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아랫집에게 아내를 빼앗겼다 -4부
어느덧 저 멀리 집이 보인다. 시계를 보니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렇게나 일찍 퇴근하는 건 아마 입사하고 처음인 것 같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제 집의 윤곽이 뚜렷하게 보인다.
아내는 뭘 하고 있으려나, 뭐 좀 먹을 것 좀 사갈까? 오랜만에 아내랑 외식이나 갈까?
이런저런 기분 좋은 고민을 하며 집에 가는 그때. 2층의 우리 집 문이 열린다.
아내가 나오려나?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나오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려던 그때 아랫집 건달이었다.
우리 집에서 나온 건, 아내가 아니라 아랫집 건달이었다.
'왜 저놈이 우리 집에서 나오지? 뭐지? 우리 집에서 뭐라도 빌려 갔다가 돌려주러 온 건가? '
그놈이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하자, 얼른 옆집 담벼락에 기대 숨었다.
그래, 저놈이 우리 집에서 뭘 빌려 갔든, 이번 주 동안 마주치지 않아 좋은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오늘같이 운수 좋은 날은 절대로 이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놈은 자기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나와 어딘가로 향했다.
다행히 나와 마주치지는 않았다.
그놈의 모습이 저 멀리 사라지자 다시 집으로 들어가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우리 집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섰는데,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아내가 없나? 그럼 저놈은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왔지? '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와 아내를 부르려던 찰나, 바닥에 뭔가 발에 걸렸다.
뭔가 싶어 집어서 들어보니, 아내의 윗옷이었다.
아내는 집안에 옷이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걸 절대 못 본다.
그래서 나도 항상 옷 함부로 벗어놓지 말라고 구박을 받았다.
그러고보니 이제서야 식탁에 아무렇게나 걸쳐진 아내의 검은색 치마가 눈에 들어온다.
빨래감인가?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 치마를 내려놓는 순간, 소파에 뭔가 이질적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굉장히 익숙한, 그런데 소파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해 이질적인, 그 물건은 아내의 브래지어였다.
머리가 복잡하다. 뭔가 사고가 정지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뭐지 뭐지 뭐지?'
그리고 당황해 눈을 두리번거리다 거실 바닥에 또 하나의 이질적인 물건을 발견했다.
이 썰의 시리즈 (총 8건)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5.09.17 | [펌]아랫집에게 아내를 빼앗겼다 -8부(완결) (15) |
2 | 2025.09.17 | [펌]아랫집에게 아내를 빼앗겼다 -7부 (11) |
3 | 2025.09.17 | [펌]아랫집에게 아내를 빼앗겼다 -6부 (7) |
4 | 2025.09.17 | [펌]아랫집에게 아내를 빼앗겼다 -5부 (9) |
5 | 2025.09.17 | 현재글 [펌]아랫집에게 아내를 빼앗겼다 -4부 (15)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