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그 여름의 여행(다혜누나) 2
틈 사이로 보이는 욕실 안에서는, 다혜누나가 속옷차림으로 욕조에 목욕물을 받고 있었다.
물이 욕조에 거의 차오르고 있는 걸로 보아, 우리가 나간지 얼마 안돼서 준비를 시작했던가 보다.
하기야 날이 워낙 후덥지근했다.
준비가 다 된 듯, 다혜누나는 손을 등 뒤로 하여 호크를 끄르기 시작했다.
나는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치면서, 아무래도 뭔가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얼른 틈새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를 주현이녀석이 번개같이 차지했다.
주현이녀석이 틈새 쪽으로 얼굴을 들이댄 채 숨죽이고 있는 동안, 나는 다소 멍해져서 벽에 기대 선채,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 복잡하게 오고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주현이를 말려야 하나? 어떡해야 하나?
반투명 유리를 통해 누나의 뽀얀 실루엣이 비쳐 보였다.
그 실루엣은, 허리를 굽혀 아랫도리에 걸친 무언가를 끌어내리고 있었다.
아까 본 다혜 누나의 아랫도리에는 팬티 한 장이 걸쳐져 있었을 뿐이었다.
주현이녀석이 마른 침을 꼴깍 집어삼키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이제 녀석은, 저 틈새 사이로, 누나의 몸 모두를 환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었다.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누나의 알몸을!
나는 질투심과, 죄책감, 흥분이 어느 쪽이 먼저랄 수 없이 마구 밀려들어와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 때, 주현이녀석이 뭔가에 화들짝 놀란 듯 틈새에서 눈을 떼고, 살금살금 종종 걸음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손짓으로 빨리 나가자는 신호를 했다.
우리는 함께 종종걸음으로, 발소리를 내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고 속도로 방에서 뛰쳐나왔다.
"...거기 누구 있어요? 정호니?"
욕실속에서 내는 듯한 누나의 나직한 목소리가 내 뒷통수를 잡아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놀라 가슴이 벌렁벌렁하는 가운데, 얼마 전에 있었던 누나와의 "그 일"이 뇌리를 스쳤다.
나와 주현이는, 어매 뜨거라 하고 여관방에서 도망 나온 후 차마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십여분을
바깥에서 해메야 했다.
주현이녀석의 말에 따르면, 위 아래 홀딱 벗은 누나 몸을 정신없이 감상하고 있는데, 무언가 이마팍이
저려 오면서, 누나의 시선이 왠지 이쪽을 향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말없이 녀석의 들뜬 얼굴을 외면하며, 나온 김에 가게에서 울릉도 특산물인 호박엿 봉지를
사서 챙겼다.
녀석은 그런 내 모습을 잠깐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기도 역시 특산물인 오징어 말린 것 한 봉지를
사서 넣는 것이었다.
우리가 지금 막 온 것처럼 장 봐온 것들을 들고 (이번엔 아주 점잖게 노크를 하고) 들어갔을 때,
누나는 이미 옷을 다 챙겨 입고 머리를 말리며 앉아있었다
갓 씻은 뽀송뽀송한 손발, 발그레 홍조가 어린 얼굴이 너무나 예뻤다.
우리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그렇게 보일려 무진 애를 쓰면서) '누나 배고프지?' 운운하며 상을 차렸다.
오면서 저녁은 사 먹었지만 그새 꽤 출출해졌던 것이다.
사 온 맥주도 벌려 놓았다.
그렇게 술상 비슷한 걸 벌려 놓으면서, 나는 조용히 아까 사 둔 호박엿 봉지를 내밀었다.
"이게 뭐니?'
"어 그냥...... 선... 물. 맛있어 보이길래..."
차마 나도 모르게 뭔가 잘못을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서 사왔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다혜누나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분위기가 썰렁해질려 하는데, 주현이가 지 사온 걸 꺼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누나, 이것도 받아주세요! 이건 제가 준비한 '그냥 서...언, 물'이에요~!"
녀석이 내 어눌한 말투를 고대로 흉내내자 누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덕분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졌다.
맥주가 찰랑거리는 종이컵 셋이 부딪쳤다.
기분이 좋았다.
이런 편한 사람들과,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속에서 계속 있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름을 되뇌이는
것만으로 사람 가슴을 스산하게 만드는 "군대"란 곳에 끌려가는 일 없이, 그런데 그때, 누나가 문득 생각난게
있다는 듯, 맥주를 단숨에 비우고는 여전히 발그레한 얼굴로 말하는 것이었다.
"니네...... 인제보니 이 엿이다 오징어다... 아까 엿보고는 찔려서 사온 거구나?"
주현이녀석이 마시던 맥주를 푸! 하고 쏟아버렸다.
나 역시, 너무 놀라 일순 현기증이 돌았다.
반면에, 그런 우리를 보는 누나의 얼굴은 어디까지나 천연덕스러웠다.
"........."
"어...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분명히 방문을 걸어놓고 욕실에 들어갔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나와 보니까 문이 열려
있잖아. 걸 보고 당장 '요 녀석들이구나...!' 생각이 들었지.
요놈의 자식들~! (우리 각자한테 알밤을 멕이며) 니들때문에 물 받아논 거 탕에도 못 들어가고 얼른
씻고만 나왔잖아!"
"............미, 미안해 누나...."
"당연히 미안해야지, 요 녀석아! 어딜 감히 몰래 엿보려고 들어? 쬐끄만 것 들이말야~"
누나는 종종 자기가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두루 섭렵했다'고 말하곤 한다.
하기야 초등학교때부터 집안에 크나큰 우환을 겪고, 중학교 때는 전교조 문제로 선생님들을 구하자며
앞장섰으며, 고등학교 때는 벌써 대학 다니는 선배들한테 "이념으로 현실을 재단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일갈하던 누나였다.
그러니 고등학교 졸업 후 단신 일본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것정도에야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누나의 매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교생마냥 앳된 얼굴과 아이같은 표정을 간직한 그
순수성에 있다... 고 나는 아직껏 생각한다.
그런 순수함이 있었기에 모든 힘든 일들에 굴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고,
내가 아무소리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자, 누나는 풋, 웃음을 터뜨렸다.
"으이그...... 그렇게 울상지을 것까진 없어 얘. 뭐 죽을 죄졌니? 자, 한잔 받어!"
"........."
"쭉 마셔, 벌주니까. 뭐... 혈기왕성한 나이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치만, 담부턴 그렇게 몰래 엿보고 그러지 마.
나뿐 아니라 누구한테든 그러는 게 아냐.
주현이 너도 그렇고... 정 보고 싶거나 궁금하면 누나한테 가르쳐 달라 그러던가,"
"정말요, 누나?"
주현이녀석이 기다렸다는 듯 큰소리로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나도 웃었다.
그날밤 우리는 맥주 여러병을 비워가면서, 꽤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
상당히 야하고 노골적인 이야기들까지도 입에 올렸던 것 같다.
주현이녀석은 누난 애인 있느냐부터 시작해서, 어떻게든 다혜누나 신상에 관한 이야기로 몰고 가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
누나는 그저 애기처럼 밝게 웃으며,우리들 나이에서 성이란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것은 남녀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서로를 알 수 있는 가장 깊은 방법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을
상처입히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뭐 그런 류의 이야기들을 해 주었다.
술이 상당히 돌아서는 옷벗기 고스톱도 쳤다.
소설같은 데 흔히 나오는 것 같은, 한커플 한커플
벗겨질 때마다 서로 간에 알 수 없는 전류같은 게 흐르고, 무지막지하게 흥분이 되어서, 결국은 모
두가 엉켜 뒹굴게 되고야 마는 그런 음험한 분위기는 없었다.
맨몸이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주현이는 운동 좀 했구나."
"정호는 몸매가 꼭 소녀같네~?" "누나 속옷이 애기 속옷 같애요~" (누가 한 소린지 뻔하지 않은가. -_-)
이런 소리를 떠드는 우리의 분위기는, 그저 해맑을 뿐이었다.
물론, 새로이 누나의 속살이 비칠 때마다 우리의 젊은 남근은 불뚝불뚝 고개를 치켜올렸다.
그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감히 다른 생각을 품지 못했다. 이미 누나의 알몸을 훤히 들여다 본 적이
있어서였을까? 아니면 사촌누이내지 친구의 사촌누이라는 의식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그런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그저 고추가 툭하면 불끈불끈 딱딱해질 뿐인 풋내기였던 우리는,
누나한테서 무언가 범접못할 어떤 것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산전, 수전, 거기다 공중전까지~"의 누나는, 그 쾌활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애기같은 미소만으로
우리를 완전히 승복시켜, 함부로 수컷의 치기를 부릴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그녀의 앞에서 우리는,
그저 순한 짐승일 뿐이었다.
마지막 판에서, 브레지어와 팬티 차림의 다혜누나는, 팬티 한 장 만을 남긴 우리를 상대로 결국 끝판을 이겼다.
주현이는 피박이었다.
정말 팬티까지 벗어야 하나? 자타가 공인하는 철면피 주현이도 여기에는 난감해 하는 듯 했다.
누나는 여전히 가벼운 미소를 띈 채 말없이 주현이를 응시하고 있었다.
주현이는 어쩔 줄 몰라하다가, 결국 결심한 듯 일어서서는, 그래도 쑥스러운지 돌아서서, 단숨에 팬티를 발목까지
끌어내려 버렸다. 바로 그때, "야, 됐다 됐어~! 내가 니네들꺼 구경해서 뭐하겠니? 그냥 처음 약속대로
주현이는 설겆이하고,
정호는 낼 아침 밥해. 누나는 피곤해서 슬슬 자야겠다." 하면서 누나가 일어서서 옷을 걸치기 시작하니,
웃기게 된 건 발목까지 팬티를 내린 채 멍하니 서 있는 주현이 녀석이었다.
누나는 팬티 위로 츄리닝 바지를 끌어올리고 웃옷을 꺼내 입으려다가 문득, 주현이쪽으로 성큼 다가갔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주현이는 화들짝 움츠릴 수 밖에 없다.
누나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언가 살피는 시늉을 하더니,
"어머... 주현이 너, 포경이구나? 어떡하니, 군대 가서 고생하겠다 얘."
주현이녀석 얼굴이 저렇게 새빨개지는 걸 보기는 처음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정말로 배꼽이 뒤틀리도록 웃어볼 수 있었다.
다혜누나역시, 말해놓고 나니 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그리고는, "어...... 그렇게 부끄러워하다니... 에그, 내가 좀 미안하네? ...좋아, 그럼 이 누나가,
오늘은 특별히 아가들을 위해~"
다음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고, 주현이 녀석은 숫제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얼굴이었다.
누나가, 아마도 단숨에 팬티를 끌어내린 주현이의 무안함을 덮어 줄 셈이었겠지만, 역시 단숨에
자기 브레지어 위로 봉긋한 젖가슴을 꺼내어 버린 것이다.
".................." 시간이 멈춰 버렸다. 우리는 숨을 죽였다.
누나도 이건 아무래도 부끄러운지 수줍게 보조개를 피웠다.
누나의 손이 우리의 한손씩을 잡아 가만히 자기 젖가슴위에 덮어 눌렀다.
내 오른손이 누나의 오른쪽 유방에, 주현이의 왼손이 누나의 왼쪽 유방에, 이 세상에, 과연 이보다
더 보드랍고 따스한 것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숨을 죽인 채 그 따스하고 포근한 것을 그저 가만히 쥐고 서 있었다.
이 상태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다.
"어머, 이게 뭐야? 머리를 디밀고 있잖아?"
| 이 썰의 시리즈 (총 5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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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2025.11.25 | 현재글 [펌]그 여름의 여행(다혜누나) 2 (2) |
| 5 | 2025.11.25 | [펌]그 여름의 여행(다혜누나) 1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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