민석이가 전화를 받습니다
"피시방. 너 어떻게 됐냐?"
"일단 집으로 와라. 얘기해줄께"
잠시후 집으로 돌아온 민석이한테 무용담을 늘어놓습니다.
"야 그렇게 예뻤단 말야? 내가 못봤다고 과장하는거 아냐?"
"정말이라니까. 완전 청순형 외모였다다니까"
"후회된다. 캠이라도 하나 켜놓고 갈걸~"
"미친녀석"
"그런데 정말 세번이나 했단 말야? 평소에 니 자지가 큰건 알았지만 성능도 그렇게 좋다니 다시봐야겠는데?"
"쨔샤~ 안써서 그렇지 한번 하면 내가 얼마나 쎈데."
"진짜 부럽다. 오늘 한번 연락해봐. 오늘은 친구랑 같이 나오라고. 응?"
"됐어. 뒤끝없이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또 연락하면 매너가 아니지"
"짜식 멋있는척 하긴. 원나잇 한 애한테 뭐그리 매너를 찾냐?"
"그만해. 그렇게 만나긴 했지만 헤픈 느낌은 아니었단 말이야."
"치사한놈. 재미는 지가 다 보고 폼만 잡고 있네."
민석이는 제가 부러워 죽으려 합니다.
저녁이 되서는 민석이한테 약속대로 술을 삽니다.
술을 마시니 또 그녀를 만났던 얘기가 나오게 되고, 자꾸만 그때의 흥분이 떠오릅니다.
민석이도 제 얘기에 땡기는지 오늘도 채팅을 해보라고 꼬십니다.
집에 와서는 둘이 채팅사이트에서 무한 초대를 보내보지만 거절메시지만 돌아옵니다.
거의 한시간동안 초대를 보내도 소득이 없는걸 보니 오늘은 안되려나봅니다.
민석이가 자꾸만 그녀한테 연락해라고 꼬십니다.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안된다고는 하지만 저도 그녀를 다시 보고싶긴 합니다.
민석이가 하도 보채니 못이기는척 하며 메시지를 보내봅니다.
-어젠 잘 들어갔니?-
메시지를 보내고 나니 후회가 됩니다.
뒤끝없이 만나기로 해놓고는 진상을 부린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문자를 보내놓고는 계속 휴대폰을 보며 그녀가 읽었는지 확인합니다.
심장이 콩닥거리며 답장을 기다리는데 한참동안 반응이 없습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담배를 빼어 뭅니다.
후욱~~"
한참을 기다려도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다 틀렸나보다. 관두자. 난 잘란다. 아~ 취하네."
10분이 넘도록 답장이 오지 않으니 민석이는 침대에 덜렁 드러눕습니다.
역시 연락하는게 아니었나봅니다.
갑자기 제가 너무 찌질하게 느껴집니다.
또 담배를 한개피 빼어물고 불을 붙입니다.
후욱~~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휴대폰을 다시 꺼내듭니다.
보낸 메시지를 보니 읽음 표시로 바뀌어 있습니다.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그런데 역시 답장은 없습니다.
밤새도록 메시지만 쳐다보면서 거의 밤을 세지만 그녀에게서 메시지는 오지 않았습니다.
원나잇채팅으로 만나긴 했지만 순수한 느낌으로 남은 그녀는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후로 몇번이나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볼까 고민을 했지만 역시 그러면 안될 것 같습니다.
몇주가 지나고 시험기간이 다가왔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다가 시간되면 밥을 먹고, 수업 들어가고, 다시 도서관으로 가는 생활을 반복하며 그녀를 서서히 잊어가고 있습니다.
아침 8시면 문을 여는 교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저 멀리에서 친구들과 밥을 먹고 있는 여학생에게 눈이 갑니다.
멀리 있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녀입니다.
근처에서 친구와 산다고 했을때 혹시 우리학교에 다니는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정말 우리학교 학생일줄은 몰랐습니다.
밥먹으며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그녀를 보니 지난달 나와 원나잇을 했던 그녀라고는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단정한 옷차림에 청순한 외모를 한 귀여운 여대생의 모습.
그녀의 모습에서 도저히 원나잇은 상상되지 않긴 하지만 그녀가 분명합니다.
꿈에서 본듯 잊혀져 가던 그녀가 제 앞에 있는걸 보니 다시 그날이 생각납니다.
다음날도 같은 시간에 교내식당에 가서 혹시나 그녀가 없나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후론 밥먹을때나 걸을때나 항상 멀리 두리번거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며칠후 도서관에서 혼자 걸어가는 또한번 보았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인사를 할뻔 했습니다.
아차차.. 난 그녀의 이름도 모르지..
그렇게 그녀를 마주칠 때 마다 멀리서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밤늦게 돌아가는 길에 혼자 걷는 그녀를 보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볼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옆골목으로 뛰어가서 그녀를 추월하면 골목에서 나오는 그녀와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역시 난 천재야 천재~
좋은 아이디어에 들떠서 골목을 돌아가는데 클럽에서 놀다 온 듯한 옷차림의 술에 취한 남자 둘이 그녀 뒤를 따라 걷고 있습니다.
그냥 방향이 같은거겠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뭔가 예감이 좋지 않습니다.
그 남자들 하는 얘기가 들립니다.
"야 저여자 쫄았다. 쫄았어. 졸라 빨리 걷는데~"
"확 뛰어가볼까? 쟤도 뛰는지? 크크"
겁에 질린 그녀를 두고 낄낄거리는 걸 보니 따라가는게 분명합니다.
그냥 두었다간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이 됩니다.
골목을 돌아가는건 포기하고 그냥 그녀를 향해 뛰어가며 그녀를 부릅니다.
"지현아~~"
그녀는 돌아보지 않고 빠른 걸음을 이어갑니다.
그녀를 따라잡고서는 등을 탁 칩니다.
"지현아~ 집에 가니?"
그녀가 저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그녀도 저를 알아봅니다.
"...어?"
제가 친한척 인사하니 그녀는 너무 황당한 표정으로 저를 봅니다.
친구인 척 하며 일부러 그녀석들이 들으라고 크게 말합니다.
"오늘 시험은 잘 쳤니?"
뒤에서 두녀석이 뭐라고 투덜거리며 돌아섭니다.
두녀석이 멀어지는걸 보고 그녀에게 사정을 얘기합니다.
"미안해. 집에 가는길에 우연히 널 봤는데 껄렁한 남자 둘이 따라가길래 큰일날 것 같아서 아는척 했어."
"고마워. 안그래도 그남자들 때문에 무서워서 막 빨리 걷고 있었거든."
"이제 다 간 것 같다. 다행이야."
"휴~ 무서웠어. 그런데 지현이는 뭐니?"
"내가 너 이름을 모르잖아. 여자이름 아무거나 불러보려는데 전지현이 생각나서 헤헤~"
"정말? 하하"
한바탕 웃고는 그녀의 집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합니다.
그녀는 많이 무서웠는지 마다하지 않고 같이 걷습니다.
"너 그렇게 만나고 나서 많이 생각나더라."
"..."
"나 학교에서 너 몇번 봤다. 도서관에서. 우리 동창이던걸~"
"사실 나도 너 봤어."
"정말?"
"..."
"그런데 반가워도 인사를 못하겠더라. 헤헤"
"..."
"그런데 나 너 처음 만난 다음날 메시지 보냈었다."
"알아. 답장 못해서 미안."
"내가 미안하지. 뒤끝없이 만난다고 해놓고선 찌질하게."
"답장 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어."
"그랬구나."
"메시지 보내고 나면 일탈이 일상이 될까봐 무서웠어. 그래서 답장 못했어"
함께 걷던 그녀가 발걸음을 멈춥니다.
"다왔어."
앞을 보니 원룸 건물이 있습니다.
"이야~ 여기 사는구나. 우리 이웃인데? 헤헤"
"나 지현이가 아니고 서연이야."
"이야~ 이름 예쁘다~ 난 박수현."
"오늘 정말 고마웠어."
"아냐~ 난 너 만나서 반가웠는걸"
"너 없었음 큰일 났을지도 모르잖아. 아까 정말 무서웠거든."
"그럼 갚아. 오케이?"
그녀의 얼굴이 붉어집니다.
"..."
"뭐야? 말로만 떼우는거야?"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아냐.."
"이야~ 신난다. 뭐 먹을지 생각하고 있어야지."
"들어갈께. 고마워~"
총총걸음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녀가 너무 귀엽습니다.
집에 와서 민석이 녀석한테 그 얘기를 하니 난리입니다.
"야 그럼 다시 만나겠네? 나도 데려가라 응?"
"만나긴 뭘 만나냐?"
이 썰의 시리즈 (총 4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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